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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훼인
작가 : 려영
작품등록일 : 2019.11.5

이 픽션에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중심 테마를 기점으로 해서 그 게임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게이머들의 생생한 실상과 우정 사랑 배신들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데킬라 같은 사랑 우정 그리고 배신...... 21세기 현재의 시간속을 힘겹게 부딪치는 청춘의 군상들이 소리없는 독백처럼 숨결을 가다듬습니다.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또다른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처절한 자화상입니다

 
[훼인] 6회 - 종전회담
작성일 : 19-11-06 08:52     조회 : 54     추천 : 0     분량 : 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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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전회담 ]

 

 장중한 신디사이저 배경음악이 은은하게 깔려 흐르고

 고색창연한 자바성 오른쪽으로는 코발트 빛 강물이 휘감듯이

 유유히흘러가고 있었다.

 

 화려한 C G (컴퓨터 그래픽) 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치부하기엔

 상당히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회의장 주위를 감돌고 있었다.

 

 지금 자바 마을 우측성곽위에서는 보름 넘게 지루하게 끌고 왔던

 아리스 서버 혈전의 종전 협상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 그러한 고로 이번 혈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서

  해적 백야 파워콘 동맹의 혈 해체와 군주캐릭 봉인이라는

  조처가 내려져야 한다는것이 북극성 혈의 공식 입장입니다."

 

 북극성 혈 총군주인 아수라의 독기 가득한 발언이 끝나자

 협상장 안에는 전율 비슷한 기류가 감돌았다.

 바벨탑에서 촉발된 이번 혈전은 그동안 수십차례의 전투를

 거치면서 해적 동맹측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는 듯했으나,

 수세에 몰린 가즈솔져 / 북극성 연합의 노련한 언론 플레이에

 힙입어 당초 중립을 표방하며 관망자세에 있던 여명 미라클

 등의 여러 거대혈맹들이 가담하는 바람에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되어 급기야는 해적 총군이 서버 게시판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종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하지만, 이참에 해적혈을 완전 초토화시킬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던 가즈솔져의 백두 총군은 공세를 멈추지 않고

 더욱더 압박하여 들어갔고 겨우 중소 중립혈들의 주선으로

 오늘의 협상테이블이 마련되었던 것이다.

 

 회색 벽돌이 촘촘히 박힌 바닥주위로

 연합측에서 가즈솔져 북극성 여명 고구려

 동맹측에서는 해적 백야 파워콘 그리고 중립혈에서는

 신화 예맥의 총군주들이 배석해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아수라 총군의 폭탄 발언이 있고 난 뒤 회의장 분위기가

 웅성거림으로 어수선해져가자,

 의장을 맡은 신화 혈의 '휘둘러' 군주가 급히 중재를 하고 나섰다.

 

  "아아, 잠만여 각 총군주님들은 먼저 발언권을 승인 받으신 뒤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발언은 3 분이내로 간략하게 요점만 정리해주십시오."

 

 휘둘러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의장!" 이라는 글씨가

 파티채팅창에 선명하게 박혀들었다.

 백야혈의 '돌아이' 군주였다.

 

 "네 백야 총군주님 말씀해주십시오."

 

 9 명이 둥근 원그림으로 착석해있던 무리사이에서 두툼한

 블랙피스 갑옷을 입은 휴먼 헌터 1 명이 벌떡 일어섰다.

 

  "모두들 잘 아시다시피 게임을 하다보면 혈전이라는게 없을 수

  없는 거고,

  그 혈전에서 한 번 졌다고 무조건 혈을 해체하라느니,

  군주 캐릭을 봉인하라느니 하는건 정말이지 너무하다고 생각

  됩니다"

 

 분에 못 이긴듯 씩씩거리는 돌아이 군주의 표정이 채팅속에서

 선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앞으로도 많은 혈전이 있을거고 그때마다 싸움에 패배한 혈이

  공중분해 되어진다면 우리 아리스 섭은 분명 저주섭이 되고

  말겁니다."

 

  "문제는 그게 아니쟎소!"

 

 갑자기 여명 혈의 '션' 총군주가 끼어들었다.

 

  "이번 혈전의 양상은 보통의 그것과는 분명히 달라요.

