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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클럽 썬샤인
작가 : 토닥이
작품등록일 : 2019.10.8

불운과 눈치 없음으로 인해 외롭게 살아온 경수,
드디어 클럽에 가입해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근데 클럽 이름이 왜 ‘썬샤인’이예요?”
“죽어서 빛이 되고 싶은 우리들의 의지입니다.”

그 클럽은 자살 클럽이었다.

 
2화. 경수의 취미(2)
작성일 : 19-10-10 18:59     조회 : 71     추천 : 0     분량 : 5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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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밤 바닷가는 아직 쌀쌀한 바람을 품고 있었다.

 

 - 쏴아아아.

 

 파도가 모래사장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졌다. 부서진 물결이 달빛을 받아 반짝이며 흩어졌다.

 아무도 없는 외진 해변 가에 회색 스타렉스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고요한 바닷가와 어울리려는 듯 스타렉스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 쏴아아아아아.

 

 잔잔한 파도소리만 들리는 풍경에 이질적인 소리가 섞여 들어왔다. 작은 신음 소리가 스타렉스에서 흘러나왔다.

 

 “허윽… 아흑… 우윽…”

 “으흥… 아응…”

 

 움직임이 전혀 없는 스타렉스에서 작은 신음 소리만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면 청 테이프로 차량 틈새를 막은 모습이 보였다.

 유리창 너머로 차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하얀 안개가 이리 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하얀 안개는 차량 안을 유영하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차량 안에 있는 운전석과 보조석, 뒷좌석에 앉아 있는 6명의 사람들이 잠들어 있었다. 작은 신음 소리만 날 뿐 움직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얀 연기가 천천히 보조석으로 움직이자 앉아 있던 빨강 머리의 사내가 눈을 번쩍 떴다.

 

 “커헉…!”

 

 - 벌컥.

 

 빨강 머리의 사내가 급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쾅- 그리고 재빨리 문을 닫았다.

 

 “허억! 허억!”

 

 거친 숨을 몰아 쉰 사내가 혀 밑에 감추어둔 무언가를 툇-하고 뱉어냈다. 바닥에 수면제 3알이 떨어졌다.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듯 사내는 한쪽 발로 수면제를 거칠게 뭉개버렸다. 이내 수면제가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빨강 머리 사내가 머리를 쓸어 넘기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 어딘가 불편한 듯 코를 킁- 킁- 거리기 시작했다.

 

 “크흥… 킁- 킁!”

 

 기침을 하자 코를 막고 있던 코마개 2개가 튀어 나왔다.

 

 “후우~ 후우~”

 

 코로 숨을 들이 마신 사내가 고개를 좌우로 움직여 스트레칭을 하기 시작했다.

 

 - 뚜둑- 뚝- 뚝.

 

 뼈마디에서 소리가 들리자 사내의 입가가 만족한 듯 올라갔다. 몸이 편해지자 스타렉스 차량 옆에 선 사내가 달빛에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노래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나는 살겠소. 태양만 비친다면…♫

 밤과 하늘과 바람 안에서…♫

 비와 천둥의 소리. 이겨 춤을 추겠네~♫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노래를 흥얼거리는 사내가 스타렉스의 문을 열었다.

 

 - 드르륵.

 

 문 사이로 하얀 연기가 흘러 나왔다. 사내가 다리를 움직여 여유롭게 연기를 피하고는 차안을 살펴봤다.

 차안에는 사람들이 싸늘하게 죽어있다. 사내가 뒷좌석에 있는 눈을 뜨고 죽은 50대 남자의 눈을 감겨 주었다. 그리고 그 옆에 죽어 있는 20대 빨간 머리의 여자를 봤다.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사내가 빨간 머리의 여자를 한 동안 바라보다 손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여자의 입 꼬리를 만져 미소 짓는 표정을 만들었다. 여자의 표정을 확인한 사내가 만족해하며 손을 거뒀다. 사내가 자신의 가방을 찾더니 안에서 사진기를 꺼냈다.

 

 - 찰칵- 찰칵.

 

 사내가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마치 예술작품을 촬영하듯 신중한 표정이었다.

 그러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사내가 인상을 구겼다. 사내가 다시 차량 안으로 들어가 죽어 있는 빨간 머리 여자의 팔을 들어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했다.

 그제야 사내의 얼굴에 만족감이 비쳤다.

 사내가 다시 차량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문가 쪽에 앉아 있던 파마머리 남자가 벌떡 일어났다.

 

 “우웨에에엑-”

 

 파마머리 남자가 피가 섞인 토사물을 차량 안에 토해냈다.

