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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5.누란지위(累卵之危) (2)
작성일 : 19-01-27 20:31     조회 : 337     추천 : 0     분량 : 4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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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수적인 열세는 역시 이겨내기 힘든 부분이었다.

  아무리 방어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더라도, 병사들이 명령을 충실히 따라 싸운다고 할지라도 압도적인 열세를 극복하는 건 역시 힘든 일이었다.

  조수문 스스로 이를 잘 알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쉽게 물러나거나 항복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병사들에게 올지 알 수 없는, 설령 온다할지라도 전력이 되줄지 의문이 되는 지원군의 존재를 부각시키며 끊임없이 독려했다.

  “조금만 더 버텨라! 곧 중경에서 지원군이 올 것이다. 중앙에서 보낸 정예병이 저들이 격멸할 때까지 조금만 더 버텨라!”

  온갖 함성과 소음이 뒤섞여 잘 들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조수문은 목이 터져라 독려하는 말을 외치며 활시위를 당겼다. 그 역시 일개 병사 중 하나처럼 적들을 향해 화살을 쏘고 돌을 던졌다. 나이로 인해 금방 떨어지는 기력의 한계를 무시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그의 독려는 병사들로 하여금 모든 기력을 쏟아붓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들은 조수문을 따라 화살을 쏘고 돌을 던졌다. 걸쳐진 사다리를 막대기로 필사적으로 밀어내고 올라오는 적을 창으로 찌르고 칼로 베었다. 성 아래에 끓는 물을 붓고 기름병과 불을 던지기도 했다. 그리고 온갖 방어기구들로 적병을 쓰러뜨리고, 또 쓰러뜨렸다.

  그럼에도 장무량이 지휘하는 진만군은 끊임없이 몰려들어왔다.

  비록 무기라고는 해봐야 죽창에 활과 화살 정도고, 공성무기라고 해봐야 사다리와 성벽을 무수기 위한 통나무 정도였다. 입고 있는 갑옷도 짐승가죽과 면(棉), 포(布)를 껴입은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은 수라는 엄청난 무기가 있었다. 그 압도적인 수로 밀어붙이는 전술은 단순하지만 무수성에겐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사실 진만군에도 충분한 훈련을 받고 무기와 갑옷도 잘 갖춰 입은 병사들이 존재는 했다. 그러나 그들은 중경에서 오는 지원군을 막는 임무를 받고 이 전장을 떠난 뒤였다.

  결국 지금 장무량이 지휘하는 제1군을 포함한 무수성 주변의 대부분 병사들은 제대로 무장이 이뤄지지 않은 잡병에 불가했다.

  “그래도 대단은 하군요.”

  중경에서 따라온 군관 하나가 조수문에게 말했다. 이제 막 성벽 위로 올라와 죽창으로 병사 둘을 찌른 적병을 방패로 후려쳐 떨어뜨린 조수문도 고개를 끄덕였다.

  지쳐서 숨을 헉헉 대며 적이 떨어뜨린 죽창을 주워 든 조수문이 그 죽창으로 거의 성벽 위로 올라온 진만군 병사의 가슴팍을 찌르며 말했다.

  “정, 말이구나. 수도, 수, 지만……헉헉, 가히 대, 단해….”

  지친 조수문을 대신해 방패를 들어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낸 군관은 여전히 끝도 없이 몰려오는 적들을 보고 혀를 찼다.

  무장도 무장이지만,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했을 이들이 이토록 몰려오는 건 분명 수적인 우위에서 오는 자신감이 아님이 분명했다. 공을 세우고 싶다는 공명심도, 제대로 싸우지 못 했을 때 받을 벌에 대한 두려움도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군령을 받들어 충실히 임무에 임하고자 하는 병사들이었다. 임무를 받아 전투에 임하는 그 모습은 잘 훈련된 병사와 비교해도 다를 바 없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임무를 수행함에도 그들은 꿋꿋히 싸워가고 있었다.

