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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5.누란지위(累卵之危) (10)
작성일 : 19-02-24 23:18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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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둘 일어서며 모두가 떠나는 와중에 김창필과 김수문은 떠나지 않고 남아 있었다. 두 사람은 텅 비어가는 막사 안에서 떠나지 않고 김창헌을 보고 있었다.

  “무슨 할 말이라도 있나?”

  “혹시 무수성이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습니까? 아니면 이렇게 되길 기다린 겁니까, 형님.”

  “전장에서 사적인 호칭은 자제해라, 김 중랑장.”

  김창헌에게 주의를 받았음에도 김창필은 기하나 죽지 않고 말을 이었다.

  “죄송합니다, 대장군. 그러나 들어는 봐야겠습니다. 이번 무수성 구원과 관련하여 대장군의 태도에 몇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때문에 알고 싶습니다. 혹여 만일 구할 수 있었음에도 어떠한 이유가 있어 구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이유를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구하지 않았다?”

  김창필이 언급한 한 문장에 김창헌은 눈썹을 움찔거리며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럼에도 김창필은 지지 않고 그를 바라보았다. 김수문 역시 김창필을 거들며 말했다.

  “대장군의 행동을 탓하려 하는 건 아닙니다. 저희는 엄연히 대장군 한 명을 보고 지금까지 따랐으며, 이곳 중경에 와서 함께 싸우고자 한 겁니다. 대장군께서 무수성을 구원치 않는 것이 진정 더 나은 결과를 위한 판단이었다면 당연히 받아들일 겁니다. 그런 이유가 아니어도 대장군께서 판단하신 것이라면 마땅히 받아들이고 따를 것입니다. 헌데 저희들에게 설명 하나 없으시니 단지 서운할 뿐입니다. 저희는 그저 대장군의 판단을 듣고, 대장군의 생각을 듣고 진정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알고 행동하고 싶을 뿐입니다. 대장군의 사람으로서 당연히 알아야할 건 알고 싶습니다.”

  김수문의 말을 듣고 난 뒤 김창헌은 잠시 김수문을 노려보고는 아무말도 꺼내지 않고 생각에 잠겼다.

  여전히 떠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는 부하들의 시선을 받으며 김창헌은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했다. 무수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눈앞에 놓인 적들, 그리고 후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등을 어떻게 정리하여 설명할지, 그리고 이를 부하들이 납득할지 생각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 속에서 시간만 흘러가고 있었다. 김창헌으로부턴 그 어떤 답이 나오지 않았고, 두 부하 역시 어떠한 말을 더 이상 꺼내지 않으며 김창헌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던 중 급한 소식을 가지고 군관 한 명이 급히 막사를 열어젖혔다.

  “대장군, 적의 습격입니다!”

  “습격? 그래…….”

  적의 급습 소식을 들은 김창헌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적의 습격 소식을 들은 김창필과 김수문은 자리에서 급히 일어섰다.

  “상황에 대해 자세히 보고 하라.”

  “적이 아군의 진영을 다섯 방향으로 총공격해오고 있습니다. 일단 각 방향에 대해 제각기 대처를 하고 있사오나…….”

  “알았다. 가서 별장 윤필주를 불러와라.”

  김창헌은 부하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윤필주를 불러오란 명령을 내린 뒤, 당장이라도 나갈 기세인 두 부하를 바라보았다. 김창필과 김수문, 둘 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나서긴 해야 하나 그래도 들을 건 듣고 싶다는 표정이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쉰 뒤, 김창헌이 말했다.

  “자네들이 듣고 싶어하는 답은 아마도 납득키 힘들수도 있네. 그럼에도 한다고 한다면 내 개인적인 불안감이라고 해두지.”

  “불안감 말입니까?”

  “아, 한 마디 첨언하자면 무수성을 구원치 않은 게 아니라 못한 것이야. 내 소극적으로 저 눈앞의 적을 상대한 건 사실이나 진정 장기적인 전투를 대처하기 위했을 뿐이네. 지금은 이 정도로 하지. 당장 닥쳐온 일을 해결해야 하니 말이야. 김 중랑장.”

  “예, 대장군.”

  “소수의 특공대를 이끌고 무수성으로 향하는 샛길로 가라. 가서 불을 질러라. 지금의 바람을 본다면 불길이 적의 진영을 덮치게 될 것이야.”

  “존명.”

  원하는 대답은 듣지 못했으나 상황이 상황인 만큼 김창필은 김창헌의 명령을 받자마자 막사밖으로 나갔다. 뭔가 찝찝하다는 표정을 가지고서 말이다.

  뭔가 섞연치 못한 건 김수문도 마찬가지였다. 허나 그 역시 이 상황에선 길게 물어보지는 못하고 있었다.

  “자네도 어여 가게. 적을 막는데 힘을 보태게. 나도 갈 터이니.”

  “존명.”

  힘없는 대답을 마치고 김수문이 막사 밖으로 나가자 김창헌은 말없이 자신의 칼을 만지작거렸다. 칼집에서 뽑지 않은 채 칼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던 그는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의 거대한 파도를 다가오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그것도 앞에서가 아닌 뒤에서 말이다.

  누구도 납득해주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함을 가진 채 그는 전장으로 걸어 나갔다.

