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격렬한 섹스가 지나가고 미령이 옷 대신 성현 남방을 걸쳤다. 성
현이 담배를 물고 그런 미령을 보며 미소 지었다.
"안가도 돼?"
"날 쫓지 않을 거라면....."
"장 회장하고 이혼이라도 할 거야?"
"이혼? 난 그런 생각한 적 없어..."
"그럼 왜 날 찾아왔어?"
"친구잖아..... 그리우면 만날 수 있는 게 친구 아냐..."
"친구라....."
성현이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구겨넣고 미령을 침대에 쓰러뜨리고 목덜미
에 키스했다. 미령은 모든 걸 맡기듯 눈을 감았다.
"장 회장 곧 소환될거야...."
속삭이듯 미령 귓속에 불어넣었다.
미령이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소환이라니...."
성현을 밀치고 바로 앉았다.
성현이 입맛이 달아난 듯 재떨이를 가져와 침을 길게 뱉았다.
"죄를 졌으면... 벌을 받아야지....."
"죄....?"
피식 웃고 미령의 뽀얀 허벅지를 매만졌다.
//......... 검찰은 금주내로 장원길 삼정그룹 회장을 주가조작 혐의로
소환키로 했습니다. 서울지검 특수 1부 이봉길 부장검사는 이 사건을 삼
정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재벌그룹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최근 몇 몇 기업 가운데............//
//......... 삼정은 나노반도체 실험 성공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
서 자사 주식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에 검
찰은 장원길 회장을 소환해 자세한 내막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소환 날
짜는 빠르면.........//
//.......... 이번 사건은 삼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에도 나쁜 파장
을 안겨다 줄 것으로 생각됐습니다. 삼정그룹은 대내외 신뢰도와 기업 경
영에도 위협을 받게 되었습니다.......//
여러 채널을 돌려도 TV뉴스는 같은 말만 반복했다. 원길이 착찹하게 리모
콘 전원을 눌렀다.
삼정은 결국 이렇게 끝나는 구나.....
원길은 서랍에서 약병을 찾아 손에 털어냈다. 수북히 쌓인 알약을 입 속
에 쏟아넣고 삼켰다. 남 비서가 불쌍히 내려봤다. 전보다 야윈 원길이 안
스러웠다. 제대로 씻지 못해 턱에는 까끌까끌한 수염이 자라나고 머리도
드문드문 희어갔다.
"회장님. 검찰 소환을 받아드리 실 겁니까?"
"내가 말하지 않았나.... 난 어디에도 도망치지 않겠다고....."
똑똑... 여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여사님께서 찾아오셨는데요..."
남비서가 원길을 봤다. 원길이 갈등하다 애써 미소 짓었다.
"오늘마저 만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겠지.... 기다려 달라고 말해...."
여비서가 깍듯이 고개를 숙이고 나갔다.
미령이 초조하게 여비서를 기다렸다.
오늘은 꼭 만나야 돼.....
"잠시 기다리시랍니다...."
"네. 그럴게요..."
기뻐 눈물이 맺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