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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고독한 쥬뗌므
작가 : gloryr****
작품등록일 : 2019.10.26

우리는 저마다 어떤 사랑을 할까?

헌신적인 사랑을 믿는 리아
사랑에 의해 상처만 받는 고독한
사랑을 집착하고 소유하려는 로이
곁에서 바라만 봐도 행복한 민호
사랑을 투쟁으로 쟁취하려는 지민
제각기 다른 사랑을 믿는 이들이
만드는 동화 같은 이야기

멋진 공주와 예쁜 왕자 동화 속으로
​지금 당장 들어가볼까요?

 
4. 나, 삼 개월 뒤에 한국에 갈거야.
작성일 : 19-10-26 11:23     조회 : 15     추천 : 0     분량 : 6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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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에펠탑 꼭대기 위로 해가 반짝였다. 침대에는 어젯밤의 치열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고독한은 이불 위에서 겨우 잠이 든 상태로 몸을 뒤척였다.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그의 다리가 매끈했다.

 

 "한. 언제까지 잘 거야. 이제 일어나야지."

 "좀만 더."

 "일어나. 벌써 점심 먹을 때야."

 

  로이가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며 방으로 들어왔다. 그의 탄탄한 알몸이 햇빛을 받자 베르사유 예배당 천장에 그려진 천사의 모습처럼 빛이 났다.

 

 "빨리 안 일어나?"

 "피곤한데."

 "꼭 깨워주길 바라더라."

 

  로이는 가운을 두른 채로 침대에 엎드렸다. 그의 가느다란 손이 고독한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파리 관광시켜 줄게. 내일 아침 비행기라서 오늘밖에 시간 없다고."

 

  고독한은 그의 손길을 느끼며 그에게 몸을 기댔다. 그에게서 향긋한 냄새가 났다.

 

 "관광이라면 어제 했는데."

 

  고독한이 그의 가슴에 코를 박으며 숨을 깊게 마셨다. 그의 살 냄새와 바디 삼푸 향이 섞여서 어떤 향수보다 향기롭게 느껴졌다. 그때 살짝 짜증이 섞인 로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제 관광해서 오늘은 못 하겠다는 거니?"

 

  로이가 그를 떼어내며 물었다. 고독한은 바뀐 그의 음색에 살짝 움츠러들었다.

 

 "그건 아닌데."

 "그럼 당장 일어나서 씻고 와."

 

  로이의 강압적인 목소리가 잠을 깨웠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졸린 눈을 비비며 욕실로 들어갔다.

 

 "다 씻었으면 이 옷 입어봐."

 

  로이는 욕실에서 씻고 나오는 고독한에게 흰색 줄무늬 와이셔츠와 크롭 니트를 건넸다.

 

 "아직 머리도 안 말렸는데."

 "괜찮으니까 옷 먼저 입어."

 

  고독한은 로이가 코디해준 대로 상의를 입었다. 로이는 두 걸음 떨어져서 그의 의상을 확인했다.

 

 "바지는 와이드 한 게 낫겠네. 좀 심심한 것 같기도 하고. 이걸 달면."

 

  로이가 바지에 체인을 걸어서 고독한에게 입혔다. 그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 정도면 뭐. 여기 와서 앉아."

 

  고독한은 로이가 정해준 의자 앞에 앉았다. 큰 화장대가 정면에 있고, 등 뒤로 로이가 드라이어기를 들고 다가왔다.

 

 "오늘은 차분한 스타일이 좋겠지."

 

  드라이어기 소리가 방에 울렸다. 기분 좋은 바람 소리에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고독한은 거울 속에서 천천히 다듬어지는 자신의 모습을 봤다. 로이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손질했다. 거울에 비친 그의 모습은 마치 엄마가 아들의 머리를 말려주는 것처럼 다정해 보였다.

 

  언제부터 이런 관계가 익숙해졌을까. 그는 항상 자신을 통제하려 들고, 그런 그에게 미움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그러나 그의 관심이 싫었던 적은 없었다. 그는 빈 가슴을 채워주는 부모이자, 형제이며, 연인이었다.

 

  그를 만난 건 살면서 최고의 행운이었다. 그도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마워."

 

  로이는 잠시 움직임을 멈췄다. 그의 눈이 반달 모양으로 화사하게 웃었다.

 

 "고맙긴. 한. 네가 사라지면 네가 어디에 있든 널 찾으러 갈 거야. 그러니까 내 말만 들어. 넌 내 일부니까."

