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
클럽 썬샤인
작가 : 토닥이
작품등록일 : 2019.10.8

불운과 눈치 없음으로 인해 외롭게 살아온 경수,
드디어 클럽에 가입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근데 클럽 이름이 왜 ‘썬샤인’이예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은 우리들의 의지입니다.”

그 클럽은 자살 클럽이었다.

 
6화. 사랑은 구원일까?(2)
작성일 : 19-10-18 08:18     조회 : 57     추천 : 0     분량 : 536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안녕…”

 “……”

 

 아영이 경수를 빤히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라졌다.

 

 “…히 가세요.”

 

 경수는 아영을 포기하기로 했다. 너무 쉽게 포기한다고?

 모르는 소리다.

 포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경수에게 1주일이라는 시간은 큰 용기를 낸 것이었다.

 열심히 어필했지만 자신의 마음은 아영에게 닿지 못했다. 그렇다면 인연이 아닐 것이다. 경수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했다.

 

 한산한 편의점.

 시계바늘이 12시가 넘어가자 경수가 바쁘게 움직였다. 12시가 지나면 폐기 처분해야 하는 삼각 김밥들을 테이블에 옮겨 놓았다. 그러다 오징어 맛 삼각 김밥을 발견하고는 계산대 위에다 따로 빼서 올려놓았다. 어제 할머니가 오징어 맛 삼각 김밥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혼자 계산대에 서 있는 경수가 자꾸 밖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테이블에는 할머니에게 줄 삼각 김밥이 있었다. 경수가 할머니를 기다렸다. 그나마 한밤중에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경수는 할머니를 만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경수가 삼각 김밥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적막한 편의점 안에 경수가 혼자 남겨졌다.

 

 그때 퉁- 퉁- 하며 불빛들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다.

 물론 진짜로 형광등이 꺼진 것은 아니었다. 경수에게 우울증이 찾아올 때마다 보이는 환상일 뿐이었다.

 

 어느새 불빛들이 모두 사라지면 검은 어둠이 경수를 향해 점점 다가왔다. 어둠 속에 홀로 남겨진 경수는 너무나 외로웠다.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검은색 어둠뿐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경수는 알 수가 없었다. 어느새 어둠에 잠식당한 경수는 무기력하게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경수의 눈에서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 * *

 

 알바를 마친 경수는 다들 출근하기 바쁜 아침 시간에 집에 들어왔다.

 적막한 집안.

 그를 기다리는 온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경수가 거실을 둘러보더니 냉장고를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안에서 작은 박스를 꺼내 식탁에 앉았다. 경수가 한동안 작은 박스를 내려다보았다.

 

 ‘그래, 이렇게 살아서 뭐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잖아.’

 

 경수가 담담한 표정으로 작은 박스를 열자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상표의 감기약들이 보였다. 경수가 감기약 포장지에서 알약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 토독- 톡- 토독.

 

 식탁에 앉아 콩나물 대가리를 따듯이 알약들을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했다. 오른쪽에 수북이 쌓인 약 상자들이 가득하고 왼쪽에는 알약이 들어 있는 대접이 놓여 있다.

 

 경수는 하루도 빠짐없이 한 개 또는 두 개씩 감기약을 사러 돌아다녔다. 한 달 동안이나 약을 모으러 다녔었다. 그동안 제법 많은 양이 모였다.

 

 “이 정도면 될까?”

 

 대접 안에는 1/3 가량 알약들이 채워져 있었다. 못 미더운 표정의 경수가 다시 알약을 꺼냈다.

 

 - 토독- 톡- 톡.

 

 알약이 2/3 가량이 채워지고 나서야 경수는 더 이상 알약을 꺼내지 않았다.

 

 ‘이제 충분하겠지…’

 

 침울한 표정의 경수가 대접 안에 가득한 알약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두 주먹 가득 알약을 손에 집었다. 결심을 굳힌 경수가 그대로 알약을 입에 털어 넣었다.

 

 - 우적- 우적.

 

 한 번에 삼키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어서 경수는 알약을 입에 넣고 씹을 수 밖에 없었다.

 

 “컥- 컥-”

 

 입 안에 가득 찬 알약 가루들 때문에 목이 막혀 버렸다. 경수가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내 물을 마시려는 순간, 웅- 웅- 하며 핸드폰이 울렸다. 멈칫하던 경수가 핸드폰 액정화면을 바라봤지만 모르는 번호였다. 자신에게 전화를 할 사람은 딱히 생각나지 않았다.

 

 ‘그냥 광고 전화 일 수도 있으니 받지 말까? 아니야 혹시라도 친구에게 온 전화일 수도 있잖아.’

 

 잠시 고민하던 경수는 일단 전화를 받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입 안 가득 알약들이 차서 말을 할 수가 없다.

 

 “우우… 우어…”

 “고객님 사랑합니다. 민국카드 김미영 팀장입니다. 식사하시는 중이신가 봐요? 잠시 통화 가능하세요?”

