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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더럽(The Love)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나, 다른 사람 같이 좋아해도 돼?"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관계와 사랑
그것의 시작, 그리고 그 너머에 관하여.

#대학생 #캠퍼스물 #악의꽃 #섹슈얼리티 #조별과제 #폴리아모리

 
4. 가을 하늘이 맑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맘때쯤 지상엔 마땅히 눈 둘 데가 없기 때문이다(5)
작성일 : 19-09-25 23:03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6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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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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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아니라니까. 잘 되면 말해줄게.”

 

  “아니, 내가 아는 사람인가 싶어서 물어보는 건데 네가 잘되고 말고가 무슨 상관이야. 이름이 뭐냐니까!?”

 

  진수가 어이없다는 듯 소리쳤음에도 정휘는 한결같았다.

 

  “그래도 싫어. 네가 아는 사람인지가 궁금하면 네가 그 사람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소개팅 했냐고. 나중에, 나중에 알려줄게.”

 

  “아…… 진짜 왜 그러냐.”

 

  진수가 아니꼽게 느끼든 말든 나는 정휘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아직 준비가 되질 않았던 것이다. 정휘의 입에서 혹시라도 해의 이름이 나온다면, 그래서 그때 내가 느끼게 될 감정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면…… 이상하게 눈앞이 아찔했다.

 

  그때 마침 교수가 들어와 수업을 시작하겠다고 했기에 우리는 흩어져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나는 강의에 집중하지 못했다. 정휘의 얘기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다. 그냥 당장 해에게 연락을 해볼까도 생각해봤지만 웬일인지 손이 움직이질 않았다. 주말 내내 이 상태였다. 연락을 해볼까 해서 폰만 쥐었다하면 이상하게 손이 활동을 멈추는 것이었다. 나는 그 이유를 여전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고민만 깊어진 상태로 강의가 끝이 났다.

 

  그러고 다음 수업을 듣기 위해 사회과학대 건물을 지나는 도중이었다.

 

  ‘……어?’

 

  문득 고개를 돌려 바라본 곳에 이설이 있었다. 복도 왼 편에 있던 자그마한 카페 한 구석이었다.

 

  그녀는 홀로 창가에 앉아 창문 밖 어딘가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중이었다. 괜스레 반가운 느낌이 들었으나 따로 가 인사를 하진 않았다. 아직 그 정도로 친하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묘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가던 걸음을 재촉했다. 다음 강의시간까지 얼마 남지 않았던 것이다.

 

  강의실에 들어가니 칠판에 ‘휴강’이라고 적혀있었다.

 

  “이제 2주찬데 휴강이라고?”

 

  진수가 놀랍다는 듯 중얼거렸다.

 

  “몰라? 지금 교수님 소문 장난 아닌 거?” 지나가던 혜수가 우리를 보곤 슬그머니 다가와 속삭였다.

 

  “왜? 뭔데? 몰라.”

 

  “나리 언니가 말해 준 건데 지금…… 바람피우다 걸려서 며칠째 안 나오고 있대.”

 

  “헐, 대박.”

 

  “진짜로?”

 

  “응. 교수들하고 조교들은 전부터 알고 있었대. 계속 쉬쉬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결국엔 다들 손 뗐다나? 무단결근만 며칠 짼데 소문이 안 퍼지고 배기겠냐고.”

 

  나는 칠판에 적혀있는 ‘휴강’이라는 단어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솔직히 조금 믿기지가 않았다.

 

  그는 내가 좋아하던 몇 안 되는 교수님 중 한 사람이었다. 본래는 공과대학교수 출신으로, 어느 날 갑자기 유학을 떠나선 새로이 미디어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온, 그야말로 전도유망한 인물이었다. 통신기술 메커니즘을 꿰고 있는 언론학 박사란 그렇게도 희귀한 것이어서, 우리 과 학과장이 차기 후계자로 점찍어 놓았다는 소문이 파다한 사람이기도 했다.

 

  “상대는? 그것도 알아?”

 

  “그게…… 학생이래, 학생.”

 

  “에? 진짜? 설마 우리 과?”

 

  “그것까진 모르겠는데 하여튼 학생은 맞는 것 같아. 심지어 우리보다 어리다는데?”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겠지. 확실한 거야?”

