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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멸망하는 세계에 히어로는 없었다.
작가 : 제이라잇
작품등록일 : 2020.7.14
멸망하는 세계에 히어로는 없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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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적인 존재의 등장으로 세상이 뒤집혔다.
사탄의 공격. 인류의 존망. 구원을 위한 천사와 악마의 등장.
인류는 과연 멸망의 기로에서 구원받을 수 있을까?

 
3. 비보
작성일 : 20-07-14 10:34     조회 : 34     추천 : 0     분량 : 7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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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분 남았지?”

 “휴… 이럴 때 보면 시영 조장님은 꼰대 같아요. 조장님 휴대폰에서도 확인 할 수 있잖아요. 긴장돼 죽겠는데 왜 자꾸 저한테 시간을 물어보세요. 참…”

 

 덩치 큰 사내는 아이처럼 투덜거리면서도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5분 남았어요.”

 “투덜거리지만 않으면 참 예뻤을 텐데… 덩치는 산만한 놈이 마음이 소주잔만 해서 되겠어?!”

 

 시영은 사내의 어깨를 툭 쳤다.

 사내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였다. 할아버지는 그 모습에 껄껄 거렸고 다른 이들은 흘러나오는 웃음을 꾹 참았다.

 

 “자. 집중! 속전속결로 상황을 끝내는 게 이번 우리 팀의 목표다. 사탄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부터 지체 없이 공격한다.

 판수 영감님은 뭐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고, 근수, 형빈, 철우! 잘할 수 있겠지?!”

 “네. 조장님.”

 “목소리가 작다!”

 “느엑!! 조장님!!”

 “가자!”

 

 시영이 이끄는 팔라딘들은 그렁거리며 휘몰아치는 구름을 향해 나아갔다.

 그렁거리는 천둥소리에 기괴한 짐승의 포효 소리가 섞여 있는 듯 했다.

 구름에 스며든 검은 공간에서 보랏빛 빗줄기가 연거푸 쏟아지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엑!]

 

 적잖이 괸 보랏빛 웅덩이에서 사탄이 솟아올랐다.

 귀를 긁는 소리가 듣는 이들의 신경을 자극시켰다.

 모두가 그 소리에 찡그렸다.

 

 “공격!!”

 

 시영은 빠르게 사탄의 앞을 향해 뛰어 갔다.

 그녀가 주먹을 힘껏 쥐자 그녀의 글러브에서 백색 빛이 발광하였다.

 시영이 눈앞의 사탄에게 펀치를 날렸다.

 

 [퍽! 파스스스…]

 

 사탄의 검은 몸뚱아리에 붙어있던 머리가 소멸되면서 보랏빛 연기를 내뿜었다.

 바벨을 들고 있는 근수가 그 옆을 지나치며 뒤이어 나오는 사탄의 머리를 터뜨렸다.

 시영과 근수는 속속들이 튀어나오는 사탄들을 무차별 적으로 공격하며 소멸시켰다.

 

 [치직! 치직! 시영 조장님? 응답 바랍니다. 여기는 도미니언. 시영 조장님 응답바랍니다.]

 

 정신없이 사탄을 몰아붙이는 시영에게 무전이 흘러나왔다.

 시영은 귀에 걸려 있는 인이어 버튼을 눌렀다.

 

 “무슨 일입니까?”

 

 [어서.. 퇴로를 확보하고 물러서시길 바랍니다.]

 

 레빗급 사탄을 때려잡던 시영의 움직임이 순간 멈췄다.

 

 “무슨 말입니까?! 물러서라니요!!”

 

 [키야아악!]

 

 방심한 틈을 타 임팔라급 사탄이 시영에게 돌진했다.

 

 [촤라라라락!]

 

 형빈의 청룡언월도 같은 빗자루가 백색 빛을 발광하며 사탄의 몸을 쓸어내렸다.

 

 “조장님 큰일 날 뻔 했잖아요!”

 “고마워 형빈!”

 

 시영과 형빈은 다시 눈앞의 사탄을 상대해 나갔다.

 

 “물러서라니 무슨 말입니까?! 저희는 경기지부 단장님께 인접 지역 팔라딘들의 지원요청까지 해 둔 상황입니다.”

 

 [현재 경기 남부 지역에 크고 작은 사탄들의 출몰이 감지되었어요. 아마 지원은 힘들 것 같다는 것이 도미니언의 입장입니다. 그리고 현재 안산에 출몰한 사탄의 출몰 농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오파님 사탄 관측소에서 베어급 사탄들이 대거 출현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혀왔어요.

