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세자마마의 은밀한 기녀생활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잘생긴 왕자?
아니, 이젠 예쁜 세자마마의 시대!

자신의 예악스승을 뵈러 기방을 방문한 세자 이안에게
어느 날,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겨버렸다?

3개월 남짓 펼쳐지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세자마마의
기이하고도 은밀한 기녀(妓女)생활!!

PS)
복장도착증(x)
성정체성혼란(x)
그냥변태(x)
아닙니다.

 
19. 아니, 방주님이 하신다고요!?
작성일 : 19-10-04 02:00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404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다음날,

 

  “어디보자, 의복, 술, 각종 찬(餐:반찬)…… 다 챙겼나?”

 

  홍월은 이미 두 차례나 봇짐을 끌러 내용물을 확인한 뒤였음에도, 다시금 준비물의 상태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좋아, 완벽해!”

 

  본래부터 깐깐한 성격을 지닌 까닭에 기방 소모품들의 재고조사를 실시할 적에도 두어 번 재확인하는 그녀이긴 했으나, 고작해야 보따리 하나 싸는데 이토록 시간을 들이는 건 처음이었다. 이유인즉슨,

 

  ‘근데…… 왜 이렇게 긴장이 되는 거지?’

 

  스스로도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진정이 되질 않았기 때문이다.

 

  본래는 그래, 어떻게든 얼굴 한 번 보려고 냅다 질러본 것에 불과했다. 첫 수업 내내 세자와 그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천이 신경이 쓰였고, 이를 치워버릴 방법이 뭐 없을까 하다 문득 생각해낸 것이 바로 기녀실습이었던 것이다.

 

  ‘물론, 실제로도 필요한 과정이고 말이지.’

 

  사실 대부분의 경우, 미화들은 ‘실습’을 거치지 않는다. 대개는 곧장 ‘실전’에 투입되기 마련이고, 현장에서 깨지든, 지지고 볶든, 알아서 터득하고 적응하는 게 보통이다. 대부분의 기방주(妓房主)들이 굳이 그들을 위해 따로 실습에 필요한 수고와 비용을 들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미화들이 첫 객을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이를테면 객들의 거듭된 희롱에 미화가 울음을 터뜨린다든지 하는 경우)들이 발생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기에, 방주들은 최대한 비용을 적게 들이는 선에서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숙련된 기녀들을 함께 들여보내 어떻게든 순진한 미화를 보호하는 것이었다.

 

  ‘효과가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그리 뛰어나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홍월은 문득 자신의 ‘처음’이 다른 누구도 아닌, 함께 따라 들어간 기녀 때문에 완전히 어그러졌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건방지게 손님들의 이목을 죄다 앗아간 홍월에게 질투를 느꼈고, 하여 그녀의 적응을 돕기는커녕 객들의 희롱을 부추기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에 격분한 홍월이 그 방에 있던 모든 이들과 싸움을 벌이는 사건이 일어났으니, 이것이 바로 한성(漢城:서울)의 모든 기방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떠도는 그 유명한 ‘미화난투극’이다. 이때의 결과로 당시 기녀는 퇴출이 되었으나, 홍월 역시 좋지 못한 꼬리표가 오래도록 따라붙을 수밖에 없었다.

 

  ‘흥, 잘못은 지들이 저질러놓고선…….’

 

  이러한 홍월이었으니 평소에도 ‘기녀동행’으로 적당히 미화의 적응을 도울 게 아니라, 사전에 충분한 ‘실습’이 행해져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던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이런 식의 역할극을 생각한 건 아니었지만.’

 

  홍월은 보자기 한복판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기녀복을 가만 매만졌다.

 

  “킥…….”

 

  세자에게 기녀복을 입히고 자신이 대신 객의 흉내를 내게 되다니…… 제안한 당사자임에도 정녕 믿기지가 않았다.

 

  “네 년도 네 년이 벌인 일이 우습긴 한가보구나.”

 

  때마침 그녀 곁으로 다가온 여옥이 그녀를 보며 한 차례 쏘아붙였다.

 

  “왜요, 마마께서도 시원하게 허락하신 일인걸.”

 

  “이 나라의 어버이가 되실 분이시다. 멋모르는 어린 관비의 장난질쯤이야 웬만해선 다 받아들여주시겠지. 그렇다고 주제를 모르고 날뛰면 큰 코 다치는 법이야. 궁이 여기 같은 줄 아느냐.”

 

  ‘흥, 나보다 한 살 어리다던데 어린 관비는 무슨…….’

 

  “그나마 마마께서 관심을 기울이시는 것 같기에 별 말 하지 않았다만 홍월이 너 이 년, 자중해야 할 것이야. 우리는 그저 몇 가지의 곡조와 무(舞), 조금 더해 마마의 금(琴)의 성취만을 도우면 될 일이다. 무슨 놈의 실습은 실습인지…… 나 원. 적당히 해야지.”

