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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해경 특공대
작가 : 심삼일
작품등록일 : 2017.6.1

고교 시절 좀 놀았던 코모도섬의 왕도마뱀.
세월호 시신인양 임무에 환멸을 느껴 퇴역했다.
밀수꾼?... 간첩?... 조폭?
뭍으로 올라온 해경특공대의 맹활약이 전개된다.

 
서면파, 부전동파, 행동대장 일전
작성일 : 22-02-21 17:27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6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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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면파, 부전동파, 행동대장 일전

 

 

 “예? 부전동파 행동대장 강물범이 말씀입니까?”

 막 자기 서면파 제2행동대장 장진국에게 문자를 보내려던 꼬봉이 깜짝 놀라 행동대장 전국수에게 되물었다.

 

 서면파 조직원들이 서면 지역의 13개 나이트클럽에 흩어져서 부전동파 조직원들을 찾아 나선지 한 시간 만에 부전동파 행동대장을 만났으니 놀라우면서도 반갑기까지 하다.

 

 “물범이 맞는데요! 두 놈만 데리고 온 것 같습니다.”

 옆에 있던 다른 꼬봉도 20여미터 앞 좁은 골목에서 나오는 인상 더러운 부전동파 행동대장을 금세 알아보고 뒤따라 나오는 두 놈도 확인했다.

 

 “진국이한테 빨리 오라 하고, 애들 다 불러 모으라고 해!”

 서면파 행동대장 전국수가 잔뜩 긴장되어 침이 말라 목이 잠기는 소리로 지시했다.

 

 라이벌인 부전동파 행동대장 강물범은 전국수와 나이도 38살로 동갑이다. 몇 년 전에 패싸움 할 때 맨손으로 두어 번 붙어 본적이 있는데, 물범의 보통 아닌 싸움 실력이 자기보다 한 수 위에 있는 것 같았다.

 

 “예, 큰형님!”

 꼬봉이 얼른 문자를 치고, 다른 꼬봉은 벌써 주머니에 손을 넣어 잭나이프를 거머쥔다.

 

 사잇골목에서 무심코 나오던 강물범이 그제야 전국수 일행이 노려보고 있는 걸 알아채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야, 강물범이! 여긴 어쩐 일로 와서 어슬렁거리냐?”

 혀끝으로 입술을 핥은 전국수가 태연한 척 큰 소리로 먼저 말을 걸었다.

 

 “아, 전국수! 오랜만이다. 잘 지내나? 크크.”

 강물범이 손을 들어 아는 체 하며 전국수 앞으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남의 나와바리에서 그 지역 조폭의 행동대장을 만났는데도 전혀 꿀리는 기색이 없다.

 

 “네 놈들 덕분에 잘 못 지낸다, 왜? 짭새한테 황금 PC방 꼬지르고 신나서 불구경 하러 온 거지?”

 전국수가 폼을 있는 대로 잡으며 오늘 저녁에 부전동 지구대에서 황금 PC방 노름판을 덮친 게 다 네 놈들 짓인 줄 안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황금 PC방? 그게 뭔데? 아하, 너네 서면파도 이제 게임방 운영하냐? 돈 좀 벌었나 본데, 도박판 함부로 벌이다가는 뒤끝이 안 좋을 거야. 크크.”

 강물범이 자기 부하를 뒤돌아 보는 척하며, 어둑한 사잇골목 안쪽에서 뒤따라오는 모라파 두목 안해달에게 사인을 보냈다.

 아직 안해달 일행 세 명은 전국수 눈에 띄지 않았다.

 

 “새끼, 이제야 제대로 부는구나. 그래, 황금 PC방에서 도박판 벌인 줄 알고 니네들 구역에 가까운 부전지구대에 꼬질러서 불질러 놨지?”

 

 “부전지구대에 꼬질러? 야~ 너네는 서면지구대 짭새들하고 한통속으로 노는가 보구나? 역시 대단하네, 서면파! 크크.”

 흠칫 하던 강물범이 한 수 더 떠서 서면파와 서면지구대의 밀착관계를 언급하며 맞받아쳤다.

 

 “불구경 하러 저런 잔챙이 몇 놈 데리고 오지는 않았을 거고, 네 식구들 다 어디 숨어있어?”

 강물범의 곁에 꼬봉 두 놈만 있는 걸 보고 전국수가 히죽거리며 물었다.