  애당초 혈전이 발발한 바벨탑 사건도 그렇고

  지난번에 일어난 치사한 매복작전도 그렇고

  또 혈전중에 해적 혈에서 일반 유저들에게 행한 무자비한

  학살극도 글코. 문제가 많아요 문제가......"

 

 션 군주는 특유의 톡톡 튀는 말투로 장내의 분위기를 저돌적으로

 이끌어갔다.

 해적 혈에서는 혈전이 점차 자기네들의 압승으로 굳어져가자

 그 막강한 파워에 고무되어 의기양양하게 바벨탑이나 웨일즈

 언덕 등지의 사냥터들에서 일반 무혈 유저들이나 중소규모의

 중립혈원들에게까지 무자비한 PK 를 감행하여 사냥터를

 독식하려 하였고,

 그러한 무리수와 과욕이 결국에는 여론을 극도로 악화시켜서

 혈전의 양상을 순식간에 반전시켜버린결과

 지금의 이 굴욕적인 종전회담장에까지 다다르고 만 것이었다.

 

  "맞아요 그저께도 우리 혈원 중에 서너명이 바벨탑안에서 파티

  중에 해적혈에 몰살당해서 장비까지 강탈 당했어요;;"

 

 중립혈 군주로 참석하고 있던 예맥 군주가 아직도 화가 진정이

 안된다는 듯 한마디 내뱉자 회의장안은 다시 웅성거림으로

 번져갔다.

 의장 휘둘러는 벌써 2시간 넘게 끌고 있는 회담을 수습하고

 분위기를 정리하려는 듯

 '가즈솔져' 혈맹의 총군주인 '백두' 에게로 화제를 돌렸다.

 

  "백두 총군주님 생각은 어떠신지 함 듣고 싶군요"

 

 이번 혈전의 최종 당사자이자 최대 피해자이기도 한

 가즈 솔져의 백두 총군은 그 때까지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회의를 방관하 듯 앉아서 침묵을 지켜오던 터였다.

 원체 말이 별로 없는 사람이지만, 오늘같은 자리에서는

 아무래도 가즈 솔져 측에서 무언가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내야만 하는 것이다.

 

 웅성거리던 대화창이 좀 진정된 기미를 보이자, 백두는 의장의

 거듭된 요청에 괴로운 듯한 모습을 띄우며 천천히 일어섰다.

 

  "안녕하세요? 가즈솔져 혈맹의 백두 라고 합니다.

  먼저 이번 혈전으로 인해 여러분께 본의아니게 폐를 끼치게

  된 점 죄송하다구 사과부터 드립니다..."

 

 전형적인 독수리 타법인지 다른 사람이면 몇초안에 끝낼 말을

 한참에야 풀어놓는 모습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정말이지

 숨넘어가게 할 정도였다.

 백두도 그런 분위기를 아는지 솔직한 인정부터 하고 나왔다.

 

  "제가 원체 타자가 느리니 양해들 해주십시오. 최대한 빨리

  치도록 하겠습니다."

  "흐흐"

  "^^"

  "크크.."

 

 항상 말수도 별로 없이 묵묵히 지내오던 사람에게서 기이한

 유모가 흘러나오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왔고

 다소 험악해져 있던 회의장 분위기도 덕분에 조금은

 누그러져갔다.

 그 와중에도 백두의 모니터 화면위로 션 군주과 아수라의 빨간

 귓속말들이 전광석화처럼 비쳐들고 있었다.

 

  "백두군주님. 아시죠? 이 참에 해적 애들 완전박살내야

  하는 것...."

  "백두 형님 ! 형님 말씀 한마디면 모든게 끝납니다.

  쇄기를 확실히 박아주세요 !"

 

 백두의 미간이 좀 찌푸려졌다.

 백두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여명 혈과 북극성 혈이 왜 저렇게 초강수로 나오고 있는지도

 너무나 명료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미 미니지 이전 - ROLL 게임을 하던 시절부터 백두는

 수많은 혈전과 분쟁들을 겪어 왔으며

 그때마다 각 혈맹들이 얼마나 이기적으로 이합집산을 거듭

 하는지도 똑똑히 보아왔던 터였다.

 지금 종전 협상이랍시고 두 시간 넘게 끌고 있는 회의 자체도

 또다른 모습의 혈전이라는것...