 

  그러고 혀를 끌끌 차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꼬우면 같이 가지 마시던가!

 

 

  홍월은 목젖까지 차오른 말을 억지로 다시 집어넣었다.

 

  “어찌되었건…… 준비는 다 끝났느냐?”

 

  “네, 뭐…… 대충은?”

 

  홍월이 슬슬 보따리를 여미며 대답했다.

 

  “끝나면 끝난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지 대충은 또 무어냐?”

 

  “네네, 끝났어요.”

 

  “담장도구는 챙겼고?”

 

  “옛 저녁에 챙겼지요.”

 

  “주(酒)와 찬(餐)은?”

 

  “지금 보따리 안에서 식어가고 있어요. 어서 출발하지 않으면 마마께서 집어던져 버릴지도 모르겠는데요? 이 따위 것 먹으라고 가져온 거냐면서.”

 

  “……그럼 얼른 일어나지 않고! 해 떨어지겠다 이년아!”

 

  그러고 괜히 씩씩대며 저만치 앞서 걸어가는 것이 아닌가.

 

  “괜히 심술이야…….”

 

  가만 중얼거리던 홍월이 이윽고, 황급히 보따리를 싸맸다.

 

  “아, 같이 가요! 아, 이것 좀 다 싸구요!”

 

  여옥을 뒤쫓아 뛰어가는 와중에도 홍월은 궁 안의 세자에 대해 생각했다.

 

  ‘목소리는 확실히 여자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는데…… 얼굴은 과연 어떨까? 제아무리 예뻐 봤자 남자지…… 예쁘면 또 얼마나 예쁠 거라고.’

 

  그러면서도,

 

  “으, 기대된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묘한 설렘이 어느새 그녀의 입가 주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

 

  “아니! 방주님이 하신다고요!?”

 

  “그럼 내가 하지 달리 누가 하겠느냐?”

 

  “아니, 그야 당연히…….”

 

  “당연히 열하고도 수년을 기생으로 지내오며 뭇 객들을 응대해온 나겠지? 고작해야 일 여년 남짓 깔짝하다 퇴출당한 누군가가 아니라?”

 

  “그, 그것과 이건 전혀 관계가 없는…….”

 

  “그리고, 애당초 너는 알현을 허락받지 못한 이가 아니더냐. 중앙의 가림막이 누구 때문인지 혹, 짐작하지 못하고 있던 것은 아니겠지?”

 

  홍월은 이에 말문이 턱 막힐 수밖에 없었다.

 

  “고로, 마마와 독대할 수 있는 내가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이 말이다. 나 또한 대단히 탐탁찮긴 하다만.”

 

  물론 입가에 한가득 떠있는 승리자의 미소는 탐탁찮은 기분과는 꽤나 거리가 멀어보였다.

 

  홍월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럼 차라리 같이…….”

 

  “아니, 나 혼자 하는 게 맞을 듯싶구나. 좀 전에도 얘기했다시피 너는 알현을 허락받지 못한 이, 괜한 우기기로 마마의 심기를 어지럽힐 생각은 말거라. 통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네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다면 어째서 내 너를 나의 보조로 데리고 왔는지 상기해야 할 것이야. 사람 얼굴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너를 굳이 말이다, 굳이.”

 

  ‘콕 집어 말해주시니 정말이지 고마워 눈물이 다 나네요.’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 홍월이 아니었다.

 

  “허나 본디 홀로 오는 객보다는 여럿이 함께 오는 경우가 훨씬 더 많고, 또한 이 서리란 작자 역시도 패거리가 있다 하지 않았습니까? 당연히 방주님 혼자보다야 둘이 낫겠지요.”

 

  합당한 이치를 내세워 압박해 보았으나,

 

  “사람을 대하는 것은 아무리 철저히 대비한다 한들 부족한 법이다. 말마따나 둘로 연습한다한들 넷이 오면 어찌할 것이고, 다섯이 오면 그땐 또 어찌할 것이냐. 어차피 네가 설파했던 대로 주도(酒道)의 기본을 연습하는 것뿐이니 객이 하나든 둘이든 크게 상관은 없을 터.”

 

  마치 기다렸다는 듯 대답하는 꼴이 아주 그냥 청산유수가 아닌가. 이에 홍월이 단단히 독이 올라 달려들었으나,

 

  “아니, 정말로 방주님 혼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니까, 그 연기를?”

 

  “아무래도 어린 너보다야 내가 더 낫지 않겠느냐?”

 

  “이게 무슨 연륜만으로 되는 건줄…….”

