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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리고 그 후
작가 : 전Yeah
작품등록일 : 2019.10.7

2014년, 갑작스레 일어난 사태 이 후 인류는 멸망하였다. 그로부터 1년 후, 사태에서 살아남은 이설전은 변해버린 환경과 그것에 적응해가는 자신에게 회의감을 가지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괴리감을 느끼기 시작하다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미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자들의 일상을 쓰는 아포칼립스 일상물.

 
13 - 동창회 (4)
작성일 : 19-10-28 22:53     조회 : 221     추천 : 0     분량 : 12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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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전이 친구, 윤두호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설전이 친구이자 보람이의 남편 이정제입니다. 보람이도 설전이랑 아는 사이구요.”

 

  “안녕하세요. 영혜누나 동생 이영우라고 합니다.”

 

  대범 앞에 나란히 앉은 세 명이 차례대로 자기를 소개하고 있었다. 대범은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이번엔 자신이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이설전, 이영혜가 차례를 대기하고 있었다.

 

  “설전이 아비, 이대범이라고 한다.”

 

  “이설전.”

 

  “여기 있는 영우 누나, 이영혜라고 합니다.”

 

  영혜가 생글 웃으며 말을 마치자 두호와 영우가 멍하니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설전이 못마땅한 듯 그런 둘에게 한 마디 하려고 하자 대범이 그의 뒤통수를 때리며 화를 내었다.

 

  “새꺄. 이.설.전. 그게 뭐냐, 밋밋하게끔. 정식으로 제대로 소개해.”

 

  “아니, 여기 있는 두 명은 다 내 친구인데 뭐하러 내 이름을 밝혀요. 다 아는 거.”

 

  “임마. 영우는 모르잖아.”

 

  “하도 불러 대서 이제 알 텐데 뭘. 그리고 그만 좀 때리세요! 예전엔 한 대도 안 때리시던 분이 요즘 부쩍 손찌검이 느셨어, 아주!”

 

  “새끼가 날로 막 대꾸가 느네. 얌마 제대로 소개해.”

 

  설전이 뒤통수를 긁적거리더니 영우를 향해 몸을 돌렸다. 영우는 설전이 자신을 향해 몸을 돌리자 다시 눈을 가늘게 뜨며 설전을 바라보았다. 마음에 안들 때 마다 영혜가 하는 표정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동생을 보며 과연 그 누나의 동생이 맞구나 하고 설전은 생각했다.

 

  “너희 누님을 구해주신 구세주이자 은인. 그야말로 생명의 빛이자 창조생명의 극. 내 총알 한 발이면 죽은 자도 벌떡 일어나게 만들고 금술이라 불리는 예토전생에 대한 연구 논문에 박혀 있기까지 한 이름. 마법카드 죽은 자의 소생으로 너네 누나를 살려주신 내 이름은...”

 

  다시 한 번 대범의 손바닥이 설전의 뒤통수를 향해 날아갔다. 설전이 아버지에게 그만 좀 때리라고 불평하더니 혀를 찬 다음 말을 이어갔다.

 

  “...이설전이다.”

 

  설전의 말이 끝나자 영우는 그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이내 외면했다. 영우와의 나이 차이를 생각하면 설전은 영우에게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이 상당히 불쾌했다. 만약 이 아이가 영혜의 동생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아버지가 없었다면 한 대 후려갈겼을지도 모른다. 설전의 미간이 움찔거리고 있었지만 영우는 여전히 그의 심기를 신경 쓰지 않았다.

 

  영혜는 그러게 왜 혼날 짓을 하냐며 설전에게 면박을 주었다. 설전은 내가 잘못했냐며 오히려 반문했고 영혜는 아까의 영우와 똑같은 표정을 보여주며 자신의 심정을 드러냈다. 어차피 할 거 제대로 하라는 소리였다. 설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두호 일행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잘못했슴돠 이설전이라고 함돠 라고 사죄했고 영혜는 잘했다며 그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영우는 그런 영혜를 보면서 못내 아쉽고 속상했다. 왠지 모를 서운한 감정들이 가슴 안에서 소용돌이 쳤지만 그것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새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서로 얼추 자기소개를 마친 가족들은 아침을 먹고 나서 각자 뿔뿔이 흩어진다. 영혜는 설전에게 2층으로 올라가 보람과 아이를 보러 가자고 했다. 아이가 태어난 지 이제 하루가 지났다. 정확히는 하루도 아직 안 지난 셈이지만. 권란과 영혜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다. 온갖 텐트와 모기장, 온갖 살균제품과 아기용 담요, 제품들을 마트 곳곳에서 긁어모아 몽땅 보람을 위해 바쳤다.