 

  “그것까진 나도 몰라. 근데 나리 언니가 조교 오빠한테 직접 들은 거래. 조교 오빠는 걔 얼굴도 직접 봤다는데?”

 

  “미쳤다. 대박.”

 

  “뭐, 처자식만 없다면야 그리 문제될 것도 없겠지만…….”

 

  “야! 띠 동갑이라는데 띠 동갑? 그것도 두 번 돌린? 그게 말이야 빵구야.”

 

  내 말에 분노한 듯 혜수가 격하게 열을 냈다.

 

  “근데 멋있다 교수님. 왠지 그 교수님은 그럴 수 있을 것 같았어. 좀 간지나긴 하잖아? 엄청 똑똑하고.”

 

  “야, 무슨! 징그럽다 징그러워. 나이차이가 그렇게 나는데 어떻게…….”

 

  나는 혜수가 미처 다 하지 못한 말을 쉬이 짐작해볼 수 있었다. 그 애가 항상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었으니까. 그게 사랑이니?

 

  “그나저나 언제까지 휴강이려나? 이거 잘못하다 학점 그냥 다 날아가는 거 아냐? 강의 다시 안 열릴 것 같으면 아직 수강정정기간일 때 빨리 갈아타거나 해야 할 텐데.”

 

  진수의 말은 꿈속을 헤엄치는 것 같던 내 정신을 갑작스레 현실로 잡아당기는 것이었다. 그래, 현실. 남이사 불륜을 저질러 인생의 위기가 오든 어떻든 간에, 그걸 보면서도 기껏해야 강의를 관둘까 말까를 고민해야하는 게 바로 내 현실이었다.

 

  “참나, 웃기지도 않네.”

 

  맑은 하늘과 대비되어 내 주변이 온통 일그러진 것 같았다.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씁쓸했다.

 

  강의실을 나가는 길에 진수가 “당구장에나 갈래?” 하고 물었지만 거절했다. 누군가는 어쩌면 인생의 기로에서 필사의 각오로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순간에, 하릴없이 당구공이나 굴려대고 있는 현실이(심지어 원하는 방향으로는 절대로 가지 않는) 못 견디게 짜증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진수에게 도서관에 간다고 말하곤 방향을 틀었다.

 

  이설은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창밖 어딘가를 멍하니 응시하고 있는 중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문득 궁금해진 나는 그녀가 나를 의식하지 못할 정도의 거리에 멈춰선 채 그 모습을 가만 지켜보았다.

 

  그녀는 마치 허공에 시선이 빨려 들어간 사람 같았다. 두 손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어깨를 앞쪽으로 약간 숙인, 왠지 모르게 어색한 자세가 불안한 느낌을 주었다. 가만 보니 그저 생각에 빠져 있는 게 아니라, 허공 어딘가에서 그 자신을 붙잡아 두고 있는 무색의 손아귀와 사투라도 벌이는 것 마냥 필사적인 모습이었다.

 

  순간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야겠다는 생각에 강렬히 사로잡혔다. 이설은 지금 누군가의 가벼운 인사 한마디가 절실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그러고 나도 모르게 한 발자국을 내디뎠을 때였다. 불현듯 조금 전의 내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교수에게 뭔 일이 나든 고작해야 내 시간표 따위나 걱정하고 있던 나. 정말이지 웃기지도 않는 일이었다. 왜, 저긴 막 허공에 붙들려 올라갈 것 같아서 그러냐? 왜, 가서 발목이라도 잡아주게?

 

  ‘쓸데없는 생각, 쓸데없는 생각.’

 

  오늘 들은 얘기들이 확실히 충격이긴 충격이었는지 별 해괴한 생각을 다하게 되었다고 나는 스스로를 꾸짖었다. 이설은 그저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있는 것뿐이다. 게다가 나는 기껏해야 이름정도만 아는(어쩌면 그것 역시 까먹었을 공산이 큰), 별 것도 아닌 사이가 아니던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 갑작스레 스스로가 몹시도 하찮게 느껴졌다. 도대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지…… 방향감을 완전히 상실한 느낌이었다.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다음, 멈춰있던 발걸음을 재촉했다. 얼른 도서관으로 가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 책 하나를 집어 들곤 잠에 빠져들 때까지 읽고 싶었다. 그래야 이 지끈지끈한 두통과 공허함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져버리지 않을까 해서.