 “우어… 어어어…”

 

  역시 광고 전화였다. 실망한 경수가 그대로 핸드폰의 종료 버튼을 눌러버렸다. 경수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기로 했다. 물과 함께 알약들을 삼켜버리면 이 고통도 끝이 날 것이다. 경수가 생수병을 들어 물을 마시려는 그때, 또다시 웅- 웅- 핸드폰이 울렸다. 김미영 팀장과는 다른 번호였다. 그래 전화 한번 더 받고 미련 없이 떠나자. 그렇게 생각한 경수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우우… 우어… 어어어…”

 “여보세요? 경수… 오빠?”

 

 입 안 가득 알약을 물고 있던 경수가 깜짝 놀랐다.

 

 ‘오빠라니? 누구지?’

 

 경수가 입을 가득 채운 알약들을 급히 뱉어냈다.

 - 퉤- 퉤엣- 투두둑.

 입 안에 남아 있는 알약들을 손가락으로 빼낸 경수가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쿨럭… 여… 여보세요?”

 “오빠, 저… 같이 일하는 아영인데요.”

 

 놀란 경수가 흠-흠- 목을 가다듬고는 낮은 중저음 목소리로 말했다.

 

 “어? 아, 아영씨.”

 “아, 네. 식사 중이셨나봐요?”

 “흠. 그건 아니고요. 근데 무슨 일로?”

 “그게… 오빠, 할 말이 있는데… 오늘 오후에 시간 되세요?”

 “오늘요? 오후에? 음? 시간 돼요. 근데 무슨 일인데요…?”

 “아 잘됐다. 그럼 직접 만나서 얘기해요.”

 “직접요? 그럼 그럴까요?”

 “네… 오후에 봐요. 오빠!”

 “어? 네. 오후에 봐요.”

 

 통화를 마친 경수의 표정이 점점 밝아졌다.

 잠시 멍하게 서 있는 그의 귀에 아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오빠, 할 말이 있는데…]

 

 [그럼 오후에 봐요. 오빠!]

 

 오빠! 오빠? 오빠! 오빠라니…

 자신을 오빠라고 부른 아영의 목소리가 지워지지 않았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야.’

 

 경수는 확신했다.

 자신의 심장이 뛰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아영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것에 대해서!

 물론 아영은 그럴 의도가 없었겠지만…

 그렇게 경수는 자기합리화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목숨을 살려주었으니 아영을 좋아해도 되지 않을까? 이렇게 뛰는 심장은 아영 때문일 것이라고…

 그리고 경수는 곧장 화장실로 가서 알약을 토해냈다.

 

 “우웨에에엑-”

 

 너무 힘들었지만 경수의 표정은 밝았다. 자신이 자살을 하려는 순간, 아영이 전화를 걸어주었다. 그것 때문에 자신의 자살 시도는 실패했다. 하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아영이 전화를 한 타이밍은 분명 우연일 것이다. 하지만 우연이 쌓이면 운명이 된다. 지금껏 그래왔지 않은가…

 경수는 잠시 눈을 붙이고 오후에 아영을 만나러 가기로 했다.

 그날 경수는 평소와 달리 깊은 잠을 잘 수가 있었다.

 

 * * *

 

 오후 5시. 편의점 앞 파라솔.

 머리에 젤도 바르고 옷도 제일 좋은 것으로 챙겨 입은 경수가 앉아 있다.

 잠시 후. 아영이 ‘TOP’ 캔 커피와 ‘레츠비’ 캔 커피를 들고 앞에 앉았다. 아영이 상큼하게 웃으며 캔 커피를 경수에게 건네 주었다.

 

 “오빠, 이거 드세요.”

 “네. 감사합니다.”

 “……”

 

 웃으며 경수에게 레츠비를 건네준 아영이 TOP 캔 커피를 마시더니 빤히 경수를 바라봤다.

 

 “오빠. 그냥… 말 편하게 하세요. 저보다 나이도 많으신데…”

 “아 그래요?”

 “저는 존댓말 하고 그러면 너무 딱딱해 보이더라고요. 그냥 편하게 해요. 오빠.”

 “그… 그럴까? 아영아.”

 “그래요. 이제 한 결 낫네.”

 

 경수는 아영이가 준 ‘레츠비’ 캔 커피를 소중하게 잡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누가 보면 마치 소개팅이라도 하는 분위기로 착각을 할 정도였다. 경수가 살짝 옆을 바라보면 아영이 뭔가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경수는 자신이 쳐다본 것이 들킬 것 같아 재빠르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

 잠시 후 아영의 조그만 입이 열렸다.

 

 “저기 오빠…”

 

 경수가 이어지는 말을 기다렸다.

 

 ‘혹시 고백이라도 할 참인가? 난 아직 준비가 안됐는데… 그래도 고백하면 받아줘야겠지…’

 

 꿀꺽- 마른 침을 삼키는 경수가 혼자만의 상상을 펼치고 있었다.