 그렇기에 시영님 속한 팀은 현장에서 퇴각 하여 사탄의 움직임을 정찰하고, 서울 지부 팔라딘들이 도착하면 그들과 합류하여 사탄을 토벌하는 것이 저희의 판단입니다.]

 

 시영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시영은 눈앞의 사탄을 소멸 시키며 말을 이어갔다.

 

 “물러설 수 없습니다. 우리가 다른 팔라딘들의 합류를 기다리는 동안 수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을지 몰라요. 차라리 그들이 도착할 동안 최대한 많은 수의 사탄들을 제압하겠습니다.”

 

 [백 민기 단장이다. 시영아…]

 “네 단장님…”

 

 낯익은 목소리. 시영의 직속 상관이었다.

 

 [명령이다. 조원들 데리고 퇴각해.]

 

 시영은 고민했다. 그 사이 사탄들은 시영의 팀원들을 압박해가며 주위를 포위했다.

 시영은 맞서 싸우고 있는 조원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결심을 내렸는지 무전을 이어갔다.

 

 “알겠습니다.”

 

 시영은 글러브를 다시 다잡았다.

 

 “도미니언에서 퇴각 명령이 떨어졌다!”

 

 철우가 들고 있던 우산이 검은색 빛을 뿜어내며 사탄의 가슴에 구멍을 내었다.

 시영과 가장 근접해 있던 철우가 시영의 목소리에 시선은 앞으로 귀는 뒤로한 채 말문을 열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퇴각이라니?!”

 “곧 베어급 사탄들이 대거 침투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들 퇴각 준비!”

 

 판수 영감이 사탄들을 향해 지팡이를 땅에 내리꽂았다.

 그러자 검은 빛줄기가 땅으로 스며들며 달려오는 사탄들을 향해 뻗어 나갔다.

 사탄들은 검은 빛줄기에 몸이 감겨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그 사이 근수와 형빈이 움직임이 멈춘 사탄들을 소멸시켜나갔다.

 

 폭풍이 몰아닥치기 전의 고요함처럼.

 전장은 잠시 고요함이 찾아왔다. 조원들은 시영의 근처로 모였다.

 

 “지금 퇴각하면 시민들의 피해가 만만치 않을 텐데요?!”

 형빈이 말했다.

 

 “조장님 전투지역 인근에 아드님 학교도 있어요. 퇴각하면 몰살당할게 뻔합니다.”

 근수가 말했다.

 

 “상부의 명령이야. 그리고 퇴각하여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지금으로썬 최선의 전략이다.”

 

 시영은 체념한 듯 눈을 감았다.

 

 [크아아아아아!!]

 

 고요한 적막을 깨는 사탄의 포효가 들려왔다. 긴박함을 알리는 경고음처럼 들려왔다.

 

 “시간 없어 빨리 차로 이동 한다 실시!”

 

 시영과 조원들은 타고 왔던 승합차로 달려 나갔다. 하나 둘 승합차에 몸을 실었다.

 마지막으로 시영만 탑승하면 퇴각은 순조롭게 진행 될 것이다.

 하지만 시영은 탑승하지 않았다.

 

 “너희들 먼저가. 내가 이곳을 최대한 방어할 테니 다른 팔라딘들과 합류한 뒤 후일을 도모해라.”

 

 시영은 자신의 말만 냅다 던지며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적들에게 달려갔다.

 시영의 앞에 선 적들은 모두가 거대했다.

 그들의 싸늘한 공격이 시영을 압도했지만, 시영은 굴하지 않고 그들의 공격을 피하며 앞으로 돌진했다.

 

 서너 마리의 커다란 사탄의 무릎에 일격을 가하며 그들의 중심을 무너뜨렸다.

 넘어진 사탄들의 얼굴에 광휘의 펀치를 꽂았다.

 

 찰나의 순간.

 임팔라급 사탄이 빠르게 돌진하여 시영의 얼굴에 서슬 퍼런 손톱을 휘둘렀다.

 하지만 손톱은 시영의 얼굴에 닿지 못했다.

 시영은 뒤를 돌아보았다.

 

 “영감님!”

 

 판수 영감이 자신의 지팡이로 사탄의 움직임을 봉쇄했던 것이었다.

 근수와 철우, 형빈이 합류하여 눈앞의 사탄들에게 일격을 가했다.

 

 “왜 돌아왔어! 죽고 싶은 거야?!”

