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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소개팅하는 여자
작가 : 까망별하
작품등록일 : 2020.7.31

맞선이며 소개팅이며 줄기차게 해보았던 바리스타 33세 그녀, [금벼리]. 무슨 이유인지 매번 실패했던 연애 트라우마에,
더 이상, 연애고 남자고 생각이 없다.
남은 생은, 커피와 아이돌, ''윤제이''만 있음 돼! 하던 그녀 앞에, 무려 8살이나 차이나는 연하남,[은유비]가 거침없이 직진을 해오는데..그 어디에도 없던 직진 로맨스!!<소개팅 하는 여자>

 
10. 서울은 좁다
작성일 : 20-08-08 01:59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7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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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프집.

 벼리는 맥주잔에 남아 있던 반 정도의 맥주를 마저 마셨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털어 마셨는데도 그녀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제라와 희담, 그리고 강중 앞에 놓여 있던 소주병에 손을 뻗었다.

 제라와 희담, 그리고 강중, 셋은 소란스럽게 수다를 떠느라 벼리가 소주를 가져 간 것도 모르고 있었다.

 

 “사장니이임~ 여기 맥주 한 병 더 주세요~”

 

 자신의 소주잔에 소주를 따르며 벼리가 한껏 늘어진 목소리로 맥주를 주문했다.

 그러자 바로 호프집의 사장, 영란이 맥주 한 병을 더 가져와 벼리 앞에 내려놓아주었다.

 

 “금사장, 오늘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니야?”

 

 영란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벼리에게 물었다.

 

 “멀쩡해요~ 사장니임~ 헤헤. 감사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헤벌쭉 웃어 보이며 영란에게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꾸했다.

 

 “으휴. 그래도 내일 장사 하려면, 적당히 조절해요! 워낙 야무딱져서 알아서 잘하겠지만 서도.”

 

 “네에! 사장니임!”

 

 “참, 그나저나, 은유비 선수도 우리 동네에 오신 걸 축하해요~ 호호~”

 

 자신의 충고에 천진하게 대답하는 벼리를 내려다보다 영란이 벼리 앞에 앉아 있는 유비에게 시선을 돌리고 말했다.

 

 “아,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유비 역시 취기로 살짝 붉어진 얼굴을 하고서 영란의 말에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영란에게 고개 숙이며 깍듯하게 인사했다.

 

 “내가 기념으로 맛난 거 서비스로 가지고 올 테니까, 쫌만 기다려요! 오호호호~”

 

 “아, 안 그러셔도 되는데.. 감사합니다. 사장님!”

 

 듬직한 유비의 등을 톡톡 두드리며 영란이 말하자 유비가 다시 그녀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주방 쪽으로 가는 영란을 보며 유비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유비와 영란이 인사를 나누고 있던 사이에 벼리는 어느새 혼자 소맥을 만들고 있었다.

 유비는 그런 그녀를 한 쪽 손으로 턱받침을 하며 가만히 주시했다.

 

 벼리는 자신이 제조한 소맥을 쭉 들이켠 다음, 잔을 입술에서 떨어트리고 그제야 만족감이 드는 듯 미소를 한껏 머금었다.

 그런 벼리를 재밌는 걸 보는 것처럼 보며 유비도 남몰래 옅은 웃음을 지었다.

 벼리는 다시 맥주잔에 맥주를 콸콸 따른 다음, 소주잔에 소주를 부었다.

 그리고 그 소주를 맥주잔에 졸졸졸 따랐다.

 

 소맥이 다시 완성 되자 벼리는 맥주잔을 들어 흐뭇한 얼굴을 하고서 잔을 입으로 가져다댔다.

 벼리는 소맥을 또 한 번 쭉 마시기 시작했다.

 

 “여기서 얼마나 더 귀여워지시려고요?”

 

 “풉~ 컥컥컥!”

 

 시원한 맛에 소맥은 벼리의 식도로 상쾌하게 흘러 들어갔다.