  군관의 재촉을 받으며 지휘에 나선 전장은 다행히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이미 사전에 적들의 법보와 전력을 파악한 아군은 제때에 대처를 하면서 적의 공격을 수월하게 막아내었고, 제시간에 김창필이 붙인 불길 덕에 급히 퇴각하는 적의 후위를 공격하여 상당한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다만 김창필이 향했던 샛길에서 생각지도 못한 적병이 출현하여 한 차례 교전이 있다가 아군이 퇴각하는 일이 발생하기는 했다.

 

  그날 밤, 무수성의 소식을 알지는 못하나 전황이 썩 좋게 흘러가지 않음을 안 박경을 비롯한 중경의 수뇌부들은 추가적인 지원병을 보내느냐, 그리고 더더욱 병력을 모을 수 없는가 등을 두고 심각한 토의를 이어갔다.

  도중 김창헌이 일부러 무수성 지원을 피하고 있다며 석지만이 김창헌을 거세게 비난하며 그의 해임을 주장하기는 했지만 오히려 아군만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는 진간의 반대로 무마되기도 했다.

  석지만은 이어서 병력과 물자를 모으는데 주변 토호들과 부호들이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들어 그들을 모두 가두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역시 윤경준과 김득신이 또 다른 반발을 불러 아군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여 무마되었다.

  그러는 동안 박경은 분개하는 석지만을 진정시키면서 기존의 방침을 이어나가는 방향으로 토의를 주도하는 한편, 중경의 방어시설 점검 및 정찰 범위 확대 등을 언급하며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는 유수부에 살다시피 하게 되어 다시금 집으로 향하지 못하게 되었다. 집에 아비 없이 있을 딸이 무슨 사고를 치지나 않을지 하인을 통해 편지를 보내어 박인하로 하여금 얌전히 집에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이에 대해 박인하의 대답은 평소와 같은 미소를 띠며 알겠다는 짤막한 대답뿐이었다.

  박경의 이러한 걱정이 무색하지 않게 사고의 기미가 그날 밤 벌어지고 말았다.

  시작은 정도령이 박인하를 감시하기 위해 파견한 아라, 이슬, 그루가 박인하가 사는 박경의 집을 감시하면서부터였다.

  “아무런 일은 없군.”

  머리가 듬성듬성 아무렇게나 잘려있는 아라가 심드렁하게 중얼거렸다.

  “지금 당장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있는 일이라 봅니다.”

  말끔한 차림에 뽀얀 피부를 가진 청년인 그루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현재 이 두 사람은 박경의 집, 정확히는 그 안에 있는 박인하가 머무는 방이 잘 보이는 나무 위로 올라가서 감시 중이었다. 두 사람의 모습은 분명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박경의 집 안에서 일하는 하인들 눈에 충분히 띌 수 있음에 불구하고 아무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슬은 어디로 간 거지요?”

  그루의 질문에 아라는 나뭇가지에 턱까지 괘고 심드렁히 대답했다.

  “이슬이는 유수부를 감시하러 갔어. 아무래도 이 중경의 핵심은 유수부니까. 그 분을 언급하며 시비를 건 게 아무리 저 집에 머무는 소녀라고는 하지만 결국 일개 어린 소녀일 뿐이잖아?”

  “즉 뒤에는 그 아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

  “단순히 어미 없는 어린 소녀가 벌인 일탈일 수도 있지.”

  아라의 말에 그루는 뭔가 복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미가 없다라…….”

  “왜? 동질감 느껴져?”

  “그렇다고 할 수 있죠.”

  그들은 나름의 조사를 통해 박인하란 소녀가 가진 환경에 대해 알고 있었다. 어린 나이에 어미를 잃고, 권력 다툼으로 인해 아비와 함께 살던 곳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중경에 온 사연까지 말이다.

  “살던 환경이 차이는 나지만 저 역시 어머니를 일찍이 잃었으니까요. 그 점에 있어선 묘한 동질감 같은 안 느낄 수 없네요. 참으로 안타까운 소녀입니다. 그렇다고 그녀가 한 행동을 고개 끄덕이며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루의 말에 적당히 아라는 적당히 맞장구를 치며 박인하의 방을 지켜보았다. 현재 박인하는 하인들에게 뭔가 주의를 받고는 제 방 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어느새 날도 져서 어두워진 와중에 그녀의 방에서 흘러나오던 빛도 사라졌다. 아무래도 잠자리에 들었는지 그녀의 방에서 한 하녀가 나오는 것을 보며 아라는 기지개를 폈다.

  “아무래도 잠자리에 든 모양이네.”

  “그럴 시간이긴 하죠.”

  “그럴 시간이니 부디 물러나 주셨으면 합니다.”

  갑작스런 말소리에 아라와 그루는 놀라 급히 소리의 근원지로 눈을 돌렸다.

  “우리 아가씨께서 여러분들의 시선이 신경이 쓰여 편히 잠자리에 들기 힘들다고 하는군요. 아무래도 한창 때 아가씨다보니 다른 이의 시선에 민감할 시기가 아니겠습니까. 하여 이를 이해해주시고 물러나주셨음 합니다.”

  결코 아무도 인지할 수 없어야 할 두 사람에게 태연하게 말을 건네는 이는 얼굴에 가면을 쓴 한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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