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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5.누란지위(累卵之危) (6)
작성일 : 19-02-10 20:36     조회 : 313     추천 : 0     분량 : 4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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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흐음, 그런가? 신경은 확실히 쓰이는군. 요즘 같은 난세에 여러 일들이 많으니 어쩔 수 없겠으나……아니,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신경을 써야할지도 모르겠군. 이번 일이 마무리되면 김 대장군과 상의해서 그쪽도 해결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군.”

  진간이 자신의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래주면 고맙지.”

  박경이 담담히 답하는 와중 윤경준은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사실 하늬언덕에 대한 건 그들도 꺼림칙하게 여기고 있기는 했지만 불명확한 일을 가지고 시끄럽게 했다가 마치 그것이 진짜인 것마냥 알려질 공산이 컸다. 게다가 이러저러하게 바쁘다보니 그들도 처리하기 힘든 일이었다. 때문에 그들이 평소 억지로 무시해오던 사항을 진간이 직접 처리해 준다는 건 고마운 일이었다.

  만일 하늬언덕에 대한 소문이 사실이라서 해결되면 다행이고, 설령 거짓이었다 해도 이곳 사정을 잘 모르는 중앙군이 저지른 실수로 넘기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실패를 해도 피해는 중경 측에서 보진 않으니 그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볼 일은 없었다.

  다만 그런 중앙군과 나름 친분이 있는 박경만이 뭔가 미안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윤경준과 김득신의 태도를 보고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그 둘은 박경에게 은연중에 귀찮은 일을 손수 맡겠다는 걸 거부하지 말자고 의견을 보내는 중이었다.

  “어쨌든 지금은 무수성 쪽이군. 일단 지금 있는 전력으로 어떻게 해결이 될지 걱정이야.”

  “김 대장군은 힘들지만 못할 건 없다곤 하긴 했네만.”

  본론으로 돌아와 물자와 병력의 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역시 쉽게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중경 인근의 백성들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긴 했지만 준비도 제대로 안 된 유랑민들을 모아본들 소용이 없다는 건 그들도 잘 알고 있었다.

  “일단 최대한 장정들을 모아야 할 터이네만. 여전히 농번기이니.”

  “그래, 그게 문제이네. 안 그래도 작년 농사도 그리 큰 수확을 걷지 못하지 않았나. 이번 농사도 망했다간 뒷감당이 힘드네. 일단 피난온 유랑민들을 모아는 보겠다만 기대할 건 없네. 부유수, 다시금 유력자들에게 협력을 구해보게나. 나름 조건도 제시해보고 말이지.”

  “소용은 없을 것 같지만, 알겠습니다. 해보도록 하지요.”

  어차피 안 될 걸 안다는 듯 윤경준은 가볍게 대답을 해주었다.

  “김 판관, 지금 모아놓은 장정들을 훈련시켜서 곧바로 전력으로 투입시킬 수 있게 해주게. 최대한 장정들을 더 모아보고.”

  “아, 예…….”

  이 이상의 성과가 나오지 않은 걸 아는 김득신의 힘없는 대답을 들으며 앞으로 고단함이 이어질 것이라고 박경은 생각했다. 안 그래도 천방지축의 딸이 무슨 짓을 벌일지 걱정이 되는 와중에 뭐 하나 제대로 풀리는 없는 지금 이 상황이 그에겐 답답하다 못해 괴로울 지경이었다.

 

  뭐 하나 제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하다 여겨지는 건 무수성의 조수문도 마찬가지였다.

  간신히 적의 공격을 막아내어 물러가게 만들었지만 아군의 피해도 막심했다. 적은 단순히 수만 많은 오합지졸이 아니었다. 물론 숙련도나 무기의 질 등은 무수성의 병사들보다 떨어지기는 했지만 명령에 따라 끝없이 밀려들어오며 지치지 않는 사기를 지닌 진만의 무리가 가진 힘은 무수성에게 있어 부담스런 것이었다.

  무수성을 지키는 전체 1,500명의 병사들 중 절반이 부상으로 싸우기 힘든 상태였다. 적들에게 끊임없이 쏟아 부으며 소비한 물자도 보통이 아니었다.

  “이래서야 내일을 버틸 수 있을지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걱정하는 조응신을 조수문은 째려보기는 했지만 뭐라 비난할 수도 없었다. 그의 말대로 오늘 하루를 버틴 것도 기적이었고, 내일을 버틸 수 있는지는 도저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아무리 공성전에서 수비하는 측이 유리하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이렇게까지 수적인 차이가 나는 상황에선 소용없는 말이었다.

  “뭔가 대책이……, 있으신…….”

  “네놈 자리로 가기나 해라. 지친 병사들을 위로하고 방어시설을 제점검하라. 아직 화살과 돌은 충분히 비축되어 있다. 원군이 올 때까진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원군이라는 말에 조응신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오겠습니까? 그 원군이 말이지요.”

