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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My diary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작가 : 더브러study
작품등록일 : 2019.10.27

극중 주인공인 강애인은
누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대학생이자 아들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동기들과 함께 떠난 지리산 등반 중
예기치못한 사고로 인해 후송이 되고
거기에서 전혀 예상치도 못한 근육병 진단을 받게 된다
그 후로도 병원으로 입사를하고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지만
하루하루 변해가는 자신의 현실에
점차 삶의 방향성을 잃어가게 된다
그러던 중 새로 입사한 미혼모 임현아와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하지만 그 둘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결국 이별을 하게 된다
때마침 직장내 여러 비리 문제와 함께 퇴사를 결심하고
제 2의 인생을 살기로 다짐한다
어쩌면 삶을 포기할수도 있는 끝자락에 서있는 강애인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의 평범하지만 누구보다 현실적인 모습으르 보여주고
다시금 가족 그리고 공동체에 대한 가치관을 일깨우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14화. 즐거운 회식..
작성일 : 19-11-01 15:11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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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아…회식…’

 사실 난 술도 잘 마시는 편에 속하기 때문에 회식자리를 기피하거나 그러진 않지만

 그 어딘가 익숙지 않은 장소에 가는 것 자체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택시를 타면 가게 바로 앞에서 내릴 수 있는지 없는지…

 1층인지.. 2층인지..

 화장실은 가까운지 그렇지 않은지.

 좌식인지…테이블인지…..

 신발은 벗고 들어가는지….아닌지…

 사실 과장이나 다른 차가 있는 직원들은 나름대로 나를 챙겨준다고 하지만

 때론 그런 당연한 배려가 상처로 다가오기도 하기때문에 그런 원치않은 배려는 썩 달갑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아마 현주나 유미 결이와 같이 날 특별히 챙겨주는 사람이 없었더라면..

 난 무슨 핑계를 대고서라도 빠질려고 했을거다….

 아니 어쩌면 이 직장을 진작에 그만뒀을지도..

 나에게 자신의 오른쪽 어깨를 빌려주고 호흡을 맞추어 천천히 발걸음을 해주고 나의 기둥이 되어주는 아이들…

 내가 조금이라도 힘들어보이면 민망하지 않도록 짓궂은 농담으로 나를 편하게 해주는 친구들..

 .

 .

 ‘아 내일 모레면 오늘 저녁에 미리 앰플 주입해놔야겠네….’

 .

 .

 그렇게 찾아온 회식 날….

 앰플을 주입한 이후 이전보다는 확연히 달라진 점들을 느끼지만…..

 도저히 적응하기 어려운 이 심한 근육통은… 오늘 유독 더 심하게 느껴졌다..

 

 ‘이거 술먹으면 큰일나는거아냐?’

 ‘그래도 회식날인데 술은 마셔줘야지’

 

 “오늘 회식 어디래?”

 

 오늘 회식은 강남 어디에 있는 막창 전문집이라고 한다

 .

 .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7시에 병원이름으로 예약 어디로 되어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2층 무궁화 룸으로 예약되어있네요”

 “혹시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나요?”

 “아니요 죄송하지만 저희 매장에 따로 엘리베이터는 없습니다”

 “………”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썅…..’

 .

 .

 ‘이제 옷갈아입어야겠네’

 

 갈아입고 신발신는데까지 넉넉히 30분가량이 걸리기 때문에

 퇴근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갈 즈음….난 미리 옷을 갈아입는다

 .

 .

 “오 모야 깡샘 오늘 왜 이렇게 차려입었어?”

 “무슨 소리야….누가 없어보이게 회식이라고 집에 있는 정장을 챙겨와서 갈아입고 그러나!!!!”

 나는 뻔뻔하게 민망한 이 상황을 넘기려 했다

 

 사실 나는 어머니한테 옷 좀 그만 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옷과 꾸미기를 좋아했었다

 하지만 점점 나에게는 너무나도 무거워지는 그냥 천조각들…

 자켓 안에 휴대폰을 빼는 것조차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특별히 외출을 하지 않는 나에게 회식 날에는 유니폼 외에 사복을 입기 때문에 이렇게 외출을 위해 옷으로 나를 표현할 때는 나름 기분전환이 되기도 한다..

 

 버클 하나 채우는 것도…

 셔츠의 단추 하나 채우는 것도….

 지퍼 하나 올리는 것도 힘들지만….