 

  그들은 준비를 끝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하늘에는 흰구름이 가득했다. 현지 가이드가 직접 운전 해주는 차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했다.

 

 "어때? 말로만 듣던 그 베르사유 궁전이야."

 

  로이는 양산을 살짝 위로 들면서 정면을 가리켰다. 고독한은 어제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무심한 얼굴로 연기했다.

 

  그들은 궁전 밖에 현지 가이드를 세워두고, 둘이서만 베르사유 궁전으로 들어갔다.

 

  예배당 천장은 여전히 높고, 천장 벽화는 오늘도 아름다웠다. 금으로 된 오르간도 역시나 반짝반짝 빛이 났다. 고독한은 문득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잔상을 지우며 걸어갔다. 모든 게 어제와 같은 모습이었다.

 

  둘은 궁전 내부를 더 둘러보지 않고 바로 정원으로 나갔다.

 

  고독한이 주위를 둘러보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화창한 날의 정원이 지금의 정원 위로 겹쳐 떠올랐다. 흐린 날의 정원은 어제와는 다른 새로운 감흥을 줬다. 정원 곳곳이 구름에 가려 어둡고, 침침했다.

 

  그들은 분수대와 대운하를 걸어서 프티 트리아농 앞에서 멈춰 섰다.

 

 "한. 이곳에 꼭 와보고 싶었어, 너와."

 

  로이가 뒤돌아서며 양산을 뒤로 젖혔다. 바람결에 백발이 휘날렸다. 그의 하얀 얼굴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무려 앙투아네트가 살던 곳이라고."

 

  로이는 양산을 고쳐 쓰며 고독한의 팔을 자신의 팔에 걸었다. 그의 팔 위로 면장갑을 낀 손을 얹고 왕비의 정원을 거닐었다.

 

  정원을 거니는 그들의 모습은 거부감 없이 아름다웠다. 왕비의 정원 여기저기에 백조가 보였다. 백조는 검은 눈으로 그들을 응시했다. 백조의 눈은 정확히 고독한을 보고 있었다. 어제 이곳에 온 것을 기억이라도 한다는 듯이.

 

 "로이. 혹시 쿠키 슈라고 알아?"

 

  왜 갑자기 쿠키 슈가 떠올랐을까. 분명히 어떤 특별한 쿠키 슈라고 했던 것 같은데.

 

  고독한이 뜬금없이 물었다. 어디선가 빵 냄새가 나면서, 입에 침이 고였다.

 

 "그건 왜?"

 "그게 먹고 싶은데."

 "쿠키 슈를? 호텔 가서 사줄게."

 

  로이가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돌렸다. 그의 팔을 떨쳐내며 그를 질책했다.

 

 "어딜 봐."

 

  고독한은 멍한 눈으로 하늘을 보고 있었다. 하늘에는 우중충한 먹구름밖에 없었다. 갑자기 피식 바람 새는 소리를 내며 입꼬리를 올렸다.

 

 "아니, 갑자기 웃겨서."

 

  로이가 찌푸린 눈으로 그를 봤다. 도대체 우중충한 먹구름이 뭐가 웃기다는 걸까. 그의 얼굴을 확인한 로이의 눈이 커졌다.

 

  그가 웃고 있었다. 누구라도 반할 수 밖에 없는 예쁜 얼굴로.

 

 *

 

 "여러분들. 공개 발표 할 게 있어요."

 

  여느 때와 같은 평범한 오후, 지수가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안드리아, 서재에서 낮잠을 자던 가브리엘,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보던 티냐와 알렉스, 그들은 모두 의아한 얼굴로 거실에 모였다.

 

  거실에 모인 이들은 모두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또 무슨 사고를 쳤을까 하는 걱정 반, 두려움 반인 심정으로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지수는 뜸들이지 않고 바로 말했다.

 

 "나, 삼 개월 뒤에 한국에 갈거야."

 

  거실에 모인 이들은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잠시 후, 모두가 입을 벌리며 놀랐다. 안드리아가 놀란 가슴을 추스리며 물었다.

 

 "리아.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왜 가겠다는건데."

 "이대로 혼자 늙어 죽기 싫으니까."

 "그게 무슨 말이니. 알아듣기 좋게 설명해봐."

 

  사람들이 그녀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그들의 눈에 당혹스러움이 가득했다.

