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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약속의 향기
작가 : 살리에르
작품등록일 : 2019.10.3

향기를 잃어 절망에 빠진 여자

사랑을 잃어 슬픔에 잠긴 남자

사랑은 자신에게 사치라는 여자

영원한 사랑은 존재한다는 남자

저마다의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향긋한 아로마 향기처럼 다가오는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오늘도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의 향기를 느낀다.

 
약속의 향기 - #12. 우리는 결국 이기적이다.
작성일 : 19-10-14 18:09     조회 : 397     추천 : 0     분량 : 7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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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의 향기 - #12. 우리는 결국 이기적이다.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이었다.

 

 볼에 닿는 바람의 촉감이 부드럽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옷에도 꽃이 활짝 피어나는 계절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표정에서도 꽃향기가 날 정도로 아름다운 날이었다.

 

 새벽은 오늘도 카페에 앉아 있었다.

 

 안경을 살짝 내려쓰고 책에 집중하는 새벽의 모습은 마치 아이가 엄마 안경을 쓴 것처럼 귀여운 모습이었다.

 

 새벽은 책을 한 장 넘기고는 카페의 창밖을 바라봤다.

 

 보기만 해도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풍경들이었다.

 

 새벽은 나무에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을 보고선 어떤 생각이 떠올라 핸드폰의 스케줄을 확인했다.

 

 새벽은 아버지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항상 이 맘때 면 새벽의 하나뿐인 아빠의 생일이 있었던 것이다.

 

 새벽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지도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새벽은 회사에 일이 있고 난 이후, 아버지에게 전화를 한 적이 없었다.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으면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자신을 위해서 무뚝뚝하지만 뭐든지 해주셨던 아버지였기에 새벽은 더 전화를 할 수 없었다.

 

 새벽은 오랜만에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한참 울리고 나서야 반대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응 아빠. 나야. 새벽이.”

 

 “그래. 살아있었냐?”

 

 “어우 아빠는. 죄송해요. 좀 바빴어요.”

 

 “난 또 잘못된 줄 알고 실종 신고라도 하려고 했지.”

 

 “죄송해요. 너무 바빠서 그랬어요. 아빠는 요즘 어떠세요?”

 

 “나야 뭐 다 똑같지.. 옆에 새로 큰 펜션 단지가 들어오는 거 빼고는 괜찮아.”

 

 “머야. 결국 그거 들어온데요? 그거 마을 주민들 반대로 못 들어온다고 한 거 아니에요? 올여름까지 짓는데?”

 

 “하나씩 물어봐 이것아. 머 아마 그럴 거 같은데.. 이미 예약도 받는 거 같더구나.”

 

 “음.. 그럼 우리 펜션은 큰일 났네.. 인테리어라도 새로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됐다. 뭐 얼마나 벌겠다고. 올 사람은 오겠지. 그런데, 너는 아빠한테 전화 못 할 정도로 바쁜 거야?”

 

 “네.. 요즘 좀 그랬어요. 앞으로는 자주 할게요. 아빠 생일 얼마 안 남았잖아요.”

 

 “머 생일까지 챙기면서 사냐. 그런 거 챙기는 게 번거롭지. 그냥 지나가면 되는 거야.”

 

 “그래도.. 생일인데 미역국이라도 챙겨 먹어야지. 어떻게, 오랜만에 딸내미가 내려갈까요?”

 

 “아니야. 전화 한 통 못 할 정도로 바쁘다면서. 밥이나 잘 챙겨 먹고 다녀. 가뜩이나 삐쩍 말라서..”

 

 “잘 챙겨 먹어요. 아빠나 잘 챙겨 드세요. 혼자 계시면서 뭐 제대로 드시기나 하겠어요..

 ”

 

 “나는 잘 먹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그리고..”

 

 “응??”

 

 “너무 힘들고 그러면 잠깐 내려와서 쉬었다 가고 그래. 남들은 돈 주고 와야 하는데 넌 그냥 와도 되잖아.”

 

 “아.. 그럴게요. 아빠. 한번 시간 내서 내려갈게요.”

 

 “그래..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그래도 잘 챙기라는 거야.”

 

 “알겠어요. 아빠. 또 연락드릴게요. 밖에 나갈 때 선크림 꼭 바르고. 사다 드린 거 아직 있어요?”