 

 “숨어? 왜 숨어? 뭐가 무서워서 숨는다는 거야? 웃기는 자식이네!”

 강물법이 입꼬리를 올리며 아니꼬운 듯 비웃었다.

 

 “여기는 우리 서면파 나와바리니까 네 놈들이 함부로 설치고 다니면 안 되는 줄 잘 알잖아? 그니까 회식 파티를 벌여도 우리 눈에 안 띄는 나이트클럽 같은 데 숨어서 하는 게 당연하지, 인마! 안 그래?”

 홈그라운드 이점을 등에 엎은 전국수가 배슬거리며 놀렸다.

 

 “뭐 까는 소리 하고 자빠졌네! 서면이 니네 땅이라고 법원에 등기라도 했어? 토지 등기부등본 있으면 어디 내놔 봐! 그럼 네 땅이니까 물러나 줄게. 크크.”

 조폭 행동대장 주제에 법원 등기가 다 나온다.

 

 “이 새끼가! 야, 계속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만 할껴? 빨리 안 꺼져?”

 골치 아픈 법원이 나오고 강물범이 어려운 소리 지껄이며 놀리자, 열이 받힌 전국수가 버럭 화를 내며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니나 꺼지고 길 비켜라 새꺄! 간만에 놀러 왔는데, 잔치국수 같은 영양가 없는 싼 국수 먹을 일 없으니까, 나서지 말고 비켜! 크크.”

 강물범이 전국수의 이름을 빗대어 약을 올리며 킬킬거렸다.

 

 “뭐이가 어째? 이 겁대가리 없는 새끼 안되겠네! 곱게 말할 때 꺼질 것이지, 오늘 네가 똥물 마시는 신세 되고 싶단 말이지? 정 소원이면 들어줄게. 흐흐.”

 전국수가 골병 들게 패주겠다며 장갑도 안 낀 맨손을 쓱쓱 비비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저쪽도 꼬봉은 두 명밖에 안 된다. 바로 옆 SB게임랜드 P나이트크럽에 있는 제2행동대장 장진국이 금세 애들 네 명을 데리고 나타날 것이다.

 혹시 싸우다 역부족으로 물범한테 밀려도 중상 입기 전에 구출되어 보호받을 것이다.

 이런 좋은 기회에 일단 애들 앞에서 물범과 맞짱 떠서 폼 나게 몇 합 붙고 있으면, 역시 멋진 대장이라고 대원들이 우러러 볼 것이다.

 

 “하하. 야, 전국수! 나하고 일대일로 한판 붙어보겠다는 말이야? 너, 저녁 먹으면서 반주 마셨냐? 큭큭.”

 물범이 가소롭다는 듯 키득거리고 웃었다.

 

 상대는 다 합해서 세 명이고 자기들은 전부 여섯 명이나 된다. 일단 쪽수로도 두 배나 많은데, 자기 패거리에는 한 가닥 하는 모라파 두목 안해달이 사잇골목에 숨어있다.

 

 자기가 전국수와 붙는 동안 자기 패거리들이 몰려가서 서면파 꼬봉 두 놈 때려잡는 건 순식간일 것이다. 그 다음은 전국수를 땅바닥에 꿇려 엎드리게 하는 순서만 남게 되고.

 이런 좋은 찬스가 또 언제 다시 있겠는가?

 

 “네가 뭘 믿고 떠벌리는지 모르겠다만,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덤벼라!”

 전국수가 수비자세를 취하며 먼저 선제공격 하라고 거들먹거렸다.

 

 “그래, 좋다. 간만에 몸 한번 풀어볼까? 크크.”

 강물범이 손가락 구부린 공격자세를 취하고 슬금슬금 전국수를 향해 다가왔다.

 

 앞으로 나선 두 사람의 거리가 서너 발짝 된 위치에서 서로 슬슬 돌면서 상대방의 허점을 노린다.

 각 조직의 꼬봉들 두 명도 상대방 타깃을 정하고 우선은 맨손으로 한바탕 붙을 자세를 취하며 기회를 엿본다.

 

 “으랏, 차~!”

 물범이 먼저 뛰어 오르며 앞 돌려차기로 국수의 얼굴을 가격했다.

 

 -사삭, 슥

 국수가 재빨리 몸을 젖혀 뒤로 피하더니,

 “이얍!”

