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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더럽(The Love)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나, 다른 사람 같이 좋아해도 돼?"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관계와 사랑
그것의 시작, 그리고 그 너머에 관하여.

#대학생 #캠퍼스물 #악의꽃 #섹슈얼리티 #조별과제 #폴리아모리

 
5. 그리고 해가 대답했다(6)
작성일 : 19-10-18 19:51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6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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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조금 특별한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해볼까 해요.”

 

  이유정교수는 단상에 오르자마자 단 한마디 말로써 삽시간에 모두의 주목을 끌어 모았다.

 

  “수업 도중 중간 중간 돌발 퀴즈를 낼 거예요. 이전 수업에서 다뤘던 주제들이 출제될 수도 있을 것이고, 아직 다루지 않은 내용이 나올 수도 있어요. 그리고 물론 수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개인적인 경험에 관한 것이 나올 수도 있겠죠. 아마 재밌을 거야. 어때요? 괜찮아요?”

 

  “네!”

 

  “좋아요!”

 

  “잘들 맞춰 봐요. 아주 특별한 상품이 걸려있으니까.”

 

  그러자 학생들이 떠나가라 소릴 질러댔다.

 

  “교수님 상품이 뭐예요!?”

 

  “알려주세요!”

 

  “그건 비밀. 상품의 정체는 수업이 끝날 때 알려주도록 하겠어요.”

 

  “아아!”

 

  “알려주세요!”

 

  여기저기서 “성인용품 아니야?” 하는 얘기들이 오고가자 이유정교수가 어이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콘돔 아니에요. 그런 것쯤 알아서들 구비하고 다녀야지 뭘 또 선물로 받으려고 그래?”

 

  그녀의 말에 강의실이 한바탕 뒤집어졌다.

 

  “뭘까?”

 

  해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글쎄. 근데 솔직히 나도 성인용품 생각하긴 했는데.”

 

  나는 이유정교수가 문제를 맞힌 학생들을 단상으로 부른 다음, 차례대로 바이브레이터나 섹스토이 같은 것들을 나눠주는 장면을 상상했다.

 

  바이브레이터를 받은 남학생이 “교수님 저는 남자인데요?” 하고 우물쭈물 말을 꺼내면, 이유정교수가 “여자친구랑 함께 잘 사용해 봐요. 애인이 없으면 생길 때까지 잘 간직하든가. 그것도 아니라면 저기 저 여학생과 교환하는 건 어때? 물론 수업 끝난 후 따로 만나서 말이지” 하고 콘돔세트를 받은 여학생을 가리키며 대답하는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실실 웃음이 나왔다.

 

  “가지고 싶어.”

 

  “뭘? 성인용품?”

 

  “뭐든!”

 

  해는 이유정교수를 쳐다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의를 불태우는 모습이 여간 의욕적인 게 아니었다.

 

  매번 수업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 ‘욕망의 섹슈얼리티’ 시간만 되면 강의실 전체가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가 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벌건 쇳물같이 달아올라선, 하여간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죄다 녹여버릴 정도로 흥분하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물론 이유정교수가 있었다. 그녀는 사람을 뜨겁게 만드는 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게 틀림없었다. 당장 내 옆에 앉아있는 여자애만 하더라도 열렬히 타오르는 눈으로 그녀를 훔쳐보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첫 번째 퀴즈가 출제된 건 수업이 시작되고 이십분 가량이 흘렀을 즈음이었다. 이유정교수가 수업을 진행하다 말고 갑작스레 “딩동!” 하고 크게 외치더니, 다짜고짜 “시간 됐어요. 자, 첫 번째 문제 나가요” 하고 말했던 것이다.

 

  “쉬워요, 처음이니까. 프로이트가 영유아의 성욕에 대해 말하면서 언급했던 이론 하나가 있죠? 옛 비극의 이름을 딴 이것! 뭘까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강의실이 뒤집어졌다. 백여 명에 달하는 인원들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벌떡 일어나 이유정교수를 애타게 부르짖었던 것이다. 물론 그 안엔 해와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조용조용! 거기 첫 번째 줄, 파란 옷 입은 남학생. 뭐죠?”

 

  학생 하나가 지목을 받자 여기저기서 야유 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론 이유정교수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입니다.”

 

  “좋아, 맞아요! 어머니를 친애하고 아버지를 살해하고픈 욕망이죠. 물론, 이 이론이 이미 반박된 지 오래라는 것쯤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알고 있으리라고 믿어요. 학생 이름이 뭐죠?”