 애시당초 여명 혈 등은 이번 혈전에 참전조차 하지 않고

 수수방관만 하고 있었다.

 그렇게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건만 션 군주는 혈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만을 반복하며 외면해오지 않았던가.

 

 거기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백두에게서 저절로 코웃음이 흘러

 나왔다.

 혈원들의 동의는 무슨 얼어죽을......

 한 혈을 만들고 이끌고 있는 총군주의 말 한마디면,

 특히 여명과 같은 공성혈 의 경우에는 지휘부의 명령 자체가

 거의 절대적이지 않는가......

 혈전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가즈솔져 연합에 대한 동정적인

 여론이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해적/백야/파워콘 등의 동맹측이

 너무 비대해지는데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서 뒤늦게 참전을 한

 주제에......

 

 여명과 북극성 측에서는 이번 기회를 빌미로 서버 서열 2 위급인

 해적혈을 완전히 초토화시킴으로써

 이 서버에서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드려는 것이었다.

 또한 그것은 두달뒤에 나오는 공성전이라는 최대 이벤트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기도 한 것이다

 

 공성.. 이미 미니지 게임의 시조격인 롤(ROLL) 에서는 성 하나를

 획득함으로써 매달 3천에서 5천만원이라는 대단한 현금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지 않는가......

 온라인 게임에서 공성전에 성공하여 한 성의 성주가 된다는 것은

 게임상의 주도권 장악이라는 오락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현실적으로도 막강하고 매력적인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백두는 그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임은 역시 게임일 뿐......

 

  "저희 가즈 솔져 혈에서 내려진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이번 혈전으로 인한 가즈솔져 /여명 /북극성 /고구려

  /미라클 연합의 피해에 대해서는 해적 동맹 측에서

  적절하게 물리적인 보상을 할 것,

 

  둘째, 해적 동맹에서는 서버게시판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할것

 

  세째, 해적 동맹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고

  이 시간부로 1 달동안 일체의 분쟁이나 혈전에 개입하지

  않으며 자숙할것

 

  그리고 이번 혈전으로 인한 혈 해체나 캐릭 봉인은 당사자의

  자유 의사에 맡길 것... 이상입니다."

 

 조금은 긴 내용의 글을 다 입력하자 말자,

 션 군주의 퀘스천마크(???) 가 귓속말로 번득거리고

 연이어 바로 핸드폰이 울렸다.

 

 북극성의 아수라 였다.

 

  "형님! 이제와서 왜 그러십니까?"

 

 전화를 받자말자 아수라의 거친 말투가 따지듯이 빗발치고

 있었다.

 

  "지금이 아니면 해적애들 무너뜨리기 힘들어요. 형님도

  잘 아시면서......

  쟤네들을 이 참에 제거해버려야 공성때도 우리가 손잡고서

  아리스 서버를 석권할 수 있쟎습니까?"

 

 우리 ? ... 백두는 또한번 코웃음이 나올뻔 한것을 억지로

 참아야만 했다.

 현실이건 게임이건 간에 영원한 우리... 영원한 적은 없다는것...

 그 사실의 동서고금을 통해서도 움직이지 않는 불변의 진리이지

 않는가.

 유치한 녀석... 우리라니......

 

  "션 군주하고도 다 얘기된건데..

  6 개 성을 2 개씩 나눠가지기로...

  지금와서 이러시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내 생각이 아니야.

  혈모(: 혈원들이 모여서 주요 안건을 의논하는 온라인상모임)

  에서 우리 혈원들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이야"

 

 물론 가즈솔져 혈 내부에서도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베르테르 같은 강경파들은 적혈의 완전 분쇄를 한목소리로

 외쳐대며 흥분해했었다.

 하지만, 이 판국에 해적 /백야 /파워콘동맹을 와해시켜버린다면

 결국에는 여명 혈의 힘만 키워줄 뿐이라는 사실을 여지없이

 주지시키고

 한편으로는 '피해보상금' 이라는 달콤한 카드를 꺼내서

 강경파들의 불만을 무마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백두는 혈원들이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확연히

 체크하고 있었고,

 현재 가즈 솔져가 취해야 할 입장과 앞으로의 방향까지도

 머리안에서 이미 완벽하게 시나리오화 되어 있었다.

 

 백두는 그런 군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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