 

  보람과 정제는 감사하다면서도 그렇게까지 과한 신경을 써 줄 필요는 없다고 사양했지만 권란을 고개를 저으며 오히려 이것도 부족하다고 안쓰러워했다. 권란은 이제 보람의 곁에 한 시도 떨어지지 않은 채 산모와 아이의 상태를 살피는 중이었다.

 

  영혜는 정제에게 아이를 보러 가도 되냐고 물었고 정제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렇게 설전, 영혜, 정제는 2층으로 올라간다. 2층 직원 사무실, 보람은 직원 휴게실에 놔둔 침대 위에 아기와 같이 누워 있었다. 옆에선 권란이 아이와 산모 스트레스 받게 뭐하러 올라왔냐고 핀잔을 주자 설전은 그냥 간단히 아이를 보고 내려 갈 거라고 얼버무렸다.

 

  모두들 갓 태어난 아이를 바라본다. 아직 이름이 지어지진 않은 작은 생명이지만 곤히 자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 모두들 벅찬 감동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한 사람만 빼고 말이다.

 

  “번데기 같아.”

 

  영혜의 싸대기가 설전의 면상을 후려갈겼다. 보람은 괜찮다는 듯 웃었지만 권란은 잘 때렸다면서 오히려 영혜를 응원했다. 볼을 감싸 쥔 설전이 나 요즘 너무 많이 맞는 거 아니냐 라고 항의했지만 영혜는 맞을 짓을 했다며 그의 의견을 단박에 묵살했다.

 

  “진짜 아저씨가 안 때리려고 해도 때리게 되는 이유가 있다더니!”

 

  “아니. 그냥 내 감상을 말한 건데.”

 

  “내가 오빠보고 거지깽깽이처럼 생겼는데 막 그렇게 말 안하잖아요! 어떻게 애한테 그런 말을.”

 

  “쭈굴쭈굴해서 그렇게 말했.. 아니 뭐? 거지깽깽이? 거지면 거지지 깽깽이는 뭔데?”

 

  “깽깽이가 깽깽이죠, 상거지 오빠!”

 

  “상은 왜 붙여! 그냥 거지로 쇼부봐!”

 

  “쇼부가 뭐에요 쇼부가! 고우고 바른 우리말을 쓰세요!”

 

  “너나 써! 폭력녀!”

 

  서로 으르렁거리는 두 사람, 권란은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조용히 좀 하라고 윽박질렀다. 두 사람은 권란의 꾸중에 시무룩해져 고개를 숙이며 알겠다고 대답한다. 그런 두 사람을 응시하던 보람은 품에 안은 아기를 몇 번 다독거리더니 넌지시 권란에게 저 둘이 자주 저러냐며 말을 걸었다. 권란은 가볍게 웃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서로 잔소리가 심해서 자주 저리 싸운단다. 그러다가도 금방 사이가 좋아지고. 참 모를 애들이야.”

 

  “이야기를 듣기로는 영혜가 그.. 사람을 잡아먹는 집단에 납치 되서 죽기 직전 이었다면서요. 그런 거 치곤 애가 되게 밝네요.”

 

  “응. 헌터라고 했던가, 인육사냥꾼이라고 했던가. 걔네들한테 붙잡혀서 가축처럼 길러지다가 도시락으로 끌려 나왔대나? 아무튼 도중에 괴물들이 난입했는데 괴물들이랑 헌터들이랑 서로 싸우다가 설전이가 난입해서 다 쓸어버리고 남아있던 영혜를 데리고 온 거래.”

 

  “네? 도... 도시락이요? 사람을 도시락 취급하는 거예요? 엄마야, 무서라.”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오니까... 별 놈들이 다 나오는 거겠지.”

 

  권란이 혀를 끌끌 찼다. 보람은 자신의 딸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도 그 사람들에게는 먹이로 밖에 보이지 않을까.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아이를 보람은 조심스레, 그리고 깊게 껴안았다.

