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자인이야기
작가 : 냉모밀
작품등록일 : 2019.11.9

먼 옛날 존재했던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두 신수.
이제는 잊혀진 두 신수의 봉인이 깨어지고, 거기에 휘말린 소녀는 잃어버린 친구의 몸과,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할 그 때, 그 곳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긴 여로를 꾹 참고 나아간다.
눈치채지 못했던 비밀들의 끝에서 결국, 그녀는 모든 걸 되찾을 수 있을까.

 
7화
작성일 : 19-11-10 18:34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422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그렇게 상어처럼 위험해 보이는 것들이 지나갈 땐 바짝 몸을 웅크려 지나 보내며 나아가던 자인과 지헨은 지금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이 막힌 상태였다.

 

 “여… 여길 기어 올라가야 하는 거야?”

 

 “….”

 

 두 사람의 눈 앞에 있는 건 거대한 돌 무더기였다.

 

 돌 무더기란 표현이 정확한 지도 모르겠다. 아마 밖에 나가서 보면 분명 섬일 텐데, 이 울퉁불퉁한 화산암의 집합체는 두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헨. 거북이는?”

 

 “일단 이 위로 올라섰던 것 까진 확인했는데….”

 

 “거북이는 땅에선 엄청 느리잖아. 좋아. 그럼 여기만 올라가면 목표 달성이야…!”

 

 문제는 어떻게 올라가느냐 하는 것이었다.

 

 눈 앞에 펼쳐진 섬의 뿌리는 마치 팽이처럼 바닥 부분으로 갈수록 얇아지는 형태로 생겨있어서, 매달려가기에도 곤란한 것이었다.

 

 “음… 자인. 발 부분의 공간만 원래대로 되돌려서 뛰면 높게 뜰 수 있지 않을까?”

 

 “아까 뛰어보니까 머리 부분이 막힌 듯한 느낌이 들던데… 발 부분을 그렇게 하면 되는 거야?”

 

 “……미안. 솔직히 나도 정확히 말을 못하겠어. 물속에 관한 건 나도 잘 몰라서….”

 

 “게다가, 발 부분만 지우려다가 전체가 지워지면 어떡해? 그럼 난… 그대로… 우우.”

 

 매달려 가는 게 힘들다면 어떻게든 능력을 이용해야 할 텐데, 두 사람 다 능숙하다곤 할 수 없었기에 그저 가만히 머리를 감싸 쥘 뿐이었다.

 

 이러는 동안에도 거북이는 어딘가에 나아가고 있겠지.

 

 다급함을 느낀 자인이 덥석 돌에 매달려 올라가보려 하지만, 당연하게도 바닥에 천천히 떨어져 내릴 뿐이었다.

 

 “으, 시간이 없는데…! 지헨. 뭔가 능력을 활용할 수단없어?”

 

 “새, 생각해보고는 있는데….”

 

 “으음~”

 

 뭔가가 없을까, 하고 자인이 주변을 둘러보던 때였다.

 

 “……지헨.”

 

 “응?”

 

 “나, 아무래도 좋은 생각이 떠오른 것 같아.”

 

 자인의 계획을 들은 지헨은 그럴싸하다며 곧바로 함께 실행하기로 했다.

 

 

 ◆

 

 

 “우, 우와아아아앗! 이거 재밌어, 재밌어 지헨!”

 

 “그, 그래… 자인. 새삼스럽지만 난 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

 

 온 몸이 흔들리고 풍경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어느 큰 물고기의 등에 힘껏 매달린 자인이 보는 시야였다.

 

 “우와앗! 하하! 지헨도 같이 타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 난 전력으로 사양할게. 그보다 자인. 능력에 집중해야 하는 거 잊지마!”

 

 “알고 있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잽싼 물고기의 등에 올라탈 수 있었는가.

 

 능력은 한번에 한가지만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숙련도는 필요하지만 동시에 여러 개를 발현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고, 자인은 주변에 헤엄쳐 다니던 물고기 중 하나의 주변 공간을 조작하여, 물고기가 사방이 막혔다고 판단하게 만들어 진행방향을 조작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손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온 물고기에 지헨이 능력을 사용하고, 그 덕분에 자인은 손쉽게 물고기의 등에 올라탈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거기서 끝난 건 아니다. 등에 올라탔더니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도 곤란했기에, 자인은 아까 썼던 능력으로 물고기의 진행 방향을 억지로 이끌고 있었다.

