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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더럽(The Love)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나, 다른 사람 같이 좋아해도 돼?"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관계와 사랑
그것의 시작, 그리고 그 너머에 관하여.

#대학생 #캠퍼스물 #악의꽃 #섹슈얼리티 #조별과제 #폴리아모리

 
6. 가을이여, 그대 열매가 봄에 피는 시시한 꽃보다 나는 좋다(6)
작성일 : 19-11-07 17:09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6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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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유정교수가 떠나고 해와 둘만 남게 되니 왠지 모르게 힘이 쫙 풀렸다. 긴장을 했던 탓인지 다리도 조금 후들거렸다. 마침 근처에 벤치가 있어 그리로 해를 부축해 데려갔다.

 

  가까이 다가간 벤치 위엔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 두 개가 휑하니 버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침처럼 보이는 묽은 점액질의 액체가 묻어 있었다.

 

  “휴…….”

 

  내가 가까스로 짜증을 참으며 닦을 만한 것을 찾으려 주위를 둘러볼 때였다.

 

  “웅…….”

 

  “허……”

 

  해가 그 위로 풀썩 엎어졌다. 나름 깨끗한 곳에 앉혀놨더니 그새를 못 참고 옆으로 픽 쓰러졌던 것이다.

 

  “야야! 다 묻어 지금!”

 

  컵 안에 들은 잔류물들이 소매 앞섬을 다 물들이고 있었음에도 해는 일어날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자신의 긴 머리카락이 벤치에 묻어있던 온갖 종류의 이물질들을 모조리 닦아냄으로써 거리환경미화에 이바지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새로 생긴 베게가 마음에 든다는 듯 편안한 얼굴로 일회용 컵에다 머리를 대고 있을 뿐이었다.

  심지어 소매 한 쪽엔 침도 조금 묻은 것 같았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광경이었다.

 

  “아…… 푸…….”

 

  “하…… 일단 좀 일어나봐.”

 

  몸이 워낙 무거워져 있던 탓에 잘 일으켜 세워지지도 않았다. 몇 번을 용을 써도 움직일 기미가 보이질 않자, 결국엔 그냥 그대로 놔버리고 말았다. 나도 지쳐 해에게 엎어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고 멍하게 한참을 앉아있으니, 어느 즈음부터 해가 조금씩 부스럭대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교…… 님…….”

 

  “응?”

 

  “교수님……은?”

 

  “아까 가셨지.”

 

  “……힝.”

 

  “일단 머리나 들어봐.”

 

  “……못 움직여…… 나 허리…….”

 

  해가 아프다는 듯 허리를 툭툭 쳤다. 발은 땅에 그대로 두고 상체만 옆으로 넘어간 탓에 장시간 허리가 직각으로 굽어있었던 것이다. 담이 와도 열 번은 올만한 자세였다.

 

  나는 해의 머리에서 그나마 깨끗한 부분에다 손을 짚고는 해의 상체를 천천히 일으켜 세웠다.

 

  “걸을 수 있겠어?”

 

  “……웅, 아니.”

 

  “……그럼 좀 더 앉아있자.”

 

  한밤의 금요일 거리는 온갖 기기괴괴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매정한 회색도시에 대한 분노가 기어이 폭발한 듯 대놓고 전봇대와 주먹다짐을 벌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네 발로 거리를 활보하는 짐승무리들, 달밤의 흥에 취해 목청껏 노랫가락을 읊어대는 황진이들, 공허한 눈을 두리번대며 보이지 않는 안락함을 향해 쓰러질 듯 전진하는 좀비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나도 막 저랬던 건 아니지? 기억이 안나…….”

 

  해가 거리 한복판에서 꺼이꺼이 목 놓아 우는 한 여성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녀는 땅바닥에 떨어진 메론 맛 아이스크림을 두고 비통한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저 정돈 아니야. 네가 막…… 시끄러운 스타일은 아니니까.”

 

  ‘다만 무지막지하게 더러워질 뿐.’

 

  나는 해의 머리카락을 보며 한 차례 몸을 떨었다.

 

  “교수님이…… 혹시 뭐라고 하셨어?”

 

  “별로…… 그냥 잘 데려다 주라고만.”

 

  “힝…… 대화도 많이 못했는데…….”

