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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천명
작가 : 임준후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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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기…, 그대는 중원에 들어섰으면서도 아무 일에도 개입하지 않으려 하는가.
하지만 가지 많은 나무는 바람이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 법.
중원의 풍파는 그대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대를 휩쓸 것이다.
당세의 국면은 은인자중하려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으니까.]

 
9 화
작성일 : 16-07-12 11:23     조회 : 688     추천 : 0     분량 : 5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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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노제의 솜씨는 전 강호가 인정하는 것이지. 게다가 당가의 소형제에 비한다면 소노제의 경륜은 비교할 수 없이 깊을 뿐만 아니라 명성 또한 더 높네. 그런 면에서 나는 소노제가 저 물건을 감정케하는 것이 당가의 소형제가 물건의 진위를 판별하는 것보다 더 합당하다고 생각하네.”

 막건의 말에 남정기의 일장 여 앞에 멈춰선 채 막건과 위지룡의 대화를 듣고 있던 당엽의 눈에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막노형의 말씀이 하나도 그른 것이 없음을 위지노제도 알 테니 막노형의 의견에 동의하리라고 행각하네.”

 소요명은 위지룡을 보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으하하하!”

 막건과 소요명의 말을 들은 위지룡은 고개를 젖히고 굉량한 웃음을 터트렸다.

 바람도 잦아든 후원의 연못에 잔잔한 파문이 일어났다.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은근히 내공을 끌어올려야 했다.

 위지룡의 웃음에 실린 내공이 그들의 내부를 진탕시킬 정도였던 것이다.

 위지룡의 웃음속엔 막건과 소요명에 대한 격렬한 분노를 억누르고 있음이 명백해서 막건과 소요명은 내심 긴장했다.

 웃음을 그친 위지룡은 강렬한 신광을 발하는 눈으로 막건과 소요명을 번갈아보며 입을 열었다.

 “막선배의 말은 그럴 듯 하지만 소선배의 얼굴에 지나친 금칠을 하는 격이구려. 소선배의 명성이 자자한 것을 부인할 사람은 이 자리에 없을 거요. 하지만 그 명성이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 모르는 사람 또한 없소. 남의 물건을 위조하는 일로 평생을 보내며 쌓은 명성이 전통깊은 사천당가의 적자(嫡子)가 이룩한 명성보다 더 높다는 것을 인정할 사람이 누가 있을 것이며, 위조물건으로 사람을 속이며 쌓은 경륜이 경륜이라고 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하시오? 나는 소선배가 저 소협의 손에 들린 물건을 가지고 어떤 장난을 칠지 믿을 수가 없소.”

 그는 마음속에 담은 말을 좋게 돌려 말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는 소요명을 후안무치한 사기꾼이라고 욕하고 있었고, 소요명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는 막건을 싸잡아 협잡꾼으로 만들고 있었다.

 흔히들 무림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정사(正邪)로 갈라진 맥을 잇고 있는 사람들은 만나면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할 뿐아니라 단지 상대가 정파이고 사파이기 때문에 생사결도 불사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깨에 힘만 들어간 풋내기들이나 하는 짓이다.

 실제 강호무림(江湖武林)에서 일류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상대가 가는 길(正邪)이 다른 사람이라 할지라도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다. 그리고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지도 않는다.

 그들이 상대에게 칼을 겨누는 경우는 뚜렷한 명분이 있을 때뿐이다. 물론 사파(邪派)의 인물들은 명분이 아니라 이익 때문에 칼을 빼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들은 사파로 분류되는 것이다.

 그러나 사파의 인물들도 아무 때나 칼을 빼들지는 않는다.

 비록 이익을 위해 무예를 사용하지만 그들도 본질적으로 무인(武人)이다.

 기분 내키는 대로 칼을 휘두르는 자는 무인이라고 불릴 수도 없다. 그런 자들은 파락호에 불과하다.

 정사양도를 막론하고 그 정도의 기본도 되어 있지 않은 자가 무림 중의 인물로 이름을 얻지는 못한다.

 그런 자에게는 아무도 제대로 된 무예를 전수해주지 않기에 무인이 될 기회도 없다.

 그것이 위지룡이 사파의 일류고수인 막건에게 아직 선배대접을 해준 이유다.