 오른발 옆차기로 물범의 허리를 공격했다. 아직은 유연한 몸놀림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미 물범이 반보 이상 비켜 간 뒤라 허공만 찌르고 멋쩍게 다리를 움츠린다.

 

 “으랏 싸, 으랏~”

 물범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미처 오른발이 착지하기 전의 국수에게 날아들며 오른발, 왼발, 공중 2단 앞차기를 뻗어 올린다.

 

 “으읖, 헉!”

 아슬아슬하게 피한 국수가 다리를 휘청이며 비틀거렸다.

 

 “으갸~!”

 순간, 달려온 물범이 뛰어오르며 몸을 옆으로 비틀어 2단 옆차기로 국수의 면상을 향해 날아들었다.

 

 “으흨!”

 국수가 급히 땅바닥에 낙법을 하고 뒹굴며 가까스로 피했다. 서면파 행동대장다운 반사신경이다.

 

 “어쭈, 제법인데? 아직 녹슬지 않았구먼! 크크.”

 저만치에서 일어서는 전국수를 보고 강물범이 공격대신 칭찬을 해준다. 더러운 인상과는 달리 사나이다운 면모도 있는 녀석 같다.

 

 “새끼, 헛발질만 했지만 제법 잘 날아다니네? 몸통 가벼운 것 보니까, 돈 없어서 아직 저녁도 못 먹은 거 아니야? 흐흐.”

 국수가 물범의 날렵함을 세력 약한 조직의 주머니사정으로 비하하며 놀린다.

 

 “웃기고 자빠졌네. 돈이 많아 오늘 갈비 좀 뜯었더니 힘이 넘쳐서 그런다. 너는 맨날 국수만 쳐먹어서 영 다리가 비실거리는 것 같은데? 큭큭.”

 물범이 화를 내기는커녕 되레 전국수의 이름으로 계속 비웃고 갈군다.

 

 “이런, 썩을 놈이! 이야~압!”

 열 받은 국수가 쏜살같이 달려가 솟구쳐 오르며 자기도 공중 2단 옆차기로 물범을 공격했다.

 

 -사삭, 휘릭~ 퍽!

 잽싸게 몸을 젖히며 앞차기로 내지른 물범의 오른발이 공중에 뜬 국수의 허리를 걷어찼다.

 

 “으읖!”

 -철버덕

 땅바닥에 굴러 떨어진 전국수가 입술을 꾹 다물고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일어섰다.

 갈비뼈 끝을 제대로 차였는지, 비명은 안 지르지만 얼굴이 사색이 되며 일그러졌다.

 

 “어? 대장님! 야, 물범 새끼야! 너 오늘 죽었다!”

 전국수의 꼬봉 한 놈이 잭나이프를 꺼내 들고 국수의 앞을 가로막으며 강물범에게 소리쳤다.

 

 자기 대장이 크게 다친 줄 알고 대신 나서서 시간을 끌어주려는 것이다. 그러자 다른 꼬봉도 덩달아 잭나이프를 꺼내 들었다.

 

 “이 미친 새끼들이 칼을 빼 들었어? 야! 이 새끼들 칼 맛 좀 제대로 보여줘라! 크크.”

 물범이 뒤로 슬쩍 물러서며 자기 꼬봉들을 향해 큰 소리로 지시했다.

 

 “이 겁대가리 없는 새끼들! 그걸 칼이라고 빼 들고 나서냐?”

 그러자 강물범의 꼬봉 두 놈이 허리춤에서 잽싸게 단도를 꺼내며 앞으로 나섰다.

 칼날 길이가 20센티가 넘어 보이고 칼등이 약간 휜 회칼이다. 잭나이프는 상대가 안돼 보인다.

 

 “어? 이, 이 새끼들이 사시미칼을……”

 서면파 꼬봉들이 질겁을 하고 뒷걸음질로 주춤주춤 물러섰다. 맞붙었다간 최소한 중상을 입을 게 뻔하다. 이제 서면파는 완전히 수세에 몰렸다.

 

 바로 그때,

 “야이, 부전동 새끼들아~!”

 SB게임랜드 출입구에서 건장한 사내 다섯 명이 고함을 지르며 달려 나왔다.

 P나이트클럽에 있다가 문자 연락을 받은 서면파 제2행동대장 장진국이, E클럽에 있던 두 명까지 불러서, 수하들 네 명을 데리고 급히 달려온 것이다.

