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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자인이야기
작가 : 냉모밀
작품등록일 : 2019.11.9

먼 옛날 존재했던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두 신수.
이제는 잊혀진 두 신수의 봉인이 깨어지고, 거기에 휘말린 소녀는 잃어버린 친구의 몸과, 자신이 원래 있어야 할 그 때, 그 곳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긴 여로를 꾹 참고 나아간다.
눈치채지 못했던 비밀들의 끝에서 결국, 그녀는 모든 걸 되찾을 수 있을까.

 
1화
작성일 : 19-11-09 05:05     조회 : 376     추천 : 0     분량 : 3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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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길이로 비유하자면, 그 끝을 찾는 건 불가능할 정도로 아득히 먼 곳에 있는 옛날.

 

 태곳적이라 불러야 할 그 시대, 세상에는 각각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두 신수가 존재했다.

 

 시간을 지배하는 힘을 지닌 신수의 이름은 헤르샤. 마찬가지로 공간의 힘을 지닌 신수의 이름은 베헤르슈였다.

 

 두 신수의 힘은 너무나도 강력하여, 그 존재만으로 하늘과 땅이 찢어지길 반복하여 일대에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없었다.

 

 두 신수가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면 그 곳에 있던 모든 동물들은 도망치기 일수였고,

 

 오랜 시간 그런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한 두 신수는, 세상에 많은 생명이 싹트고 번영하려면 자신들이 없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결국 스스로를 봉인하게 된다.

 

 곧 세상은 안정되어 기후는 맑은 날씨가 이어졌고 땅에는 많은 식물들이 자라났으며, 이윽고 세상엔 생명이 요동치는 소리가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웃음을 되찾은 사람들은 이러한 평온이 계속되길 염원하는 마음에 두 신수를 숭배하기 시작하였고,

 

 기나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두 신수의 이야기는 신화가 되고, 믿지 못할 이야기가 되고, 결국에는 잊혀진 이야기가 되었지만,

 

 두 신수를 숭배했던 마음만큼은 여기 이 곳.

 

 헬릭 산에 사는 두 부족에게 남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

 

 

 태양은 가장 따듯함을 퍼뜨리기 좋은 위치를 잡았고, 바람은 기분 좋게 흘러간다.

 거기 더해 새들의 지저귐 소리를 만끽하면서, 나무 그늘 아래 팔자 좋게 낮잠을 자고 있는 한 여자 아이가 있었다.

 

 커다란 참나무의 나뭇잎 사이로 새들어오는 햇빛을 이불 삼아 냠냠 단잠에 빠져든 지도 오래, 여느 때처럼 잠에서 일어날 때가 왔다는 걸 알려주려 누군가가 다가왔다.

 

 항상 그렇지만, 소녀에겐 그리 썩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자인! 또 여기 있었구나. 어서 일어나렴. 점심 시간이야.”

 

 “…으… 아우우….”

 

 매번 일어날 때도, 잘 때도 듣게 되는 그 목소리에 부스스 몸을 일으킨 소녀 자인은, 어느새 조금 전까지와는 달리 질렸다는 듯 죽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보나마나 또 잔소리를 하겠지.

 

 “빨리 일어나렴. 마을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모여 식사 준비 중인데, 너는 언제가 돼야 스스로 도우러 나설 생각이니? 너도 이제 열두 살이야. 삼 년 뒤면 시집도 가야하고, 그럴려면 또…”

 

 “아, 알았어요. 지금 바로 내려갈 테니까, 그럼 됐죠? 엄마.”

 

 탁, 탁. 그 이상은 귀찮다는 듯 간단하게 몸을 털은 채 자인은 엄마보다 앞서 터벅터벅 동산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잠깐만. 얘, 자인! 등이 아직 더럽잖니. 이리 와서 내가…”

 

 “됐어요! 풀 조금 묻은 것 정돈데 그런 걸 가지고 뭐.”

 

 뒤에서 아직 엄마가 뭐라 하는 말이 들려왔지만, 신경쓰지 않고 자인은 그대로 마을을 향해 내려간다.

 분명 뒤에선 엄마가 걱정스런 표정을 짓고 다급한 걸음으로 자신을 쫓고 있겠지만, 자인은 별로 뒤돌아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

 

 

 “뭐야, 자인. 또 어머니께 혼난 거냐? 하하하!”

 

 “어허, 그런 말을 하면 또 삐친다니까. 아까부터 입술이 튀나와있는데 눈치없게.”

 

 “안 삐쳤거든요! 그보다 아저씨. 제 부러진 활은 다 고쳐졌나요?”

 

 “네가 만들었다는 그 휘어진 나무막대기? 그건 고칠 것도 뭣도 없어. 그냥 이 아저씨가 새로 튼튼한 놈으로 만들어뒀으니 그걸 쓰고 놀도록 해라.”

 

 “아싸! 그리고, 저 노는 거 아니에요. 그걸로 커다란 멧돼지를 잡아올 거라고요!”

