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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자인이야기
작가 : 냉모밀
작품등록일 : 2019.11.9

먼 옛날 존재했던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두 신수.
이제는 잊혀진 두 신수의 봉인이 깨어지고, 거기에 휘말린 소녀는 잃어버린 친구의 몸과,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할 그 때, 그 곳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긴 여로를 꾹 참고 나아간다.
눈치채지 못했던 비밀들의 끝에서 결국, 그녀는 모든 걸 되찾을 수 있을까.

 
3화
작성일 : 19-11-09 05:36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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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크게 놀란 두 사람이었지만, 대응은 빠르고, 스스로에게 있어 최선이라 할 만한 것이었다.

 이것이 만약 시험 같은 것이었다면, 나이에 비해 꽤나 침착했다며 칭찬받았을 정도로는.

 

 이렇다 할 무기가 없던 지헨은 허둥대지 않고 팔을 뻗어 자인을 자신의 뒤에 두려고 했다.

 그와 동시에 자인은 활을 쥐고 잽싸게 살을 매겼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마치 말이라도 나눈 듯, 천천히, 조심스럽게 뒷걸음질을 쳤다.

 

 그 상태에서 몇 초 되지도 않아, 눈 앞의 수풀이 커다랗게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다행인 걸지 불행인 걸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거기서 나타난 건 최소한 그들이 상상한 모습만큼은 아니었다.

 

 “…!! 휴, 휴우… 깜짝 놀랐어. 일단 사람은 아니었네.”

 

 “하지만 자인, 굉장히 사나워 보이는 동물이야.”

 

 나타난 것은 누가 봐도 두 사람을 노려보고 있는 맹수였다. 튀어나와있는 커다란 송곳니는 흉악했으며, 몸은 호랑이보다도 날렵해 보였다.

 

 상당히 위험해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을 필요는 더 이상 없었다.

 

 “후우…”

 

 지헨의 뒤에서 들려오는 깊이 숨을 내뱉는 소리. 그것은 단순히 긴장에서 나오는 심호흡 따위가 아니었다. 지헨은 보지 않아도 자인이 지금 뭘 하려는 건지 알 수 있었다.

 

 그 짐작이 맞았단 걸 알려주듯 들려온 건 시위가 당겨지는 소리였고, 그와 동시에 낮게 으르렁거리는 맹수의 한 걸음이 겹친다.

 

 “…….”

 

 거리는 그리 먼 게 아니다. 만에 하나라도 첫 화살이 치명타를 입히지 못한다면, 자신들은 곧바로 맹수에게 덮쳐질 것이다.

 

 허나 사실대로 말하자면, 목이 저절로 침을 넘기고는 있지만 둘 다 거기까지 걱정하진 않고 있었다.

 왜냐면, 이 화살이 제대로 명중할 거라고, 두 사람 모두 당연하다는 듯 믿고 있었으니까.

 

 팅!

 

 시위가 크게 튕겨지는 소리가 들리고, 어느 쪽이 먼저인지 맹수도 포효하며 앞으로 뛰어든다.

 

 얼마나 날렵한 건지 도약 한번에 두 사람이 있는 곳에 다다를 듯 하다. 지헨은 그렇게 자신의 앞으로 아가리를 넓히며 덮쳐오는 맹수와, 그 맹수의 미간에 정확하게 박혀 들어가는 화살을 볼 수 있었다.

 

 그 찰나의 순간이, 마치 시간이 움직이지 않는 듯 느리게 느껴졌다.

 

 “해냈어!”

 

 쿵, 하고 묵직한 소리가 흙먼지를 피워 올리고, 그걸 보고 자인이 회심의 주먹을 쥔다.

 

 “봤어? 봤어 지헨? 내가 무시무시한 맹수를 사냥했어! 내가 잡았다고! 하핫! 최고야! 이걸 보여주면 분명 어른들도 나를 인정해주겠지!?”