 

  영혜에게 알밤을 먹은 설전은 머리를 긁더니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자세히 보니 여기에서 남자는 정제를 제외하곤 자기 혼자뿐이었다. 아버지야 뭐, 닌텐도 고스톱 하시면서 문 지킨다고 하셨으니 물류창고 입구에 계실테고. 정제는 방금 고생한 아내를 위해 인스턴트 미역국이라도 끓여줘야겠다 면서 내려갔고. 그럼 나머지 두 놈은 어디 갔지?

 

  “보람아, 두호랑 그 꼬맹이는 어디로 갔냐?”

 

  “몰라, 못 봤는데. 아침에 한 번 보고 그 후에는 못 봤어.”

 

  “거 참 어딜 쏘다니고 있는 거야 두 똥멍청이는.”

 

  설전이 혀를 차더니 영혜를 향해 말했다.

 

  “난 두호를 찾아 볼 테니 넌 네 동생 찾아놔.”

 

  “왜요? 급하게 찾을 만한 이유가 있나요?”

 

  “아기도 건강한 거 봤겠다. 슬슬 애들한테 이곳 지리랑 괴물에 대해서 이야기 좀 할까 해서.”

 

  “그거야 천천히 하면 되죠. 뭘 그리 급하게 하려고 하신담.”

 

  “이런 어두운 마트 안을 걔네들이 알겠냐? 어제는 정신없이 보람이 뒷바라지한다고 바빴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잖아.”

 

  “그냥 괴물에 대해서는 시간 날 때 해요. 그리고 영우는 제가 만나면 마트 내부에 대해서는 직접 가르쳐 줄 테니 걱정 마시고요.”

 

  “으으... 너 요즘 꽤 당차졌다.”

 

  “후후.. 당연하신 말씀. 이미 오빠의 패턴은 다 파악했어요. 오빠의 패턴은 강약약약약약약중약약.”

 

  “처음 빼고 죄다 약이구만.”

 

  설전은 다시 혀를 차더니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하긴, 뭐 그리 빨리 진행할 필요는 없지. 어차피 비가오니 나갈 일도 없으니까. 그럼 나도 잠시 동안은 한가하게 지내도 괜찮겠지? 그러고 보니 건전지 충전기에 꼽아둔 GBA는 다 되었나? 설전은 뒤늦게 오늘 아침 영혜에게서 빼앗은 GBA 게임기를 기억해냈다.

 

  음, 그래 천천히 하지 뭐. 영혜의 말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수긍한 설전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영혜에게 전적으로 네 생각에 동의한다고 말한 뒤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밝아진 설전을 바라보며 영혜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그러나 곧 영혜도 영우를 찾기 위해 권란과 보람에게 인사를 드리고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이 완전히 떠나간 이후 권란이 웃으며 보람에게 말했다.

 

  “저 두 사람. 웃게 된 건 최근이야.”

 

  “네?”

 

  “우리 아들 내미는 그 사태 이후로 전혀 웃지 않았어. 무슨 일이 있어도 인상만 팍 쓰고 돌아 댕겼거든. 시키는 일은 곧잘 하는데 마치 어쩔 수 없이 하는 그런 표정으로만 있는 거야. 그리고 저녁만 되면 옥상으로 올라가서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는 게 일이었지.”

 

  “설전이가요? 의외네요.”

 

  정제가 오븐장갑을 양쪽에 낀 채 냄비를 들고 서있었다. 보람이가 뭘 그렇게 가져왔냐며 마음에도 없는 타박을 하자 정제는 배시시 웃으며 그 말의 대답을 미소로 대신했다. 근처 탁자에 냄비를 내려놓은 정제는 권란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보람의 곁에 앉았다.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는 삶에 지쳤다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었지. 그리고 그런 삶을 왜 살아가야 하는지 자신도 괴로워했을 거라 생각해. 아무 의미 없는 삶을 어쩔 수 없이 억지로 꾸역꾸역 사는 느낌? 그래서 많이, 정말 많이 힘들고 괴로워서 몇 번이고 삶에 대한 회의감을 느꼈을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그 삶을 포기할 수도 없지. 떡하니 부모님이 살아 계신대 자기가 먼저 그럴 수는 없고... 게다가...”

 

  말끝을 흐리던 권란은 화제를 영혜로 바꾸었다.