 

 “우웨에엑- 우에엑-”

 

 몇 번이나 뱃속의 것을 토해낸 파마머리 그대로 쓰러졌다. 파마머리 남자의 의식은 돌아왔지만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파마머리 남자가 초점 잃은 눈빛으로 사진기를 든 사내를 바라봤다.

 사내는 파마머리 남자의 토사물이 자신의 옷에 묻자 짜증을 내고 있었다.

 

 “에이… 조심 좀 하시지. 오늘 세탁한 옷인데… 하긴, 예전부터 너랑은 뭔가 잘 안 맞았지.”

 

 괴로워하는 파마머리 남자를 바라보던 사내가 가방 안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꺼냈다.

 

 - 펄럭-

 

 사내가 비닐봉지를 펼쳐 구멍이 없는지 확인했다. 그리고 구토를 한 파마머리 남자의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웠다.

 

 “후우욱- 우웨에엑-”

 “아저씨, 어차피 지금 깨어나도 못 살아. 내장이고 뭐고 다 녹아 버렸을 테니까. 그러게 왜 힘들게 일어나고 그래.”

 “우욱- 우웨에엑-”

 “그냥 편하게 가! 나중에 나한테 고마워 할 거야.”

 

 사내의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비닐봉지로 인해 숨이 막힌 파마머리 남자가 또다시 토악질을 시작했다.

 몇 번의 토악질이 또 다시 이어졌다.

 몇 번이나 몸을 꿈틀대며 발버둥을 치던 파마머리 남자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파마머리 남자가 죽은 것을 확인한 사내가 벌벌 떨리는 손으로 비닐봉지를 걷어 냈다.

 

 “후우… 씨발… 이 짓도 못해 먹겠네. 역시 돈 벌기 쉬운 일은 없어요. 씨부랄!”

 

 사내가 다시 죽은 사람들의 위치를 조정했다.

 사내가 만족한 표정으로 카메라의 버튼을 누르자 팟- 하며 플래쉬가 터졌다. 습관인 듯 사내가 사진을 찍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 주~♫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 * *

 

 단독 주택가의 작은 건물, 새벽 시간이었지만 불이 켜져 있는 집이 한 채 보였다.

 오래된 단독 주택들이 모여 있는 곳. 바로 경수의 집이다.

 

 부모님이 남겨진 주택, 그리고 보험금.

 혼자 살아가기에는 넉넉하진 않지만 생계에 지장은 없었다.

 경수에게 있어서는 다행이었다. 지금 경수의 상태로는 취직하기가 힘들었다. 아마 그랬으면 자살이 아닌 아사로 인해 죽었을 지도 모른다.

 부모님이 마지막까지 경수에게 남겨 준 소중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힘들어도 살아가라는…

 돈이 없으면 세상을 살아가기 힘들다.

 하지만 돈만 있다고 해도 세상을 살아가기는 힘들다.

 특히 경수에게는 그랬다.

 경수에게 필요한 건 돈이 아닌 가족이었다.

 

 깊은 밤이 찾아왔지만 경수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경수가 거울 속 자신의 몸을 보고 있다.

 안전요원들에 의해 끌려나오다 곳곳에 타박상을 입었다. 등과 허벅지에 파란색 멍이 보였다.

 

 “아프네. 거긴 다시 못가겠지.”

 

 경수의 취미는 자살이다.

 취미라 함은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을 말한다.

 지금까지 경수는 자살시도를 몇 번이나 했지만 번번이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에도 번지점프에서 자살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경수의 신상은 이미 그들에게 다 알려졌을 것이다. 이제 번지점프를 이용한 자살은 할 수가 없다. 경수도 딱히 다시 번지점프대를 찾아갈 생각은 없었다. 미쳐 생각 못했던 부분이지만, 안전요원에게 너무나 미안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바보 같은 생각이었어. 내가 죽었으면 그 사람들이 평생 죄책감을 느끼며 살 수도 있었잖아. 혼자 조용히 죽자.’

 

 경수는 자신이 안전요원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 미안했다.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경수는 다짐했다.

 자살 할 때 다른 사람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않겠다고.

 다음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곳에서 자살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햇살이 비치는 한강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경수가 며칠 동안 고민해서 자살을 하기로 선택한 곳이었다.

 따뜻한 초여름 날씨에 한강에 피크닉을 온 사람들이 보였다.

 따뜻한 날씨에 사람드링 화사한 옷을 입고 지나다니고 있었다.

 날씨와 대조적인 우울한 표정의 경수가 고개를 숙이며 다리에 새겨진 문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밥은 먹었니?

 

 “아니. 이제 혼자 먹는 것도 지겨워.”

 

 -바람 참 좋다.

