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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리고 그 후
작가 : 전Yeah
작품등록일 : 2019.10.7

2014년, 갑작스레 일어난 사태 이 후 인류는 멸망하였다. 그로부터 1년 후, 사태에서 살아남은 이설전은 변해버린 환경과 그것에 적응해가는 자신에게 회의감을 가지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괴리감을 느끼기 시작하다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미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자들의 일상을 쓰는 아포칼립스 일상물.

 
14 - 레볼루션 (1)
작성일 : 19-10-28 22:53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1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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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장마가 잠시 주춤하더니 하늘에는 아직 구름이 많긴 했지만 간만에 해가 비치고 있었다. 날씨는 꽤나 습하고 더웠지만 오랜만의 햇빛에 대다수 마트 안 인원들은 마트 옥상으로 올라가 햇빛을 만끽하고 있었다.

 

  정제와 보람은 아기의 이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고 윤두호와 이영우는 카드 배틀로 놀고 있었다. 대범과 권란은 빨랫줄을 설치하느라 아옹다옹하고 있었으며 설전과 영혜는 옥상 난간에 기댄 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널 도와주던 사람이 있었다고?”

 

  “네. 진주 언니라고 원래는 저랑 같은 먹이..였어요..”

 

  “근데...?”

 

  “일부러 대장, 그러니까 이름이 주혁이라고 했나. 그 조직의 대장과 자는 조건, 그리고 인간을 먹는 조건으로 간부가 되었죠.”

 

  영혜가 인간을 먹는 조건이라고 말하자 설전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저었다.

 

  “뭐야, 결국 인간을 먹는 년이었잖아.”

 

  “아니에요..! 결국... 그건 우리를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어요.”

 

  “...호오.. 영혜 네가 편을 들 정도면 그래도 제법 사람다운 면이 있는 꽤 멋진 사람인가보네?”

 

  “사실 먹이 시절에 같은 방을 썼어요. 누나가 이것저것 챙겨준 덕분에 무사히 지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누나가 간부가 돼서 식량을 관리해 준 덕분에 인간이 먹이로 사용되는 일은 극히 적었고요.”

 

  “그러니까 일부러 간부가 돼서 수감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었다는 거네? 그럴 바엔 그냥 막 총을 들고 나를 따라라 하면서 반란을 일으켜 모래반지 빵야빵야 하는 게 낫지 않냐?”

 

  설전이 총 쏘는 시늉을 하자 영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설전은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쪼그라들었다. 영혜는 설전이 알아서 기는 모습을 확인한 후 말을 이었다.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조직의 인원수가 아마 100? 그 정도 더 넘을 거예요. 사실 먹히는 것 보다 그 편이 나으니 붙잡히면 전부 그렇게 사냥꾼이 되어버리거든요.”

 

  “100?...100이라..”

 

  “그래도 워낙 잘 챙겨주기로 유명한 분이여서 수감자들 사이에선 천사라고 불렸어요. 실제로 조직의 대장도 식량관리를 워낙 철저하게 잘 해서 진주 언니를 신뢰하고 있었다니까요. 덕분에 인간을 먹는 행위도 적어졌고요.”

 

  “그래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나 보네.”

 

  “조직이라는 게... 그런 건가 봐요. 혼자서는 힘들죠.”

 

  영혜는 언니가 잘 지내는지,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걱정된다고 말했지만 설전은 그저 100이라.. 라며 영혜가 말한 숫자를 되뇌고 있었다.

 

 

 

  콘크리트 벽이 일렁거린다. 천장 위, 용도를 알 수 없는 파이프에 매달아 놓은 전자램프가 흔들거린다. 벽이 일렁거리는 것처럼 보였던 이유는 흔들리는 전자램프의 빛 때문이었다. 흔들리는 램프 아래, 그리고 침대 위. 아직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레인코트를 갖춰 입은 주혁은 눈을 뜬 채 붉은 눈으로 바닥을 응시한다.