 

 처음 바다에 뛰어들기 전 사용했던 능력의 효과로 나타난 녹색의 빛은, 물고기의 부피에 눌린 듯 자인의 몸에 바짝 닿아있었다.

 

 “얼마 안 남았어! 위로! 그렇지!”

 

 뭐가 어찌됐든 자인의 센스가 굉장히 뛰어나다는 것은 틀림없었다.

 생전 처음 해보는 것임에도 몇 시간도 채 안돼서 여러가지를 터득했고, 능숙하게 다루고 있으니 말이다.

 

 “…앗! 자인!!”

 

 하지만 모든 게 다 그리 순탄하게 되진 않는단 걸까.

 

 훌륭하게 해내고 있는 자인을 보며 완전히 맘을 놓았던 지헨이 놀라 외치고, 옆을 바라본 자인은 바로 지척에서 맹렬히 돌진해오는 상어의 입 속을 마주하게 되었다.

 

 어느 틈에 이렇게까지 다가온 걸까.

 

 “자인!!”

 

 하루 사이에 몇 번째 느끼는지 모를 심장이 무겁게 쿵 떨어지는 감각.

 지헨의 외침에 가까스로 놀란 심장을 붙잡으며 자인은 바짝 정면만을 노려봤다.

 

 코 앞까지 다가온 수면 너머로 찬란한 햇살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자인은 집중해서 물고기의 등에서 몸을 일으켰고,

 

 “…이야아아앗!!”

 

 황금빛 햇살을 목표삼아, 그대로 뛰어올라 수면 건너편으로 몸을 내던졌다.

 

 “…푸하아! 후우우….”

 

 그저 감각의 문제일까. 아니면 본능일까.

 수면 밖으로 나오자마자 자인은 크게 숨을 들이쉬며, 엉금엉금 기어서 땅 안쪽으로 조금 더 자리를 옮겼다.

 

 어느새 다가온 지헨이, 자인에게 고생했다며 위로를 건네고 있었다.

 

 “…지헨도 정말 고생했어. 마지막에 지헨이 없었다면 아마 상어밥이 됐을 거야.”

 

 찰나의 순간에 지헨이 급히 능력을 발동시키지 않았다면, 자인의 움직임 따위보단 상어 쪽이 훨씬 빠르게 목표를 달성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구사일생의 위기에서 살아 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렇게 숨을 고르던 자인이 돌연 작게 웃기 시작하고, 그걸 의아해한 지헨에게 돌아온 대답은 참 자인답단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게, 어쩐지 엄청난 대모험을 펼친 것 같잖아? 세상에 누가 바닷속을 걸어서 돌아다니고, 상어에게 잡아 먹힐 위기를 경험해 보겠어? 물고기 등도 타보고 말이야.”

 

 돌아가면 마을 사람들에게 잔뜩 자랑해 줘야지! 하고 희망찬 말을 밝게 웃으며 떠드는 자인을 보며, 지헨도 조용히 웃었던 것이다.

 

 

 ◆

 

 

 두 사람은 무사히 디루인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커다란 섬이어서 엉금엉금 기어가던 거북이를 금새 따라잡을 수 있었고, 놀랍게도 주변에 녹색빛의 ‘공간이 새겨진 수정’도 함께 있었던 것이다.

 

 두 개의 수정을 회수한 자인은, 다른 수정과 구분을 위해 옷 속 깊숙이 갈무리해뒀던 또다른 수정, 즉 동굴에서 찾은 수정 이외에 또 크라툴에게 따로 받았던 수정을 이용하여 디루인으로 돌아왔다.

 

 요약하자면, 현재 총합 세 쌍의 수정을 얻은 것이다.

 

 디루인으로 이어지는 차원문을 만드는 수정과, 바다로 이어지는 수정. 그리고 방금 찾아낸 아직은 어디로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수정 한 쌍이었다.

 

 “잘했어. 다른 세상에 다녀온 기분은 어때?”

 

 “응. 최고였어! 정말 재밌었어! 크라툴도 함께 갔으면 좋았을 텐데!”

 

 마치 겉치레를 하듯 무덤덤하게 건넸던 말에 그런 반응이 돌아오자, 크라툴은 새로 받은 수정을 보다 말고 눈을 깜빡이며 자인을 쳐다보았다.