 

  그러곤 다짜고짜 “교수님 연락처 좀 알려줄 수 있어?” 하며 묻는 것이었다.

 

  “잘 먹었다는 인사라도 드려야 하니까…….”

 

  나는 해의 폰에다 직접 번호를 입력해주었다. 왠지 이렇게 되지 않을까 예상했던 그림이긴 했다. 나를 통해 어떻게든 이유정교수의 연락처를 알아낸 뒤, 따로 연락을 취하려 들 것이라고.

 

  그즈음 이유정교수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사람일이란 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교수님 이름 뒤에 하트도 붙여줘?”

 

  해는 “뭐래……” 하고 말하면서도 딱히 나를 말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장난을 친 건 나였지만 왠지 모르게 착잡해지고 말았다.

 

  우리는 이후 10분가량을 더 머물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해가 그럭저럭 정신을 차린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저 멀리서 떼지어오는 일단의 무리들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저들이 자연보호를 위해 출동한 환경론자들인지, 아니면 문명에 대한 기억을 상실한 워킹데드들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차의 통행을 반대하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대여섯 명의 무리가 겁도 없이 낄낄대며 차선 한복판을 가로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저들의 발걸음이 곧장 우리 쪽을 향해 있었던 탓에, 별 수 없이 몸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의식에 비해 몸이 아직 덜 깨어났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해는 힘겨워했다. 더군다나 우리가 갔던 포장마차는 정문에서도 꽤나 떨어져 있던 곳이라 해의 집이 있는 후문까지는 제법 걸어야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지난번과 동일하게 해의 옆에 착 달라붙어선 해를 끌다시피 하며 걸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해의 머리카락에서 풍겨오는 시큼한 향이 나를 몹시도 괴롭혔으나, 그렇다고 떨어져 걸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해의 걸음은 저 술에 찌든 거리의 좀비들보다도 느리고 위태로워보였으니까. 냄새에, 땀에…… 하여간에 죽을 맛이었다.

 

  다행히 집 부근에 이르러서는 해도 어느 정도 괜찮아졌는지 혼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조심해서 들어가.”

 

  “너도 잘 자고.”

 

  잠깐 들어가 물이라도 마시고 가라 권할 줄 알았는데 해는 그저 무심히 등을 돌릴 뿐이었다. 왠지 조금 섭섭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도 오늘 좋았어! 고마워!”

 

  문득 계단을 오르다 말고 돌아선 해가 그러고 내게 소리쳤다. 내가 한 손을 들어 답례하자 해는 씩 웃은 뒤 건물 안으로 쏙 들어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온몸에 피로가 밀려들었다. 취한 해를 집까지 데려다주는 일은 언제나 그렇듯 고된 일이었다. 나는 침대 위로 쓰러지듯 엎어졌다.

 

  꿈결사이로 해의 마지막 인사가 어렴풋 떠올랐다.

 

  고마워.

 

  해가 내게 해줄 말이라야 결국엔 그냥 ‘고마워’가 다일거란 생각에, 나는 끝끝내 서글퍼지고 말았다.

 

 

  *

 

 

  토요일 오후의 학교는 언제 불타올랐었냐는 듯 조용하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나는 정문부근에 있는 작은 벤치에 앉아 김소혜와 설이누나가 오길 기다렸다. 약속 시간까진 아직 20분이 넘게 남은 상태였다. 바람이라도 쐴 겸 조금 일찍 나왔던 것인데, 생각보다 기다림이 지루해서 당혹스러웠다. 곧이어 있을 만남이 꽤나 기다려졌다는 뜻이려나.

 

  그즈음 저 멀리서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실루엣이 낯이 익다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김소혜였다. 이때 나는 꽤나 당황할 수밖에 없었는데, 둘만의 시간을 위한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날벼락을 맞은 느낌이었다. 설이누나가 정시에 딱 맞춰온다고 했으므로 이대로라면 근 20분가량을 그녀와 단둘이서 있어야 했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어색했던 지난주의 기억이 송곳처럼 머리를 찔러왔다.