 

  “그럼 너는 이에 관한 경험이라도 있다는 것이냐?”

 

  양반변장을 한 채 기생에게 치근덕거린 적이 있냐고?

 

  “무, 물론 그렇지는 않지만…….”

 

  “그럼 아무 말 말고 있거라. 그리고 그들 흉내라면 얼추 나이가 비슷한 내 쪽이 훨씬 더 어울리지 않겠느냐?”

 

  “…….”

 

  결국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게 아닌데…….’

 

  홍월의 내리깐 눈을 확인한 여옥은 이어 보란 듯 내전 쪽으로 걸음을 내딛으며 상황종료를 알렸다.

 

  “그럼 어서 들어가자꾸나.”

 

  허나 홍월은 차마 이대로 끝낼 순 없었다.

 

  “……저는 마마를 담장할 때에도 함께하지 못하겠죠?”

 

  “물론.”

 

  “기녀복을 입으실 때에도?”

 

  “그럼.”

 

  “둘이서 역할극 하는 것도 보지 못하고?”

 

  “가림막 뒤에서 들으면 되지 않겠니?”

 

  “……나 안 들어갈래요.”

 

 

  승부수다!

 

 

  그러나,

 

  “그러려무나. 마마께는 몸이 아파 나오지 못했다고 전해드리마.”

 

  콧방귀조차 뀌지 않는 여옥이었다.

 

  “……이익!”

 

  결국 웃으며 발을 내딛는 여옥을 따라 구시렁거리며 내전으로 들어가는 홍월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0 40. 무얼 숨기겠습니까, 청화홍월이라 하옵니… 2019 / 11 / 10 236 0 3131   
39 39. 저것이 왕의 핏줄이라는 걸까? 2019 / 11 / 10 231 0 4092   
38 38. 너희들 설마 우릴 구경왔던 거야? 2019 / 11 / 10 227 0 3164   
37 37. 적당히 할 걸 그랬나? 2019 / 11 / 9 228 0 3905   
36 36. 한 잔 따라주시지요 2019 / 11 / 9 222 0 3306   
35 35. 이번엔 확실히 지켜드릴게요! 2019 / 11 / 8 241 0 2802   
34 34. ……옆으로 오라고? 2019 / 11 / 8 219 0 3400   
33 33. 홍월 등장! 2019 / 11 / 7 232 0 3083   
32 32. 어찌하여 기생이 되었느냐 2019 / 11 / 7 227 0 2815   
31 31. 어서 서두르지 않고! 2019 / 11 / 6 238 0 2946   
30 30. 혹, 사내를 즐겁게 하는 법을 알고 있느냐? 2019 / 11 / 6 238 0 3413   
29 29. 한 잔 따라보겠느냐? 2019 / 11 / 5 223 0 3429   
28 28. 이 아이 하나면 충분하지 싶은데 2019 / 11 / 4 210 0 2923   
27 27. 벌써부터 재미없는데 큰일 났네? 2019 / 10 / 31 236 0 3185   
26 26. 저 앞까지만 구경가볼래? 2019 / 10 / 25 220 0 2429   
25 25. 기나긴 밤의 시작 2019 / 10 / 22 232 0 4123   
24 24. 까짓 3개월쯤…… 해보죠 뭐 2019 / 10 / 18 225 0 3386   
23 23. 혹, 다시 한 번 기녀가 되어보겠느냐? 2019 / 10 / 16 229 0 3311   
22 22. 청화(靑花), 청화라 하옵니다 2019 / 10 / 14 215 0 2612   
21 21. 작은 스승님 거기 계신가요? 2019 / 10 / 10 236 0 2246   
20 20. 에? 안 마신다구요? 2019 / 10 / 7 235 0 3722   
19 19. 아니, 방주님이 하신다고요!? 2019 / 10 / 4 238 0 4040   
18 18. 우리가 손님하고 마마께서 기생 하시는 걸… 2019 / 10 / 3 220 0 2613   
17 17. 혹, 당장 두 번째 수업이 급하신 것 아니겠… 2019 / 10 / 1 249 0 3262   
16 16. 기생에 대해 얼마나 아십니까? 2019 / 9 / 26 236 0 3227   
15 15. 저도 질문 하나 해도 되나요? 2019 / 9 / 25 241 0 2918   
14 14. 첫 만남 2019 / 9 / 24 236 0 4439   
13 13. 달리 뭘 하겠느냐, 기녀수업이다 2019 / 9 / 20 216 0 4337   
12 12. 홍월, 홍월이라 하옵니다 2019 / 9 / 19 225 0 3166   
11 11. 떠오르는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2019 / 9 / 18 230 0 3126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겨우살이왕
지놓
더럽(The Love)
지놓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