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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My diary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작가 : 더브러study
작품등록일 : 2019.10.27

극중 주인공인 강애인은
누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대학생이자 아들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동기들과 함께 떠난 지리산 등반 중
예기치못한 사고로 인해 후송이 되고
거기에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근육병 진단을 받게 된다
그 후로도 병원으로 입사를하고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지만
하루하루 변해가는 자신의 현실에
점차 삶의 방향성을 잃어가게 된다
그러던 중 새로 입사한 미혼모 임현아와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 둘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결국 이별을 하게 된다
때마침 직장내 여러 비리 문제와 함께 퇴사를 결심하고
제 2의 인생을 살기로 다짐한다
어쩌면 삶을 포기할수도 있는 끝자락에 서있는 강애인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의 평범하지만 누구보다 현실적인 모습으르 보여주고
다시금 가족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가치관을 일깨우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27화. 아닌거는 아닌거다
작성일 : 19-11-06 11:50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9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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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야만 했다…나의 이야기를..

 아니..우리의 이야기를….

 누가 시킨 건 아니다…하라고 부추긴 적도..

 하지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냥 이게 바로 나다

 

 “제가 여기서 이제 만으로 6년을 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그 안에 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입사와 퇴사를 지켜봐 왔었구요….”

 “……………….”

 “혹시………….”

 “………………”

 “원장님께서는 이 곳에서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해주고 있는 보상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

 .

 이 말을 뱉는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그 중 어떤 사람들은 퇴사를 선택했다….

 하지만 난 기다렸다….이 날을…

 “저를 비롯해 유미가 이곳에서 이제 6년을 넘게 근무를 했구요 결이도 첫 직장으로써 3년이란 시간을 함께 해줬구요…이미 퇴사를 했지만 현주도 마찬가지구요….제가 피티실 직원들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다수의 사람들이 이 병원을 위해 일을 있습니다…근데 그 직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고있다고 생각하시는건지에 대해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

 .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돌직구를 날려야했었지만…

 을의 입장이기에 난 원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었다

 “…………………..”

 “…………………..”

 “그럼 깡은 결국 돈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야?”

 

 “가장 쉬운 보상은 결국 돈이죠…하지만 원장님 솔직히 그 돈 주고 싶지 않으시잖아요….그러니까 원장님 주머니에서 10원 한푼 안 빼주셔도 되니까… 그 외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보상을 해주시면 된다라는 걸 이전에도 같은 이야기를 말씀드렸었지만 다시한번 말씀드리고 싶은겁니다…..”

 

 “깡이 이전에 이야기했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과장과 상의를 해봤지만…아무래도 직원들간의 위화감이 발생할 수 도 있기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잖아…”

 

 일전에…아마도 2년도 더 된 이야기같다..

 반복되는 직원들의 퇴사에 대해 원장은 나에게 고민을 이야기했던 적이 있었는데…

 난 그 때 나의 생각을 문서화한 엑셀 파일과 함께 원장에게 그에 대해 설명했던 적이 있었다…

 

 결국 인건비 즉 돈의 지출이 문제였던거고…

 

 총 지출비를 시간의 개념으로 문서화함으로써 총 시간 량의 변화가 없는 조건에서 4년차 이상 직원들에게는 반차의 개념을 줌으로써 주 30~35시간을 근무해도 문제가 없도록 시스템화 된 내용이였다…

 

 이곳의 아이들은 이미 1.5 ~2명의 노동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

 .

 ‘직원들간에 위화감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안된다고….??.’

 

 정말 답답해서 미쳐버릴거 같았다…..

 

 “대체 어떤 위화감이 생긴다고 하시는건지 말씀해주시겠어요?”

 

 “깡도 지금까지봐와서 알겠지만… 병원을 운영함에 있어서 크고 작은 여러 위기들이 있었어… 그 중 언제가 제일 위기라고 생각하지?”

 

 “지금이요”

 

 난 주저없이 말했다

 “……………….”