 

  “그리고 영혜 쟤도 처음엔 난리도 아니었지. 데리고 온 날 갑자기 머리를 박으면서 왜 살려냈냐고 막 설전에게 뭐라고 막 그러고 겨우 살아났지만 정작 영우를 잃어버린 거 때문에 괴로워하느라 며칠은 그냥 우울함 그 자체였다니까. 뭐, 설전이 자꾸 쟤한테 뭘 시키고 그러니까 애가 점점 변하긴 하더라만. 그건 설전도 마찬가지였고.”

 

  “호오...”

 

  흥미진진한 듯 감탄한 두 사람은 권란의 다음 얘기가 이어질 때 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권란이 그들의 기대에 부흥하듯 그리 오래 뜸을 들이지 않고 말을 이었다.

 

  “참 웃긴 게 영혜는 밝은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는데 설전이는 우울한 상황 그대로를 받아들이려 하거든. 둘이 완전 반대인데 묘하게 둘이 부딪히면서 서로 변해간단 말이야. 마치 뭐라고 해야 하지? 서로 안 좋은 점을 지워줄고 노력하는 그런 모습? 그리고 말이야, 두 사람 최근에는...”

 

 

 

  3층 야외 주차장, 하얀 승용차 조수석에 꼬마 한 명이 앉아 있다. 꼬마는 우울한 지 잔뜩 웅크린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차 유리 너머 비가 오는 광경을 바라보기만 하는 꼬마. 꼬마는 고개를 숙이더니 생각에 잠겼다.

 

  “여기서 뭐해, 우리 동생.”

 

  영혜가 문이 떨어져 나간 운전석에 얼굴을 내밀더니 영우를 향해 말했다. 영우는 누나가 찾아 온 게 내심 기뻤으나 겉으론 표현하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려버렸다. 영혜는 왜 그래 동생 하며 친근하게 불렀지만 역시 영우는 대답이 없었다. 영혜는 운전석에 앉으며 계속 말을 걸었다.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어?”

 

  “.....”

 

  역시 대답이 없다. 영혜는 영우의 이런 반응에 대한 원인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영우 본인이 직접 자기에게 말해주길 바랐다. 그래서 영우에게 물어보며 스스로 말해주길 기다리고 있는 거였다.

 

  그러나 영우는 역시 입을 열지 않는다. 누나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니까. 그리고 그렇게 해서 누나가 자신을 좀 더 생각해주길 바라니까. 영우는 그렇게 누나와 보이지 않는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영혜는 난감했다. 분명 소중한 동생이다. 다시 찾은 동생이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동생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동생의 이런 모습을 보이니 영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누나라면 잃어버린 동생을 1여년 만에 무사히 만났으니 동생 편을 드는 게 옳다.

 

  그러나 영혜는 그러지 않았다. 영우 편을 무조건 들 수는 없다. 그건 영우에게도 그리고 지금 여기서 살고 있는 자신에게도 좋지 않으리란 판단에서였다. 영혜는 단단히 결심한 듯 운전석에 앉았다. 누나가 옆 자리에 앉자 영우가 힐끗 옆을 보더니 다시 못 본 척 딴청을 피웠다.

 

  “설전 오빠 때문이야?”

 

  갑자기 날아온 직언에 영우는 뜨끔했다. 그는 곁눈질로 영혜를 보았다. 영혜는 영우를 빤히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리는 듯 보였다. 영우는 고개를 돌리며 대답을 회피했다. 영혜는 영우의 행동을 통해 질문에 대합 답을 알아차렸다.

 

  “아니면 나 때문인가?”

 

  영혜가 웃으며 말했지만 영우는 이번엔 곁눈질도 주지 않고 그 자리에 어떠한 반응도 하지 않는다. 영혜는 몸을 운전석에 기댔다. 밖은 비가 여전히 세상을 점령하고 있었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묵묵히 바라보던 영혜가 이번엔 영우를 보지 않은 채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설전 오빠를 좋아해서 그런 거야?”

 

  움찔할 법도 한데 영우는 미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영혜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아니면, 기껏 만났는데 너한테 관심을 안줘서 그런 거야?”

 

  역시나 영우는 반응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혜는 그런 영우의 상태를 보지 않은 채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그래, 섭섭할 거야. 잃어버려서 생사를 알 수 없던 누나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정작 동생을 만나 반가워하긴 했지만 자기한텐 관심도 주지 않으니. 서럽고 섭섭하겠지. 게다가 갑자기 그 누나한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니. 얼떨떨하기도 할 테고.”

 

  영혜는 다시 미소를 지었다.