 

 

 ‘현아샘은 어디있지?’

 

 “오.. 깡 샘 아이돌 같은데요?”

 ‘현아 샘이다’

 

 “오늘은 같이 술 한잔해요”

 “그래요”

 .

 .

 다들 그렇게 하나 둘 회식 갈 준비들을 마무리한다

 

 “애인이는 어떻게 갈거냐?”

 “전 그냥 택시타고 갈게요”

 “그냥 내 차타고 가라니까…고집도 참….”

 “그냥..택시타고 가는게 편해요”

 

 다른 사람들과 도착시간을 맞추려면 난 항상 미리 출발을 해야했다

 

 “애인 샘 택시 잡으셨어요?”

 “이제 잡으려고”

 “깡 샘 얼른 출발하자”

 

 그렇게 난 현주, 결이와 함께 택시를 타고 회식장소로 출발을 한다

 ‘현아 샘도 택시타고 같이 갔으면 좋겠는데…..’

 .

 .

 “기사님 죄송한데 잠시만 주차장 안쪽으로 좀 들어가주시겠어요?”

 

 택시를 타고 매장 앞에 도착을 했지만 주변을 살펴보니.. 살짝 언덕길이 있어 안쪽으로 들어가야하는 상황이였다..

 

 “그냥 여기서 내리세요 안에 들어가면 못 나와요”

 .

 .

 “………………”

 “오빠 그냥 내리자..천천히 가면 되지”

 .

 .

 ‘그냥 싸우기도 싫었다….’

 “오늘은 갈 길이 험난할 것 같네 ㅎㅎㅎㅎ”

 난 애써 농담을 던져 살짝 짜증나는 이 상황을 위로하려고 했다..

 .

 .

 앰플의 효과로 이전보다는 아무리 나아졌다라고 할수있지만….

 남들이라면 한 걸음에 갈 수 있는 이 거리조차도

 바닥의 울퉁불퉁한 포장상태나 그 약간이라 말할수도 없는 언덕의 높이정도가 나에게는 에베레스트 산과도 같이 느껴진다.

 .

 .

 겨우겨우 매장 입구에 도착했지만..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산 넘어 산이구만….”

 갑자기 이름모를 화가 난다…

 “결아 난 천천히 올라갈 테니까 먼저 올라가 필요하면 전화할게”

 “아뇨.. 애인 샘 그냥 제가 업을게요 그게 빠를거 같아요”

 

 가게 입구이다 보니 담배피는 사람들..음식을 다 먹고 나오는 사람들..

 외식을 위해 가게로 들어가는 가족 단위의 사람들..

 

 다들 모지 라는 눈빛으로 한번씩들 쳐다본다..

 

 ‘아..싫다..’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는데… 누군가에게 업혀 마치 어떠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만큼 초라해지는 경우가 없다….쓸데없는 내 고집일수도 있지만…어쩔 수 없다..

 

 “아냐 일단 내가 혼자 해볼게”

 옆에 있는 난간을 잡고 계단을 오르려 시도해본다

 

 ‘근데..생각보다 계단의 높이가 좀 있네….’

 

 아마 평소에 게단의 높이까지 생각해가며 올라가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근데 옆에서 계속 기다려주고 있는 결이를 보니…

 내가 괜한 고집을 피우고 있나보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결이가 잠깐만 날 좀 업어줄래?”

 

 그렇게 난 결이의 등에 업혀 겨우겨우 회식 장소에 도착했다..

 

 ‘일찍 출발하면 모하나..어차피 이래저래 꼴찌로 도착할텐데..’

 

 업혀 올라오면서도 느꼈던 거지만 계단의 개수가 너무 많았고..

 

 ‘그냥 결이한테 업혀올라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자리는 테이블 석이여서 신발을 벗거나 할 일은 없었다…

 입구 바로 앞에 마련 된 결이와 내 자리…

 아마 일부러 그렇게 비워놓은 것은 아닐거다…

 그냥 원장의 옆자리를 피해서 오순도순 앉다보니 그렇게 남은거겠지…

 .

 .

 여느 때와 다름없는 회식 겸 술자리…

 야한 농담도 주고 받고

 술을 마시고

 여자 샘들은 간만에 한 치장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 위해 사진찍기에 바빴다..

 

 ‘현아 샘은 어디에 있지?’