 

 “물론 크고 작은 위기들이 있었겠지만 결국엔 그 어떤 외부의 요인들로 인한 것들이 대부분이였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한 번 발생하기 시작하는 위기는 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구요…원장님도 보시면 아시겠지만…최근 반년도 되지않는 짧은 기간 동안에

 50%가 넘는 직원들이 퇴사를 선택했고 그 퇴사자의 대부분은 평균 근속기간이 5년을 넘는 이 병원 개원 멤버들이였구요…..지금 이런 상황이 과연 아무 문제가 없다 라고 생각되시나요?”

 

 [꿈틀]

 

 원장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이 인간 지금 열받았구만….’

 

 원장은 평소 뭔가 자기 뜻대로 되지않으면 눈썹을 꿈틀거리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때부터는..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당신은 신경쓰지말고…”

 

 이렇게 감정적으로..

 .

 .

 ‘당신…..’

 

 짜증이 나면 상대방의 감정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표출했다

 

 ‘지금 이건 나랑 싸우자는거다….’

 .

 .

 “현주는 일본간다고 해서 나간거고, 결이는 다른 병원에서 돈 더 준다고 해서 나가는거잖아… 담희는 미국간다고 한거고..라온은 결혼..이 전에 퇴사를 한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싫다고 해서 나가는 거였고…이봐..깡..난 말야.. 사람 간의 인간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야…한 번 맺은 인연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맞습니다..현주는 일본간다고해서 나갔구요…결이는 다른 병원에서 돈 더 준다고 해서 나가는거구요….다른 사람들도 원장님 말씀대로구요…하지만 분명한건..이곳에서 더 강한 명분을 제시했더라면 그들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거라는 것입니다…결이는 여기가 첫 직장이구요 이제 고작 몇 년 사회 생활하면서 이런 상황은 그 아이에게 단 한번도 겪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뭐가 좋은 선택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운 사회 초년생이구요…그런 아이한테 돈 더 줄 테니까 오라고 유혹한다면 과연 어떻게 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과연 그 병원에서는 결이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면서 오라고 하는 걸까요? 그런 아이에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 먼저 사회생활을 시작한 선배들이 진짜로 해줘야 하는 일입니다”

 

 “당신이 무슨 말하는지 아는데….나도 이미 내 주위 개원한 선후배들과 이야기를 해봤지만 나정도면 잘 해주는 편이야….”

 

 “그들은 그렇게 이야기하겠죠? 그럼 질문을 좀 바꿔보겠습니다… 그 개원하신 선후배들의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에게도 똑같이 물어보라고 해보시겠어요? 과연 모라고들 이야기할지…”

 .

 .

 사실 이미 병원이라는 직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너무나 과대평가되어있었다…

 이곳은 그저 다른 병원의 근무 환경이 너무나도 좋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좋아보인다는 착각이 들뿐 다른 곳과 별 다를 것없이 최악의 근무 환경을 가진 직장이였다…

 .

 .

 처음 주어졌던 연차 또한 15개에서 노동법 운운하며 13개까지 줄이고…이걸 더 어떻게하면 줄일수있을까….고민하고있고…

 명절 떡값을 주는 것도 아까워하며……어떻게하면 좀더 싼걸로 때울순 없을까하는 궁리를 하고…

 아무도..그 누구도.. 굳이 달라고 한 적 없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생일을 안 챙겨주면 직원들에게 짜증이나 부리는 그러한 성격의 소유자

 더욱이나 싸구려 선물은 받지도 않고….

 그러면서 사람 간의 인연은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대체 무슨 말일까 당췌 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는 걸까…

 .

 이런 것까지 이야기하고 싶지는 싫었다….

 치사해지고 싶지 않았고…진흙탕 싸움으로 인해 이야기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은 더더욱 싫었기 때문이다…

 .

 .

 “그래서 당신이 원하는게 대체 모야?”

 .

 .

 “평생 직장이요….”

 

 “그런 게 어디있어?”