 

 “응. 아직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네 몸이나 잘 챙겨. 혼자서 못 챙기겠으면 듬직한 남자 하나 만나서 챙겨달라고 하던지”

 

 “우리 아버지 친구분 딸내미가 또 시집갔나 보네. 알겠어요. 알겠어. 아빠. 또 연락드릴게요.”

 

 “그래.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네. 아빠. 저 사무실 들어가 봐야 해요. 또 전화드릴게요.”

 

 새벽은 서둘러서 전화를 끊었다.

 

 새벽의 아빠인 근성은 전화를 끊고 펜션 구석에 있는 나무 의자에 앉았다.

 

 얼마 전 새벽에게서 오랜 시간 전화가 없어서 민아에게 전화를 했었다.

 

 민아는 근성에게 새벽에게 있었던 일들과, 현재 새벽이 겪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전부 설명했다.

 

 이야기를 전부 전해 듣고 근성은 민아에게 새벽은 모르는 걸로 하자고 이야기를 했다.

 

 너무도 자존심이 강한 새벽이 힘들 일을 이겨내고 있는데 자신이 그 사실을 알면 더 신경 쓸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근성은 자신의 딸 새벽을 생각하며 고개를 떨궜다.

 

 어려서부터 엄마 없이 자라서 그런지 책임감도 강하고 스스로 해야 한다는 마음도 컸다.

 

 다른 일반적인 아이들처럼 조금은 응석도 부리고 때도 썼으면 했지만 새벽은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

 

 근성은 그런 새벽에게 항상 미안함을 가지고 있었다.

 

 근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약재가 잔뜩 널려 있는 곳으로 가 한약재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닦았다.

 

 모두 건강에 좋다는 것만 모아서 말려 놓은 것이었다.

 

 근성이 새벽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뿐이었다.

 

 근성은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자신이 못내 답답하게 느껴졌다.

 

 새벽은 근성과의 전화를 끊고 눈부시게 푸르른 창밖을 멍하니 바라봤다. 마지막에 한 아빠의 말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평소와 늘 같은 말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조금 다르게 들리는 아빠의 말이었다.

 

 새벽은 팬션 일을 하며 검게 그을린 아빠의 얼굴이 생각났다.

 

 자기가 선크림을 사다 드린 게 작년 추석이니까 이미 다 쓰셨을 텐데도 괜히 없다고 이야기를 하신다고 생각했다.

 

 새벽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쭉 혼자 지낸 아버지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새벽이 어렸을 때니 충분히 다시 한 번 사랑을 찾을 수 있으셨을 텐데, 아버지는 늘 새벽만을 생각했다.

 

 새벽은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아빠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새벽은 그냥 아버지에게 생일 선물이라도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백화점을 가기로 했다.

 

 새벽은 그렇게 카페를 걸어 나갔다.

 

 나가는 새벽의 뒷모습을 보던 성원은 자꾸 새벽의 눈물이 맺힌 모습이 생각이 났다.

 

 성원은 스스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다.

 

 하지만 금방 그 생각을 지우고 자신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건지 혼란스러워했다.

 

 성원은 새벽이 있던 테이블을 아무 생각 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새벽은 정말 오랜만에 백화점을 찾았다.

 

 새벽이 회사를 다닐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백화점을 찾았었다.

 

 화장품이나 여성들의 니즈에 대해서 트렌드를 잃으면 안 되기 때문에, 매주 주기적으로 백화점을 찾았었다.

 

 하지만 회사를 퇴사한 이후에는 백화점을 찾을 일이 없었다.

 

 오랜만에 찾은 백화점은 봄 신상을 홍보하는 광고들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뭐가 행복한지 서로 웃고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새벽은 뭔가 그런 사람들 사이에 있는 자신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새벽은 그런 사람들을 지나쳐 서둘러 화장품 숍들이 있는 1층으로 들어갔다.

 

 백화점 내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새벽은 평소에 아버지에게 자주 사드리던 화장품 브랜드로 향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드릴 충분한 선크림과 남자 화장품들을 골라 담았다.

 

 물건을 고르던 새벽에게 한 점원이 다가와 새로 나온 향수라며 테스트 지를 내밀었다.

 

 새벽은 아무 생각 없이 테스트 지를 자신의 코로 가져갔다.

 

 하지만 아무런 향이 느껴지지 않았다.

 

 새벽은 아직도 순간순간 자신의 상태를 잊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새벽은 점원에게 웃어 보이며 화장품을 계산했다.

 

 화장품을 모두 계산한 새벽은 백화점을 조금 둘러보기로 했다.