 벼리는 그 시원한 감을 만끽하며 소맥을 쭉 들이 키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앞에서 불쑥 들려온 유비의 한마디에 소맥을 마시다 말고 그것을 뿜어 버렸다.

 그리고 연신 기침을 했다.

 

 “오우! 야야! 왜 그래? 왜 그래?”

 

 고개를 푹 숙이고 가슴팍을 주먹으로 툭툭 두드리며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는 벼리에게 그녀의 옆에 있던 제라가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그리고 제라는 벼리의 등을 격하게 두드려 주었다.

 

 “어! 아냐, 아냐~ 괜찮아~ 토하는 거 아니야~ 깜짝! 놀라서 그래!”

 

 제라가 얼마나 벼리의 등을 세게 두드렸는지, 방금 유비가 한 말을 곱씹을 새도 없이 벼리는 등에서 통증을 느꼈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제라의 손을 저지하며 해명하듯,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벼리는 동시에 유비를 힐끔 쏘아 보았다.

 

 “아! 나도 깜짝 놀랬다! 너 오바이트 하는 줄 알고! 적당히 마셔? 어? 내일은 재료값이라도 벌어야지. 어?”

 

  제라는 벼리의 말에 그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벼리에게 큰 목소리로 충고했다.

 

 “알았어! 알았어! 너도 적당히 먹어. 꼬장 부리다가 또, 희담이 주먹 한 방에, 피멍 들지 말고!”

 

 제라의 충고에 그녀를 연신 안심 시키며 벼리도 안지고 마치그녀에게 한마디 했다.

 유비는 꽁트 하듯 대화는 두 여자를 보며 크큭 소리를 내고 웃었다.

 그러던 유비가 또 맥주를 따라서 맥주잔을 입으로 가져다 대는 벼리를 보며, 맥주잔이 들려있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갑자기 자신의 손목이 유비의 손에 붙들리자, 벼리는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유비를 쳐다보았다.

 

 “안주라도 드시면서 드시죠?”

 

 벼리는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는 유비에게 한마디 하려고 입을 떼려했다.

 

 “아! 우리 금스타, 안주 잘 안 먹어요.”

 

 그런데 벼리의 발언권을 제라가 툭 채갔다.

 제라는 감자튀김 하나를 입에 쏙 넣으며 유비의 말을 듣고 그에게 대수롭지 않게 벼리를 대변하듯 대답해주었다.

 여전히 벼리의 손목을 잡고 제라를 보던 유비에게 제라가 말을 덧붙였다.

 

 “안주 먹으면서 먹으면 취하질 않아서 술 맛이 안 난다나? 뭐라나?”

 

 “새겨 들었죠?”

 

 제라가 말을 마치자 벼리도 바로 유비를 쏘아보며 제라를 거들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손으로 유비의 손을 자신의 손목으로부터 떼고 맥주를 다시 마시는 벼리였다.

 갈 길을 잃고 허공에 떠 있는 자신의 손을 자신의 잔에 갖다 붙이며 유비가 벼리를 쳐다보았다.

 

 쿵!

 덜그덕!

 

 그런데 그때.

 갑자기 희담과 강중 쪽에서 테이블 내려치는 소리와 그 반동으로 젓가락과 접시들이 덜그덕 거리는 소리가 벼리와 제라, 그리고 유비의 귀에 꽂혔다.

 

 “한강 체육관!”

 

 그 요란한 소리들과 함께 내내 테이블 끝에서 마주 앉아 서로 대화를 하고 있던 희담과 강중이 동시에 말을 내뱉었다.

 

 “으엇! 깜짝이야!”

 

 두 사람이 테이블을 갑자기 동시에 내려치는 바람에 제라와 벼리가 화들짝 놀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라는 맥주를 마시다 말고 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팍에 손을 얹으며 두 사람을 향해 말을 내던졌다.

 놀란 얼굴로 벙져 있는 두 여자와는 달리 유비는 덤덤한 표정을 하고서 강중과 희담에게 시선을 꽂았다.

 

 “김상복 관장님이 하시던 한강 체육관 맞죠?”