  조수문이 조응신을 말없이 확 째려보았다. 시선을 피하며 지친 병사들을 휙 둘러보는 척하는 조응신의 얼굴에는 불안감이 가득 담겨있었다.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며 시선을 거둔 조수문이 확실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온다. 분명히.”

  그렇게 말은 했지만 조수문 역시 불안하긴 매한가지였다.

  진짜 원군이 오기는 할 것인지, 설령 온다고 해도 이곳 무수성을 구원할 수 있을 것인지.

  이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에서 조수문이 믿을 바는 지금 중경에 있을 그의 상관인 부유수 윤경준이었다. 오랫동안 옆에서 보좌해온 그가 자신을 버리진 않을 것이라는, 그리고 어떤 대책을 분명 내줄 것이라고 확신하며 조수문은 천천히 성벽 전체를 돌아보며 세세하게 점검에 들어갔다.

  그런 그를 뒤에서 바라보던 조응신의 근처에 무수성의 군관들이 모여들었다.

  “주, 중랑장…….”

  “안다. 네놈들이 걱정하는 바를 내 어찌 모르겠느냐.”

  조수문의 앞에서와는 달리 윗사람으로서의 태도를 가지고 대하는 조응신은 더 이상의 전투는 무의미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는 조수문처럼 윤경준이나 박경과 같이 중경의 유력자들의 총애나 은혜를 받은 인물이 아니다. 그는 그저 출세와 안전을 바라던 사람이다. 그런 그이기에 이런 불확실하고 이겨낼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진만의 무리에게 머리를 숙이자는 저항감도 있었다. 아무리 강대한 힘을 가진 적이라곤 하지만 일개 백성에 불가했던 이에게 고개를 숙이자는 저항감이 없지 않았다. 바로 그 저항감이 그로 하여금 이 불확실한 전투를 치르게 만들고 있었다.

  “이, 이건 정말 무리입니다.”

  “안다.”

  “이길 수 있을지…….”

  “안다고.”

  “무언가 대책을…….”

  “알고 있다. 좀 조용히들 하거라.”

  입을 다문 부하들의 시선을 받으며 빠른 결정이 필요한 때라고 그는 생각했다. 분명한 건 이곳 무수성은 더 이상 지키는 건 무리였다. 지금은 어떻게든 견뎌냈지만 오래 견디는 건 무리라고 그는 판단하고 있었다.

  “제길, 역시 방도는 그것뿐인가.”

 

  이처럼 불안한 기운이 감도는 무수성을 포위하고 있는 진만의 무리 역시 불안하긴 매한가지였다.

  사실 아무리 잘 훈련된 병사가 있으며, 그들을 이끄는 지휘관이 견실한 인물이라 해도 작은 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방심하고 있었던 건 사실이었다. 그렇기에 이런 치열한 전투와 생각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은 진만을 놀랍고 불안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걱정하실 건 없습니다. 본디 전쟁이란 여러 요소들로 그 결과가 불확실한 것이고 이러저러한 일이 있을 수 있는 법입니다. 그리고 공성전은 특히나 공격하는 측이 수비하는 측의 몇 배의 피해를 입을 건 각오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긴 하네만.”

  장무량의 위로를 받는 진만은 슬쩍 뒤쪽을 바라보았다. 후방에 위치한 군량고에는 아직 많은 양의 군량이 비축되어 있었지만 그만큼 병사들의 수도 많은 게 현실이었다.

  “내일이면 단번에 함락이 될 겁니다.”

  장무량의 장담을 들으며 진만은 별 말은 하지 않고 무수성을 응시했다. 의외의 저항을 보이는 저 작은 성의 지휘관은 어떻게 생겼을지, 바로 그것이 궁금한 진만은 말없이 무수성을 응시했다.

  “그보다 중경에서의 원군은 어디쯤 왔습니까?”

  “방금 연락이 왔는데 길목에 배치한 우리군과 대치중이라고 하더군. 매복을 했다가 큰 타격을 주려고 했는데 호락호락하게 넘어오지 않은 모양이야. 역으로 미끼를 던져서 우리군을 속여내어 역습을 해버렸다고 하네.”

  진만의 말을 들은 장무량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아군의 매복을 눈치 채고 역습까지 가했다면 분명 원군으로 오는 장수는 상당한 역량을 지닌 이가 분명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만일 그러한 자가 도착한다면 무수성을 함락시키기는커녕 아군이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

  “곤란하군요. 그보다 꽤 빠르군요. 길목에 위치한 우리 군과 맞붙을 시기는 빨라도 내일 있을거라 여겨졌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계림의 조정에선 나름 신경을 쓴 이를 내보낸 모양이야.”

  과연 몇백년의 역사를 지닌 이 나라답다는 생각이 든 진만은 슬쩍 장무량을 보았다. 비록 좌천되었다고는 하나 엄연히 한 때 그도 계림의 장수였던 그와 같은 인재들이 여전히 계림에 있다는 건 계림이 과연 허투루 긴 역사를 가진 나라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었다. 동시에 이는 진만으로 하여금 계림이라는 거대한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케 만들고 있었다.

  “왜 그러신가요?”

  “아무것도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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