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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세자마마의 은밀한 기녀생활
작가 : 지놓
작품등록일 : 2019.9.3

잘생긴 왕자?
아니, 이젠 예쁜 세자마마의 시대!

자신의 예악스승을 뵈러 기방을 방문한 세자 이안에게
어느 날, 무슨 일이 생겨도 단단히 생겨버렸다?

3개월 남짓 펼쳐지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세자마마의
기이하고도 은밀한 기녀(妓女)생활!!

PS)
복장도착증(x)
성정체성혼란(x)
그냥변태(x)
아닙니다.

 
14. 첫 만남
작성일 : 19-09-24 21:45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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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여옥은 방 안에 풀어놓았던 짐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있는 홍월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망설임 없이 하겠다고 한 이유…… 물어도 되겠느냐?”

 

  혹, 현재의 생활에 무슨 불만이라도 있는 게냐고 묻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는 일에 고민 없이 지원하는 것이냐고. 그러니까 실은, 고급교육을 받아온 기생의 삶을 한순간에 시장바닥으로 내팽개쳐버린 자신에 대한 원망이 있는 것이냐고.

 

  여옥으로선 줄곧 마음이 쓰였던 물음이었다.

 

  “그냥 궁에 한 번 들어가 보고 싶었거든요.”

 

  머뭇거림이 담겨있던 여옥의 어조와는 달리, 홍월은 꾸밈없이 곧장 답했다.

 

  “괴벽을 지닌 세자마마란 분도 제법 재미있을 것 같고.”

 

  “괴벽…… 아니라니깐…….”

 

  “두고 보면 알겠죠, 뭐.”

 

  짐을 얼추 다 쌌는지, 들기 좋게 봇짐의 매듭을 묶고 있는 홍월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여옥이 재차 입을 열었다.

 

  “왜 하필 너를 찾아온 것이냐고 묻지 않느냐?

 

  홍월은 이번에도 별 고민 없이 곧장 대답했다.

 

  “그야 뻔한 거 아닌가요? 나는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니까. 이런 일엔 꽤나 적격이라 생각되었을 수 있죠. 저 바보 아니에요. 아시잖아요.”

 

  “그건 사실이나…… 또한 너를 믿기 때문이다. 영특한 아이이니 이 일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쯤 강조하지 않아도 잘 알겠지?”

 

  여옥의 말에 홍월이 나직이 웃음을 흘렸다.

 

  “저 벌써 열일곱이에요. 아이라니…… 그리고 비밀유지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말할 데도 없고, 또…… 어느 누구에게 말한다 한들 믿을 것 같지도 않고.”

 

  이에 관해선 확실히 신뢰가 갔다. 평소에도 그리 수다스런 성격은 아니었으니. 여옥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물론, 네 재주에 대한 기대도 있다. 문(文), 악(樂), 무(舞) 삼기 중 어느 것 하나 빠지질 않으니. 우리 기방에서 네가 제일이지 않았더냐.”

 

  그러나 이번엔 홍월쪽에서 고개를 갸웃하는 것이었다.

 

  “흐음, 문, 무, 악이라…… 하지만 세자마마라면 그런 것들 정도야 이미 다 잘하지 않을까요? 왕족들은 다 궁중의 대가(大家)들에게 따로 교육을 받는다고 들었는데…… 그리고 기녀에게 그런 건 사실 중요한 게 아니지 않나? 물론 퇴출당한 주제에 이런 말 하긴 뭣 하지만.”

 

  그러고 실실 웃는 홍월의 표정에서 왠지 모를 불길함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달리 중요한 게 있더냐?”

 

  “글쎄…… 뭘 좀 가르쳐줘 볼까나?”

 

  “네 년! 혹, 이상한 생각을 하는 거라면…….”

 

  여옥이 도끼눈을 뜨자 홍월이 질색하는 표정으로 마구 손사래를 쳤다.

 

  “아, 됐어요, 됐어! 어쨌거나 내일 사시(巳時:9~11시)가 되기 전에 이곳에 오면 되는 거지요?”