 

 “…뭐 됐어. 잠깐 쉬고 있어. 이걸로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차원문을 열 테니까.”

 

 “응. 알았어!”

 

 아직 들뜬 마음이 남아있는 거겠지. 자인은 지헨과 함께 디루인 밖으로 사라졌다.

 

 “….”

 

 “난 이곳을 떠나지 않아.”

 

 “여길 내버려두고, 다른 세상은 가지 않아….”

 

 두 사람이 사라지자마자 어두운 정적에 감싸인 디루인 내부. 크라툴의 조용한 독백으론 이 곳의 정적을 지워낼 수 없었다….

 

 

 잠시 후, 돌아온 두 사람을 흘끗 보니, 자인의 표정은 들뜬 맘이 식었는지 한층 가라앉아 있었다.

 아마, 바깥의 보랏빛 하늘을 보곤 흥이 사라진 거겠지.

 

 “자인, 괜찮아? 조금 더 쉬는 게 좋지 않을까?”

 

 “으응… 하지만 늦으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할 수 있는 만큼은 더 해보려고.”

 

 변함없이 사이 좋은 두 사람을 잠시 바라보다가, 크라툴은 흥미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버리며 말했다.

 

 “뭐, 그렇게 괜찮다면 바로 다음 세상으로 넘어가도록 해. 이번 세상은 또 어떨지 모르니까 조심하라고.”

 

 “응, 알았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크라툴!”

 

 “…걱정이라고?”

 

 황당한 표정을 지은 크라툴이었지만, 그런 건 전혀 눈치 못 채고 자인은 다음 문으로 넘어갈 준비를 했다.

 

 “그럼, 다녀올게!”

 

 처음과 조금도 변한 점 없이 기운차게 외치며 자인이 떠나가고, 그 빈자리를 잠시 쳐다보던 크라툴이 실소를 흘렸다.

 

 “그래, 걱정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 너희가 사라지면 조금이나마 곤란해질 점이 생기기도 하니까 ….”

 

 그러면서 이전의 동굴 입구로 몸을 돌리는 크라툴의 눈에는, 이미 두 사람에 대한 관심은 완전히 사라져있었다.

 오직, 손안에 든 수정에만 온 정신을 쏟아 붓고 있는 듯한 낌새였다.

 

 무언가 광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질 정도로.

 

 

 ◆

 

 

 “아얏, 엉덩이야….”

 

 차원문을 넘어서자마자 엉덩방아를 찧은 자인의 눈에 들어온 곳은, 기대와는 완전히 어긋난 곳이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각나는 장소가 있었다.

 

 “어… 여기는?”

 

 “…어딘가의 유적 안인 것 같아. 조금, 디루인과 느낌이 비슷하네.”

 

 높은 천장. 캄캄한 내부.

 

 벽의 생김새 같은 게 완전히 달랐기에 디루인과 엄연히 다른 장소란 점만은 분명했지만, 도저히 차분해질 수 없는 분위기만은 똑같게 느껴졌다.

 

 “으~음, 바로 전 세상은 정말 좋았는데. 숲과 바다의 향기도 맡고….”

 

 “어쩔 수 없지. 자, 내가 길을 밝혀줄 테니까 이곳을 탐색해보기로 하자.”

 

 그러면서 지헨이 무언갈 눈치챈 듯 움직임을 멈추고 한마디 덧붙였다.

 

 “그러고보니, 여기도 어쩌면 다른 생물이 살고 있을 수도 있어. 최대한 조용히, 조심하면서 가도록 하자, 자인.”

 

 그 말에 침을 꿀꺽 삼켜 넘기는 자인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2 날이 바뀌기 전의 아쉬운 마지막 화. 2019 / 11 / 10 213 0 2936   
11 11화 2019 / 11 / 10 209 0 5866   
10 10화 2019 / 11 / 10 208 0 4783   
9 9화 2019 / 11 / 10 209 0 4535   
8 8화 2019 / 11 / 10 210 0 5135   
7 7화 2019 / 11 / 10 220 0 4222   
6 6화 2019 / 11 / 10 211 0 5276   
5 5화 2019 / 11 / 10 204 0 4790   
4 4화 2019 / 11 / 10 204 0 5309   
3 3화 2019 / 11 / 9 210 0 4196   
2 2화 2019 / 11 / 9 231 0 5554   
1 1화 2019 / 11 / 9 376 0 349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차원표류자의 살
냉모밀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