 

 “형님, 괜찮습니까? 허리 다치셨어요?”

 장진국이 얼른 전국수에게 달려가 다친 데 없는지 살펴보며 물었다.

 

 “응, 옆구리 차였는데 괜찮아! 저 새끼 도망 못 가게 빨리 잡아!”

 전국수가 통증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강물범부터 잡으라고 지시했다.

 

 “야, 강물범이! 너 꼼짝 말고 거기 있어! 너 오늘 여기서 송장 될 줄 알아!”

 옆구리를 부여잡고 끙끙거리는 자기 대장을 본 장진국이 강물범을 노려보며 고함을 질렀다.

 

 그사이 함께 온 서면파 대원 네 명은 잭나이프를 꺼내 들고 전국수를 보호하는 두 명을 대신해서 강물범 일행에게 공격자세를 취하고 빙 둘러섰다.

 

 서면파는 이제 모두 여덟 명이나 된다. 아무리 회칼을 빼 들었지만 부전동파 세 명으로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 새끼들이 아주 작정을 하고 몰려왔구먼. 그렇다면 어디 한번 제대로 붙어볼까? 크크.”

 부전동파 행동대장 강물범이 놀라면서도, 물러설 기색은커녕 되레 싸울 듯이 앞으로 쓱 나섰다.

 

 “야, 강물범! 곱게 회칼 내려놓고 꿇어라! 애꿎은 애들 다치게 하지 말고.”

 수하들 앞으로 나선 장진국이 아직은 맨손인 물범에게 맨손으로 폼을 잡으며 일갈했다.

 

 “쪽수 많다고 까부냐? 그럼 쪽수로 맞춰줄까? 크크. 해달 보스님, 이제 나오시지요!”

 강물범이 입꼬리를 올리며 뒤돌아 보고 소리쳤다.

 

 그러자 뒤쪽 사잇골목에 숨어있던 모라파 두목 안해달이 부하 두 놈과 함께 어슬렁거리며 나타났다.

 놈 들의 손에는 부전동파 애들 보다 더 큰, 칼날 길이가 30센티는 되어 보이는 번쩍거리는 회칼이 들려있다.

 

 “어? 저 새끼들은 다 뭐야?”

 서면파 꼬봉들이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모라파 패거리를 바라보며 버벅거렸다. 세 놈 다 처음 보는 낯선 녀석들이다.

 

 “진국아! 저 자식 초읍동 모라파 안해달이다. 조심해!”

 서면파 행동대장 전국수가 모라파 두목 안해달을 알아보고 큰 소리로 외쳤다.

 

 “안해달이요? 아, 저 새끼가 그 해달입니까?”

 안해달을 처음 보는 장진국의 얼굴이 긴장해서 잔뜩 쫄은 표정으로 바뀌었다.

 

 7년 전인 2008년에 부전동파가 모라파와 힘을 합해 서면파에 전쟁을 선포하고 나서면서 서면 복개천에서 몇 차례 충돌 위기를 겪었다.

 그러다 2008년 7월 전국수가 대원 10여명을 데리고 모라파의 본거지인 초읍동 오락실을 급습했는데, 부전동파와 합세한 40여명이 몰려와 정면충돌한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급히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전부 붙잡혀서 33명이 범죄단체 가입 혐의로 구속되어 2년형을 살고 나왔었다.

 

 그때 모라파 두목 안해달이 회칼로 무자비하게 설쳐대는 바람에 크게 당한 서면파 내에서는 안해달에 대한 악명이 높게 회자되고 있다.

 세력이 약한 변두리 조폭이 뭔가 돋보이고 싶으면, 다른 조직들이 잘 안 하는 짓거리를 물불 안 가리고 할 수 밖에 별다른 도리가 없다.

 그 안해달이 회칼을 빼 들고 나타났으니, 서면파 제2행동대장인 장진국이 일단 주눅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벌써 골목 양쪽에는 구경꾼들이 수십 명이나 모여들었다.

 쪽수로는 잭나이프 든 서면파가 8명이고, 회칼은 들었지만 상대편은 불과 6명이다. 그러니 서면파 자기들 나와바리에서 원정 온 놈들을 피해 쪽팔리게 도망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진퇴양난! 서면파의 절체절명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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