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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missing link:1002OS [개정판]
작가 : 펌킨몬
작품등록일 : 2017.1.26

[마누스 항성계 시리즈 1]

부유물 수거 조정 기지에서 우주를 떠돌던 미확인 물체를 수거, 정밀 분석 결과 복합성 음성 파일로 밝혀진다. 베르콘힐 행성 분석 기지의 수색 관측부 연구원 조이 모트마조르 진이 질리 타르스트두 위브에게 보내는 메시지. 그리고 그 메시지에는 기지 연구원들의 운명을 좌우할 내용이 담겨있는데…

 
missing link:1002OS [27]
작성일 : 17-02-22 19:39     조회 : 454     추천 : 0     분량 : 4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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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YYY MM 37D 00:00:00, 위치 확인 불가◀

  *수신자 : 질리 타르스트두 위브

  *발신자 : 조이 모트마조르 진

 

  질리, 방금 티르헬 경감의 장례를 치르고 왔어. 언제 메네 행성에서 나갈지도 모르니 일찍 진행하고 끝내버렸지. 시신에서 빛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 단계였는데 이상하게도 돌산에서 봤던 그 끔찍한 광경이 다시 떠올랐어. 장례는 물론 클레인이 주도했어.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는 여기서 살아있는 단 한명 뿐인 시페린 행성인이니까. 비록 경감에게서 등을 돌리고 그를 죽음에까지 이르게 만든 장본인이긴 했지만 오랫동안 그의 상관이기도 했고….

  마음 같아선 내버려두고 싶었지만 괴상망측하게 말라비틀어진 시체를 기지에 두는 건 사양이야. 그러고 보니 쳄벨의 친구라던 라직트의 시신을 돌산 근처에 그대로 두고 왔네. 기지에 돌아와 쳄벨에게 알려주려고 했는데, 쳄벨 마저 사라져 버리다니 정말 이건 말도 안 돼.

  …그나저나 시페린 행성인의 장례식을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어. 우리에겐 너무나 생소한 광경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기분이 이상했지. 못 무덤에서 화학부원들의 장례식을 치르던 날이 다시 떠올랐어. 그 때랑은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금방 끝나버리는 우리와는 달리 여러 가지 의식이 많더라고.

  클레인은 시페린어로 된 문구를 몇 개 읊더니 노래를 하기 시작했어. 우린 그저 옆에 서서 가만히 듣고 있기만 할 뿐이었지. 클레인의 표정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엄숙해 보였어. 사고의 발단이 어찌됐건 본인이 직접 쏜 총에 경감이 사망한 거니까 아무래도 마음이 착잡했겠지. 같이 일했던 동료였으니…. 아니면 경감이 죽기 전 남긴 말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고. 이유가 뭐건 여러모로 심란했을 거야. 내가 클레인이라도 충분히 그랬을 테니까.

  시페리안의 장례식은 몇몇 문구와 노래, 또 다시 몇몇 문구와 노래를 번갈아 반복하는 식으로 한참 동안 진행됐어. 클레인의 말에 의하면 그것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줄인 거라고 했지. 실제로는 오늘 한 것의 몇 배나 되는 절차가 있고, 가족들의 추도사와 노래, 거기다 일일이 설명하기 힘든 몇 가지 의식이 더 있다고 했어. 처음부터 끝까지 식의 진행을 돕는 장례사가 따로 있는데다가, 원래는 시체 주변에 있는 모든 빛을 제거해야하고 무슨 제단에 어쩌고저쩌고… 다 기억하기도 힘들다. 아무튼 그랬어.

  사실 티르헬 경감의 장례식은 지금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긴 하지.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내가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티르헬 경감이 죽기 전 클레인에게 해준 이야기와 내가 알고 있던 것, 그리고 여기 있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전부 이어 붙인 거야. 나름의 결론 같은 거지. 그리고 모두가 실종 된 쳄벨의 수색을 그만두기로 합의 본 이유이기도 하고, 지금 제노아가 검은 상자의 암호 해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해.

  이 메시지 저장함의 내용이 메네 행성 밖을 나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순간 마누스 항성계 전체를 뒤흔들 엄청난 일이 벌어질 거야. 아니, 이젠 메네 행성이라고도 하면 안 되겠지. 이건 지금껏 너에게 보내는 편지임과 동시에 이제부턴 마누스 항성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해.

  우주 어딘가에 텅 빈 공간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 존재한다는 건 아는데 아무도 본 사람이 없고, 가본 자도 없는 그런 공간. 겉보기엔 비어보이지만 들어갈 수는 있어도 나올 수는 없고, 그 안에 뭐가 있는지도 밝혀진 게 없는 공간. 언젠가 내가 한 번 말한 적 있잖아. 여기가 그런 곳이 아닐까 하고 지나가던 추측으로만 중얼댔던…. 우리는 자라면서 그 공간을 이렇게 배우지. 암흑의 공허.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어떤 과학자가 암흑의 공허가 지닌 법칙을 알아냈어. 그냥 봐선 찾아낼 수 없는 우주 속의 공터라 알려진 그 내부는 일정한 밀도가 항상 유지되고 있다는 걸 말이야. 어떤 방법으로 알아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이래. 무언가 암흑의 공허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면, 암흑의 공허는 자체적으로 그에 상응하는 비슷한 밀도의 어떤 것을 내뱉는다는 거야. 그리고 그 법칙은 발견한 과학자 본인의 이름을 따서 ‘블로이드 법칙’이라 부르기로 했어.

  처음 들어보지? 나도 그래. 우리 중 누구도 들어본 적이 없었어.