 

  아무것도 없는 바닥. 그러나 주혁은 그런 바닥에 뭐라도 보이는 듯 시선을 떼지 않는다.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작은 움직임조차 까딱하지 않던 그가 복도를 울리는 발소리에 시선을 정면에 있는 문으로 향한다. 단단해 보이는 철문이 열리며 남자 하나가 들어온다.

 

  뛰어와서 잔뜩 상기된 남자의 얼굴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남자는 숨을 천천히 고르며 주혁을 바라보았다. 붉은 안광이 남자를 재촉하는 듯 보였다. 아무것도 담지 않은 순수한 눈. 그러나 붉은 그 눈이 남자는 너무나 두려웠다.

 

  “깨... 셨습니까..?”

 

  주혁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의미는 남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과 동시에 여기에 온 이유를 말하라는 신호였다. 남자는 침을 한 번 삼킨 다음 입을 열었다.

 

  “날씨가 개였습니다. 최여진 누님께서 미리 대장이 말씀하신대로 정찰 인원을 꾸린 채 대기하고 있다고 전하라 했습니다.”

 

  “빠르네. 역시... 믿을 만해.”

 

  주혁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는 침대 옆에 놔둔 권총을 코트 안쪽 주머니에 넣고 세워둔 소총을 매더니 남자를 향해 다가갔다. 주혁이 다가올 때 마다 남자는 흡사 맹수가 다가오는 느낌을 받았다. 주혁이 남자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 철문을 넘어 복도로 걸어갔다.

 

  주혁이 건물 밖으로 나오자 그의 눈앞에 보이는 건 질서 정연하게 서있는 수십 명의 인원들이었다. 그들은 건물 앞 공터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주혁이 맨 앞의 남자 둘, 여자 하나를 향해 뭐라고 중얼거린다. 그러자 세 사람은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인원들을 준비된 승합차에 태우기 시작한다. 주혁은 그런 다음 그대로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창 너머로 승합차 3대가 광장을 떠나 교도소 밖을 나가는 걸 본 김진주는 신제호를 바라본다. 제호는 아무 말 없이 종이컵에 든 커피를 홀짝거린다. 후룩거리는 작은 소리가 어째선지 방안 전체를 울리는 듯하다.

 

  “최여진, 채경묵, 박건일. 주요 인물 세 사람은 지금 막 교도소 밖으로 나갔어.”

 

  진주가 탁자 위에 놓인 커피 한 잔을 들며 이야기한다. 제호는 또 다시 커피를 한 모금 입에 가져다 댄다.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킨 제호는 진주의 말에 대답한다.

 

  “최측근들 3명씩이나 보내다니. 무슨 생각이지?”

 

  “잘 모르겠는데. 그만큼 단비와 지희가 중요한 걸지도?”

 

  “아무리 성욕이 왕성한 변태새끼라도 그 정도의 인원을 다짜고짜 밖에 뿌리진 않아.”

 

  제호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구린내가 나는 듯 코를 만지작거렸다. 진주 또한 찜찜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는 듯 이마와 머리를 긁적거렸다.

 

  “확실히 뭔가 이상하긴 해. 갑자기 다짜고짜 중요 인원들, 그것도 대다수를 밖으로 돌리다니... 마치...”

 

  “함정 같다?”

 

  제호가 진주의 말을 가로챘다. 진주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제호의 말을 수긍했다. 제호가 다시 커피를 들이킨다. 아까보다 식은 커피는 이제 조금 따뜻한 정도다.

 

  “무섭네. 만약 진짜 그런 거라면... 우리 행동을 다 읽히고 있었다는 거 아냐.”

 

  “그렇지.”

 

  “근데 만약 알고 있다면 어째서 지금까지 우릴 가만히 놔둔 거지?”