 

 “없죠 없기 때문에 그걸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하는 것이 관리자들의 의무이자 책임인겁니다…지금 이런 이야기들 저 혼자서만 하고 있는 줄 아시나요? 같이 일하는 아이들…친구들…제 어머니하고도 했던 이야기들입니다….어머니가 저보고 모라고하는지 아세요?? 저보고 미친 놈이래요…왜 네가 그런거까지 생각하냐고….맞습니다 제가 생각할 부분은 아니죠…사실 가만있어도 누구 한 명 저한테 모라고 할 사람도 없고…누군가 퇴사를 하면 누군가는 또 새롭게 입사를 할거고요…그렇게 조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굴러갈거고요….근데 그거 아세요? 결국 조직이 잘 되어야지 제가 잘 된다는걸…절대 혼자만 잘한다고 조직이 잘 되지는 않는다는 걸…밖에서 아이들이 환자들한테 대체 어떤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지 원장님은 모르지않습니까…그냥 단순히 고생한 사람들에게 수고했다라는 말 한마디로 끝날 것이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

 .

 어려보인다는 이유로… 여자라는 이유로…

 환자들로부터 애 취급…아가씨취급….그냥 그저 그런 잡부 취급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들

 검사 비용이 왜 비싸냐는 둥….나 원장이랑 아는 사이라는 둥…

 내가 어떤 일하는지 아냐는 둥….예약시간에 늦어 놓고 오히려 왜 빨리 안 해주냐는 둥

 난 검사 같은거 필요없고 치료만 받으면 된다는 둥….

 목소리가 왜 그러냐는 둥….

 나 보험금 받을 수 있게 처리해달라는 둥…

 .

 .

 ‘자신이 대체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타인으로 하여금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 알고는있는걸까…’

 

 사실 나 또한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상황에 놓여지고 싶지 않아…

 다른 직원으로 하여금 해당업무들을 보게 했었다….

 

 하지만 내가 선배니까 경력이 있으니까라는 이유로….

 타인을 부당한 근무 환경에 내몰아서는 안 되는거였고…

 그냥 잘못된거는 잘못된거고….미안한거는 미안한거다…

 

 그렇다..

 아닌 거는 아닌거다..

 .

 .

 그런데..

 평생 직장이 어디있냐고 말하는 오너…

 이 사람은 아예 노력할 생각조차 없었던거다..

 .

 .

 이런 고민들을 한창하던 어느 날이였던가….

 “애인 샘 과장님한테 이야기하지 말고 원장님한테 직접 가서 이야기해요”

 “왜?”

 “분명 과장님이 뒤에서 원장님 하지말라고 안 해도 된다고 부추기는 거라니까요”

 “……………..”

 “………………”

 “그래도 조직에는 위계질서라는게 있는거야…내가 할 말 있다고 과장 무시하고 바로 원장한테 가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해버리면 여기는 진짜 개판된다고….난 그런 것은 원하지 않아…

 .

 .

 내가 동료들과 함께

 우리 병원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때…그들이 내게 해줬던 이야기다

 나 또한 사람인지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것을 완전 배제한채 나만의 생각을 주장할 수는 없었고

 적어도 원장의 마음 속에 모두를 위한 갈팡질팡이 조금이라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설사 과장이 뒤에서 부추기든 조종을 하든 말든..그렇지 않든 말든..

 그래서 신경쓰지 않고 나의 생각을 보다 더 단단히 만들며 기다릴 수가 있었던 것이다..

 

 현명함이란 바로 옳바른 판단을 옳바른 때에 해내는 능력….

 .

 .

 근데 아니였다

 그냥 없었다

 조금이라도 없었던게 아니라

 아예 없었다

 .

 .

 ‘평생직장 그런게 어디있어… 이게 오너 입에서 나올 수 아니…… 절대 나와서는 안되는 말이였어’

 

 현실을 말하는 것과 사실을 말하는 것은 다르다

 그래서 많이 어렵고

 그렇기때문에…. 더 생각하고 노력해야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전혀………

 .