 

  “너한텐 지난날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하지 않기로 했었어. 너한테는 그냥 잘 지냈다고 했지.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았고 동생한테 그런 말을 해줘봤자 무슨 이득이 될까 싶기도 하고.”

 

  영혜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게 말하려고 노력했지만, 그 안에는 억눌려있던 슬픔이 다시금 새어나오고 있었다. 그 기묘한 우울함을 영혜의 말에서 잡아낸 영우가 그제야 누나를 향해 몸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저 누나가 무사히 있는 것만으로 너한텐 족하다고 생각했었어. 넌 아직 어리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그래서 최대한 예쁜 이야기만 들려주고 걱정하지 않게 만들어 안심시키고 싶었어.”

 

  잠시 뜸을 들이던 그녀.

 

  “하지만 역시 아닌 거 같아. 이 상황에서 널 어린 아이로 만들어 버리면. 넌 네 몫을 살아갈 수 없을 거 같아.”

 

  그녀의 말에 영우가 놀란다. 방금 그녀의 억양은 놀랍도록 차갑다. 아니, 사실 언제나 차가운 누나였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그때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났다. 그 때는 자신을 멀리하게 만들기 위한 냉기였다면, 지금은 약한 동물은 죽을 수밖에 없다며 측은한 감정으로 내뱉는 방관자의 말이었다.

 

  영우는 다시금 생각한다. 이 사람이 자신의 누나가 맞을까? 정말 누나인가? 너무나 달라진 누나의 모습. 총을 들고 싸우고, 위험한 상황에 맞서고, 자신의 감정을 마음껏 내비치는 그녀. 벽을 쌓고 상대를 내려다보던 예전 그녀의 모습과 전혀 겹쳐지지 않았다.

 

  “그래서 너한테 내가 어떤 일을, 무슨 일을 겪었는지 들려 줄 거야. 그리고...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알아주길 바랄께.”

 

  영혜는 영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가슴 속 가둬놨던 음울한 기억들의 잔해들을 집어 올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영우의 표정을 영혜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어떤 말이 나오든 그녀는 영우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해도 끝까지 다 말하리라 결심했다.

 

  시간이 흐른다. 비가 떨어지는 만큼 영혜의 이야기가 떨어진다. 이야기들은 빗방울처럼 파편을 만들며 영우의 머리를 강타한다. 이야기들은 웅덩이를 만들고 웅덩이는 흙탕물이 되어 흐른다. 흐르고 흘러 흙탕물은 웅덩이가 되고 영우는 그 흙탕물 중심에 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야기의 파편들이 영우를 젖어들게 한다. 그리고 아프다. 이야기가 부딪힐 때 마다 영우는 아파서 괴로워한다. 빠져나가고 싶지만 어느새 흙탕물은 늪이 되어 영우를 빨아들이고 있다. 거기다 젖은 몸은 무거워 몸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이야기는 멈추지 않는다. 괴롭다. 그만해. 그만둬. 그만 내려. 영우는 울부짖으며 소리쳤지만 이미 흙탕물은 차올라 영우의 입까지 잠겼다. 꼬륵 소리를 내며 영우의 말이 이야기에 묻힌다. 그리고 마침내. 영우는 이야기에 완전히 잠겨서 모습이 사라진다.

 

  영혜의 말은 끝났다. 영우도 영혜의 말을 다 들었다. 남매의 사이에 빗소리만 가득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영우는 얼른 누나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좀처럼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좀처럼 어떤 생각을 내뱉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뜻과 같았다.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은 이해하고 공감하기 힘들다는 소리다. 그리고 이해하기 힘든 이유는 누나의 1년간의 삶이 너무나 끔찍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충격은 영우에겐 또 다른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있었다.

 

  영우는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 부모도 잃고 남은 피붙이가 누나 혼자 남아있게 된 지금. 다시 만난 누나에게 영우는 어리광을 부리고 싶었다. 그러나 누나는 이미 다른 남자를 좋아하고 있었고 그 자리에 영우의 자리는 없어 보였다. 적어도 영우는 그리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누나의 이야기가 끝나자 영우는 깨달았다. 누나에게 어리광을 부릴 수 없다는 것을. 이렇게 힘들고 아프게 살아온 누나에게 자신이 어리광을 부리면 안 된다는 것을. 나이는 어리지만 당연히 알 게 되는 것도 있다.