 

  “그러니까 그게 너무 이상해. 지금 보내는 정찰 인원들은 최강 정예라고 할 만한 놈들이야. 근데 그런 놈들을 정찰에, 그것도 자동차 3대나 보낼 정도라니 이상하잖아?”

 

  “그냥 김주혁이 지희와 단비에게 안달이 나서 저런 결정을 내린 거면?”

 

  “그렇게 허술한 놈이 아니야. 뭔가 있어.”

 

  진주가 음모론을 제기하자 제호는 다시 들고 있던 커피를 들여다본다. 종이컵이 살짝 떨리자 그 안에 있던 커피도 작은 물결을 일으키며 일렁거린다. 그 안에 비친 제호의 얼굴도 일렁거리며 찡그려진다.

 

  “만약 진주야, 네 말대로 허술한 놈이 아니라면 왜 지금 정예들을 내보낸 거지? 오히려 우리한테 좋은 기회잖아. 우리 행동을 읽고 있다는 놈이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줘? 거기다가 거의 자기 혼자 남는데도?”

 

  “그래도 아직 여기 남아있는 부하들은 50여명이나 되잖아. 최측근들은 정찰 목적으로 무사히 피신시킨 다음 남은 인원들로 잡으려는 속셈일지도 모르지. 아니면 정찰은 미끼고 우리가 움직이는 순간 다시 돌아와 협공을 가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군.”

 

  제호가 종이컵을 흔든다. 커피가 심하게 요동치며 일렁거린다. 종이컵을 멈췄음에도 커피는 어지럽게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커피가 서서히 멈추기 시작하자 제호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언제 시작할 건데.”

 

  “오늘 밤.”

 

  진주의 말에 다시 제호가 든 종이컵이 떨린다. 제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진주를 바라본다. 그녀 또한 제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단호한 의지가 깃들어 있었다.

 

  “함정일지도 모른다고 한 건 너잖아. 근데 오늘 밤? 오늘 밤 실행하겠다고?”

 

  “지금이 적기야. 가장 껄끄러운 놈들은 밖으로 나가있어. 거기다 오늘 맡게 된 경계 근무의 대다수는 우리 동료들이야.”

 

  “그렇게 보니 더욱 네 말에 신뢰가 가네. 함정이라는 거 말야.”

 

  “그래도 어쩔 수 없어. 걸려줄 수밖에. 무시하기에는 너무 조건이 좋아. 그리고 더 기다렸다가는 어떻게 될지 몰라. 기회는 지금 아니면 없을 거야.”

 

  제호는 곰곰이 진주의 말을 되뇌어보았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그래서 위험해 보였다. 마치 판을 벌리라고 만들어주는 듯한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었다. 너무나 최적의 조건. 그래서 제호는 그런 진주를 말리고 싶었다.

 

  그러나 진주는 단호하다. 그녀의 말대로 확실히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 사실 실제 계획도 오늘이 맞긴 하다. 가장 요주의 인물인 최여진이 정찰로 빠진 오늘 주혁을 처리하고 잡혀있는 사람들을 풀어준다. 이 계획을 실행하기엔 오늘이 최고로 적합한 날이다.

 

  “그럼 오늘 밤 언제쯤?”

 

  “9시경. 슬슬 다 잠들기 시작할 때를 노리자.”

 

  “그럼 애들한테 전달해 놓을게.”

 

  제호가 커피를 입에 가져다 댄다. 미지근한 커피가 그의 입을 적신다. 제호는 입을 뗐다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커피를 한 번에 다 마셔버린다.

 

 

 

  주혁이 침대에 걸터앉는다. 그는 침대 옆 탁자 위에 놓인 술병을 들어 술을 유리잔에 가득 담는다. 병 라벨에 와일드 터키 101이라고 적혀 있는 이 술을 주혁은 홀짝 거리지 않고 단숨에 들이켰다. 뜨거운 술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지만 주혁은 어떠한 표정변화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탁자 위 체스판으로 시선을 옮긴다. 그것은 참으로 희귀하게 생긴 체스판이었다. 아니, 체스판이라고 말하기도 이상했다. 왜냐하면 주혁 쪽으로 절반은 일반적인 체스판이 맞지만 나머지 절반은 체스판이 아닌 장기판이었기 때문이다. 각각 체스판의 절반과 장기판의 절반을 잘라 서로 붙여놓은 형태였다.