 

 “어, 맞아요! 맞아요! 와 대박이다~”

 

 강중이 반가운 표정으로 희담에게 물었다.

 그러자 희담 역시, 신기하다는 표정을 하고서 그에게 맞장구치듯 대답했다.

 

 “왜? 두 사람 아는 사이였어?”

 

 제라는 벼리에 이어 놀란 가슴을 또 다시 쓸어내리며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리고 그 둘에게 물었다.

 

 “네! 저 수영하기 전에 15살 때? 복싱 선수 되고 싶어서 체육관 다녔었거든요. 그 체육관이, 지금은 없어졌는데, 김상복 관장님이 하시는 한강 체육관이라고, 거기였거든요. 거기서 희담씨, 아니, 희담 누나 전설이었요. 진짜 누나를 이렇게 우연히 다시 보게 될 줄이야. 누나 작가된 것도 진짜 의외다! 복싱 선수 은퇴 했다는 소문은 건너 건너 들었었지만.”

 

 제라의 물음에 강중이 제라에게 말을 늘어놓으며 대답했다.

 

 “알아요! 한강 체육관! 저랑 벼리도 희담이 때문에 거기 자주 놀러 갔었어요. 막 거기서 희담이 기다리면서 나랑 너, 줄넘기도 하고 막 그랬는데? 벼리 이뇬, 어무니한테 독서실 간다고 뻥치고, 크크큭~ 운동 하는 몸짱 오빠들도 막 구경하고.. 흐흐흐~ 그치?”

 

 제라도 강중의 대답에 신난 얼굴로 맞장구치며 말을 하다가 벼리를 보며 물었다.

 그러자 벼리도 풀어진 눈을 하고서 제라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히죽 거렸다.

 

 “그때 희담이 누나가,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해서 전국 체전, 청소년 복싱 대회에서 우승 다 휩쓸고~ 그 한강 체육관 희담이 누나가 간판이었어요. 야~ 추억 돋는다~ 진짜! 김상복 관장님, 진짜 희담 누나 아끼셨는데.”

 

 “김상복 관장님 저한테 스승님이셨으니 까요. 무뚝뚝하셔도 잘 챙겨 주셨는데.. 지금까지 살아 계셨으면, 으휴~ 내가 더 잘해 드렸을 텐데.”

 

 희담은 강중의 말에 맞받아쳐 말하다 갑자기 씁쓸한 얼굴로 소주를 들이켰다.

 

 “우리도 관장님 기억나. 막 희담이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한테 짬뽕도 시켜 주시고 좋으신 분이셨는데.. 관장님 암으로 돌아 가셨다 했을 때 벼리랑 나도 얼마나 놀랬다고.”

 

 “저도 관장님 장례식 다녀왔었는데 에휴.. 참~ 그 건강하셨던 분이. 김상복 관장님께서 저보고, 너는, 복싱 보다 수영을 해보는 게 좋겠다! 라고 하셔서, 수영 쪽으로 옮겼거든요. 뭐.. 메달은 구경도 못해 봤지만, 관장님 덕분에 올림픽도 나가보고.. 에휴. 참! 그건 그렇고, 그때, 어떤 중딩이, 희담이 누나한테 겁 없이 도전장 내밀었다가 한방에 나가 떨어져서 응급실 실려 갔었는데.. 크큭. 걔가 보자, 누구 였더라?”

 

 “최강중 너 였잖아. 임마!”

 

 세 여자들과 유비에게 말을 쭉 늘어놓던 강중이 갑자기 손뼉을 딱 치며 기억을 더듬었다.

 그런 강중을 희담이 한 쪽 입 꼬리를 올리고 살짝 살벌한 눈빛으로 보며 말을 툭 던졌다.

 그녀의 한마디에 잊고 있었던 기억이 생각난 강중이 멍한 표정으로 희담을 보았다.

 

 세 사람의 추억담을 연신 크큭 거리고 웃으며 듣고 있던 유비가 옆에 두었던 자신의 폰에서 울린 벨소리에 시선을 그들로부터 뗐다.