 

 “으, 응. 정말 대단해 자인. 덕분에 나도 살았어. 하하, 남자로서 조금 부끄럽기도 하네.”

 

 믿고는 있었지만 조마조마했던 것도 사실.

 아직 심장이 떨리는 지 흔들리는 목소리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지헨 또한 웃음 지었다.

 

 “남자고 여자고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래 맞아, 지헨은 똑똑한 족장으로, 그리고 나는 사냥을 잘하는 족장이 되는 거야! 그럼 나중에 역할도 깔끔하게 나눌 수 있고 좋지 않을까? 어때?”

 

 행복한 미래의 이야기다.

 

 …아니, 행복한 상상, 이라고 하는 게 정확하겠지. 지금같이 위태로운 상황에선.

 

 “자… 잠깐만, 자인…”

 

 “어, 어…?”

 

 분위기가 다시 싸해지는 게 느껴진다.

 

 지헨도 사냥을 딱히 좋아하지 않을 뿐이지, 마을의 다른 어른들과 경험은 다수 있었기에 느낄 수 있었다.

 

 점점 커져가는 수풀을 헤치는 소리. 한두 곳이 아니었다.

 

 “자, 자인. 뒤로…!”

 

 “응…!”

 

 긴장 때문에 몸이 점점 경직되어가지만, 그것을 자각할 여유도 생기지 않았다.

 

 때문에 뒷걸음질로 움직여봤자 그리 큰 거리는 되지 못했고, 결국 수풀을 헤치고 나타난 다수의 맹수 무리와 정면으로 눈을 마주치고 말았다.

 

 하나같이 흉포함에 가득 찬 시선들. 그 앞에서, 어느 정도 경험이 있다곤 하나 어린 아이 둘이 뭘 할 수 있을까.

 

 “큰일이야. 무리로 다니는 녀석이었나 봐…!”

 

 절대 상대할 수 있는 수가 아니다.

 이를 악물던 지헨의 등에 무언가 부딪히는 느낌이 난다. 돌아보니 보이는 건, 아연실색한 자인의 얼굴이었다.

 

 “자인! 진정해, 자인! 괜찮아. 괜찮으니까…! 침착해!”

 

 “어, 어, 응…”

 

 자인의 어깨를 쥐곤 다급하게 지헨이 말하고, 다행이 자인의 눈은 제 색깔을 되찾는다.

 그걸 보고 이어서 지헨이 무언가 말하려 하지만…

 

 “뛰, 뛰어!”

 

 그새를 기다려주지 않고 달려들기 시작하는 맹수 떼들.

 

 처음엔 지헨의 손에 이끌려 위태위태하게 뛰던 자인이 정신을 차리곤 앞서 달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 봐야 숲의 짐승들보다 빠를 수 있겠는가. 그것도 굶주린 맹수들을 상대로.

 

 “어떡해 지헨! 어떡하지!?”

 

 “…수, 숲에서는 가망이 없어!”

 

 “에에잇!!”

 

 주변은 숲의 평지. 설상가상으로 주변 지리조차 모른다.

 도망치는 눈 앞에 보이는 건, 아까까지만 해도 불길하게 느껴졌던 미지의 건축물뿐.

 

 “모르겠다…!”

 

 급히 방향을 꺾으며 담을 지나 동굴같이 어두운 건물의 입구로 쏜살같이 뛰어든다.

 

 두 사람은 전혀 눈치챌 겨를이 없었지만, 맹수들은 두 사람이 담을 지난 그 순간부터 이미 추적을 포기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

 

 결국 건물의 내부에 들어오게 되었다.

 겨우 주변을 살필 생각이 든 건, 쿵쿵 메아리가 퍼지는 두 개의 발소리가 끝났단 걸 알게 됐을 때였다.

 

 입구에서부터 죽 이어진 통로를 지나, 굉장히 넓어 보이는 곳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주변을 보니 한가운데에 뻥 뚫린 천장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다. 깨끗할 정도로 동그란 모양이, 어째선지 하늘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져서, 무심코 고개를 돌려버리게 만들고 있었다.