 

  언밸런스한 이 체스판으로 주혁의 손이 올라간다. 그는 체스판 위에 놓인 검은 체스 말들 중 퀸과 룩, 비숍과 나이트를 전부 체스판에서 치운다. 그리고 맞은편에 장기판에 있는 초나라 장기 말들 중 궁, 차, 포, 마 들을 움직여 체스 말 킹이 있는 주변을 감싼다.

 

  “문제는 왕이 어떻게 움직이냐, 이건데.”

 

  다시 잔을 채운 주혁은 단숨에 술을 들이킨다. 주혁은 검은색 말, 킹을 잡는다. 그러나 손으로 잡았을 뿐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들어서 움직인다거나, 아니면 다른 말을 잡는다거나 하는 행동도 없다. 그저 손으로 잡았을 뿐이다. 들지도 않고 그저 잡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주혁은 미소 짓는다. 그는 엉뚱하게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 그러더니 그는 킹에서 손을 뗀다. 다시 잔을 가득 채운다. 이번엔 술을 잔의 반 정도 남긴 채 검은색 폰들을 하나 씩 자리에 눕힌다. 마치 폰들이 전부 죽어버려 쓸모가 없어진 모양새처럼.

 

  “아마도 이렇겠지? 그렇다면...”

 

  그는 장기판을 체스판과 떼어 놓는다. 졸들과 사만 남아있는 장기판은 꽤나 멀어지더니 탁자 아래로 떨어진다. 졸들과 사가 바닥에 떨어지더니 흩어져버린다. 주혁의 시선은 다시 체스판으로 향한다. 체스판 위에는 누워있는 폰들, 그리고 장기 말에 둘러싸인 킹만이 존재한다.

 

  “재밌는 상황이군. 재밌어.”

 

  그는 웃으며 궁을 집는다. 그는 궁을 들어 주먹으로 감싼다. 주먹에서 으득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주먹을 더욱 강하게 움켜쥔다. 주먹 안에서 궁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그 소리는 곧 갑자기 달려온 한 남자의 발자국 소리에 묻힌다.

 

  “무... 무슨 일이 십니까?”

 

  뛰어온 남자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주혁을 향해 물었다. 주혁은 떨어진 장기판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그것을 치우라는 명령인 줄 알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남자보다 먼저 주혁이 입을 열었다.

 

  “장기판을 떨어뜨렸다. 신경 쓰지 마. 내가 치울 테니까.”

 

  “아....아! 네...!”

 

  “오느라 고생했다. 가봐라.”

 

  남자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인사를 하더니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갔다. 주혁은 남자가 돌아간 것을 확인 하곤 움켜쥐었던 주먹을 폈다. 주먹 안에는 깨져서 조각난 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그것을 킹 위에 떨어드렸다.

 

  궁의 잔재는 킹 위로 떨어졌지만 킹을 건들지 않고 체스판에 튀더니 주변 장기 말들을 건들었다. 킹은 어떠한 움직임도 없이 그 자리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었다. 주혁은 궁의 잔재들 중 하나를 집어 올렸다.

 

  “궁이 너무 앞으로 나오면 안 되지. 장일지 멍일지 모르잖아.”

 

  주혁이 잔을 들었다. 그는 남아 있는 술을 단번에 마시고선 킹을 들어 올려 궁의 잔재들 중 하나 위에 킹을 거칠게 내리쳤다. 궁의 잔재가 이제는 완전히 깨지면서 그 파편들이 주변을 향해 날아간다. 궁을 짓이겨 버린 킹이지만 킹은 전혀 흠집하나 나지 않았다.