 

 “하하핫, 이거 참…! 자인. 씩씩한 건 좋지만 너무 위험한 짓은 하지 말거라. 그러면 이 아저씨도 네게 활은 만들어줄 수 없게 되니 말이다.”

 

 로움 부족의 점심 식사 시간.

 

 날씨가 좋을 때에는 마을 광장에서 모든 부족원들이 모여 식사하는 것이 오래 전부터의 전통이었고, 자인은 그 중에서도 유별나게 가족 곁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한 자리를 잡고 고기를 앙 하고 뜯고 있는 중이었다.

 

 자인에게 있어 가족은 오직 엄마 한 명뿐이었지만, 오히려 그 한 명뿐인 엄마 곁을 대놓고 일부러라는 듯 피하는 것도 열두 살 어린애치곤 특이했다.

 

 그 본인은 자신이 어린애란 사실을 결단코 긍정하지 않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크흠… 그러고보니 자인! 내가 저번에 굉장히 커다란 물고기 한 놈을 잡았는데, 그 가시 뼈로 이런 것도 가능하겠구나~ 싶은 게 있지 뭐냐!”

 

 “그게 뭔데요?”

 

 “이 아저씨 손바닥에도 다 안 잡히는 가시 뼈라서 말이다. 이런 걸로 가죽을 꿰매보는 것도 의외로 꽤 재밌…”

 

 “바느질 안 해요.”

 

 무슨 소릴 하려는 건지 곧바로 눈치 챈 자인이 싹둑 하고 단호하게 말을 잘라버렸다.

 

 “그렇게 큰 가시 뼈라면 작살을 만들어 물고기 잡는 데 쓰겠어요. 무기를 가지고 그런 식으로 꼬드겨보려 하신 것 같은데, 그래봤자 바느질 같은 거에 관심 안 가질 거라고요.”

 

 “큼큼… 자인. 여자애건 남자애건 간에 씩씩하다는 건 우리도 좋게 보지만, 너무 엄마 말을 안 듣는 것도 문제 있는 거란다. 네 어머니도 다 널 위해서…”

 

 “아 또! 맨날 같은 소리! 맨날 날 위해서 날 위해서…! 날 위해서인데 왜 내가 싫다는 걸 억지로 시키려 하는 건데요!? 전 집안에 가만히 앉아서 잡일 거리 하기 싫어요. 전요. 저 멀리까지 나가서 숲을 돌아다녀보고 싶고, 커다란 멧돼지도 잡아보고 싶다고요!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긴 싫어요!”

 

 “어… 음… 그래. 그건 몇 년 더 지나서 아저씨들과 함께 해보자꾸나. 그러니까 지금은…”

 

 “됐어요! 활도 그냥 필요 없어요. 내가 다시 만들어서 쓸 테니까!”

 

 정말이지 한치도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 당돌한 태도에 어른들이 다시 한번 당황했다.

 

 로움 부족의 부족원 수는 그리 많다고 할 수준은 되지 못했고, 그렇기에 특히나 아이는 소중하다.

 

 부족 안에 또래의 남자 아이가 없는 자인에게 있어 말이 통하는 상대는 늘 다른 어른 남자들이었으며, 그 어른들은 자인의 씩씩함과 호쾌함을 맘에 들어 하면서도 조금이나마 자인의 관심을 돌려보려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것이다.

 

 자인이 남자 아이였다면 저런 말을 하든 무슨 상관이 있으랴. 하지만 이런 여자 아이는 자신들도 처음이었고, 처음이기에 정확히 어떻게 대해야 아이를 달랠 수 있을 질 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앞서 언급했듯 아이는 소중했기에, 부정적인 영향이 일까봐 강압적인 태도를 갖는 것도 조심스러웠으며 특히 위험한 일에 혼자 나서게 만드는 것도 절대 놔둘 순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인이 직접 만든다는 그 엉성한 활로는 되려 큰 일이 일어날 수 있기에 자인과 대화하던 어른은 그냥 자신의 활을 받으라고 달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즉, 자인이 말에서 어른들을 이겼다고 여기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흥! 밥먹고 나서 바로 아저씨 집 가요. 오늘 바로 써볼게요.”

 

 “자인. 아까도 말했지만 위험한 짓은 하면 안 된다. 정 못 참겠으면 우리와 함께 가도록 해. 네가 너 자신을 어른이라 여긴다면, 이 약속만큼은 지키도록 하거라. 어때. 할 수 있겠어?”

 

 “그건, 으…… 일단 생각해 볼게요. 걱정 마세요. 오늘은 멀리 안 나갈 거니까.”

 

 무턱대고 네! 라고 대답하는 것보단 오히려 저런 거짓 없는 대답이 맘이 놓인다.

 그럼 오늘만큼은 절대 멀리 나가지 말고, 위험한 짓도 하지 말자는 약속까지만 받아내고 다른 어른들은 경직돼있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꽤 오랜만에 인터넷에 글을 올리게 되네요.

 무지막지하게 부족한 글이지만, 조금의 관심이라도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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