 .

 자리는 생각보다 언성도 높아지고 과격해지고 있었다…..

 

 ‘아…이럼 나가린데….

 

 옆에서 과장은 내 왼쪽 허벅지를 자신의 무릎으로 툭툭 치며 그만하라는 신호를 계속 보냈지만…

 

 이것은 더 이상 그만하고 안 하고의 그런 문제가 아니였기 때문에 난 멈출 수가 없었다

 .

 .

 “애인아 미안한테 나도 너랑 이야기를 많이 해봤지만 난 도통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알 수가 없어”

 

 ‘이 과장…. 이 박쥐 같은 새끼… ’

 

 강자한테 한없이 약하고, 약자한테 한없이 강한….

 

 ‘퍽’

 

 결국엔 내 등에 칼을 꼿았다…

 

 ‘그렇게 해서 네 기득권 유지하고 외제차 몰고 다니면 좋냐?’

 .

 .

 “이봐 깡 당신 인생을 그렇게 살면 안되..정 그러면 그렇게 열등감가지고 살지 말고 당신도 나처럼 공부해서 의대 간 다음에 은행에서 10억대출받아서 병원차려”

 

 ‘사방이 적이였다….’

 .

 .

 헛 웃음 밖에 나오질 않았다…

 

 “죄송하지만….저 그렇게 인성 좋은 놈 아닌데…. 뭔가 굉장히 큰 오해를 하고 계신거 같아보이네요..”

 .

 .

 “아이구 강 선생님 나도 그냥 듣고만 있으려고 하니까 답답하네….말씀을 그렇게 하시면 안되요..”

 .

 .

 ‘모야..여사님은 또 왜 이래…’

 .

 .

 여사님….

 자신이 어렸을 적 신내림을 받았었는데…그것을 거부하면서 상당히 고생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미래가 보이기도 한다고….

 모 요즘 시대에 누가 신내림이란걸 믿겠냐만은

 나이도 어느 정도 있으시고 나와 마찬가지로 병원 개원 때부터 함께 고생하시기도 했고

 병원 직원들을 자신의 아들, 딸처럼 생각해주시며 때론 손수 만든 음식을 가져다주시기도 한다…

 그렇다…

 그냥 이 정도까지만 본다면 정말 좋은 어른일지도 모른다…

 .

 하지만 결국엔 이미 시대에 뒤쳐지거나…그저 현실에 안주하고 만족해버리는 그저 그런 어른이 되어버렸다…

 만들어온 반찬을 남긴다며 내 앞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다고 불평불만을 토로하고

 

 “여사님 어깨도 안 좋으신대 굳이 안 해오셔도되요…저희 맨날 배달 음식시켜먹고…

 사실 요즘 어린 친구들이 무슨 콩자반같은거 먹고 그래요….”

 

 그냥 자신이 해다주었으니 맛있게 먹으라는 상대방의 입장같은건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고지식함으로….

 만약 해주는 것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었더라면 그에 대한 기대도 하지 않았어야 했다

 하지만 수술을 권유 받을 정도로 어깨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신경 써주는 여사님을 생각하며 난 돌려 말씀드렸지만…역시나 소용없었다…

 

 원장이 자신이 비용을 대줄 테니 엠알아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예약을 해줬을 때에도

 비용 받기 죄송하다며 극구 사양했던 여사님에게

 그렇게 죄송하시면 그냥 여사님이 내시고 맘 편하게 검사받고 오시라고 말씀드렸지만…

 굳이 자기 돈은 쓰고 싶지 않다고 한다….

 

 ‘뭘까…..’

 

 이번에 현주가 나가고 결이의 퇴사 문제가 있을 때에도…

 어딜가나 똑같다는 둥…그냥 일하라는 뻔하고 진부한 이야기들…

 .

 .

 하루는 내가 여사님과 술 한잔을 기울일 때 여쭤봤었다…

 “여사님은 지금 월급 어느 정도 받으세요?”

