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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제로(zero)
작가 : 반짝반짝슈이치맨
작품등록일 : 2016.12.17

뭐든 제대로 있는 사람이 살아가는에서의 제대로 된것 뭐 하나 없는 사람들의 버티기

 
7
작성일 : 16-12-17 18:14     조회 : 375     추천 : 0     분량 : 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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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비누에게 나의 옷을 주고 입고 온 옷은 셔츠 하나 반바지 하나뿐인 친구 친구라 하긴 뭣 하지만 일단 친구라고 접어 두고 옷을 내 주는 것이 기본이 아닌가? 비누에게 적당한 옷을 내주고 나니 내가 꽤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일전에 창식이 집에 몇 일 있을 때 창식이가 짜식 집 나올 때 옷가지는 가지고 나오는 게 상식 아니냐 하고 말하며 옷을 내어 줬던 순간이 기억이 나서 그 때의 창식처럼 조금 거들먹거리는 듯 으쓱하긴 했다.

 그래도 비누가 입은 몇 십 년은 되어 보인 직한 옷을 벗고 내 옷을 입으니 제 나이까진 아니지만 나이가 덜 들어 보였다. 그리고 유행이 지난 모자를 하나 주고 말했다.

 “대머리면 좀 가리고 다니는 것도 괜찮잖아.”

 유행이 지나서 쓰지 않는 것이었지만 마치 굉장히 좋은 것을 선물 받은 듯이 비누는 모자를 쓰고 거울 앞에서 요리 조리 자신의 모습을 비춰 봤다.

 “와 이거 좋다. 이러니 완전 어려 보이지? 십대 같지 않냐?”

 나는 그 말에 그건 아니거든 하고 말했다. 비누는 씨익 웃었다. 저렇게 웃을 때는 아이 같이 해맑다.

 엄마가 노크를 하고 언제부터 노크를 했다고 손님이라고 오니 엄마의 노크 소리도 들을 수 있고 좋은 점도 있다. 방문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까 좀 제 나이로 보이네. 그런데 좀 씻고 옷을 갈아 입지 그랬어”

 하고 나긋나긋하게 말했다. 언제 들어보는 엄마의 나긋나긋한 소리 인지 생경했다.

 처음은 언제나 좋다. 처음이 좋으면 끝이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그런 마음에 불안하기도 했다. 언제 무슨 일이 터질 지 모르기 때문에 워낙 불운해 보이는 인간이 비누이고 나 혼자서도 운이 없는 쪽에 속하기 때문에 뭔가 일이 잘 돌아가면 불안하기 시작 한다. 하지만 그 불안감이 하루 이틀 지남에 따라서 노파심이구나 하고 안심을 했다. 내가 안심했던 것이 잘 못 되었는지 아님 나라는 인간에게 안심은 허락 되지 않는 감정인지는 몰라도 일은 터지고 야 말았다.

 

 첫 날부터 형이랑도 잘 지냈다. 형과 동갑인 비누는 형과도 잘 지냈고 어머니 어머니 하면서 엄마에게도 제법 변죽 좋게 굴기도 했다. 외모와는 달리 애교도 있고 그런 비누를 보면서 야 보기완 다르게 귀여운 면도 있네 하고 말을 하기도 했고 엄마가 그렇게 말하더라 하고 비누에게 말하니 내가 젊은 여자 쪽은 아니지만 늙은 여자들에겐 인기가 좀 있어 하며 으쓱해 하기도 했다.

 

 하루 이틀 그리고 삼일 째 되던 날 사달이 나고야 말았다. 화마가 그를 따라 다니는 걸까? 그는 엄마가 외출을 하던 2시경 형은 회사를 가고 만화방에서 빌려온 만화를 둘이서 배를 깔고 보면서 낄낄대다 배고프지 않냐? 하고 물었고 나도 잠시 출출 하던 차에 그럼 라면이라도 먹지 하고 말을 하고 비누는 신난 듯 그래 내가 끓일게 하고 물을 올려 놓고 물이 끓을 때까지 잠시 방에 들어와 배를 깔고 보던 만화를 보면서 있다 잠이 들어 버렸다. 이 것은 분명히 신의 농간이다. 하나도 아니고 둘이 그것도 라면 물을 올려 두고 잠이 들어 버렸는지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라고 이것은 불운한 우리 들을 향한 신의 칼날이라고 우리 같은 실패자는 실패를 달고 있어야 한다는 정당성을 설득 하기 위해 제작된 모형의 일변처럼……잠이 들어 버렸다.