 위지룡의 말이 이어지면서 소요명의 입가에 드리워져 있던 미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딱딱하게 안색을 굳힌 그와 막건의 전신에서 살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고, 위지룡의 말이 끝났을 때 그 살기는 장중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

 “위지룡, 대접을 해주니 뚫린 입이라고 나오는 대로 씹어뱉는구나! 네 목에 철판이라도 두른 것이냐! 너를 대접해주는 것은 화산을 보아서지 네가 잘나서가 아니다. 하지만 화산이 제아무리 거대하다해도 오늘 네 목을 지켜줄 수 있는지 확인을 해봐야겠다.”

 막건의 얼굴이 분이라도 바른 듯 하얗게 변했다.

 막건의 말을 들은 위지룡의 얼굴엔 오히려 여유가 흘렀다.

 입을 여는 그의 호목(虎目)에서 불같은 신광이 흘러나왔다.

 “막건. 대접은 너만 해준 것이 아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도 나는 사문에 기대어 상대를 핍박한 적이 없다. 능력이 모자라 쓰러지는 것은 무인의 운명이 아니더냐. 어디 할 수 있다면 한 번 내 목을 쳐보려무나!”

 위지룡의 어조에서 분노는 느껴지지 않았다. 느껴지는 것은 강렬한 투기(鬪氣)뿐.

 그는 더 이상 말이 필요없다는 듯 한 걸음을 앞으로 내디디며 등뒤의 목갑에 넣어 둘러메고 있던 검을 풀러 왼손에 쥐었다.

 검병에 매화무늬가 선명한 삼척 검이 그의 손에 쥐어지자 그의 분위기가 일신했다.

 마치 한 자루의 장검과도 같은 서슬 퍼런 예기(銳氣)가 그의 전신에 흐르고 있었다.

 상대는 수십 년동안 명성을 떨친 감숙의 거마(巨魔)들이었지만 그의 어디에서도 두려움이나 긴장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두려움을 모르는 평원의 제왕이 강림한 듯한 사나운 기세가 그가 내딛는 걸음과 함께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들이 일을 복잡하게 만드시는군!”

 서로를 향해 밀려가던 위지룡과 막건의 강렬한 기세가 난데없이 옆에서 들려온 말에 주춤했다.

 그들의 시선이 동시에 말소리가 난 곳으로 향했다.

 그곳엔 손에 든 개문령을 장신구처럼 손가락 사이에 낀 채 지루한 듯 고개를 모로 꼬고 서 있는 남정기가 있었다.

 “무슨 소리냐, 꼬마?”

 소요명이 기분이 상한 듯 굳은 안색을 일그러뜨리며 남정기에게 물었다.

 “꼬마?”

 남정기의 흑백이 뚜렷한 눈에 한 순간 푸르스름한 기운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하지만 그 기운이 떠올랐다 사라진 것은 찰나지간이어서 장내에 있던 자들 중 그것을 눈치챈 사람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다음 순간 남정기는 피식 웃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았고, 손안의 물건을 빨리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떠나고 싶었다.

 그에겐 문제를 만들어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곤란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그가 행적을 드러내지 않으려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해도 꼬마라는 말을 듣고 그냥 넘어갈 사람은 아니었다.

 감숙에 들어서기 전의 그였다면 무슨 사단이 나도 벌써 났을 상황에서 그는 많이 참고 있었다.

 그는 삼장 여를 떨어져 있는 소요명의 틀어 올려 비단천으로 묶은 머리끝을 보며 허공중에 손을 들어 소요명의 키를 재보더니 말했다.

 “별로 늙어 보이지 않는 노인. 내 키가 당신보다 반자는 더 큰 것 아시오? 누가 봐도 분명한 사실인데 꼬마소리를 하기엔 남보기에 좀 그렇지 않소?”

 남정기의 어조는 무덤덤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후 위지룡과 막건의 전신에서 일어나던 날카로운 기세가 순간적으로 스러졌다.

 어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뿐만 아니라 장내의 사람들 모두가 입을 벌리고 남정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자리의 누구도 신수객 소요명을 저렇게 대놓고 희롱할 자신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예외라면 위지룡 정도일까.

 신수객 소요명의 신수(神手)는 금속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나기 때문에 붙은 것만은 아니다.

 그가 자랑하는 박룡수(縛龍手)는 막건의 천절선법에 뒤지지 않는 절기였다.

 소요명의 얼굴이 분노로 붉게 달아올랐다.