 그가 폰으로 시선을 옮기자 폰 화면에서는 [진대표님] 이라는 이름과 전화번호가 떠 있었다.

 

 “저, 밖에 전화 좀 받고 올게요!”

 

 “네네! 받고 오세요~”

 

 “야! 은후배! 전화 받다가 내빼지마? 우리 끝까지 같이 가는 고야! 오늘?”

 

 유비가 폰을 들고 일어서며 강중과 제라, 희담에게 말했다.

 그러자 제라와 희담이 동시에 미소를 지으면서 유비에게 대답했고 호프집 문 쪽으로 멀어지는 유비에게 강중은 능청을 떨며 외쳤다.

 벼리는 유비가 나가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 쓰고 또 소맥을 제조 하고 있었다.

 

 ★☆★☆

 

 [은유비 선수! 이제야 전화 받네요?]

 

 “안녕하세요! 진대표님!”

 

 유비가 전화를 받으며 호프집 밖으로 나오자 바로 폰 너머에서 이환의 목소리가 유비의 귀로 울려 퍼졌다.

 그에게 유비가 정중하게 인사했다.

 

 [우리, 은유비 선수, 짝사랑하는 거 너어무 힘들다! 정말~]

 

 “아, 하하~ 안 그래도 대표님한테 전화 드릴 참이었어요.”

 

 [어? 진짜? 계약하기로 결정 한 거야?]

 

 “하.. 저기…….”

 

 유비의 말에 한껏 들떠서 이환이 설레발을 치자 유비는 곤란한 얼굴로 머뭇거렸다.

 

 [자~알 생각했어! 나도 그렇고 우리 회사 직원들, 은유비 선수 오기만을 얼마나 학수고대 하고 있는지 알아요? 은유비 선수 우리 회사 첫 출근 하는 날, 레드카펫? 레드카펫이 뭐야! 금 카펫 깔아 놓으려고 준비하고 있다니까? 이세미 선생님도 유비 선수 엄청 이뻐 하시고, 진짜 나도, 은유비 선수 끝까지 책임진다! 그래, 계약서 사인하는 건 언제가 괜찮겠어요? 난 지금 당장이라도 괜찮아!]

 

 쉬지도 않고 자기 할 말만 내뱉어 대는 이환의 말을 유비가 계속 난감한 얼굴로 가만히 듣고 있었다.

 드디어 그가 말을 끝내자 유비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만, 대표님, 아무리 생각해도 연예 쪽은 저랑 안 맞는 거 같아요. 사람들이 저한테 관심 가져 주시는 건 백 번 천 번 감사 하지만.. 전 그냥 지금 차린 도장에서 태권도 배우고 싶어 하시는 분들, 가르쳐드리면서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긍정적인 답변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대표님.”

 

 유비는 차분하게 또박또박 이환에게 거절하며 아무도 없는 허공에다 대고 허리를 90도로 푹 숙였다.

 그리고 그에게 사과를 전했다.

 그의 사과에 전화 너머에서 이환은 한동안 정적을 유지했다.

 그러더니 이내 다시 방금 전 보다 힘이 쭉 빠진 목소리로 이환이 입을 열었다.

 

 [하.. 나 우리 마누라 짝사랑 하던 시절 보다 더 힘들다... 내가 십고초려 해도 안통하고, 이세미 선생님이 꼬셔도 안 넘어 오는 거 보면.. 할 수 없죠. 은유비 선수 뜻도 존중해야지. 아쉽지만.. 그래도 언제나, 나는, 으흐흑.. 여기서 은유비 선수 기다리고 있다가 두 팔 벌려 환영해 줄 테니까, 언제든 생각 바뀌면 와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나는 그의 말끝에는 흐느껴 우는 듯한 목소리도 묻어 있었다.

 유비는 곤란한 표정과 미안한 표정을 동시에 지으며 그에게 대답했다.

 

 “네에? 누구라고요오?”

 

 이환과 통화를 막 끊으려던 유비의 귀에 어눌하지만 제법 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비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폰을 귀에서 떼며 고개를 돌렸다.

