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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훼인
작가 : 려영
작품등록일 : 2019.11.5

이 픽션에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중심 테마를 기점으로 해서 그 게임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게이머들의 생생한 실상과 우정 사랑 배신들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데킬라 같은 사랑 우정 그리고 배신...... 21세기 현재의 시간속을 힘겹게 부딪치는 청춘의 군상들이 소리없는 독백처럼 숨결을 가다듬습니다. 인터넷 온라인 게임이라는 또다른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처절한 자화상입니다

 
[훼인] 5회 - 복병
작성일 : 19-11-05 16:16     조회 : 38     추천 : 0     분량 : 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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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 병 ]

 

 

 마치 주식시세 같은 그래프들이 컬러펄하게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있는 액정 모니터 화면을 주시하던

 신종필의 입술 근육이 점차 굳어지고 있었다.

 

 100 만 유라파 당 현거래로 11 만원에서 12 만원을

 오락가락하던 유라파 시세가

 주말을 넘기고서 월요일로 접어들자

 어느새 9 만원대로 곤두박질 치고 있었던 것이다.

 

  (주 : 100 만 유라파당 9 만원이란 현금 9 만원으로

  게임머니 100 만 유라파를 살 수 있다는 뜻임)

 

 월말이 가까와오면 카드 결제나 핸드폰비 결제 같은 것을

 위해 개인 유저들이유라파를 급매하는 분위기 때문에

 시세가 어느정도의 하강 현상을 보이는 일은 늘 있어왔지만,

 지금의 이상 기류는 폭락 장세와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신종필은 판유리로 된 넓은 책상위에 놓여있던

 금속제 티타늄전화기를 집어들고는 신경질적으로 번호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뚜뚜.."

 

  잠시후 상대방의 응답이 들려왔다.

 

  "예, 노광용입니다"

  "아, 노사장... 접니다. 신종필......"

  "아이구 신사장님이시군요. 잠시만......

  네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확인 후에 다시 전화 드리도록 하죠....."

 

 상대방은 앞 전에 다른 곳과 통화 중이었는지

 전화 마무리를 지은 후 다시 신종필에게 대꾸를 해왔다.

 

  "아 신사장님 죄송합니다그려 통화가 좀 길어져서... 흐흐......"

 

  "네네 여전히 바쁘시군요 식사는 하셨습니까?"

 

  "흐흐 그러고보니 시간이 ...... 벌써 이렇게 되었네여

  신사장님도 식전이시져? 어디 같이 함께 할자리 만들어볼까요?"

 

 노광용 특유의 너털웃음이 연방 수화기 밖으로 그로테스크하게

 튀어 나오고 있었다.

 

  "좀 급하게 여쭤볼 일이 생겨서요"

  "......"

  "오늘 유라파 시세 보셨죠? 갑자기 왜 이렇게 황당한 일이......"

 

 아이템뱅크라는 게임머니 거래 사이트를 수년간 운영해오고

 있는 노광용의 머리속에는 아마도 이번 사태에 관한 알짜정보가

 들어 있을 것이다.

 신종필은 목구멍속으로 갈증이 좀 느껴졌다.

 

  "아 네에 신사장도 그거 때문에 전화를 주셨군요

  안그래도 오늘 여기저기서 물어오는 바람에

  저로서도 아침부터 진땀을 다 빼고 있습니다 흐흐 "

 

  "네네...."

 

 상대방의 좀 거만한 듯한 말투에 미간이 저절로 찌푸려지면서

 말꼬리도 애매해져버렸다.

 

  "게임머니 시세라는게 원래 시간이 갈수록 점점 떨어진다는게

  이 바닥의 철칙인건 신사장이 더 잘 알쟎습니까? 흐흐"

 

  "네 그야 그렇지만 이번 경우는 정말 이상해서요.

 

  럭시 에선 다다음달에 새로운 패치에서 '공성전' 을 반드시

  구현시키겠다고

  지난주엔가 공식발표까지 했었쟎습니까?

  그러면 유라파 시세가 올라가는게 정상인데, 이렇게

  10 만원대 마저 무너져버리면......"

 

 특유의 논리적인 말솜씨로 자신의 생각을 풀어가던 신종필의

 시선이 문득 책상 왼쪽에 세워둔 럭시 캐릭터의 미니어춰 인형

 앞에서 멈추어섰다.

 

 럭시 ......

 

 5 년전 롤(Roll) 이라는 게임을 개발해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온라인게임시장을 석권해버린 신화같은,

 아니 마치 공룡같은 회사......