 

  나는 김소혜에게 가있던 시선을 살포시 옆으로 돌렸다. 그녀가 날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가까이 다가올 때까진 모른 체 할 셈이었다. 저 멀리 걸어오는 어색한 사이의 여성에게 도대체 어느 시점에, 어떠한 방식으로 인사를 해야 할지 도통 감이 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불편한 상태에서의 기다림이 얼마간 지속되었다.

 

  잠시 후, 도착할 때가 넘은 것 같은데도 아무런 기척이 없자 나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전방시야를 확인해보았다.

 

  “어?”

 

  돌아본 그곳에 김소혜는 없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리로 다가오고 있던 그녀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설마 나를 보고 피한 건가?’

 

  그 생각이 들자마자 아이러니하게도 머리가 띵할 정도의 충격과 함께 깊은 좌절감이 밀려들었다. 물론 나 역시 고개를 돌린 것은 사실이나, 그건 먼 거리에서의 인사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지 그녀를 피하고자 한 게 아니었다. 적어도 멈칫하여 발길을 돌릴 정도는 아니었던 것이다. 나름 그녀를 위해 신경을 쓴다고 쓴 부분들도 있었는데, 어느새 이렇듯 기피의 대상이 되어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의 잘못이라곤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조금 원망스럽단 생각마저 들었다.

 

  착잡해진 마음으로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순간 맞은편 상점의 유리창너머로 김소혜의 얼굴이 살짝 비쳤다 사라지는 게 보였다.

 

  ‘어…… 서점!’

 

  김소혜의 모습이 포착된 곳은 얼마 전에 새로 생긴 자그마한 서점이었다.

 

  서점은 내가 어릴 적부터 놀이터삼아 가곤 했던 공간이었다. 김소혜를 찾던 중 우연찮게 시선이 간 것이었으나 그 존재를 의식한 순간, 이상하게도 김소혜보다 서점 자체에 더 눈길이 갔다.

 

  ‘아, 구경 가고 싶다…….’

 

  어째서 미리 의식하지 못했던 걸까. 바깥에서 지루함을 참고 있었던 게 의아해질 정도로 서점은 가까이에 있었고(심지어 거기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내 덜떨어진 주의력이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국 또 김소혜였다. 서점이 눈에 들어온 순간부터 구경하고픈 욕망이 넘실대기 시작했으나 그녀가 있다고 생각하니 쉽게 발이 떼어지질 않았다. 그녀가 나를 보고 그리로 피신했을 가능성이 큰데다, 혹 그렇지 않더라도 쌓인 책들만큼이나 두툼한 어색함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쩌지…….’

 

  그러는 와중에도 시간은 점점 흐르고 있었다. 들어갈까 말까, 들어갈까 말까.

 

  ‘그래, 말마따나 어차피 친해지긴 해야 하는 거고…….’

 

  결국 나는 무거운 엉덩이를 떼고 일어났다. 둘러보고픈 마음도 마음이었지만, 서로 친해지는 게 좋을 거라는 교수의 말이 은연중 나를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조심스레 서점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당연하다는 듯 입구서부터 그녀와 딱 마주치게 되었다.

 

  김소혜는 나를 확인하곤 살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는데, 다행히 나를 피해 도망쳐 온 것 같지는 않았다(만약 그랬다면 보다 직접적으로 반응했을 것이다.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녀는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어색하게 인사를 건네 왔고, 나 역시 그에 못지않은 어색함으로 인사를 받았다.

 

  “구경…… 예. 잠시 좀…….”

 

  “아…… 네, 네.”

 

  김소혜는 문학 서적이 분류되어 있던 곳을 서성거리고 있었는데, 얼핏 본 바로는 판타지 쪽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틈만 나면 참고서적을 뒤지는 그녀의 열정에 탄복해하는 것도 잠시, 나는 본래의 목적이던 신간 답사를 시작했다.

 

  잠시 후, 막 진열된 신간 구간을 넘어 베스트셀러 쪽을 뒤적거리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레 김소혜가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조금은 의외였다.

 

  “저…… 어젠 잘 들어가셨어요?”

 

  “어제요……?”

 

  저와 같은 질문은 저녁 무렵에 헤어진 상대에게나 하는 것 아닌가(우리는 점심도 먹지 않고 헤어졌다)? 하지만 아무렴 어떨까 싶었다. 어차피 본론을 꺼내기 전에 대충 던져둔 말일 테니.