 

  지수는 거실에 모인 이들의 눈을 한 명씩 맞추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첫사랑을 찾으러 가는 거야. 그 사람이 한국에 있으니까."

 

  드디어 그녀의 본심을 이해한 사람들은 제각각 감탄사를 내뱉었다.

 

 "리아!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니! 돈은? 혼자서? 오, 신이시여!"

 "며칠 전에 본 그 남자 말하는 거야? 지금 고작 그날 한 번 본 남자를 찾기 위해 한국에 가겠다는 거냐고."

 "내 친구지만 정말 널 이해할 수가 없어. 아무리 그래도 남자 때문에 한국에 간다니."

 "이건 정말 이성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결정이야.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그녀는 자기 할 말만 내뱉고 소란스러운 거실을 빠져나와 자기 방으로 올라갔다.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의 충격적인 통보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지수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서로 의견을 교류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논쟁만 커질 뿐이었다.

 

 "일단 올라가서 저희가 얘기해볼게요. 걱정 마세요."

 

  알렉스와 티냐가 지수의 아빠들을 진정시키고, 그녀의 방으로 올라갔다. 거실에 남은 안드리아와 가브리엘은 고개를 저으며 서로를 다독였다.

 

 "우리 딸이지만, 가끔 이해할 수가 없어. 내가 엄마였다면 좀 더 리아를 이해할 수 있었을까."

 "안드리아. 우린 상상 이상으로 잘 키우고 있어. 리아가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벗어날 뿐이지."

 

  가브리엘이 안드리아를 품에 안으며 그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안드리아는 살짝 눈을 감고서 그의 가슴에 기댔다.

 

 "끝까지 한국에 가겠다면 어떻게 해. 여자 혼자서 여행이라니. 가브리엘. 당신이 꼭 말려줘."

 "어쩌면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을지 몰라."

 "무슨 뜻이야?"

 "안드리아. 사실 우리는 알고 있었잖아. 그녀 스스로 한국말을 배우고, 한국 드라마를 챙겨보고, 한국에 관심을 가질 때부터. 리아가 결국 한국에 갈거란 걸."

 

  안드리아는 눈을 질끈 감으며 어깨를 떨었다. 막연했던 공포가 현실에 찾아왔다. 가브리엘이 그의 머리를 꼭 끌어안았다. 둘은 서로에게 기대며 시련을 이겨낼 수 있도록 신에게 기도했다.

 

  그 시각, 알렉스와 티냐는 지수의 방에서 그녀와 대치하는 중이었다.

 

 "리아. 정말 한국에 갈 거 아니지?"

 "말했잖아. 삼 개월 뒤라고."

 "넌 언제나 너무 감정적이야. 이성적으로 생각을 좀 해."

 

  알렉스가 안경을 고쳐쓰며 눈을 깜박였다. 티냐는 침대에 앉아 있는 지수의 옆으로 가서 나란히 앉았다.

 

 "그 남자에 대해서 아는 거라도 있어?"

 

  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티냐가 그녀의 팔에 팔짱을 끼며 물었다.

 

 "뭔데? 핸드폰 번호? 아니면 집주소?"

 

  알렉스와 티냐는 그녀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기다렸다. 그녀가 수줍게 말했다.

 

 "그 사람 이름."

 "이름? 혹시 그 남자 이름만?"

 "응. '고독한'이라고 했어. '고독한'이 무슨 뜻인지 알아? 매우 외롭고 쓸쓸하다는 뜻이야. 그 사람하고 정말 잘 어울려."

 

  지수는 해맑은 얼굴로 설명했다.

 

  티냐와 알렉스는 순수하게 기뻐하는 그녀를 보며 할 말을 잃었다. 더는 무슨 말을 해도 그녀를 설득할 수 없음을 느꼈다.

 

  알렉스가 진지하게 그녀에게 물었다.

 

 "사랑이라고 했지만, 알고 보니 동정인 거면. 넌 언제나 버려지고, 상처받은 걸 보면 못 견뎌 했잖아."

 

  그는 쓸쓸한 눈으로 지수를 봤다. 지수가 덤덤하게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이건 진짜 사랑이야."

 

  그녀의 목소리에 진심이 묻어났다. 알렉스는 상기된 얼굴로 방을 뛰쳐나갔다. 티냐가 지수와 뛰쳐나간 알렉스를 번갈아 보면서 망설였다. 그러자 지수가 티냐의 등을 살짝 밀었다.

 

 "따라가 줘. 난 괜찮으니까."