 

 집안 가득히 연기가 차고 그리고 엄마의 비명 그리고 잠에 깨어난 비누와 나는 그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 비누가 아 라면이라고 말하기까지 문을 열고 나가지 엄마는 비명을 지르고 나와 비누는 허둥지둥 119를 불러 물을 뿌려 소화기를 들어 하며 동동거렸고 엄마는 일사천리로 불을 껐다. 엄마는 위대하다 엄마는 대단했다. 엄마란 존재의 힘은 어마 어마 했다. 불을 끄고 새까매진 가스렌지 씽크대 상판 가제도구들이 오롯이 무슨 일이 있었니 하며 시치미를 떼고 있을 때 엄마는 말 없이 나의 뺨을 가격했다. 엄마의 힘이 오롯이 느껴지는 풀 파워 샷 나는 볼 때기를 쥐고 입만 벌리고 있었다. 엄마에게 많이도 맞았다. 아빠가 없는 자리에 엄마의 힘은 2배 3배 증가 하고 목소리도 높아 졌지만 엄마는 한번도 손으로 나를 때린 적이 없었다. 빗자루 마대 자루 연탄집게 심지어 고무호수로도 맞아 봤지만 그 어떤 것 보다 더 아팠다.

 엄마가 말했다.

 “내 새끼가 아니라서 넌 못 때리겠지만 나가”

 엄마가 말했다.

 “너도 나가라”

 “엄마”

 “시끄러 일단 나가라 너네 내 눈에 더 보이면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 지 몰라서 그러니까 나가”

 

 그렇게 쫓겨 났다. 딱히 뭘 가지고 나올 상황이 아니라서 그냥 슬리퍼를 끌고 집을 나왔다. 대문 밖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이대로 몇 시간만 지나면 되겠지 하고 앉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엄마의 전화였다. 그래서 엄마의 화도 가라앉았거니 생각 하며 전화를 들었다.

 “엄마 있잖아. 엄마가 화가 많이 난 건 알겠는데 그래도……”

 엄마의 목소리는 차가웠고 그리고 낮고 동굴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듣고 있는 것 만 같았다.

 “너네 집 앞에 앉아 있지 마라.”

 그게 엄마의 말의 전부였다. 들어와 그래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식의 말을 바랬고 비누도 그랬던 건지 뭐래 하는 희망의 눈으로 나를 봤다.

 엄마의 저런 목소리는 하루 이틀 지나서 풀릴 화가 아니라는 것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일전에 엄마 카드를 들고 나가서 기세 좋게 친구들과 룸 싸롱에서 70만원을 쓰고 나서 쫓겨 났을 때 창식이 집에서 이틀을 유하고 나서야 화가 풀렸다. 물론 엄마가 전화해서 들어와라 하진 않았다. 내가 엄마 들어가도 돼하고 전화를 했다. 엄마는 말 없이 전화를 끊었지만 형이 다시 전화 와서 들어와라 내가 엄마한테 말 잘해 놓을게 하는 전화를 받은 다음에 주뼜거리며 집으로 들어갔다. 그 후로 엄마는 일주일 동안이나 나를 투명 인간 취급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엄마가 초등학교 청소를 하면서 한 달에 버는 돈이 겨우 백 만원 넘을 정도였다. 엄마에게는 70만원이 한달 일한 돈의 70%에 해당하는 돈이고 그것은 엄마를 밑바닥까지 허무하게 만드는 행위였던 것이다. 단지 돈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나를 향한 실망과 그리고 나의 미래에 대한 절망이 적당히 버무려진 감정이라는 것을 안다. 알면서 그러냐 하고 형도 묻고 엄마도 물었지만 그 순간은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왜 그랬는지 지금 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무튼 의도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실수 일뿐인 이 상황에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되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기도 했다. 나 역시도 엄마를 향한 실망이 적당히 버무려진 절망 같은 기분이 되어서 비누에게 말했다.

 “집 앞에 있지 말고 꺼지래”

 비누가 실망을 했다.

 “그래 내가 미친 놈이지. 그렇게 잘 해 주시는데 그런 실수를 하고 아”

 비누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미안하다. 나 같은 놈 만나서”

 그 말에 맞다. 좀 떨어져 나가 줘라 너 만나고 내가 되는 일이 없다 하고 말하고 싶어도 비누가 있으나 없으나 내 인생에서 별반 다름이 없기 때문에 그 말에 아무 말 못 했다.

 “담배 있어?”

 비누는 주머니를 뒤져서 담배를 꺼내 줬다.

 나는 있을 리 만무한 담배가 그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 신기해서 불을 붙이며 어디서 났어 하고 물었다.

 비누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너네 형 거야”

 그러고 보니 형이 피는 말보르 레드였다. 나는 비누를 보고 웃었다. 비누도 웃었다.

 

 창식이한테 가고 싶어도 혹이 하나 더 딸려서 그러지도 못 한다. 나 혼자면 어째 비빌 수 있겠는데 비누까지야 그렇다고 갈 곳 없는 비누에게 이제 가라 할 수 도 없는 것이다. 이상한 정의 감이랄까?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데 위안을 얻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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