 

  이유정교수는 남학생의 이름을 칠판 한쪽 귀퉁이에 또박또박 적었다.

 

  “여기 선택받은 자의 이름이야. 다음은 누구 차례 일까나? 모두들 긴장하고 있어요.”

 

  그러곤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수업을 재개하는 것이었다. 강의실의 열기는 그대론데 그녀 혼자만 다른 세계에 있는 듯 한가롭고 침착했다.

 

  “이씨…… 자리 잘 못 잡았어.”

 

  “그래도 우린 그나마 앞쪽인데 뭐. 어? 지금 뒤에 자리 옮기고 난리 났다.”

 

  우당탕탕 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뒷자리에 있던 학생들 대부분이 허겁지겁 앞쪽으로 자리를 옮겨 앉고 있었다. 진귀한 광경이었다.

 

  그로부터 이유정교수는 매 15분에서 20분마다 한 번씩 퀴즈를 출제했다. 주로 이전 시간에 배운 것들 위주였고, 갈수록 더 어려워졌다. 쉬는 시간 직전에 나온 퀴즈는 정말이지 아무도 아는 이가 없었던 터라 근 몇 분가량을 모두들 폰만 붙들고 앉아있었을 정도였다. 결국 검색에 성공한 한 여학생이 선택받은 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미셀 푸코는 여성의 성과 육체가 의학의 영역으로 엄격히 귀속됨으로써 여성의 히스테리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죠. 그는 여성이 자녀의 건강이나 가족제도의 유지에 대하여 짊어져야할 책임이 있다고 스스로 인식하도록 끊임없이 ‘장치화’되었다고 말합니다. 우리 학생이 잘 검색했다시피(이때 강의실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성의 역사란 책에 잘 나와 있는 내용이죠. 방금 퀴즈는 우리가 중간고사를 치루고 난 뒤에 다룰 내용이에요. 예습했다고들 생각하시고. 자, 그럼 다들 10분간 쉬고 오세요. 이후엔 조금 더 재미있어질 거야.”

 

  “짜증나.”

 

  나는 쉬는 시간의 대부분을 짜증난 해를 달래는데 소모해야 했다. 해는 지목 한 번 받지 못한 채 퀴즈가 끝나 버릴까봐 연신 불안해하는 중이었다.

 

  “아직 많이 남았잖아. 지금부터 맞히면 되지.”

 

  “사람이 너무 많아! 문제도 어렵고…….”

 

  “그럼 차라리 지금이라도 강의계획서나 한 번 살펴보는 게 어때? 보니까 나중에 배울 것들도 문제로 내시는 것 같던데. 그것들이나 좀 찾아보던가.”

 

  “와! 좋은 생각. 너 강의계획서 뽑아놓은 거 있어?”

 

  “가방에 있을 걸?”

 

  “빨리 가서 찾아보자.”

 

  “어…… 나도?”

 

  결국 해의 성화를 이기지 못한 나는 남은 시간 내내 ‘성(性)소수자들의 억압된 역사’니 ‘복장도착증 이면에 숨겨진 인간 본성’이니 하는 것들에 대한 정보 검색에 매진해야 했다.

 

  “성(性)하고 젠더의 정의는 무조건 외워둬야 해, 무조건.”

 

  “네가 외우면 되잖아.”

 

  “너도 외워. 무조건이야.”

 

  “참나…… 너 근데 내가 맞춰서 상품 받으면 그거 내 거 인건 알지? 은근 착각하는 거 같은데?”

 

  그러나 내 말은 들은 척도 않은 채 계속해서 강의계획서만을 뒤적거리는 것이었다. 무슨 퀴즈하나 맞히는 게 지상목표라도 되는 양 혈안이 된 모습이었다. 어쩐지 한기가 들 정도였다.

 

  “자, 그럼 시작부터 하나 가요.”

 

  5분가량을 늦은 이유정교수가 쏟아지는 아우성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시작부터 불을 지폈다.

 

  “아까부터 말들이 좀 많더라고. 그래서 내가 오면서부터 계속 생각했지. 학생들이 이쪽으로 관심이 많구나. 지금부턴 순발력 싸움이에요. 자, 성인용품 다섯 가지 대기! 빠르게 선착순!”

 

  당황해하는 학생들 사이로 몇몇 빠르게 올라가는 손들이 있었다.

 

  “거기 녹색 옷 입은 학생?”