 그 회사는 롤 게임에서 얻은 명성과 재력을 바탕으로

 반년전에 '미니지' 라는 3 D RPG( 롤플레잉게임) 을

 전격 출시하였고

 일반유저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자신감을 가지고서는

 불과 3 개월의 오픈 베타서비스를 거치고는 바로 '유료화' 를

 선언해버림으로써 일대 파란을 불러 일으켰었다.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세계적으로도 어떤 온라인게임이

 시장에 나오면

 보통 1 년이상의 오픈베타서비스를 거치고 나서야

 유료 게임화시키는게 이쪽 업계의 불문율처럼 되어 있었는데

 럭시는 좀 당돌하다고나 할까..

 아니면 그만큼 자신감에 넘쳐있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런 상식을 과감히 깨뜨려 버린것이다.

 

 물론 럭시 측으로서도 3 년이라는 기간동안 다듬어 만들어 놓은

 미니지 게임에 쏟아부은 수천억원대의 투자비용 때문에

 상당한 자금압박을 느끼고 있었고

 

 그러한 회사 재정상의 문제 요인이 유료화 시점을

 그만큼 앞당기는데도 큰 작용을 했을 것이다.

 

 아무튼 미니지는 말 많던 유료화 결정의 난류를 거치고서도

 120 만명의 가입자와 동시접속자 25만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수립하면서 출시된지 6개월 남짓한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확고부동한 지위를 구축하고 있었고 ,

 덕분에 이 회사는 코스닥 시장에서 매일 상한가를

 갱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미니지의 급속한 보급과 럭시의 성장 신화 뒤에는

 자신과 같은 이른바 '작업장' 들의 공헌도 막대할 것이라는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신종필의 입가에 쓴웃음이 맴돌았다.

 

 온라인 게임......

 특히 미니지와 같이 사냥과 전쟁을 주테마로 하는

 롤 플레잉 게임에서는 칼이나 활 갑옷 등의 장비 마련을 위한

 게임머니의 중요성이 절대적이었고

 순수히 게임 자체만을 통해서 100 - 200 만이나 되는 유라파를

 모으기가 결코 쉽지 않은 직장인들이나 학생들은 항상

 현질( = 현금으로 게임머니를 매입하는 행위) 의 유혹에

 노출되기 십상이었다.

 어차피 그만한 게임머니를 모으기 위해 투자하는 시간이나

 노력 게임방 사용요금 등을 감안한다면 현질거래가 그렇게

 부담스럽지만은 않다는 논리도 함께 설득력있게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음... 물론 럭시에서는 두달뒤에 공성 패치를 내놓겠다고

  분명 약속은 했지만,그런 럭시 쪽의 발표문이 일반 유저들

  에게는 별루 안먹혀들고 있는 모양이에요..

  유료화한지 몇달 되었는데도 아직도 서버 불안전현상이

  완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이 마당에...

  두달뒤의 공성 패치란게 현실성이 영 없다는 얘기죠.

  어쩌면 패치가 더 미뤄질 수도 있다는 루머까지 나돌고도

  있으니......"

 

  "그런 루머는 혹시 트루 스페이스나 샤크 같은데서

  일부러 유포시킨 악소문이 아닐까요?"

 

 롤과 미니지의 엄청난 인기와 성장률에 자극받아서

 요즘 여기저기서 신생 온라인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중에서도 트루 스페이스 같은 곳은 저렴한 계정비용과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하면서 나름대로의 게이머들을

 확보하고 있었고,

 

 특히 샤크라는 업체는 전국에 거미망처럼 깔린 게임방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무차별적으로 펼쳐나가고 있었다.

 

  "뭐 그런 일이 없다고야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아무튼 럭시는 그동안 약속을 너무 자주 어겨왔던지라...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샤크 같은 업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탓도 있을게요.

  그 소식은 들으셨죠? 샤크 뒤를 모 재벌이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는..."

 

 전화통화 중이었지만 신종필의 고개가 자기도 모르게

 끄덕여졌다.

 현재 샤크는 공중파, 케이블 TV , 스포츠 신문 할 것 없이

 모든 광고 매체를 Full 동원하여 막대한 광고비를 쏟아부으며,

 한편으로 신설 게임방 업주들에게는 맨투맨식 지원까지

 서슴치 않고 있는 상황인것이다.

 

 그러한 샤크의 배후에 Y 재벌 총수의 둘째아들이 버티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인터넷과 증시를 통해 파다하게

 퍼져 나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것보다도 신사장... 이번 유라파 시세하락에는 다른

  복잡한 문제가 좀 엮여 있는것 같아요."

 

 노광용은 애매하게 말꼬리를 흐리면서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조금은 교활한 듯한 화술에 자주 말려들곤 하는

 신종필이었지만

 지금 자신의 입장으로서는 자존심에 연연할 수 만은 없는 것이라

 거기라도 매달릴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2 만원 가까이 되는 시세폭락이란 매일 5 천만 유라파 이상을

 생산해내는 그의 작업장에서는 상당한 데미지임이 분명했다.