 

  그리고 어리광을 부릴 수 없다는 것은 이제 어른이 될 준비를 하라는 소리였다. 이제 더 이상 품에 안을 수 없다. 그러니 너 스스로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라. 영우는 누나의 말에서 이런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내가 오빠를 좋아하게 된 건, 그냥 나를 구해줬다는 그런 것만 있는 것은 아니야.”

 

  설전의 이야기가 나오자 영우는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도 역시 누나를 뺏어간 남자를 좋아하고 싶진 않았다. 특히 자신의 자리를 뺏어갔다고 생각하니 영우는 설전이 마음에 더욱 들지 않았다. 영혜는 영우의 표정을 살피더니 이야기 내내 보이지 않았던 미소를 보였다.

 

  “분명 너도 오빠를 좋아하게 될 거야. 그런 사람이야, 오빠는. 그리고...”

 

  그녀는 마저 이야기를 하려다 멈춘다. 영혜는 영우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영우는 누나가 너무나 오랜만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그대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영혜의 손길에서 뭔가 신뢰받고 있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누나가 한 말. 무슨 말인지 알겠니?”

 

  “응...”

 

  드디어 영우는 대답을 했다. 영혜는 안쓰러우면서도 슬펐다. 아직 어린 아이다. 부모님이 없는 지금 자신의 품에 끼고 살아야 할 존재. 그리고 만약 동생을 만나게 된다면 절대로 다시 품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겠다. 그리 다짐한 그녀였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영우를 볼 때마다 영혜는 설전의 말이 떠올랐다. 자기 스스로 살아갈 방법을 찾지 못하는 동물은 죽는다. 모든 동물은 살아남는 방법을 배워가며 살아간다. 그건 모든 동물들의 새끼도 마찬가지다. 품에 끼고 있을 수는 없다.

 

  영혜는 손을 거두고 운전석 밖을 나가려다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와 영우를 끌어안고 사랑해 동생 이라고 말했다. 영우도 누나를 끌어안는다. 누나에게 사랑한다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얼마만인가. 영우는 눈물을 흘리며 누나에게 사랑한다고 대답했다.

 

 

 

  밝게 빛나는 전자램프 아래에서 영우는 멀리 영혜와 설전을 구경하고 있다. 설전이 O켓몬 리그에서 우승했다며 좋아하고 있었고 그건 영혜도 마찬가지였다. 설전이 왜 영혜보고 좋아하냐고 하자 영혜는 이제 자신의 차례가 돌아와서 좋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설전이 웃으며 아직 뮤츠랑 섬들을 못 둘러봤다고 하자 영혜가 게임기를 뺏더니 그걸로 설전의 머리를 내려쳤다. 게임기에 얻어맞은 설전이 앞으로 쓰러지자 게임기를 들고 영혜는 재빠르게 도망치면서 영우보고 자신은 반대쪽으로 도망쳤다고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다. 영우는 고개를 끄덕거렸고 영혜는 재빨리 마트의 어둠으로 사라졌다.

 

  설전이 일어나더니 영우에게 영혜가 어디로 갔냐고 씩씩거리며 묻는다. 영우는 영혜가 도망친 방향을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켰고 설전이 알았다고 하면서 영혜를 잡으러 쫓아갔다. 영우는 두 사람이 사라진 방향을 향해 웃고 있었다.

 

  “뭐가 그리 좋아?”

 

  “정제 형!”

 

  정제가 안경을 고쳐 쓰면서 영우에게 다가왔다. 영우가 웃으며 정제를 반기자 정제는 미소로 화답하며 영우 곁에 앉았다.

 

  “이제 누나한테 안 가봐도 돼?”

 

  “네.”

 

  “왜? 그렇게 보고 싶어 하고 찾던 누나잖아. 혹시나 살아있다면 실컷 누나랑 같이 있고 싶다고 했으면서.”

 

  “네, 맞아요. 지금도 그러고 싶어요.”

 

  영우가 웃으며 말했다. 얼핏 그 웃음은 뭔가 슬프면서도 허탈한,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도저히 어린애가 지을만한 표정이 아니었기에 정제는 놀랐다.

 

  “근데 왜? 누나 안 쫓아가도 돼?”

 

  “그야. 누나는 이제 누나니까요.”

 

  “동생은 동생이잖아.”

 

  “네. 동생은 동생이죠, 하지만.”