 

  “……그래. 이후 곧장 궁으로 갈 것이다.”

 

  “알겠어요. 그럼 내일 봬요 방주님!”

 

  그러고 봇짐장수마냥 짐을 어깨에 들쳐 맨 채 터벅터벅 걸어 나가는 홍월을 보며, 여옥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부디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기를.”

 

 

 

  ***

 

 

 

  “위병무사들의 경계 조는 매번 바뀌니 따로 외워둘 필요는 없네.”

 

  “예, 어르신.”

 

  뒤이은 대답이 없자, 상악이 발걸음을 늦추었다.

 

  “너도 알겠느냐?”

 

  “예? 예.”

 

  “이 년이 어따 한눈을 팔고……! 어르신께서 말씀하시면 매번 대답을 해야 하느니라!”

 

  “아, 예예.”

 

  그러거나 말거나, 홍월은 연신 주위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저기가 그러니까 왕의 침전이라는 강녕전이고, 그 옆이 이제…….

 

  “교태전이라는 곳이다. 중전마마의 거처이지. 그러나 그 이상 관심은 갖지 말도록. 그쪽 방향으로 갈 일은 없을 터이니.”

 

  상악의 말에 홍월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아하, 저기가 바로 조선제일미녀가 기거한다는 그 화궁(華宮:꽃의 궁궐)이로구나!’

 

  사실 이 유명한 미인의 존재는 홍월이 궁 방문을 원하게 만든 여러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다. 같은 여인으로서 어찌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히 하늘 아래 제일 꽃이라 불리는 여인인데.

 

  ‘보고 싶다!’

 

  그러나,

 

  “서두르도록 하지.”

 

  홍월의 반짝거리는 눈망울을 그리도 무참히 무시한 채, 상악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잠시 뒤,

 

  “여기가 바로 자선당일세. 동궁(東宮)이라고도 불리지. 짐작하다시피, 세자마마의 거처라네.”

 

  그들 앞에 비교적 수수하게 보이는 자그마한 궁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이…….”

 

  자선당에 고정된 여옥의 눈은 좀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기어이 궁에 오고야 말았다는, 심장께로 치밀어오는 불안감과 지난날 선상기 시절의 감회가 묘하게 뒤섞인 탓이 아니었을까.

 

  홍월이 그런 여옥의 뒷모습을 가만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잠시 이쪽으로 좀 오게나.”

 

  상악이 그들을 이끈 곳은 자선당 뒤편의 작은 뜰이었다.

 

  “먼저 소개할 아이가 있다네. 이리 오거라.”

 

  “……예?”

 

  여옥과 홍월이 미처 당혹스러움을 표출하기도 전이었다.

 

  “정화라 합니다.”

 

  상악이 소개한 이는 얼굴에 아직 앳됨이 묻어나오는 어린 내시였다.

 

  “앞으로 나 대신 자네들을 이곳까지 데려올 아이라네. 내 매번 시간을 내기는 힘들 듯 하여 말이지. 그 아이에겐 동행만을 명했을 뿐이니, 쓸데없는 말은 삼가시게.”

 

  사실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비밀리에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곤 하나, 높은 직급의 그가 매번 그들을 데리러 나오는 건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로들 면은 익혔겠지? 그럼, 정화 너는 이제 물러가도록 하여라. 내일부터는 내가 일러둔 시각에 나가 이들을 이곳으로 데려오면 되는 것이다. 알겠느냐?”

 

  “예, 상악어른.”

 

  그러고 어린 내시가 뒤돌아 떠나려던 순간이었다.

 

  “잠깐만!”

 

  홍월이 황급히 그를 잡았다.

 

  “매일 같은 복장이야? 아니, 복장이에요?”

 

  “……예?”

 

  “매일 같은 옷이냐고요.”

 

  “아…… 예, 의복은 이것뿐인지라…….”

 

  “혹 자수(刺繡:색실로 그림이나 무늬 따위를 넣은 수)가 들어간 부분은 없어요?”

 

  “예?”