 

  "복잡한 문제라면... 글케 뜸만 들이지 마시고, 저 노사장님

  식사라도 같이 하면서 그 문제에 대해 자세하게 들어봤으면

  싶습니다."

 

  "으음. 뭐 밥이야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거니까 그건 담으루

  미루고... 나도 오늘은 시간이 좀 빠득하네요"

 

  "네에..."

 

 신종필은 목구멍 저 아래에서 쓴 가래 같은 것이 치밀어 올라오는

 것 같은 기분 나쁜 무언가를 느꼈다.

 

  "결론만 말하면..

  나도 엊그제 들은 얘기지만 중국땅에서 한국인들이

  대형 작업장을 돌리고 있답니다 그려.

  1 달정도 준비 기간을 거쳐서 이제 본격적으로 표면위로

  올라온 모양이에요"

 

  "네? 중국... 중국말입니까?"

 

  "흐흐 빅뉴스이긴 한 모양입니다 그려 신사장이 다 펄쩍

  뛰는 걸 보니......"

 

 노광용은 마치도 바로 곁에서 지켜보는 것처럼 농담 비슷한

 핀잔을 던지더니, 얘기를 계속 이어갔다.

 

  "아무래도 중국은 이곳하고는 비교도 안될만큼 인건비가

  싸니까,

  아마 한국의 공장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지 싶어요.

  신사장도 이참에 중국으로 공장을 옮겨보시죠 흐흐......"

 

 노광용은 게임머니 생산 작업장들을 '공장' 이라고

 항상 불러왔었다.

 그러고보면 아이템뱅크라는 회사는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같은 유통회사일 것이고, 생산공장과 유통회사 사이의 뗄래야

 뗄 수 없는 운명같은 관계는 이러한 게임머니 유통산업안에서

 마치 먹이사슬같은 구조를 보이며 엄연히 불문율처럼

 자리잡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이만 전화를 끊어야겠소. 병원에 좀 다녀와야해서......

  참 신사장 아까 얘기한 그정보.. 상당히 신빙성 있는 정보원

  에게서 알아낸 것이어서 아마도 99 % 믿어도 좋을거요

  그 콤퓨터인가 하는 기계도 300 대 넘게 가지고 들어간

  모양이던데......"

 

 그러고는 40 분가까이 진행되던 통화가 중단되었다.

 컴퓨터 300 대..... 신종필은 신음 비슷한 소리를 내뱉었다.

 여운처럼 마지막에 던져진 그 한마디가 큰 충격으로

 그의 심장을 여지없이 강타해버린 것이다.

 지금 신종필이 돌리는 작업장안의 P C 는 모두 합쳐 봐야

 50 대 남짓이다.

 노광용의 말이 진실이라면..

 100 % 확실한 정보라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스케일에서부터 상대가 안되려니와

 인건비면에서 한국과 비교해서 10:1 밖에 안되는 중국에서

 작업장을 돌린다면

 지금보다도 더 낮은 시세에 유라파를 마구 내다 놓을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상대방은 분명히 거대한 공룡이었다.

 하긴 기하학적으로 치솟는 인건비와 머리아픈 노사문제,

 그리고 산업구조의 재편성등으로 많은 기업들이 중국, 베트남

 등지로 생산 거점을 이동하고 있었고,

 

 그러한 흐름이 자칫하면 한국 경제 내부의 산업 공동화 현상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한 시대의 조류를 외면할 수 만은 없는 것이라고,

 언젠가는 인터넷게임 관련 산업구조에서도

 대규모 '게임머니 생산 작업장' 들이 중국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는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언젠가' 하는 시간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빨리

 그리고 거대한 모습으로 다가올지는 꿈에도 몰랐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분명히 인정을 해야하는 현실이었고

 무언가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만 하는 것이다.

 

  "삐이..."

 

 복잡한 상념속에서 어쩔줄 모르고 한참을 허우적 거리던

 신종필은 둔탁한인터폰 벨소리가 여러번 울리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저어 사장님...."

 

  "뭐야?"

 

 신종필은 지금 자신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와져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짜증난 사장의 목소리에 주눅이 든 듯, 직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많이 바쁘십니까? 어떤 아가씨 한 분이 면접을 보러와서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는데요..."

 

  "면접? 아.. 그래 들어오라고 그래."

 

 장시간 통화와 이런저런 생각들에 빠져 시간 가는 줄을

 몰랐었는데 벌써 시계가 3 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이번에 군에 입대하는 알바를 대신해서 일할 직원을 만나보기로

 선약을 했던 것이다.

 

 똑똑.. 가냘픈 노크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검정색 투피스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젊은 여자가 머뭇머뭇

 방문을 열고서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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