 

  “그럼 구경해볼까? 장일지, 아니면 체크메이트일지.”

 

 

 

  밤 9시 경, 교도소의 가장 안 쪽 감옥 안에 담요를 덮어 쓴 두 남녀가 서로 껴안고 있다. 전라의 두 남녀는 서로의 몸을 의식하지 않은 채 그저 서로의 체온만을 원하며 안는다. 서로를 안는 행위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이 둘에겐 성욕의 목적은 적어도 아니었다.

 

  “치수오빠. 오늘은 달이 떴어.”

 

  “응. 한동안 비만 오다가 간만에 이렇게 달빛을 보게 되네.”

 

  두 사람 머리 위 창살 사이로 달빛이 방 안을 비추고 있었다. 수진은 달빛을 보더니 울먹거리며 말했다.

 

  “다행이야. 정말. 계속 비만 내리니까.. 이대로 달 한번 못보고... 가는 건 아닌가 싶어서...”

 

  “...수진아...”

 

  한치수가 김수진을 안는다. 수진은 치수의 품 안에 안긴 채 말이 없다. 흐느끼는 수진을 치수는 그저 부드럽고 격하게 안을 뿐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더욱 강하게 끌어당긴다. 마치 이대로 떨어지면 죽을 듯. 두 사람은 담요 안에서 더욱 서로의 간격을 좁혔다.

 

  사실 두 사람은 그리 나이가 많지 않았다. 치수의 나이는 19, 수진의 나이는 17. 아무 일도 없었다면 그저 한창 자라날 아이들이었다. 그러나 지금 두 명의 소년과 소녀는 서로를 끌어안으며 달빛에 안도하며 살고 있다. 아무 걱정 없이 살아야 할 아이들이 지금 죽음 앞에서 서로를 위로하며 살고 있다.

 

  이 감방 안에는 원래 수진과 치수 이외에도 여러 명의 사람들이 갇혀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감방 안에 남게 된 인원은 오직 치수와 수진, 두 명뿐이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두 사람에게 안도와 동시에 공포를 새겨주었다.

 

  치수는 생각한다. 만약 자신이 먼저 끌려 나간다면 수진은 어떻게 될까? 만약 수진이 끌려 나간다면 자신은 어떻게 될까? 그건 수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 두 사람은 마음이 찢어지는 통증을 느낀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기 전 언제나 이 생각을 하며 잠을 청한다. 언젠가 다가올 이별의 아픔에 대해서.

 

  서서히 서로를 느끼며 잠이 들려는 그 순간. 갑자기 난데없이 총성들이 울린다. 수진과 치수가 깜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갑자기 무슨 소리지? 상황파악을 하기도 전에 다시 한 번 총성들이 연달아 교도소를 울린다.

 

  치수는 이것이 하나의 소리가 아님을 느꼈다. 한 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총성들은 여러 곳에서 다발적으로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서 당황스러운 욕설과 비명들이 울려퍼졌다.

 

  “뭐지? 뭐야? 뭐야? 오빠? 뭐지? 괴물들인가? 괴물들이 쳐들어 온 건가?”

 

  “글쎄. 그런 가능성도 있겠지만 모르겠어. 뭐지...”

 

  “무서워 오빠.”

 

  수진이 치수의 팔을 꼭 붙잡는다. 치수는 수진을 자신의 등 뒤로 오게 한다. 수진은 그런 치수에게 미안하다. 사실상 치수도 자신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상태다. 그러나 치수는 남자라는 이유로 지금 수진을 자신의 뒤로 오게 배려한다.

 

  매달리기 미안하다. 그러나 약한 자신은 의지할 곳이 필요하다. 치수는 그녀에게 그런 존재였다. 그래서 그녀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치수에게 매달린다. 그녀는 치수의 팔을 꼭 잡았다. 그건 무언의 사과와 고마움, 그리고 두려움의 표시였다.