 

 예전에는 자주 하던 일인데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다양한 향들이 섞여 머리가 어질하던 1층의 매장에서 아무 향도 느껴지지 않아 그 어색함은 더 크게 다가왔다.

 

 더 이상 이곳에 있으면 기분이 더 울적해질 것 같아서 새벽은 백화점 밖으로 향했다.

 

 백화점 밖으로 나가던 새벽은 유독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매장을 발견했다.

 

 새벽은 호기심에 사람들을 뚫고 그 매장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새벽은 다리에 힘이 ‘탁’ 하고 풀리는 기분을 받았다.

 

 그곳에는 ‘마리아주’가 론칭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요즘 드라마에서 얼굴을 자주 보이며 남자들의 워너비로 떠오르고 있는 연예인과 남자들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사랑받는 유명 영화배우가 함께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에 매장을 제대로 바라볼 수도 없었다.

 

 새벽은 ‘마리아주’의 매장을 바라보면서 다시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여기 더 이상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사람들 인파를 빠져나가던 새벽의 눈에 김선영 대리와, 부장, 그리고 정혁 등이 함께 있는 무리를 발견했다.

 

 새벽은 자기도 모르게 몸을 낮추고 숨어 버렸다.

 

 뭔가 지금 그 사람들 눈에 자신이 보이면 몰래 이곳을 찾아온 것처럼 보여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할 것 같이 느껴졌다.

 

 다행히 그 사람들은 자신들끼리 웃고 떠드느라 새벽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새벽은 최대한 몸을 낮추고 인파를 피해 백화점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때, 정혁은 어정쩡한 포즈로 걸어가고 있는 새벽의 뒷모습을 봤다.

 

 그리고 새벽을 향해 가려다가 김선영 대리의 부름을 받고 가지 못했다.

 

 정혁은 점점 멀어지는 새벽의 뒷모습을 보면서 속상함을 느꼈다.

 

 정혁은 화장실에 간다며 빠져나와 새벽을 찾았지만, 새벽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정혁은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지워지지 않은 1만 가득한 메신저를 확인했다.

 

 정혁은 자신을 자책하며 다시 힘없이 백화점 안으로 들어갔다.

 

 새벽은 백화점을 나와 정신없이 뛰었다.

 

 얼마 동안 뛰었을까. 새벽의 이마에는 땀이 조금 맺혔다.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고르며 새벽은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생각했다.

 

 자신은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왜 자신이 도망을 쳐야 하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들이 웃는 모습이 자신을 비웃는 모습처럼 느껴졌다.

 

 새벽은 간신히 숨을 고르고 택시를 잡았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새벽은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고 마구마구 흔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새벽은 그렇게 성원이 있는 카페로 향했다.

 

 성원은 걸레질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사람들로 카페는 정신이 없었다.

 

 한꺼번에 몰린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없던 도중에 아이 한 명이 뛰어가다 넘어지며, 테이블에 있던 음료가 모두 쏟아졌다.

 

 다행히 아이어머니와 이야기를 잘 끝내 아무 일도 없었지만 바닥은 온통 떨어진 음료들과 깨진 유리들로 가득했다.

 

 성원은 혼자서 비질에 걸레질을 하며 더러워진 바닥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카페의 문이 강하게 열렸다.

 

 ‘딸랑!’

 

 성원은 카페 입구를 돌아봤고, 그곳에는 숨을 거칠게 내쉬는 새벽이 서있었다.

 

 새벽은 숨을 내쉬며 성원에게 다가왔다.

 

 새벽은 성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죄송한데, 우리 이야기 좀 해요.”

 

 “네? 무슨 이야기를..”

 

 “제가 꼭 말씀드려야 하는 일이 있어서요. 부탁드릴게요.”

 

 성원은 말없이 새벽을 쳐다봤다.

 

 새벽은 평소와는 다르게 눈을 똑바로 뜨고 성원을 쳐다봤다.

 

 성원은 카운터에 있는 동은의 눈치를 살폈다.

 

 동은과 종현은 두 사람을 쳐다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새벽은 동은과 종현을 보고 가볍게 인사를 하고 다시 성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부탁드릴게요. 제가 꼭 해야 할 말이라서 그래요.”

 

 “아.. 네..”

 

 성원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종현이 성원에게로 뛰어와 대신 걸레를 잡고 오버스럽게 바닥을 닦았다.

 

 새벽은 동은에게 가서 가볍게 인사하고 자신이 백화점에서 사온 화장품의 쇼핑백을 맡겼다.