  초창기에 블로이드의 이름은 우주의 신비를 또 하나 풀어냈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위대한 발견이라며 마누스 항성계 전역으로 퍼져나갔어. 하지만 그런 명성도 잠시 뿐이었고 블로이드 법칙을 발견한지 마누스1 후, 블로이드는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살해당했지. 살해 동기에 대해 온갖 추측들이 난무했지만 끝내 범인은 찾을 수 없었어. 그가 죽자마자 블로이드의 법칙은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터무니없는 공상일 뿐이라며 빠르게 매도당했어. 온 매체가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그의 몰락을 쉬지 않고 보도했고 자연스레 그의 업적과 이름도 묻혔지.

  그런데 말이야, 사실 블로이드의 연구 결과 중 일부는 그가 발견한 시점보다 더 오래전에 이미 증명된 것이었어. 심지어 인위적으로 내부에 뭔가를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의 기술까지도 가능한 상태였지. 우주 공간을 떠돌다 자연스럽게 암흑의 공허 안으로 흘러들어간 것을 포함해서 내부에 있는 걸 확인하고 끄집어내는 건 불가능했을지 몰라도 말이야. 무한한 공허에 무엇이든 감쪽같이 옮겨 놓을 수 있는 기술이라. 생각해봐, 얼마나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지.

  이 사실을 알게 된 극소수의 과학자와 권력자들은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에 들어갔어. 그리곤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생물 연구소를 세워 위장을 했고 말이야. 겉보기엔 아주 평범한 연구 기지일 뿐이었지. 시행착오 끝에 그들은 마침내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간편하고 효과적인 매개체 개발에 성공했어. 작동 방법을 아는 자들에겐 너무나도 단순한 원리였지.

  처음엔 쓰레기 불법 투기에 사용됐어. 처리 비용도 절감 수준 정도가 아니었지. 어차피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면 주인도 없을 테고, 누가 드나드는 것도 아니고, 미관상으로도 좋고, 무엇보다 모든 면에서 편리하게 뭘 내다버리기 딱 좋은 곳이잖아. 그러다 점점 도가 지나치게 된 거지.

  암흑의 공허는 서서히 수많은 영역을 초월한 각종 범죄의 증거 은닉 장소로 악용되기 시작했어.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그 사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어. 오로지 소수의 권력자들만을 위한 숨겨진 비밀 장소였던 거지. 그렇게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상당수의 권력자들이 암흑의 공허에 감추고 싶은 모든 것들을 버려왔어. 그들은 암흑의 공허를 무한이 이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 블로이드가 그들이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기 전까지는 말이야.

  바로 암흑의 공허가 자체적으로 일정한 공간 밀도를 유지한다는 것과 이를 위해 안에 존재하는 비슷한 밀도의 무언가를 무작위로 내놓는다는 것. 높으신 분들은 그 때부터 그야말로 비상 사태였어. 행여나 블로이드가 자신들이 이제까지 악용해왔던 기술과 비슷한 것, 혹은 그 보다 뛰어난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래서 지금까지 그들이 꼭꼭 숨겨온 그 많은 음모와 범죄 사실들이 한꺼번에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권력자들은 과거부터 그들이 처리해온 것들에 대한 총 밀도를 계산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이미 한계치를 초과했다는 것도 알았지. 어느 시점에선가 부터는 그들이 암흑의 공허에 버린 만큼 그 안에 존재하던 무언가가 우주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던 거야.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지. 그들은 블로이드가 또 다른 발견을 하기 전에 재빨리 가능성을 없애 버렸어. 그리고 그의 연구 결과는 허황된 것이라 매도하며 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위대한 과학적 발견 또한 완전히 없던 일로 만들어버렸지. 그렇게 암흑의 공허는 우리가 여태까지 배워왔듯, 그저 미지의 공간으로만 남은 거야.

  블로이드 암살에 성공하자마자 그들은 나머지 증거도 전부 없애 버렸어. 생물 연구소는 흔적도 없이 해체됐고 암흑의 공허와 통할 수 있게 해줬던 매개체도 전부 폐기 처분됐지. 처리를 담당했던 자들은 혹시라도 처리 도중에 생길 불상사를 대비해 어느 멀고 먼 외딴 행성으로 가 작업을 마무리했어. 자칫 잘못했다간 외부에 모든 게 알려질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었거든.

  암흑의 공허와 밖을 이어주는 매개체는 투자자들의 기호에 맞추다 보니 작동 방법은 무엇보다 단순했어. 그리고 대부분 신경도 쓰지 않을 외관을 하고 있었지. 꽃 하나 피지 않는 평범한 식물. 겉보기에도 보통 식물과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냈어. 다만 상황에 따라 위험도가 컸던 거지. 결국 그 모든 수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작업을 마무리 짓지 못했어. 그리고 다신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했지.

  시간이 흘러 그 외딴 행성에 누군가 도착했어. 그리곤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표본을 채취하고, 연구하고, 행성 분석 기지를 세웠지. 맞아, 베르콘힐 행성 분석기지….

  가는 곳마다 널려있던 그 잡초가 오래전 어느 생물 연구소에서 암흑의 공허로 뭘 내다버리기 위해 개발한 매개체였던 거야. 권력자들은 폐기 처리반이 식물 처리를 다 끝냈다 믿었을 거야. 하지만 식물이 그대로 남아있던 것으로 보아 어쩌면 폐기 처리반도 사고를 당했을지 모른단 생각이 들어. 그렇다면 이미 오래전에 암흑의 공허 어딘가를 떠돌다 수명이 다해 죽었겠지. 어쩌면 로-벨-티조가 사막에서 발견한 바스러진 시체들일 지도 모르고….

  …질리, 여기가 바로 암흑의 공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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