 

 시영은 조원들을 다그쳤다.

 하지만 그들의 눈엔 결의가 담겨있었다.

 

 “조장님. 왜 혼자 모든 걸 짊어지려고 합니까? 우리의 뒤엔 당신의 아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가족들도 함께 지요. 우리가 물러섬은 모두가 위태로워짐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최대한 많은 수의 사탄을 처리하고, 최대한 오래 버티는 것이 등 뒤의 가족들을 살릴 길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영감님…”

 

 시영은 마음을 다시 다잡았다. 그러는 사이 거대한 베어급 사탄들은 시영의 팀 앞에 삼삼오오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눈앞의 적들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나갔다.

 

 ***

 인간과 사탄 간의 처절한 전투가 벌어졌다.

 하지만 인간은 지치는 존재이며 사탄은 지치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팔라딘에 의해 공격 당하면 다시 새로운 사탄들이 팔라딘들을 공격했다.

 

 “형빈아!!”

 

 보랏빛 이글거리는 사탄 한 마리가 형빈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형빈과 거리가 가깝던 근수가 형빈을 붙잡고 있던 사탄을 향해 바벨을 있는 힘껏 던졌다.

 원형의 바벨은 사탄의 허리춤을 반으로 가르며 날아갔다.

 

 “저…런…”

 

 판수 영감이 낙담하듯 고개를 떨구었다. 시영이 외쳤다.

 

 “근수! 당장 바벨 잡아!! 나머지는 근수를 엄호한다! 형빈! 정신 차리고 무기 들어!!”

 

 근수는 바벨이 향한 곳으로 뛰어갔다.

 형빈은 자신의 목을 쓰다듬으며 떨어진 빗자루를 다시 쥐었다.

 시형은 마주하던 사탄 하나를 쓰러뜨린 뒤 근수를 향해 뛰어갔다.

 찰나의 순간.

 서너 마리의 사탄이 행동을 개시했다.

 서너 마리 사탄은 아쉽게도 판수 영감에게 묶여 움직임을 봉쇄당했다.

 

 [크아아아아!]

 

 움직임을 봉쇄당한 사탄 중 하나가 괴성을 질렀다.

 괴성에 부름을 받은 사탄들 중 하나가 판수 영감을 향해 뛰어갔다.

 나머지 세 마리는 근수와 형빈. 그리고 시영의 뒤를 쫒았다.

 판수영감을 향하던 사탄을 발견한 철우는 방향을 바꾸어 판수 영감에게 달려갔다.

 

 사탄의 손이 판수 영감을 덮치려는 찰나.

 간발의 차로 판수 영감에게 도착한 철우가 우산을 펼쳐 들었다.

 그 순간 검은 빛이 발산하여 사탄을 튕겨냈다.

 튕겨져 나간 사탄은 몸을 다시 일으켜 철우와 판수 영감에게 달려들었다.

 우산의 검은 빛이 사탄의 공격을 받아내었다.

 사탄은 약이 올랐는지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었다.

 철우는 힘겹게 버텨내고 있었다.

 그사이 근수는 자신의 바벨을 집어 들었다.

 세 마리의 사탄과 시영, 형빈, 근수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최악이다. 다들 정신 똑바로 차려! 빠르게 처리하고 철우랑 판수영감님을 돕는다!”

 

 시영은 눈앞의 사탄에게 달려들었다.

 사탄이 휘두르는 공격을 좌우로 피해가며 근접해갔다.

 시영의 펀치가 사탄의 복부를 가격하였다.

 곧바로 사탄의 오른쪽 무릎을 가격하여 중심을 무너뜨렸고, 사탄의 안면이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가차 없이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렸다.

 

 [펑!]

 

 사탄은 보랏빛 연기를 뿜어내며 소멸되었다.

 시영은 주변을 돌아보며 근수와 형빈의 상황을 살폈다.

 근수의 복부에 사탄의 손톱이 관통되어 있었다.

 

 “근수야!!”

 “오지 마요! 제가… 쿨럭! 붙잡고 잇을 테니… 형빈이부터…”

 

 근수는 자신의 몸을 뚫은 사탄의 손을 있는 힘껏 붙잡고 있었다.

 사탄은 또 다른 손으로 근수의 목을 졸랐다. 망설일 여유가 없었다.

 시영은 고전하는 형빈에게 달려갔다. 빗자루가 내뿜는 빛은 도그급 사탄들을 단번에 무찔렀지만 임팔라급 사탄들을 단번에 베어내기엔 그 힘이 모자랐다.