 

 내가 있는 테이블과는 저만치 떨어져 모 나랑 대화 나눌 일은 없을거 같다

 

 ‘아직 친한 직원도 없을텐데..심심하지는 않을까..’

 .

 .

 그렇게 무르익은 회식에 너도나도 얼큰히 취해갈 때 즈음.

 ‘화장실이 가고싶은데…’

 

 “애인 샘 모 필요한거 있으세요?”

 “아니…..화장실갈려고”

 “잠시만요 같이 가요”

 

 ‘결이같은 녀석이 있어서 참 다행이야’

 

 유미와는 학교 동기로 이 병원이 사회 생활은 처음이지만 참 믿음직스러운 친구다..

 ‘이 녀석은 분명 여기가 아니라 어디를 가더라도 가도 잘 할 거야..’

 .

 .

 “결아 미안한데..나 지퍼만 좀 올려줄래?”

 사실 누가 볼 일을 본 후 다른 사람의 옷매무새를 정리해주는 것을 달가워하겠는가..

 오래 입은 옷의 경우… 지퍼가 그나마 좀 헐렁해서 볼펜과 같은 앞이 뾰족한 걸로 걸어 올릴수 있지만..

 지퍼가 뻑뻑한 경우에는 사실 내 힘으로 해결이 어려워 도움이 필요했다..

 

 그렇게 화장실을 나서려고하던 그 때…

 어딘 가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

 .

 “왜 이러세요?”

 “그냥 번호만 좀 알려줘요”

 “술 많이 드신거 같은데 그냥 가세요”

 

 “응? 결아 어디서 현아 샘 목소리 안 들려?”

 

 ‘여자 화장실 쪽 인거 같은데…’

 .

 .

 대충 상황을 보니..

 그냥 단순히 술에 취한 남성이 추근덕되거리는 상황인거 같았다

 

 “애인 샘 여기 그대로 계세요 혹시 모르니까 가서 사람들한테 좀 알릴게요”

 “현아 샘….. 현아 샘이에요?”

 하지만 마냥 그대로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서 현아 샘의 이름을 불러본다

 .

 .

 현아 샘은 사색이 된 체 내 쪽으로 온다

 “현아 샘은 먼저 방으로 가요 나도 금방 갈게요”

 

 “당신은 모야?”

 .

 .

 이 쯤되면 등장하는 악당…

 하지만 난 히어로가 아니다….젠장….

 

 “애인 샘 그냥 가요….”

 현아 샘이 내 손을 잡고 그냥 가자고 재촉한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몸이…’

 

 “당신 모냐고….”

 그 남자가 내 왼쪽 어깨를 살짝 밀치지만…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다…

 ‘결이는 언제 오지?’

 

 “저기 술에 좀 취하신거 같은데…..”

 “애인 샘 그냥 가요”

 

 내가 현아 샘을 데리고 그냥 가려고 뒤돌아선 그때

 “아 썅 넌 모냐고”

 그 남자가 돌아서는 내 어깨를 잡아챈다

 .

 그리고

 [우당탕….]

 난 그만 넘어져버리고 말았다…..

 ‘아.. 일어서야하는데…..현아 샘한테 이런 모습 보여주고 싶지 싫은데….’

 

 “모야….이 새끼 병신아냐?”

 

 분하지만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

 .

 .

 바로 그때…

 “당신 모야…이런 씨발 너 지금 모라고 했어 누구한테 병신이래”

 현아 샘이 그 남자를 향해 소리를 치더니 밀친다

 

 “애인 샘 나잡고 일어나요”

 .

 .

 “애인 샘”

 

 ‘결이다….’

 다행히 피티실 사람들이랑 전부 다 왔다

 

 간호 샘들은 울고있는 현아 샘을 달래고…

 그 옆에 넘어져있던 나를 결이가 부축을 해 일어나는 걸 도와준다…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젠장…’

 

 그리고 언제 다쳤는지 내 손에서는 피가 나고 있었다

 .

 .

 그렇게 자리로 돌아온 모두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술을 마시며 기분을 전환해갔지만

 나의 기분은 절대 풀리지 않았다…..

 

 ‘아 진짜 죽어버릴까….’

 

 정말 이 순간만큼은 극단적 생각이 들정도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내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고 창피했다

 물론 그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그것은 일종의 동정이겠지..

 .

 .

 병원이라는 울타리 밖의 세상은 나의 생각이상으로 불친절하고 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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