 위지룡에게 들은 말만으로도 가슴이 화로속에 들어간 듯 한데, 외견상 시골 촌뜨기로밖에 보이지 않는 젊은 녀석이 다시 그를 비웃은 것이다.

 그도 모현이 나타날 때부터 상황을 지켜보았기에 남정기가 평범한 촌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참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으흐흐흐흐, 오늘 소모(蘇某)가 내 땅에서 반복해서 비웃음을 당하는구나. 오늘 너희를 그냥 둔다면 앞으로 내가 어떻게 강호상에서 얼굴을 들고 동도들을 보겠느냐?”

 말을 하며 소요명은 남정기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서서히 가슴앞에 들어올리는 그의 두 손은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탄력이 있었고 고왔다.

 그의 손은 일반인보다 조금 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손가락이 길고 균형이 잡혀있어서 크기만 작았다면 여자의 손으로 오해를 받기 좋은 손이었다.

 남정기에게 다가서는 소요명의 두 눈이 살기로 번뜩였다. 하지만 그런 소요명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남정기의 얼굴에서 긴장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의 눈에 잠깐 갈등의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남정기의 시선이 위지룡을 향했다. 그는 손에 쥔 개문령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지켜보기만 하실 거요? 이 물건 그냥 저 노인네들에게 줄까요?”

 “이노...옴!”

 남정기의 말이 끝나자 소요명은 고함을 지르며 남정기를 향해 몸을 날렸다.

 그는 남정기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들을수록 노화가 끓어올라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남정기와 그의 사이에 있던 삼장 여의 거리가 단 두 걸음에 사라졌다.

 소요명은 가슴앞에 들어올렸던 오른손을 비스듬히 사선으로 찍듯이 내려그었다.

 활짝 펼쳐진 그의 손짓 아래 남정기의 가슴팍 요혈들이 대번에 드러났다.

 “쐐애애액!”

 비단폭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소요명의 손길을 뒤따르고 있었다.

 소요명의 성명절기(盛名絶技) 십팔초 박룡수(縛龍手)중의 일초였다.

 찰나지간 남정기가 소요명의 수하(手下)에 거꾸러지는 듯 했다.

 살기가 코앞인데도 남정기는 전혀 저항하려하지 않고 있었다. 그가 쓰러지는 것은 기정사실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장내엔 소요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슉, 슉, 슉!”

 “사삭!”

 날카로운 파공음과 검은 색은 짧은 빛줄기 여러 개가 소요명의 가슴으로 날아들었다. 동시에 내뻗은 그의 팔을 향해 한 자루의 검이 수직으로 내려꽂혔다.

 남정기의 가슴에 거의 다다랐던 손을 거두며 소요명은 급박하게 허공에서 몸을 두 번 회전한 후 바람처럼 일장 여를 물러섰다.

 그는 잡아먹을 것처럼 당엽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죽고 싶으냐? 당가의 어린 놈!”

 “좀 지긋하게 늙으면 어디가 잘못되는 거요? 그 나이가 되어서도 참을성이 그리 부족하니 후배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당엽은 손에 들고 있는 몇 개의 못과 같이 생긴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는 못했지만 그는 일말의 여유가 있었다. 자신의 실력에 자신이 없다면 갖지 못할 여유였다.

 말을 험하게 했지만 소요명도 당엽이 손에 들고 있는 못을 보며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당엽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못은 일반의 못과 형태가 비슷했는데 다른 것은 그 머리부분이 둥그렇지 않고 배꽃(梨花)이 활짝 핀 것 같은 형상으로 되어 있었다.

 강호경험이 있는 자라면 그것이 당가비전의 이화정(梨花釘)임을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비록 이화정(梨花釘)의 위력이 당가 오대금용암기(五大禁用暗器)중의 하나인 폭우이화정(暴雨梨花釘)의 그것에 미치지 못한다고는 하지만 그 사용법이 절묘해서 피하기 쉽지 않다고 알려진 귀물(貴物)이다.

 나선 것은 당엽만이 아니었다.

 정균도 어느 틈에 다가와 소요명을 향해 검을 겨누고 있었다.

 당엽의 이화정이 소요명의 가슴부위 요혈을 향할 때 그의 검은 소요명의 내뻗은 팔의 팔꿈치를 향해 수직으로 그어졌었다.

 지금 소요명의 가슴께를 향해 들어올려진 그의 검끝에선 서늘한 예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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