 

  그리고 다시 다섯 발자국 정도를 더 걸었을 무렵이었다. 괜스레 뒤통수가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려고 했으나 이상하게 자꾸만 의식이 됐다. 왠지 누군가가 멀리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이상하다 싶어 주위를 둘러보려다 문득, ‘혹시 이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어쨌거나 아는 사이인건 맞으니까…… 그쪽에서도 어쩌다 내가 눈에 들어왔을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녀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만들려는 내 무의식의 작용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기꺼이 그에 동참하기로 했다. 뭐, 밑져야 본전이니까.

 

  “어!?”

 

  이어 돌아본 순간, 나는 정말이지 깜짝 놀라고야 말았다. 거짓말처럼 이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보고 있던 것뿐 아니라, 뭐라 뭐라 내게 신호를 보내기까지 하고 있었다.

 

  “네? 들어오라고요?”

 

  나는 ‘들어오라고?’ 하고 입모양을 만들어 보임과 동시에 오른손으로 카페와 나를 번갈아 가리켰다. 그러자 이설이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

 

  나는 쿵쾅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

 

  “아, 잘됐다. 마침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근데 조장님이 딱 지나가는 거야! 반가워서 막 불렀지. 시간 잠시 괜찮아요?”

 

  “아…… 네. 한가해요.”

 

  “뭐 마실래요? 내가 살게요.”

 

  “아뇨, 괜찮은데…….”

 

  “아냐, 내가 불렀으니까. 어떤 걸로?”

 

  “……그럼 전 아메리카노요.”

 

  그러자 이설이 씩 웃으며 내게 말했다.

 

  “아메리카노? 비싼 거 먹어도 되는데.”

 

  나도 그에 맞춰 웃어주었다.

 

  “아메리카노 좋아해서요.”

 

  “차가운 거 맞죠?”

 

  “아뇨, 따뜻한 걸로.”

 

  “진짜? 아직 더운데?”

 

  “차가운 거 잘 안 먹어서…….”

 

  혹시 무슨 사달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물론 속의 말은 꾹 삼킨 뒤였다.

 

  “그래요 그럼.”

 

  이설이 주문을 하러 간 사이, 나는 지금 내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에 대해 가만 반추해보았다. 불과 3분전까지만 하더라도 괴이한 자괴감에 빠져선 힘겹게 걸음을 옮기고 있지 않았던가. 끊임없이 지끈거리는 두통과 공허함을 가라앉히기 위해 관자놀이를 꾹꾹 눌러가면서. 그런데 지금은 이토록 편히 앉아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이설을 기다리고 있다?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새어나왔다.

 

  “뭐가 그렇게 웃겨요?”

 

  어느새 다가온 이설이 커피를 내밀며 물었다.

 

  “아뇨, 그냥 좀 기가 막혀서.”

 

  “기가 막혀요?”

 

  “네, 제 자신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되게 막…… 짜증나고 머리도 아프고 그런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여기 앉으니까 금방 또 괜찮아지네요.”

 

  “어라? 혹시 나 때문에?”

 

  나는 웃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억지로 조장시킨 것 때문에 마음 상하고 그런 건 없죠? 사실 이 수업이 되게 빡센 걸로 유명하긴 하거든요…….”

 

  “마음 상했다고 하면 되돌릴 수 있는 건가요?” 하고 내가 묻자, 이설이 “그런 건 아니지만 괜찮아 보이네!” 하고 웃으며 답했다.

 

  “여기서 뭐하고 계셨어요?”

 

  “그냥, 그냥. 앉아있었어요.”

 

  “그냥, 그냥?”

 

  “그냥, 그냥.”

 

  그렇게 말하는 이설의 표정이 왠지 모르게 공허해보였다.

 

  “아! 말 편하게 하세요.”

 

  “응? 갑자기 왜? 아, 내가 너무 누나라서?”

 

  이설이 그러고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나를 지그시 쳐다보자, 정말이지 눈 둘 데가 없다는 말을 새삼 체감할 수 있었다. 부끄럽고 황송한 마음에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데, 도저히 어쩔 줄을 모르겠는 것이다. 결국 고개를 푹 숙인 채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고 있던 컵에다 코를 갖다 박을 수밖에 없었다.