 

  “저…… 그 인형이랑 진동기랑요…… 또…….”

 

  “땡! 정확한 명칭으로 말해주세요. 다음 거기 안경 쓴 남학생! 응, 자기.”

 

  “바이브레이터, 어…… 콘돔, 어…… 아씨 잠깐만요……!”

 

  “땡! 느려요. 그리고 피임도구는 빼고. 자, 다음?”

 

  슬슬 검색이 어느 정도 진행된 모양인지 여기저기서 스물 스물 손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때였다.

 

  “어! 거기 여학생!”

 

  앞자리의 누군가가 벼락같이 손을 들었다. 노란색 단발이 뭔가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는 여학생이었다.

 

  “바이브레이터, 우머나이저, 오나홀! 어…… 애널플러그! 어……그리고 어…….”

 

  “또 하나는!?”

 

  여학생이 끝을 맺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여기저기서 빠르게 손들이 올라갔다. 이유정교수도 다음 사람을 찾아 눈을 돌리려는 순간이었다.

 

  “딜도! 딜도! 딜도!!!!”

 

  여학생의 필살의 외침이 강의실 천장을 뚫고 멀리멀리 뻗어나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강의실이 폭발하듯 들썩거렸다. 배를 잡고 쓰러지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눈물을 흘리며 웃어대는 사람도 있었다. 이유정교수 또한 감탄어린 표정으로 여학생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훌륭해요, 훌륭해. 멋있어! 최고야 정말.”

 

  여학생의 이름이 칠판에 새겨질 때까지도 강의실 분위기는 쉬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열광하는 중에 오직 해만이 홀로 고요했다.

 

  “꼭 맞혀야 돼.”

 

  “진짜 퀴즈에 목숨 걸었어? 왜 이래 너. 낯설게.”

 

  “맞힐 거야, 맞힐 거라고!”

 

  그러곤 다시 한 번 젠더의 정의를 웅얼대며 외우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눈물겹던지, 내가 대신 상품과 똑같은 걸 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강의실 안이 조금 잠잠해졌을 무렵, 단상위에 있던 이유정교수가 뭔가를 결심한 듯한 표정으로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는 책상으로 이동했다. 그런 다음 잠시간 컴퓨터를 조작하더니, 이어 프로젝터를 끄고 학생들을 마저 조용히 시켰다.

 

  “너무들 달아올라버렸어 지금. 나도 포함해서 말이야. 그럼 바로 이어서 하나만 더 가볼까요?

 

  “네!

 

  “와아!”

 

  “이번엔 어떨지 잘 모르겠네.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려나? 제법 마니악한 취향이라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긴 한데…….”

 

  이유정교수가 다시금 단상으로 되돌아와 말했다.

 

  “프로젝터가 켜지면 제법 요염하게 생긴 여성이 한 명 보일 거예요. 지금 내가 꽂혀있는 일본 AV배우야. 이 여성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게 퀴즈예요. 아는 사람 있으면 곧바로 손을 들도록 하세요.”

 

  모니터 화면이 서서히 밝아오면서 란제리를 입고 있는 여성의 사진이 어렴풋 모습을 드러냈다. 좀 더 자세히 보려 고개를 앞으로 쭉 내밀었을 때였다. 가히 빛과 같은 속도로 올라가는 손 하나가 있었다.

 

  “어, 정말? 정말 안다고? 누군데요?”

 

  “스즈키 사토미. 1988년생. 키 148센티미터에 가슴은 G컵. 취미는 음악 감상. 이상입니다!”

 

  “……뭐야.”

 

  답을 말한 남학생은 여유롭게 웃으며 “별로 마니악한 취향도 아니신데요?” 하고 말했다.

 

  곧 불신과 놀라움의 탄성들이 강의실 안으로 휘몰아쳐 들어왔다. 여기저기서 AV마스터니 김본좌니 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고, 그를 향한 남학생들의 열렬한 환호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또한 여학생들 역시 기묘하게 번들거리는 눈으로 그를 곁눈질하기 시작했는데, 호기심과 흥분이 적절히 뒤섞여 있는 끈적끈적한 시선이었다.

 

  “믿기지가 않아…… 확실히 내가 과소평가 했네요. 인정해. 이름 말해주고.”