 “저요 지금 80만원 받고있어요”

 “근데 여사님도 여기서 꽤 오래 일하셨잖아요??”

 “원래 60만원이였는데 그것도 작년에 원장님한테 월급 좀 올려달라고해서 올려준거에요”

 .

 .

 ‘이게 맞는건가?’

 

 “그럼 여사님께서는 지금 그 월급이 본인이 하는 일에 적당한 보상이라고 생각하세요?”

 “……………………”

 

 여사님은 아무 이야기도 하지 못했다…

 

 자기가 젊었을 때 많이 놀아봤다는 둥…하우스에서 돈놀이도 즐겼다는 둥…

 딸이 현재 무슨 일을 하는지…어디에 사는지에 대해서도 모르는…

 60이 넘은 지금도 술과 담배를 즐기는…

 나 또한 지금은 금연을 했지만

 모 물론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나쁘다 라고 만은 볼 수 없지만…

 

 어른이라며 새로운 직원은 이렇네 저렇네… 라며 조언을 해주시려고는 하지만….

 결국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차 합리화시키기 바쁜 그저 그런 좋지 못한 어른이였다…

 

 이건 소확행도… 그 아무것도 아니였고…난 그냥 답답했다…

 .

 .

 “깡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해….계속 우리 우리 하지 말고…”

 

 “…………………”

 

 ‘진짜….뭘까…원장은 내가 자신보다 더 조직에 대해 생각한다는 거에 대한 질투심같은건가?’

 .

 .

 사실 난 병원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를 할 때 가끔 내 사비를 쓰는 경우가 있었다…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였기에 결제 후 주문을 하지만

 항상 원장은 좀 아끼라는 둥…이런거는 왜 시키냐는 둥….볼멘소리만 가득했다

 그래서 난 그 딴 소리를 듣느니…차라리 내 사비를 쓰는 쪽을 선택했고…

 어느 날 이를 알게 된 같이 일하는 간호 샘이 원장한테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원장은 다른 직원이 나를 감싸며 편들어주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나를 부르더니 왜 시키지도 않을걸 했냐는 둥 이상한 소리들을 늘어놨었다

 

 “원장님 죄송한데 제 사비를 써서 물품 구매하는게 이번 뿐일거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매달 꽤 적지않은 비용을 병원 물품 구매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원장님의 아끼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가 듣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환자들이 쓰는거고..환자들이 필요해하는거고…없으면 콤플레인걸리는 그런 것들….원장님은 그런 것에 대해 혹시 알고 계신가요? 간호 샘이 이 이야기를 원장님한테 한다고 했을 때 난 괜찮으니까 그러지 말라고 극구 말렸구요… 당연히 제가 먼저 부탁했던 것도 아니고…간호 샘이 이건 좀 아닌거 같아라고 생각하고 자진해서 이야기한거구요….”

 

 “…………………..”

 

 원장은 아무 말 하지 못했다…

 .

 .

 “당신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모야…”

 

 ‘또 같은 말의 반복이다….’

 

 이 사람은 그냥 내 입에서 돈 이야기가 나오기를 바라는거 같았다..

 야 너도 결국 인간인데 왜 월급올려달라는 이야기는 안 하고…다른 이야기들만 늘어놓고있냐…

 하지만 난 알고 있었다…돈보다는 더 크고 중요한 보상이 분명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

 .

 “실수령 300이요”

 “싫어”

 .

 지금 이 순간을 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원장은 찰나의 순간조차도 생각하지않고 대답했다

 

 ‘개새끼…어차피 그럴 생각도 없었으면서….’

 .

 .

 어느 날인가 내가 연차를 나가기 전에 원장은 진료 중에 갑자기 나를 부른 적이 있었다

 “깡 6년차정도되면 보통 실수령으로 어느 정도 받아?”

 

 “글쎄요 그렇게 생각해 본적이 없어서 얼마가 적당할지….”