 

  “그 의복이 다른 이들의 것과 구별되는 특징 말이에요.”

 

  정화는 홍월의 물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특징……? 어…… 글쎄, 그런 것은 딱히…….”

 

  이때 상악이 ‘엇흠’ 하고 헛기침을 하며 끼어들었다.

 

  “혹, 장신구를 가진 것이 있느냐?”

 

  “어떤…… 장신구 말이옵니까?”

 

  “그냥 패옥(佩玉:문무백관의 제복 좌우에 늘여 차던 옥)같은…… 아무거나 네 개인적인 것 말이다.”

 

  “……장신구는 딱히 없고, 경(鏡)이 하나 있기는 있사온데…….”

 

  “지금 가지고 있느냐?”

 

  “예, 여기…….”

 

  정화가 품에서 작은 손거울 하나를 꺼내보이자,

 

  “동경(銅鏡)이로군. 이는 기억할 수 있겠느냐?”

 

  상악이 홍월을 보며 물었다.

 

  “예, 제 기억력엔 딱히 문제가 없습니다. 그저 사람의 얼굴을 인지하는데 있어 자그마한…….”

 

  “알겠다.”

 

  이어 정화를 다시 보며,

 

  “앞으로 이들을 만날 때, 혹은 마주칠 때마다 이 거울을 보여주도록 하거라. 매번 말이다.”

 

  “매번…… 거울을 말입니까?”

 

  정화는 상악의 명에 의아한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금방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가보거라.”

 

  “예, 어르신.”

 

  정화가 떠난 걸 확인한 뒤, 상악이 그들을 보며 마지막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정화나 자선당의 궁녀들에겐 세자마마의 예악선생이라고 해두었네. 딱히 대화를 해야 하는 상황은 없을 게야. 그러니 따로 별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저들과는 조금 거리를 두는 게 좋을 듯싶네.”

 

  “예, 어르신.

 

  “예.”

 

  “한 번 더 짚고 넘어가도록 하지. 자네들에게 부여된 시간은 기본적으로 한 시진(:두 시간), 대략 신시(申時:15~17시)전까지라네. 다만 신시부터 진행되는 석강(夕講:저녁에 진행되는 강론)이 취소된다거나 세자마마께서 특별히 더 분부하실 경우, 더 길게 만남이 지속될 수도 있을 걸세. 허나, 그 역시 유시(酉時:17~19시)전엔 모두 끝나게 될 것이고. 이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겠는가?”

 

  “없습니다.”

 

  “저도요.”

 

  “그리고 돌아갈 즈음엔 꼭 다음 일정에 관하여 마마와 확정을 짓고 넘어가도록 하게. 확정된 날은 정화에게도 알려주어 서로 엇갈림이 없도록 하고.”

 

  “예.”

 

  “네.”

 

  “그리고 혹, 동궁전(:자선당의 다른 별칭) 주변에서 검은 피복을 입고 있는 남자를 보게 되더라도 놀라지 말게. 딱히 경계할 필요는 없…… 아니야, 아닐세. 어차피 눈에 띄지 않겠지.”

 

  그러고 홀로 말을 마무리 짓는 상악의 모습에 잠깐 의문이 들긴 했으나, 홍월은 금세 궁금증을 삭혔다. 어쩌다 만날지도 모르는 사람을 주의하라는 말만큼 현재 그녀들에게 의미 없는 조언도 없었기 때문이다. 궁에서 만나는 이들은 애초에 모두다 요주의 대상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잠시간 뜸을 들이던 상악이 이내 말을 마무리했다.

 

  “세자마마를 잘 부탁하네. 여기서든 혹은…… 다른 곳에서든.”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당연하죠!”

 

  “그럼 이제…… 따라들 오게.”

 

  이어 그들은 앞장서 걷는 상악을 따라 천천히 자선당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미리 조치해뒀는지 궁녀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뒤,

 

  “마마, 상악이옵니다. 그들을 데려왔습니다.”

 

  “……들어오세요.”

 

  바야흐로 첫 만남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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