 

  “아뇨…… 그냥 편한 게 좋으니까.”

 

  “그래? 그래 그럼. 너도 반말 해.”

 

  “……저도요? 4살이나 차이 나는데요?”

 

  “에이…… 지금 장난해요?”

 

  “아…… 그럼, 그럴게요.”

 

  “게요?”

 

  그 큼지막한 눈을 부라리니 도저히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나지막하게 “알았어” 하고 말한 다음, 빙그레 웃고 말았다.

 

  그러곤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한 번쯤 그냥 멍하니…… 앉아 있을 때가 있어.”

 

  그렇게 말하며 설이누나는 의자의 등받이 쪽으로 몸을 편히 기댔다. 힘을 빼고 몸을 축 늘어뜨린 게 마치 바람 빠진 풍선 같았다.

 

  “온몸에 힘을 풀고 들리는 대로, 보이는 대로. 그냥 그렇게 주변을 받아들이고 있다 보면…… 어느샌가 다 희미해져버리고 결국 나만 남게 된다? 세상에 오직 나만 존재하는 것 같은…… 그런 거 혹시 느껴본 적 있어?”

 

  “음, 아뇨? 아, 아니.”

 

  “그럴 때면…… 나는 나를 온전히 느낄 수가 있어. 누군가를 통해서라든지, 대비해서 보는 것 말고. 누구의 무엇도 아닌 그냥 나 자신만을 말이야. 그때의 충만함이 좋아서 자주 그렇게 빠져들곤 하는데…… 근데 또 그러고 계속 있다 보면 문득 지독하게 외로워지는 거 있지. 나는 내가 좋긴 한데, 다른 사람이 사라지면 그건 또 그거대로 싫은 거야. 그래서 막 깨고 난 다음엔 주위를 둘러보며 애타게 찾게 되는 거지, 내게 말 한 마디 걸어줄 사람을. 이상하지?”

 

  “……아니 뭐.”

 

  설이누나의 말을 들으며 나는 온전한 나 자신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누구의 무엇도 아닌 나. 그런 나를 좋아할 수가 있을까? 왠지 자신이 없었다. 도대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놈이었으니.

 

  “근데 넌 어디 가는 길이었어?”

 

  “나는 강의 끝나고 도서관에.”

 

  “책 읽게?”

 

  “아니 자려고. 머리가 좀 아파서.”

 

  내 말을 들은 설이누나가 킥킥거리며 웃었다.

 

  “근데 무슨 강의가 이 시간에 끝나? 지금 12시 20분인데?”

 

  “휴강이었어.”

 

  “에? 2주차에?”

 

  “응. 교수님한테 뭔가 좀…… 큰일이 생긴 것 같더라고. 주워들은 것이긴 하지만.”

 

  “진짜? 무슨 일인데?”

 

  나는 혜수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서 들려주었다. 내 말이 다 끝날 때까지 설이누나는 별다른 대꾸 없이 묵묵히 듣기만 했다.

 

  “그래서 언제 나오실지 조금 불투명한 상황?”

 

  “조금 더 지켜봐야 되는 거 아니야? 소문이라면서.”

 

  “그렇긴 한데, 조교들도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들 하니까…….”

 

  “근데 뭐…… 그렇게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네. 그런 것 많잖아, 교수하고 학생하고 눈 맞는 거.”

 

  설이누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새삼스러울 것 없는 상황이야?”

 

  내가 조금 놀라서 묻자,

 

  “나도 몇 번 고백 받은 적 있어. 고백? 대시? 뭐가 됐든.”

 

  “……어? 교수한테?”

 

  “응. 시간강사들도 몇 명 있었고.”

 

  무심히도 답하며 음료를 홀짝거리는 것이었다.

 

  저토록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하는걸 보니, 왠지 정말로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누구라도 반할 정도의 미모이긴 했으니까. 그게 설사 처자식 딸린 마흔, 쉰 넘어가는 중년의 지식인들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런데 넌 그게 문제라고 생각해?”

 

  어느덧 진지해진 얼굴로 설이누나가 내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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