 

 “바람이 좋은 거랑 뭔 상관이야.”

 

 -많이 힘들었구나

 

 “그래 힘들다.”

 

 펜스에는 자살방지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 경수가 그 문구를 바라보며 일일이 대답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하늘이 눈부시도록 파랗다.

 

 “하아… 죽기 딱 좋은 날씨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국지성 소나기가 쏟아졌다.

 

 - 쏴아아-

 

 경수가 폭우에 홀딱 젖었다. 잠시 후 거짓말처럼 순식간에 날씨가 맑아지더니 다시 청명한 하늘로 변했다.

 비에 젖은 생쥐 꼴인 경수, 이 남자 뭔가 불운의 기운이 온 몸에서 느껴졌다.

 

 경수가 이런 상황이 익숙한 듯 체념을 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앞에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짧은 머리의 20대 남자가 우산을 쓴 채 다리 위에 서 있었다. 남자는 금방이라도 뛰어 내릴 듯 온 몸에 힘을 주고 강을 노려보고 있었다.

 

 ‘뭐야? 쟤는?’

 

 걸어가던 경수가 남자의 옆에 멈춰서더니 무언가를 바라본다.

 20대 남자가 ‘이 사람 뭐야-?’ 하며 경수를 위아래로 훑어보다 경수가 바라보는 문구를 발견했다. 누군가 매직으로 장난스럽게 써 놓은 문구였다.

 

 - 폴더는 지웠니?

 

 문구를 바라보던 20대 남자의 얼굴이 헉- 하며 사색이 되었다. 20대 남자가 우산을 쓴 채 급하게 어딘가로 뛰어갔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는 경수, ‘짜식- 그럴 줄 알았다’라는 표정이다.

 그때 조깅 복장으로 뛰어오는 20대 여자가 보였다.

 예쁘다!

 경수는 생각했다.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자살을 하려는 자신을 저 여자가 구해준다. 그 일을 계기로 식사 대접도 하고 그러다 차도 마시고 영화도 보고 데이트도 한다.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순식간에 경수의 머릿속에서 이상한 생각들이 피어올랐다.

 날씬한 몸매의 여자를 의식한 경수가 일부러 혼잣말을 크게 했다.

 

 “이따위 세상 더 살아서 뭐해. 죽어 버려야지!”

 

 이미 혼잣말이 아닌 것이다.

 경수는 자신의 목소리가 저 여자에게 닿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하지만 반응이 없는 20대 여자,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어 경수의 말을 듣지 못했다.

 20대 여자가 경수를 투명 인간 보듯 휙- 지나가버렸다.

 벙찐 얼굴로 멀어져 가는 여자의 뒤태를 감상하던 경수가 체념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긴, 누가 나 같은 놈한테 관심을 가지겠어.’

 

 경수가 다리 아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봤다.

 고요하지만 어딘가 음산해 보이는 검은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다.

 마치 경수를 부르는 것 같다.

 결심을 굳힌 듯 경수의 입이 굳게 닫혔다. 경수가 천천히 난간을 향해 발을 올렸다.

 뛰어 내리기 위해 펜스에 한 발을 걸치려는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40대 남자가 먼저 펜스 위로 올라섰다.

 그 바람에 경수의 발이 미끄러졌다.

 40대 남자는 강물에 뛰어 내리기 위해 펜스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경수가 40대 남자를 바라봤다.

 낡은 옷차림에 수염도 깍지 않아 지저분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아마도 노숙 생활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경수가 다급히 그 남자의 다리를 붙잡았다.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놔! 이거 놔! 좆같은 세상 더 살아서 뭐해!”

 “아니, 그래도 이러시면 안 되죠!”

 “너는 내 심정 몰라! 이거 놓으라고!”

 “이러는 거 아니라니까요.”

 

 경수가 다리에서 뛰어 내리려고 하는 40대 남자의 다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난간 위에서 벌어지는 실랑이에, 행인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놀란 행인들 중 몇 명이 119에 신고를 했다.

 구경꾼들 사이로 여고생이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로 구경했다. 길 건너편 구경꾼들 사이에는 40대 여자가 담배를 피우며 무표정하게 바라봤다.

 도로 위 낡은 차 안에서는 30대 남자가 한심하다는 듯 바라봤다.

 버스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승객들 사이로 50대 남자가 무심하게 바라봤다.

 마포대교 난간에서는 계속해서 경수와 40대 남자의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말리지마! 이 세상, 더 이상 미련 없어.”

 “아저씨! 그게 아니라…”

 “제발, 죽게 놔두라고!”

 

 죽기위해 발버둥을 치는 40대 남자를 향해 경수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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