 

  티냐가 그를 뒤쫓아 나갔다. 방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지수는 침대 밑에서 낡은 상자를 꺼냈다. 낡은 상자 안에는 오래된 사진과 착색된 서류가 있었다. 그녀의 손이 오래된 사진을 꺼내 들었다. 사진에는 어린 아기와 젊은 여자가 찍혀 있었다.

 

 "찾으러 갈게. 엄마."

 

  그녀가 바랜 사진을 오래도록 응시했다. 사진 속 젊은 여자는 아기를 품에 안은 채로 미소 짓고 있었다.

 

 *

 

 "십분 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비행기 착륙 알림음이 들렸다. 고도가 점점 낮아지는 게 느껴졌다. 창밖으로 인천 공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꺄아아아아! 어떡해! 한국이라니! 이곳에 방탄, 엑소, 블랙핑크, 샤이니, 전 세계가 사랑하는 한국 뮤지션이 다 있다니! 서울에서 우연히 아이돌을 마주치면 얼마나 좋을까! 한국이라면 그런 꿈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비행기는 굉음을 내며 공항에 착륙했다.

 

  지수는 이번에 구입한 신상 캐리어를 이끌고, 공항 입구를 빠져나왔다. 공항 앞에는 택시가 줄지어 있었다. 사람들이 앞다투어 택시를 탔다.

 

  그녀가 한 손으로 멋지게 선글라스를 끼며 허리에 손을 얹었다. 스타일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준비한 짧은 멜빵 청반바지와 쇄골뼈가 훤히 보이는 브이넥 반팔티.

 

  햇빛이 쨍쨍했다. 한국의 유월은 프랑스의 한여름처럼 더웠다. 처음 와보는 한국이었지만 왠지 감회가 낯설지 않았다.

 

  이곳이 바로 내가 태어난 곳. 바람마저 나를 반기는 것 같아.

 

  양팔을 벌리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공기가 확실히 프랑스랑 달랐다.

 

  안드리아 아빠, 가브리엘 아빠. 미안해. 아빠들 덕분에 부족함 없이 자랐지만, 역시 내 뿌리를 찾고 싶어. 아빠들에게는 거짓말할 수 밖에 없었지만, 나를 입양시킨 이유를 알고 싶어. 엄마를 찾으면 바로 프랑스로 돌아갈게.

 

 "하이. 웨 얼 유 프람?"

 

  하와이에서 입을 것만 같은 티셔츠 차림의 택시 기사가 다가와서 영어로 말을 걸었다. 머리가 벗겨진 그가 활짝 웃으며 물었다.

 

 "웨 얼 유 고? 서울, 고, 고."

 

  택시 기사는 손짓 발짓을 하며 열심히 설명했다. 지수는 그의 앞으로 가서 당당하게 모국어로 말했다.

 

 "서울로 가주세요."

 

  택시 기사는 외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이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자 민망함에 텅 빈 머리를 긁적이며 그녀의 캐리어를 짐칸에 실었다. 택시가 그녀를 태우고 빠르게 공항을 떠났다.

 

 "어유. 옷을 외국인처럼 입고 계셔서 한국분인 줄 전혀 몰랐네요. 어디서 오는 길이에요?"

 "프랑스요."

 "프랑스! 크! 파리! 에펠탑! 좋지요! 여행갔다 오는 거지요? 아니면 유학? 함 맞춰볼까요? 내가 이런 건 또 기가 막히게 잘 맞추는데. 딱 보니까 유학생이네. 몇 년 있다 왔어요?"

 

  그가 호들갑을 떨면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지수는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십 년이요. 이십 년 만에 한국에 왔는데 정말 좋아요!"

 

  그녀의 말에 택시 기사가 깜짝 놀라서 중얼거렸다.

 

 "어이구. 엄청 동안이셨네. 딱 봐도 스무살 같아 보이는데."

 

  그의 눈이 백밀러를 통해 빠르게 그녀를 살폈다. 그녀의 말을 절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이었다.

 

  지수는 설렘이 가득 찬 눈으로 창밖을 봤다. 드디어 고향에 왔다는 기쁨 때문일까. 그녀의 얼굴에 조금의 두려움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두 손을 주먹 쥐며 다짐했다.

 

  드디어 시작이야! 엄마! 예쁜 왕자! 어딨는지 모르지만 딱 기다려! 내가 갈테니까!

 

  한강에 비친 햇살이 반짝거렸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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