 

 형빈은 이미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다.

 달려드는 사탄들을 겨우 상대하며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베어급 사탄이 형빈의 목덜미를 붙잡았다.

 동시에 시영의 펀치가 사탄의 관절을 관통하여 중심을 무너뜨렸고, 곧장 머리를 내려치며 단번에 사탄을 무찔렀다.

 사탄의 손아귀에 벗어난 형빈은 다리가 풀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럴 시간 없어!! 정신 차려!!”

 

 시영은 바로 옆 근수에게 달려갔다.

 근수의 영혼은 이미 사탄에게 잡아먹힌 뒤였다.

 근수는 영혼을 잃었지만 그의 육체는 사탄의 손을 움켜쥔 채 놔주질 않았다.

 시영은 곧장 달려가 사탄의 머리를 향해 분노의 주먹을 휘둘렀다.

 

 [펑!!]

 

 주먹 한 방에 사탄의 머리는 풍선 터지듯 터져버렸다.

 사탄이 연기처럼 사라지자 영혼 잃은 근수의 몸은 바닥으로 쓰러졌다.

 시영에겐 슬퍼할 시간이 없었다.

 철우와 판수영감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뒤늦게 합류한 형빈이 철우를 공격하는 사탄에게 빗자루를 휘둘렀다.

 베어급 사탄에겐 생채기만 날 뿐.

 그 상처가 깊지 않았다.

 형빈의 두려움이 망설임이, 공포심이 그의 힘을 억누르는 것 같았다.

 벨 수 있지만 벨 수 없었다.

 

 “최악이다.”

 “조장님… 오래 버티기 힘듭니다…”

 

 판수 영감의 온몸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시영은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네 마리의 사탄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무언가 결단이 선 듯. 시영은 별안간 무릎을 꿇었다.

 

 “제 목숨을 바칩니다. 신이시여 그대의 힘을, 천사의 힘을 빌려 주소서. 세상에 나타난 사탄을 멸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시영은 온 마음을 다하여 두 주먹을 모아 신께 기도했다.

 

 “아… 조장님…”

 

 판수 영감은 조장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다.

 시영은 의식을 잃은 듯 모으고 있던 두 손을 땅 아래로 떨구었다.

 그렇게 시영은 의식을 잃었다다.

 그리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글러브를 벗어 바닥 아래로 떨어뜨렸다. 재킷을 벗어 던졌다.

 그녀의 몸이 백색의 빛으로 발광 하고 있었다.

 

 판수 영감은 시영의 상태를 알고 있었다.

 사탄과의 전쟁 중 자신의 상사들이 최후의 선택을 했던 순간을.

 천사와 악마와의 계약 중 최선이자 최악의 선택.

 영혼의 희생으로 신의 힘을 빌려오는 것.

 현신이었다.

 

 “그렇게 지켜내고 싶었던 겁니까… 아드님을…”

 

 시영은 이미 시영이 아니었다.

 시영의 글러브에 깃들어 있던 천사가 그녀의 몸과 일체가 된 것이었다.

 

 시영의 자신에게 휘두르는 사탄들의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그와 동시에 그들의 팔을 타격하여 부러뜨렸고, 그들의 가슴과 머리를 내리치며 가루로 만들었다.

 더 이상 판수 영감의 능력은 무의미 했다.

 판수 영감은 힘을 풀고 철우와 형빈이 상대하고 있는 사탄에게 능력을 사용하였다.

 

 움직임이 봉쇄당한 사탄은 철우와 형빈에 의해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그 사이 시영은 눈앞의 사탄들을 모두 무찔렀다.

 

 “조장님! 정말 대단합니다. 그 많은 사탄들을 혼자서 처리하시다니! 찐 영웅 같았어요!”

 “………”

 

 시영은 아무 말 없이 제자리에 서있었다.

 

 “조장님?”

 

 형빈이 시영에게 다가가려 하자 판수 영감이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

 

 “너희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는 것일 게야.”

 “뭘요?”

 

 철우는 알아들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판수 영감을 바라보았다.

 판수 영감은 시영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문을 열었다.

 

 “영혼의 희생. 신념이 강한 사람들만이 발현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최후의 선택.”

 

 철우와 형빈은 팔라딘에 입단하고 사탄전쟁에 대한 자료를 공부하면서 들었던 내용을 떠올렸다.