 

 “…더 이상 안 쫓아오는 걸까?”

 

 “일단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걸 보면…”

 

 일단 당장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라는 정도로 쉽게 안도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그렇게 불길하게 느꼈던 건물 안에 기어이 발을 들이게 돼버린 것이다.

 

 “우와, 뭐야 여기… 봐봐 지헨. 앞 쪽에 다른 문이 여러 개가 있어…”

 

 “…자인. 혹시 들어가보고 싶단 생각하는 중이야…?”

 

 “으음~… 아니. 지헨이 무서워하니까 그만둘래. 그보다, 이건 뭐지?”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곳이었다.

 

 이 탁 트인 곳이 상당히 넓다는 점도 있으니, 이 곳이 건물의 중심부란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 너머에 보이는 여러 개의 문들. 위층과 아래층을 합쳐서 열 개도 넘어 보인다.

 

 대체 어디로 이어지는 걸까… 두 사람이 들어왔던 방향에는 문이 그들이 지나온 것 하나 밖에 없어서, 앞 뒤를 헷갈리게 될 일은 없어 보였지만 굉장히 꺼림칙함이 느껴지는 구조였다.

 

 “안심했어. 정말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거든… 혹시 바깥에 그 맹수들이 아직 남아있을 수 있으니까, 이 곳에서 짧게 시간을 보내고 나가도록 하자. 여기도 혹시 위험한 곳일 지도 모르니까…”

 

 “응. 알았어!”

 

 대답은 하지만 시선은 이미 딴 곳에 가있다. 다행이 자인은 그새 말끔히 정신을 되찾았는지 왕성하게 호기심을 뿜어대는 중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홀로 조용히 웃음지은 뒤, 지헨도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시선을 잡아 끈 건, 이 광장 같아 보이는 곳의 중심쯤에 있는 두 개의 거대한 비석이었다.

 천장에 있는 커다란 구멍. 그 구멍의 이쪽 끝과 저쪽 끝에서 정확히 아래 쪽에 하나씩 위치한 것 같았다.

 

 곧바로 비석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모양도 모양이지만 특이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엄~~~청 커다란 돌인데, 이 커다란 돌 전부에 빽빽하게 글자가 새겨져 있어. 이게 뭐라 적힌 건지 알아, 지헨?”

 

 “으음~ 아니… 나는 처음 보는 글자야. 대체 뭘까. 정말로 엄청 옛날에 만들어진 걸까…? 하지만 그 옛날에 이런 구조물, 이런 비석을 세울 수 있었다니… 이상한데. 혹시 마을의 어르신들이 알고 있으려나...?”

 

 그 말을 멍하니 들으면서,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아무 의미 없이 한 행동을,

 자인은 두고두고, 정말이지 죽고 싶어질 정도로, 목이 찢어져라 울 정도로 후회하게 되지만,

 

 …어찌하랴. 지금의 ‘시간’에선,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을.

 이어진 행동이, 무슨 사태를 초래할지 아무 것도 몰랐던 것을…….

 

 “…어?”

 

 굉장히 이상한 느낌. 몸은 인지를 못하는데, 머리가 지금 건물이 흔들렸다고 인지하기 시작한다.

 

 …무심코, 아무 생각 없이 비석에 갖다 댔던 손은, 아직도 비석에 접하고 있는 채.

 

 그녀가 지헨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 일은 벌어졌다.

 

 “지헤… 꺄아악!?”

 

 번쩍, 하고 눈을 태울 정도로 눈부신 빛이 세상을 뒤덮는다.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려봤던 지헨의 모습은, 이미 머릿속에서 재가 되듯 사라져버렸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한동안 자인은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때문에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의 시간이, 이 공간이, 어느 정도 변해버렸는지를 그녀는 알 수가 없었다.

 

 지헨에게 받았던 목걸이가 어마어마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단 사실도, 마찬가지로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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