 

  총성이 더욱 선명하고 명확하게 들린다. 그리고 복도를 가로지르는 발자국 소리들이 시끄럽게 울린다. 치수는 긴장한 채로 수진을 자신의 뒤로 숨긴다. 수진도 알아서 치수의 등 뒤에 바짝 붙어 숨는다. 총성은 멎었지만 발자국 소리는 더욱 우렁차게 들린다.

 

  “치수야, 수진아!”

 

  진주의 목소리가 감옥 안을 울린다. 치수는 창살 너머 진주의 얼굴을 보자 내심 안도하면서도 긴장을 잃지 않는다. 그는 진주를 향해 누나라고 부르며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그리고 그 뒤로 수진이 얼굴을 내밀며 반가운 듯 진주를 향해 웃는다.

 

  “언니!”

 

  “어서 나와!”

 

  진주가 열쇠를 들더니 감방 문을 열었다. 치수는 무슨 일이냐고 재차 물었다. 진주는 감방 안으로 들어가더니 두 사람을 데리고 나왔다. 두 사람은 참으로 오랜만에 감방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곳에는 자신과 같이 벌거벗은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치수와 수진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들이 자신과 같은 먹이라는 사실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들과 자신이 왜 여기에 나와 있는지에 대한 물음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탈출이야.”

 

  “탈출? 누나? 그게 무슨...”

 

  “설명할 시간 없어. 자 교도소 밖으로 나가자.”

 

  진주가 두 사람을 데리고 층계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뒤를 진주가 풀어준 수감자들이 따라간다. 진주가 교도소 현관에서 멈춘다. 아직 그곳에는 총성과 총알이 빗발치고 있었다. 진주가 멈추자 뒤를 따르던 사람들도 멈춘다.

 

  “누나, 탈출이라니?”

 

  “내가 반란을 일으켰어. 나와 제호, 그리고 주혁과 인육을 먹는 것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랑 같이. 우리들의 목적은 지금 여기 있는 전원을 탈출시키는 거야. 저기 저 버스 보이지?”

 

  진주가 현관 밖 버스를 가리켰다.

 

  “저기까지 너희들을 데리고 갈 거야. 그리고 교도소문이 지금 열려있는 거 보여? 오래 버티지 못하겠지만 저기로 탈출하는 거지.”

 

  “반란이라고? 그게 정말인가? 자네는 그럼 우릴 정말 풀어주려고 하는 건가?”

 

  치수 뒤에 있던 한 중년남성이 눈을 빛내며 이야기했다. 진주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요. 그럴 줄 알고 따라오신 거 아니었나요?”

 

  진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사람들이 수근 거린다. 그것은 기쁨과 안도, 혹은 의심과 불안이었다. 허나, 진주는 그들의 수군거림에 동조할 생각이 없었다. 곧 총성이 멈췄다. 그리고 곧 복도에서 현관으로 눈앞에 제호가 나타난다. 제호는 빠르게 진주에게 손짓한다. 진주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제호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다 제압했어?”

 

  “응, 녀석들 대부분이 다 쳐자고 있던 덕분에 그리 큰 피해 없이 중요한 곳들 대다수를 점령했어. 버스까진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 거야. 거기다 무기고까지 우리가 점령했으니 제대로 반격하기엔 시간이 좀 걸릴걸?”

 

  “그래, 사람들 탑승이 완료 되는대로 우리도 빠져나가자.”

 

  “아니. 그 전에 할 일을 해야지.”

 

  제호가 소총을 들며 이야기했다. 진주가 제호를 향해 믿기지 않는 다는 눈빛으로 보더니 그의 총을 잡으며 그를 만류한다.

 

  “할 일이라니? 설마 너?”

 

  “그 미친놈을 살려두면 또 이런 일이 생길지 몰라. 확실히 끝내고 가야겠어.”

 

  “야! 위험해! 그걸 지금 혼자 하겠다고? 그리고 계획에 어긋나! 네가 마지막에 잘해야...”