 철우는 고개를 숙이며 묵념을, 형빈은 차오른 슬픔을 억누르지 못한 채 눈물을 흘렸다.

 

 그때였다.

 

 [쉬이이이익!!]

 

 보랏빛을 내뿜는 줄기 하나가 빠르게 날아와 시영을 붙잡았다.

 판수 영감과 철우, 형빈은 일제히 줄기가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인간이었다.

 

 “역시… 역시… 숨어있던 보람이 있었어. 캬하하하!”

 

 검은색 정장, 백색의 피부, 보랏빛 번뜩이는 눈빛.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하나가 들고 있는 채찍을 사용하여 시영을 붙잡은 채 사악한 미소를 띄고 있었다.

 

 “너 뭐야 이 새끼야!”

 

 철우는 소리치며 그에게 달려갔다.

 그와 근접했을 즈음, 땅을 박차며 훌쩍 뛰어 올라 들고 있던 우산을 휘둘렀다.

 남자는 가볍게 우산을 쳐내며 철우의 목을 움켜쥐었다.

 

 “커헉!”

 “도망이라도 갔으면 목숨이라도 부지했을 텐데. 쯧쯧…”

 

 철우의 몸이 축 늘어졌다. 형빈과 판수는 움직일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에게 느껴지는 공포와 두려움이 둘이 움직일 수 없도록 붙잡아 두는 것 같았다.

 

 “누구냐.”

 

 판수 영감은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며 겨우 입을 열었다.

 남자는 사악한 미소를 띠며 판수 영감을 바라보았다.

 

 “나? 사탄! 킥킥킥킥.”

 “말도 안 돼…”

 

 판수영감과 형빈의 무기가 떨고 있었다.

 그 떨림이 분노인지 두려움인지 알 수 없었다.

 

 “크크크크큭. 안타깝게도 사실이야 영감. 천사의 영혼이 필요했었는데 이렇게 나타났네.”

 “그게 무슨…”

 “영감. 세상은 다시 뒤집힐 거야. 기대해도 좋아.”

 

 남자의 사악한 미소와 함께 보랏빛 채찍은 시영의 몸을 옥죄었다.

 

 “크아아아악!!”

 

 시영의 비명과 함께 백색의 빛이 하늘로 뿜어져 나왔다.

 동시에 시영의 하늘이 찢어지며 그 빛을 흡수했다.

 판수는 남자가 방심했다 판단하여 검은 빛줄기를 그에게 침투시켜 그의 몸을 휘감았다.

 사람에게 통하지 않는 능력이 그에게 통했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확신이 된 순간이었다.

 

 “형빈아 지금이야!”

 

 형빈은 판수 영감의 외침에 빗자루를 들어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남자의 사악한 미소는 계속되었다.

 백색의 빛을 머금은 빗자루는 남자를 베어내지 못했다.

 

 “이렇게 마음이 물러서야… 쯧쯧. 한 번 더 봐줄 테니 그냥 도망가렴.”

 “으아아아!!”

 

 형빈은 남자의 얼굴을 향해 다시 한 번 빗자루를 휘둘렀다.

 남자는 슬쩍 피하더니 형빈의 손을 붙잡곤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판수 영감의 검은 빛줄기가 남자를 붙잡기엔 무력했다.

 절망이었다.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었는데 안타깝구나. 어린 영혼이여. 벌레처럼 사라지렴.”

 

 남자는 시영을 옥죄고 있던 채찍을 풀더니 형빈을 향해 빠르게 내리쳤다.

 

 “크헉!!”

 

 형빈은 피를 토하더니 정신을 잃었다. 그의 영혼이 남자의 채찍에 스며들었다.

 

 “다음 생은 사탄으로 태어나렴. 키키키킥.”

 “아……”

 

 판수 영감은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자신의 무력함이 한스러웠다. 판수영감은 시영이 했던 방법처럼 두 손을 모았다.

 

 “신이시여. 제 목숨을 바칩니다. 눈앞의 사탄을 멸할 수 있는 힘을 제게 주소서.”

 

 판수 영감은 간절했다. 하지만 시영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절망스러웠다.

 

 “푸하하하하!! 신이 영감을 버린 것 같군. 이거 불쌍해서 못 봐주겠네. 키킥. 천사 한 마리 악마 한 마리 잡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아쉽네!”

 

 판수 영감은 아랑곳 하지 않고 기도했다.

 자신이 왜 안 되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지만 그 이유를 떠올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영감은 죽고 싶지 않았다. 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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