 

  “아…… 네. 그쪽은요? 잘 들어갔어요?”

 

  “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을 끝으로 가만 침묵하는 것이었다. 뭐지 싶어 의아하다는 듯 쳐다봤음에도 딱히 무슨 말을 꺼내려 드는 기색이 없었다. 김소혜는 그저 어색하게 선 채로 말없이 움찔거리고만 있을 뿐이었다.

 

  할 말이 있어 온 게 아닌가? 이상하다 싶어 곰곰이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나 나 때문인 것 같았다. 내가 들어온 직후부터 마음이 점점 불편해져선, 결국 참지 못하고 말을 걸어온 것이다. 내가 대체로 편하게 있었던 것에 반해 그녀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쩐지 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분위기도 바꿀 겸, 어제부터 줄곧 궁금해 하던 질문을 던졌다.

 

  “혹시 집이 어디에요?”

 

  “네? 아…… 저는 인천이요.”

 

  “에? 인천? 아…… 엄청 멀리서 오신 거구나.” “아뇨, 그냥…… 조금?”

 

  “딱히 별 말 안 하셔서 그렇게 멀리 사는 줄 몰랐어요. 그리고 어제 혹시 공강이었어요?”

 

  “네? 아…… 네.”

 

  “아…….”

 

  그럼에도 아무런 내색 없이 와준 것이었다. 요 앞에 산다던 행정학과 막내들도 이리저리 내빼기 바빴는데 말이다.

  나는 여태껏 그녀를 어색해하고 불편해한 걸 반성했다. 배려를 알아주진 못할망정 괜히 스트레스만 더 심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불편함에 고개만 돌릴 줄 알았지, 정작 중요한 걸 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내 자신이 조금 부끄러웠다.

 

  “그냥 말하셨으면 또 부르진 않았을 텐데…… 아마 설이누나도 몰랐을 거예요.”

 

  “아뇨, 아뇨. 괜찮아요. 어차피 우리들 계속 모여야 하는 거였으니까.”

 

  내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미안해하자 김소혜도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괜찮다고 받아주었다. 어색한 분위기가 조금씩 풀려가는 게 느껴졌다.

 

  “좀 전엔 판타지 책들 구경하고 있던 거였어요? 스토리 구상하려고?”

 

  “음, 아뇨 그냥…… 조금 뒤적거리기만. 그리고 저 원래 판타지 좋아해서…….”

 

  “아, 정말요?”

 

  나는 그 말에 적잖이 놀랐는데, 단순히 그녀가 가진 이미지 때문만이 아니라 애초에 판타지소설을 즐겨 읽는 여성을 거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뭐 그런 것들?” “뭐…… 그 두 가지는 물론이고, 이것저것다요. 왕좌의 게임 시리즈도 나온 데까진 다 읽었고…… 존 스칼지 작품도 좋아하고. 아, 우리나라 장르문학도 좋아해요. 특히 이영도 작품은 집에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요. 드래곤라자, 새 시리즈…….”

 

  “와…… 많이 좋아하시는구나. 그럼 혹시 무협도 읽으세요?”

 

  “무협도 예전엔 몇 권 읽긴 했는데 요즘은 아니고…….”

 

  나는 나도 모르는 새 신이 나 물었다. 나 역시 중, 고등학교 시절까진 판타지소설을 그야말로 열나게 읽었던 터라,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던 것이다.

 

  “가즈나이트가 아직도 나와요? 와! 나도 그 시리즈 진짜 좋아했는데! 저도 아직까지 읽고 있는 거 있어요. 군림천하라고, 무협소설인데…….”

 

  “어? 저 그거 알아요!”

 

  “진짜? 읽어봤어요?”

 

  “대여섯 권 정돈 읽었던 것 같은데…….” “이제 막 재밌어지려 할 땐데!”

 

  “그러니까요. 근데 책방에 더 없어가지고…….”

 

  “만화대여점? 자주 가셨구나?”

 

  “네, 맞아요.”

 

  그러고 우리는 자연스레 웃었다. 김소혜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녀가 제대로 웃는 걸 처음 본 것이었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인상에 깜짝 놀랐다. 어째서인지 그녀를 줄곧 딱딱하게만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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