 

 “저… 음… 저요… 원래 이런 말 잘 못하는데…”

 

 기대에 찬 경수의 표정이 빨깧게 물들어 갔다.

 쿵- 쿵- 심장이 100미터를 질주한 듯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하긴 1주일이면 사랑에 빠지기 충분한 시간일 것이다.

 경수가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외쳤다.

 

 ‘심장아 나대지마.’

 

 그때였다.

 

 “저… 땜빵 좀 해 주세요. 이런 거 부탁할 사람이 오빠밖에 없어서요. 같은 알바생이시니까 이해하시죠?”

 

 땜빵…!

 경수의 기대가, 모래성이 부서지듯 산산이 무너져 내렸다.

 역시나 그런 것이구나.

 땜빵이라니…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하지만 경수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기로 결심했다.

 

 “그럼, 땜빵이든 뭐든 다 해 줄게. 생명의 은인이니까.”

 “생명의 은인요?

 “응. 그런게 있어.”

 “뭔 말인지… 아무튼 고마워요.”

 

 아영이 경수를 향해 방긋- 웃었다. 그 표정을 본 경수가 다시 심쿵했다.

 경수의 심장이 다시 나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 * *

 

 다음날. 오후 시간. 편의점.

 안에서는 점장이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 딸랑.

 문 여는 소리와 함께 경수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섰다.

 

 “이 시간에 웬일이야? 근무시간 멀었잖아.”

 “아영이 대신 왔어요.”

 ”아영이는?”

 “가족 여행 갔어요.”

 “가족 여행? 뭔 가족 여행을 또 가.”

 “아영이가 가족들이랑 사이가 좋은가 봐요.”

 “그런가? 그렇게 안 보이던데… 애가 좀 싸가지가 없던데…”

 “사장님! 사람 겉모습만 보고 그렇게 쉽게 판단하시는 거 아닙니다.”

 “아니… 내가 뭘…”

 

 살짝 토라진 경수가 그대로 창고로 들어갔다. 유니폼을 입기 위해서였다. 편의점 점장이 경수를 머쓱하게 바라봤다.

 

 경수는 아영을 위해 오후 타임부터 근무를 하기 시작했다. 계산을 하고 물건을 옮기고 진열을 한다. 아영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자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반했~ 반했~ 반했어요. 부드러운 목소리에~”

 

 경수가 노래를 흥얼거리며 바닥 청소를 했다. 청소하는 경수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어느새 밤이 된 편의점.

 딸랑-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츄리닝을 입은 남자는 술에 취해 비틀거렸다.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잘생긴 얼굴이었다.

 

 “어서 오세요.”

 

 경수가 인사를 건네자 남자가 확- 째려보더니 그대로 진열대로 향했다.

 

 ‘뭐지? 나를 아는 사람인가? 처음 보는데…’

 

 잠시 뒤 남자가 두 손 가득 과자들을 가지고 계산대 앞에 섰다.

 

 “히끅, 이거 다 하면 얼마야?”

 

 남자가 반말을 했지만 경수는 그냥 넘겼다. 술 취한 사람 상대로 말을 해 봤자 싸움만 날 뿐이었다.

 

 “네? 이거 다 해서요? 찍어 볼게요.”

 “그래. 다 해서 얼마냐고?”

 

 사내가 비틀거리며 과자를 두 팔로 꽉 껴안았다. 바코드를 찍으려던 경수는 사나의 팔에 막혀 과자를 집을 수가 없었다.

 

 “과자를 주셔야 계산을 하죠. 이리 주세요.”

 “뭐? 못 줘. 이건 내 거야.”

 “손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계산을 하려면 저한테 주세요.”

 “내 거라고! 건드리지 마.”

 

 난감한 경수가 남자를 바라봤다. 술에 취해 붉어질 얼굴과 초점 없는 눈동자, 이미 말이 통할 상대로는 보이지 않았다.

 

 “저기… 주세요. 계산해 드릴게요.”

 “건드리지 말라고!”

 “자꾸 이러시면 경찰에 신고 할 수밖에 없어요. 계산하시던가 아니면 그냥 가세요.”

 “뭐? 그냥 가라고?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남자가 경수를 향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클럽 썬샤인] 완결합니다. 2019 / 12 / 26 499 0 -
8 8화. 수상한 사람들(1) 2019 / 10 / 22 74 0 5168   
7 7화. 사랑은 구원일까?(3) 2019 / 10 / 21 55 0 5241   
6 6화. 사랑은 구원일까?(2) 2019 / 10 / 18 58 0 5364   
5 5화. 사랑은 구원일까?(1) 2019 / 10 / 16 51 0 5297   
4 4화. 경수의 인생(2) 2019 / 10 / 14 60 0 5126   
3 3화. 경수의 인생(1) 2019 / 10 / 12 59 0 5525   
2 2화. 경수의 취미(2) 2019 / 10 / 10 71 0 5580   
1 01화. 경수의 취미(1) 2019 / 10 / 8 309 0 5584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