 그 여자의 목소리는 바로 벼리의 목소리였다.

 벼리가 호프집 안에서 전화를 받으며 비틀 거리고 나오고 있었다.

 

 벼리는 희담과 강중의 인연 스토리를 한참 듣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폰에서 옐로우즈의 노래가 울리자 벼리는 전화를 받으며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 폰 너머에서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김성빈 변호삽니다. 벼리씨.]

 

 벼리는 인도 쪽으로 걸어 나오며 전화 너머에서 들려오는 남자의 말에 인상을 팍 구겼다.

 그리고 위태하게 비틀거리며 횡단보도 쪽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있는 곳 까지 걸어 나왔다.

 

 “뭐? 김성빈 변호사? 당신, 어디라고 나한테 전화 했냐?”

 

 벼리는 나무 기둥에 머리를 박듯 기대고 서서 폰 너머에 성빈에게 술주정 하듯 말하며 화를 냈다.

 

 [엇! 벼리씨, 지금 취하셨나 봐요? 제가 전화 타이밍을 잘 못 맞췄네요.]

 

 폰 너머에서는 다시 성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이 자식아! 너 때문에 에이씨~ 술 맛 떨어졌잖아!

 

 [제가 다음에 다시 전화 드릴게요.]

 

 “뭘 다시 전화 해에? 야! 김성빈 변호사! 아니쥐~ 이 사기꾼아! 너! 변호사란 놈이! 사기를 쳐어? 우리 엄마가! 너 얼마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곧 사위 볼 거라고 얼마나아 좋아하셨는데! 나도 드디어 괜찮은 사람 만났나보다 하고 있었는데~ 그런 나하고 울 엄마한테 사기를 쳐? 너, 변호사 딱지 떼라! 진짜! 내가 남해 군청 앞에다가, 김성빈은 변호사가 아니라 남해 망신시키는 사기꾼이라고 현수막 걸기 전에! 으히잉~ 씨이~ 으흐흐흑~”

 

 벼리는 성빈에게 고래고래 소리치듯 말했다.

 그러던 그녀는 흐느끼기까지 했다.

 그녀를 행인들이 이상한 눈으로 힐끔 거리며 지나쳐 갔다.

 

 행인들의 시선이 벼리의 눈에 들어 올 리가 없었다.

 벼리는 성빈의 대꾸를 듣기도 전에 귀에서 폰을 뗐다.

 그런 후 벼리는 괴로운 표정으로 연신 나무에 머리를 콩콩 박는 행동을 보였다.

 

 유비는 벼리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그녀가 내지르는 말들을 가만 들으며 그녀를 보고 서 있었다.

 지금 그녀가 나무 기둥에 머리를 박고 있는 그 행동까지 보면서 말이다.

 유비는 벼리의 이마에 멍이라도 생기기 전에 말릴 생각으로 그녀 쪽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비틀거리던 벼리의 몸이 갑자기 나무에서 떨어져 나가 횡단보도 쪽으로 기울어지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때 저 멀리서 오토바이가 환한 불빛을 내며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부우우웅~

 띠익! 띡! 띡! 띠익!

 

 벼리는 횡단보도 쪽에서 위태하게 서서 휘청 거렸고 오토바이는 요란한 클락션 소리를 내며 거침없이 달려오고 있었다.

 

 그 순간,

 벼리의 팔과 몸이 어떤 강한 힘에 이끌려 다시 인도 방향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와 동시에 오토바이는 아슬아슬하게 벼리 뒤로 쌩하고 지나갔다.

 일촉즉발이었다.

 

 

 

 벼리는 자신을 끌어당긴 어떤 힘과 막 자기 뒤로 지나간 오토바이의 기척을 느끼며 너무 놀라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리고 자신이 안겨 있는 어떤 사람의 품이 눈에 확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혼이 나간 얼굴로 고개를 힐끔 들어 자신을 안은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는 벼리.

 그녀의 눈에 들어 온 사람은 약간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하고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유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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