 

  이유정교수는 진심으로 놀란 듯 그때까지도 말을 잘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데뷔한지는 제법 오래되었지만 그리 예쁜 편이 아니라 아무도 모를 줄 알았는데…… 실은 내가 그녀의 이름을 안지가 얼마 되지 않았거든요. 그저 수많은 배우들 중 하나였을 뿐인데 어느 순간 내 눈에 딱 들어온 거야. 유부녀를 연기한 작품이었어요. 눈이…… 굉장히 슬펐어. 뭐랄까, 요염하고 관능적인 눈빛 안에 왠지 모를 처연함이 감춰져있는 것만 같았죠. 흘러간 세월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듯한, 그런 쓸쓸함 말이에요. 그간 학생이니 커리어 우먼이니 하는 역할들만 맡았을 거 아냐. 어울리지도 않는 노련한 표정을 드러내려 애를 쓰는데…… 내 기분이 괜히 이상해지더라고. 어쩌면 감정이입을 했는지도 몰라.”

 

  나는 대형스크린에 떠 있는 란제리룩의 여성을 다시 한 번 천천히 살펴보았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이긴 했다. 하지만 이유정교수의 말마따나 스쳐가는 배우 중 하나였을 뿐 강하게 남아있는 인상은 아니었다. 적합한 역할이 바뀐다는 것. 그리고 요구되는 기대치가 달라진다는 것. 역시나 온몸으로 시선을 받아내는 직업이니만큼 그 체감되는 바도 현저히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처녀 역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녀가 느낀 감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체념? 억울함? 슬픔? 그도 아니면 분노나 두려움에 가까운 것이었을까?

 

  나는 다시 이유정교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멍하니 뒤돌아선 채 스크린 속 AV배우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중년의 여성. AV를 즐겨볼 뿐만 아니라 배우에 감정이입을 하는 대학 교수님이라니…… 마치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처럼 멋들어지게 일그러진 느낌이었다.

 

  “AV에 대해서도 중간고사 이후 한 번 다뤄볼까 생각하는 중이에요. 어쨌거나 여러분들로서는 쉽게 상상하기 힘든 분야일 거 아냐. 포르노에 대한 다큐멘터리도 제법 있긴 한데, 혹시 본 사람들 있나요?”

 

  몇몇 이들이 손을 들었다. 적지 않은 수였다.

 

  “그래도 이번 학기엔 본 사람들이 제법 있긴 하네. 성의 상품화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걸그룹이나 포르노배우나 크게 다를 바가 없죠. 하지만 사회가 만들어 놓은 규범, 도덕, 그리고 타인의 시선과 같은 억압적 조건들 아래에선 그것을 마주하는 인간의 태도가 극명하게 갈려요. 우리처럼 보기만 하는 사람이나 배우들과 같이 실제로 행하는 사람, 모두의 사고와 행동들이 말이야. 궁금하지 않나요? 과연 그들이 어떠한 기대와 생각을 가지고 그쪽 일에 뛰어드는지?”

 

  “궁금해요!”

 

  “궁금합니다!”

 

  나 역시 이유정교수가 꼭 그에 관해 다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언급한 것들에 대해서 뿐 아니라 더불어 꼭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한국에도 AV시장이 열릴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고등학교 때 꿈이 AV배우인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언젠가 한국에 시장이 생긴다면 꼭 한 번 도전해 보겠다고 말한 게 생각이 나서였다(그 녀석은 분명 충분하다 못해 넘칠만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아차, 얼빠져 얘기하다 보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 큰일 났다, 우리 진도 더 빼야 되는데!”

 

  “아아!”

 

  “그냥 퀴즈해요 교수님!”

 

  “얼마 안 있으면 시험도 봐야 되잖아. 우리 서둘러 나가봐요. 잘하면 마지막으로 하나 정도는 더 낼 수 있을지도 몰라.”

 

  마지막이라는 이유정교수의 말에 해가 “헙!” 하고 신음소리를 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못하는 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비단 해뿐 아니라 강의실 안의 많은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침음을 흘려대는 중이었다. 결국 이유정교수가 “뚝! 그만들 하고 이제 다들 화면에 주목해주세요. 이렇게 계속 떼쓰면 확 안 내버릴 거야!” 하고 소리칠 때쯤에야 하나둘 소리가 잦아들었다. 그녀의 마법에 단체로 어려지기라도 한 모양인지 모두들 말 잘 듣는 유치원생이라도 된 것 같았다.

 

  이유정교수와 학생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강의에 열을 다했기 때문인지, 다행히 제법 빠른 시간 안에 진도를 뺄 수 있었다. 강의 종료까진 아직 십오 분 정도가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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