 

 동은은 어떨 결에 쇼핑백을 받았고, 새벽과 성원을 번갈아 바라봤다.

 

 새벽은 성원을 한번 바라보고는 카페 밖으로 먼저 나섰다.

 

 성원은 ‘뭐지?’ 하는 생각을 하며 다라 나갔다.

 

 나가는 성원의 뒤에서 종현이 조용히 말했다.

 

 “드디어 정면 승부인가...”

 

 카페 밖으로 나온 성원은 카페 옆쪽에 서있는 새벽을 보고 새벽에게 다가갔다.

 

 새벽은 등 뒤에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와, 커피향을 느끼면서 성원을 향해 돌아섰다.

 

 새벽은 성원에게 말했다.

 

 “죄송해요. 너무 갑작스럽게 부탁드려서요.”

 

 “아니에요.. 무슨 일이세요?”

 

 “사실 제가.. 아.. 어디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요..”

 

 “천천히 말하셔도 돼요.”

 

 새벽은 천천히 자신에게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다.

 

 새벽은 최대한 차분하게 이야기를 했지만, 자신이 이야기하면서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 그래서 제가 성원 씨 몸에서만 그런 커피 향을 느껴서요.. 제가 후각을 찾는 데 도움을 좀 주셨으면 해서요..”

 

 “제가 어떤 도움을 드리면 되죠..?”

 

 “그러니까.. 음...”

 

 새벽은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몰랐다.

 

 백화점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너무 조급해진 마음에 이렇게 행동하는 자신을 알게 되었다.

 

 새벽은 성원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성원은 새벽의 당황하는 표정을 바라봤다.

 

 그리고 예전에 순신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새벽에게 들은 믿을 수 없는 말에 성원은 순신이 말했듯이 그냥 새벽이 자신에게 장난스럽게 이성으로 다가오려고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벽의 말이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기분이 상했다.

 

 그래도 며칠간 새벽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성원이어서 더 기분이 안 좋아졌다.

 

 성원은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는 새벽에게 말했다.

 

 “제가 지금은 누군가를 만나고 그럴 정신은 없어서요. 죄송합니다.”

 

 새벽은 성원에 말에 놀라며 말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제가 후각을 못 느끼는데 성원 씨한테서만 그런 향이 나서.. 그래서..”

 

 “아니요..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은 하지 마세요. 여기 카페에요. 이 안에 커피 향 가득한 건 사실이지만 저한테 그런다니요. 저는 지금 그럴 정신이 없네요. 죄송합니다.”

 

 “아니.. 정말로 커피향이 성원 씨한테만 나는데..”

 

 “그만하세요.. 그런 장난으로 뭔가 좋은 관계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자꾸 이러실 거면 그냥 저희 카페에 그만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은 성원에 말에 눈물이 났다.

 

 자신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야기한 건데 성원의 반응은 너무나도 차가웠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사실을 누구보다 새벽이 알지만 왠지 이 사람이라면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했었다.

 

 새벽은 고개를 들어 성원을 바라봤다.

 

 새벽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고, 곧 그녀는 흐느끼기 시작했다.

 

 성원은 그런 새벽을 보며 당황했다.

 

 새벽은 흐느끼면서 성원에게 말했다.

 

 “나는..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말 한 거에요.. 정말 나도 설명할 수 없는데 정말 그런데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데.. 정말 유일하게 나에게 느껴지는 향이 당신인데.. 어떻게 해요.. 왜 그런 말을 해요.. 왜 이상한 여자 만들어요..”

 

 “....”

 

 성원은 새벽의 말을 들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새벽은 아이처럼 너무 서럽게 울고 있었다.

 

 성원은 자신이 한 말이 진실일 수도 있지만 분명 새벽에게 상처가 될 말이라고 생각했다.

 

 성원은 새벽에게 미안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새벽은 눈물을 손으로 닦으며 성원에게 말했다.

 

 “네.. 그렇게 이상한 여자로 보였다면 죄송합니다. 더 이상 귀찮게 안 해드릴게요. 오늘 정말 죄송합니다.”

 

 새벽은 성원에게 말하고 꾸벅 인사를 하고서는 자신의 집으로 무작정 걸었다.

 

 성원은 그렇게 멀어지는 새벽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새벽은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걸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어쩌면 성원은 이해해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새벽은 알고 있었다.

 

 성원이 이해해줄 거란 자신의 그 생각도 너무나도 이기적인 생각이란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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