 “아니…주변 선 후배들 보면 대충 알거아냐”

 “…………….”

 “나 진료봐야하니까 빨리”

 “300이요”

 .

 .

 하지만 이 인간은 애초에 그럴 생각이 없었다…

 

 ‘쓰레기 새끼…생각하는 척이라도 좀 하지…’

 .

 원장과 나는 서로를 보며 움직이지 않았다…

 다정다감한 눈빛으로 그윽하게 바라 볼 수 있었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

 .

 두 눈에는 살기만이 가득했다…

 누가 먼저 몸의 대화를 시작해도 조금도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

 .

 “원장님 먼저 일어나시죠 여긴 제가 마무리하고 가겠습니다”

 

 과장은 더 이상 좋아질리 없어 보이는 이 상황을 서둘러 마무리하려 했다…

 

 “아니…이 과장 됐고…당신 하던 이야기 마저 해봐”

 “………………”

 

 난 더 이상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고…그저 독기 어린 눈으로 원장을 쳐다보며 일부러 보란 듯이 한 쪽 입고리를 올리며 대놓고 비웃었다..

 

 “이 선생님도 이제 그만하세요…..”

 .

 .

 “여사님도 그렇게 사시면 안되요…..”

 

 “………………”

 .

 .

 겉으로는 엄청 좋은 어른인척…

 정작 중요한 때 자신이 나서야 할 때에는 그러지 못하는

 지금 그러한 여사 님한테도 화가 났다…

 

 여사님은 이미 스스로를 낮춰..일을 시켜주는 것..그것만으로도 감사해하고 있었다

 그랬다..

 진짜 무서운 건 어쩌면 점점 변해가는 나의 몸이 아니라 이런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저 집이나 지키는 강아지처럼 꼬리만 흔들고 짖으며 아무 생각없이 세월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무의미해진 나를 발견하게 되는 것…

 .

 .

 난 원장한테 내가 이런 것을 원하고 이건 우리 조직, 병원에 도움이 되니 꼭 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현재 함께하고 있는 당신의 직원들이 이 정도로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가 있으니 다같이 대안을 생각하고 노력하자는 것이였다…

 

 만약 원장이 나의 그 어떤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았어도 괜찮다…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아니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만 주었더라면….

 .

 .

 오너란…

 소유자의 위치란…

 단순히 남들보다 현실적인 우위의 위치에 있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

 내 동료들….동료들의 사람들….그리고 그들의 가치 및 가능성…

 그 모든 것들을 책임질 수 있는….

 그 만큼 무거운 왕관의 자격을 갖고 있는 자를 말한다…

 그리고 난 그러지 못한 자와 함께 하고 있었고…

 이 또한 나의 잘못이니…

 그래서 이제 내가 그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한다.

 .

 .

 그리고…

 결국…

 .

 .

 결이도 병원을 그만두었다…

 .

 .

 내가 원장과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후에도 과장은 나에게 말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건 아니니까…결이랑 계속 이야기해봐”

 

 ‘대체 뭘 계속 이야기하라는 거지?’

 

 그 날 이후로 난 더 이상 어떤 기대감도 가지지 않게 되었고…

 그러고 나니 오히려 나의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

 

 우리는 지금까지 결코 적지 않은 만남과 이별을 겪어왔다

 물론 항상 즐겁고 좋을 수 만은 없었고…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이유와 명분을 가지고 선택한 길이였기에

 내가 붙잡고 싶다해서 붙잡을 수도…그렇다고 붙잡히지도….

 누구도 그것을 강요할 수 조차 없었다…

 언제부턴가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것이 조금씩 두려워졌던 나를 이끌어 주려 했던 사람들

 그들도 하나 둘 씩 자신의 길을 걸어갈 준비들을 하고 있었다..

 수없이 이런 날을 생각해왔었지만

 어쩌면 난 이런 날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기에 그렇게 발버둥쳤었다..

 하지만..

 이제는 진짜로 홀로 서야 할 때가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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