 

  영우는 정제를 바라보았다. 그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무엇인가 확고한 결심이 그의 미소를 흔들리지 않게 해주고 있었다.

 

  “이제 가족도 늘었고. 아이는 하나로 족하다고 생각해서요.”

 

  정제는 영우의 말에 놀랐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큰일이 닥치면 어쩔 줄 몰라 하던 꼬마아이였다. 자신이 나약하다는 걸 인지하고 노력은 하였지만 어린아이로써 해야 할 작은 일들만 하던 꼬마였다. 그러나 지금 누나를 만난 아이는 이제 아이가 아니었다.

 

  “그래도 누나에겐 아직 동생이에요. 그건 변하지 않을 거예요. 다만 이제 누나도, 저도...”

 

  영우는 말끝을 흐렸다. 비록 말이 다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영우가 뒤에 하려던 말을 정제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기특한 영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영우는 그 행동이 칭찬이며 자신이 한층 성숙했다는 걸 인정하는 의미로 이해했다.

 

  “근데 누나가 자기 도망친 거 가르쳐 주지 말랬잖아.”

 

  “아, 그거요. 그야 이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영우를 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영혜였다.

 

  “야! 이영우! 너 나중에 봐!”

 

  영혜가 게임기를 들고 영우와 정제 앞을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야말로 신속. 여자가 저런 속도를 낼 수 있다니 신기할 정도였다. 그리고 사라진 영혜의 뒤를 설전이 바짝 뒤쫓았다. 설전은 영혜에게 순순히 게임기를 내놓으면 유혈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협박하고 있었다.

 

  영혜와 설전이 지나간 후 영우와 정제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둘은 그저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었다. 그리고 곧 나비가 될 준비를 마친 다음 거친 세상을 향해 날갯짓을 할 것이다. 그동안 번데기는 모진 풍파를 견디면서 상처받거나 어쩌면 죽을 위기에 처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걸 견뎌내고 나면 애벌레는 반드시 나비가 되어 세상을 향해 날 것이다. 그것은 자연의 섭리이자 모든 생명들이 견뎌내야 하는 무게일지 모른다.

 

 

 

  그날 저녁, 교도소 본관 앞 잔디밭 나무 아래에서 주혁은 비를 맞고 있었다. 그는 조용히 나무에 붙어있는 애벌레를 바라본다. 애벌레는 비가 오는 이런 상황에서조차 살려고 발버둥을 치며 올라가고 있었다. 그것은 생에 대한 집착, 연약한 생명의 몸부림이었다. 그 행동을 주혁은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를 향해 한 남자가 허겁지겁 달려온다. 비가 오는 상황이라 미끄러져 넘어질지 모르는 상황임에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서 주혁의 뒤에 멈춰 선다. 주혁은 남자가 자신의 등 뒤까지 왔음에도 그곳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은 채 오로지 벌레에 집중했다.

 

  “부... 부르셨습니까?”

 

  “응. 불렀지. 내가.”

 

  남자가 질문하자 그제야 주혁은 대답한다. 남자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주혁은 벌레를 잡아챈다. 갑작스런 재앙에 벌레는 몸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괴로워한다. 하지만 그의 몸부림을 주혁은 무시한 채 등 뒤의 남자를 향해 말한다.

 

  “곧 장마가 끝날 거다. 내가 지시한 인물들을 데리고 최여진, 박건일, 채경묵에게 알아서 정찰대를 꾸리고 있으라고 전해라. 장마가 끝나는 대로 다시 지희, 단비 수색과 더불어 인간 탐색 및 조달을 실시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 전하겠습니다!”

 

  남자는 말을 마친 다음 다시 헐레벌떡 자리를 떠나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주혁은 몸부림치는 애벌레를 바라본다. 나약한 힘으로 힘껏 주혁의 힘에 저항한다. 너무나 연약해서 안쓰럽기까지 하다. 주혁은 고개를 한 번 갸웃하더니 그대로 힘을 줘 벌레를 짓이긴다.

 

  불쌍한 벌레는 자신이 그렇게 원한 생을 결국 얻지 못하였다. 그의 마지막은 자신이 붙어있던 나무에 시체가 문드러지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주혁은 일어서서 이제는 죽어버린 벌레의 마지막을 본다. 나약한 생명은 결국 강대한 생명의 간단한 힘 앞에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작가의 말
 

 읽어주서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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