 

  “이미 몇몇은 지하로 내려갔어. 걱정 하지 마. 지금 지하에는 경비도 없고 녀석 혼자뿐이니까. 내가 간다고 해도 이미 상황은 종료되어 있을 거야. 그냥 녀석의 시체를 확인하러 갔다 온다고 생각해.”

 

  걱정하는 진주를 향해 제호가 그녀의 어깨를 두드린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제호가 멀리서 동료들을 부른다. 동료 2명을 향해 진주와 이 사람들을 버스로 옮기라고 명령한 뒤 그는 복도를 가로지르며 진주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진주누님. 이쪽입니다.”

 

  “나머지 갇혀있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은 모두 탔고 버스는 무사히 출발했습니다. 누님이 마지막 동이였으니 이 사람들이 마지막입니다.”

 

  “그래, 알았어.”

 

  제호가 사라진 방향을 하염없이 쳐다보던 진주는 고개를 돌려 사람들을 데리고 버스로 향했다. 사람들은 버스로 향하면서 연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밖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갑자기 총이 날아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버스에 도착하자 그 안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들어간다.

 

  비록 다급했지만 사람들은 질서를 지키며 차례대로 탑승하고 있었다. 무분별하게 끼어들어가는 것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질서를 지켜 탄 덕분에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탑승이 완료되었다.

 

  진주는 버스 안으로 들어갔다.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이대로 자신은 마지막 수송인원을 데리고 밖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제호는 남은 반란 인원들을 데리고 유유히 교도소를 빠져나온다. 이것이 계획의 마지막 단계였으나 진주는 자꾸 마음이 걸린다. 진주는 사라진 제호의 뒷모습이 눈에서 떠나지 않는다.

 

 

 

  교도소 지하, 제호는 철문 앞의 시체들을 바라보았다. 6명. 6명이나 된다. 남자, 여자가 섞여 있는 시체들은 공포에 질린 듯 표정이 섬뜩했다. 특히 공포에 질린 눈. 눈을 뜬 채로 죽은 그들의 모습은 기괴하기 그지없었다. 제호는 마음을 가다듬는다.

 

  심호흡을 크게 한 번, 다시 한 번. 총을 잡고 천천히 문으로 걸어간다. 철문은 조금 열려있다. 시체들이 막고 있는 이유 때문이었을까. 열려있는 철문은 왠지 개미지옥의 입구처럼 보였다. 그리고 제호는 개미인 자신이 알아서 개미지옥으로 들어가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가 벽에 붙은 채로 문 너머를 경계하고 있던 찰나 벽 너머로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라.”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제호는 이 공포의 원인을 규정할 수 없었다. 목소리만으로 공포를 느낀다니. 제호는 심장이 얼어붙는 느낌을 애써 지우며 다시 심호흡을 했다. 그러나 그 노력은 다시 들려온 소리에 의해 산산이 부서졌다.

 

  “아니면 내가 나갈까? 제호.”

 

  제호는 이 공포의 원인을 내심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속마음을 들켰다고 생각되는 공포. 상대가 자신을 꿰뚫어보는 듯한 공포심. 그와 비슷한 것이었다.

 

  제호는 열려있는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 곳에는 침대 위에 걸터앉은 주혁이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며 제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제호의 총이 주혁을 조준한다.

 

  “나 인줄 어떻게 알았지?”

 

  “왜 모를 거라 생각하는 거지? 오히려 묻고 싶은데.”

 

  “당연하잖아. 내가 여기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리...”

 

  “알고 있었지. 진주나 아니면 네가 여기로 올 것이라는 건. 다만 이런 잡졸들이 올 것은 예상 밖이었다만.”

 

  주혁이 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를 던졌다. 그건 다 부서진 형체를 알 수 없는 장기 말들이었다. 제호가 장기 말을 힐끗 바라 보았다. 그 순간 주혁이 손가락을 튕기며 소리를 낸다. 소리는 콘크리트 벽에 부딪히며 이리저리 튕겨져 나왔다. 놀란 제호가 다급하게 시선을 주혁에게로 옮겼다.

 

  “조심해야지. 죽음은 순간이야. 적 앞에서 한 눈을 파는 건 야생에선 생각도 못할 일이지.”

 

  “지랄하고 있네. 지금 내가 더 우위에 있거든. 그런 와중에 허세 따위나 부리고 있냐.”

 

  제호가 총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러자 갑자기 주혁이 웃으며 제호의 뒤를 가리켰다.

 

  “허세라고 생각하나?”

 

  주혁이 제호 뒤의 어떤 것을 가리킨다. 제호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지 않아도 충분히 그가 가리키고 있는 게 무엇인지 예상이 간다. 그리고 그것들의 존재는 제호에게 주혁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그 녀석들도 한순간이었어. 공포를 느끼는 그 순간에 말이야. 참으로 이상하지. 결국 공포는 어디서 오는 걸까?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결국 공포의 종착역은 죽음. 결국 우리는 죽음이라는 공포에서 끝없이 방황하며 사는 거야. 그리고 한 순간. 정말 예상치 못한 한순간에 죽지. 최강의 공포를 느끼며. 이번 경우에는 미지의 공포에 대한 순간, 그 순간으로 인해 인생 최대의 공포를 느끼며 죽은거지.”

 

  “난데없이 중2병 소리나 하고 앉았네.”

 

  “근데 궁금하군.”

 

  주혁이 와일드터키 술병을 들려하자 제호가 잽싸게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이 술병을 통과하자 술병이 깨지며 남은 술과 파편들이 주혁을 향해 날아든다. 주혁의 뺨이 깨진 술병 파편에 찢어져 피가 흐른다. 주혁은 젖은 자신의 팔을 보더니 손에 묻은 술을 핥짝 거렸다.

 

  “두 가지 정도 궁금한데. 하나는 왜 이런 일을 꾸몄지? 그리고 또 하나는 왜 나를 따르려 하지 않지?”

 

  “둘 다 똑같은 대답이다. 인간을 먹는 행위, 그 X같은 행위가 존나 역겨워서.”

 

  “흥미롭군. 고기를 필요로 하다면 인간이든 돼지든 다 되는 거 아닌가? 고기 맛은 아마 인간이 더 좋다고 생각이 드는데.”

 

  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총을 견착하며 주혁의 머리를 겨냥했다. 제호는 초조했다. 보통 위험한 놈이 아닌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역시 이놈은 살려둬선 안 된다. 지금 여기서 확실히 쓰러뜨려야 한다. 제호는 그렇게 자신을 마음속으로 타이르고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등줄이게 돋아나는 서늘한 기운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다.

 

  주혁은 자신이 올 줄 알고 있었다. 그 말은 역시 이 반란을 진즉에 눈치 채고 있었다는 소리다. 그렇단 소리는 이 반란 기회를 주혁이 직접 만들어 준 것이라는 것. 제호는 등 뒤로 소름이 솟구치는 느낌을 받았다.

 

  “아쉽구나. 제호야. 조용히 나를 따라 왔으면 진화하는 신인류가 되었을 텐데.”

 

  “시끄러! 자꾸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역시 넌 여기서 뒤져야 해.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라도!”

 

  순간 제호는 주혁과 눈이 마주쳤다. 가늠쇠 너머로 서로의 시선이 교차한다. 그리고 그 눈빛에서 호기심과 살의, 그리고 어떤 깊고 어두운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어 제호를 잡아먹을 듯 보였다. 하지만 정작 제호는 괴기스러운 주혁의 붉은 눈을 보느라 가장 중요한 장면을 놓쳤다.

 

  주혁의 뺨에서 흐르던 피가 꿈틀거리며 다시 상처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체크메이트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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