  “진, 만이라……. 헉헉, 과연 보통, 놈은 아닌, 모양이군.”

  부하들덕에 숨을 조금 가다듬은 조수문은 멀리서 펄럭이는 깃발을 보았다. 그 깃발에는 ‘天軍大都督(천군대도독)’이라는 글자가 써져 있었다. 그리고 그 깃발 근처에는 분명히 있을 진만을 생각하며 조수문은 감탄했다.

  그의 감탄과는 별개로 끊임없이 밀려오는 적을 상대로 분투해야 했다. 허나 나이로 인한 체력의 한계를 맛보는 조수문이 더 이상 전장 한복판에 있기는 힘들었다. 이 이상 싸우고자 할 경우 체력의 한계로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조수문은 부하들의 도움을 받아 잠시 뒤로 물러났다.

  조수문과 달리 나이로 인한 체력의 한계를 맛보지 않는 조응신은 대신 정신적인 한계를 맛보고 있었다.

  전장에 대한 경험이 낮은 것도 있지만 무수성을 지키는 장수로서의 마음가짐이 부족한 그는 더 이상의 치열한 전투를 겪어나기기 힘들었다. 아무리 쓰러뜨려도 끊임없이 밀려오는 적의 존재는 그로 하여금 겁을 먹게 만들기 충분했다. 무장도 잘 갖추지 못한 이들이나 수적인 우위를 등에 업고 무수성의 성벽을 오르는 상황은 솔직히 누구라도 지키고 겁먹게 만들만했다.

  “제길…….”

  그대도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상황에 울고 싶어진 그였다. 그 이전에는 박인하라는 천재적인 소녀의 도움으로 간단히 이겼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소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그 싸움에서 조응신은 싸울 무대와 인력을 빌려준 것외엔 한 것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만한 조력자가 없다. 물론 중경에서 온 그의 숙부 조수문이 있기는 하지만 박인하와 같이 경천동지(驚天動地)할만한 재능을 보여주진 못한다. 게다가 적도 그때와 비교도 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 상황에서 계속 싸워나가다간 그냥 개죽음뿐이라는 절망감이 조응신을 집어삼켜갔다.

  그러던 중 한 부하가 그에게 다가왔다. 치열한 전투로 인해 지쳐있는 그 부하는 지쳤다는 조응신을 대신해 전투를 지휘하던 이였다.

  “나리, 괜찮으십니까?”

  안부를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어여 전장에서 병사들을 몸서 지휘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참고로 다른 부하들도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개중에는 은근히 조응신으로 하여금 전투를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종용한 부하도 있었지만 치열하고 급박한 상황 속에서 싸우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었기에 열심히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자신만이 이렇게 뒤에서 쉬고 있다는 사실을 안 조응신은 입술을 꽉 깨물고 잠시 말없이 있다가 칼을 들었다. 더 이상의 싸움이 무리이며, 당장이라도 포기하고픈 그였으나 이 상황에선 칼을 내버리고 도망칠 곳도, 항복할 기회도 없어 보였다. 그저 있는 건 맞서야 하는 것 뿐이었다.

  “알았다.”

  부하를 대동해 방패를 들어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내며 성벽 위의 전장에 다시 선 조응신이었으나 여전히 두려움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그렇다고 순순히 죽고 싶지도 않은 그는 이제 막 성벽 위로 올라온 적병 둘을 베어버렸다.

  “제길. 제길. 제기이이이이이이일!”

  열심히 적병들이 올라오는 사다리를 막대기로 밀어내려는 병사들을 밀치고 조응신은 괴성과 함께 힘을 주었다. 그러자 꿈쩍 않던 사다리는 금새 밀려 쓰러졌다. 그 사다리를 타고 이제 막 성벽 위로 도착한 적병 하나는 허공에서 균형을 잃고 떨어지려다가 간신히 성벽 위에 매달렸다. 그러나 이내 조응신이 막대기로 그 손을 내려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성벽 아래로 떨어져야 했다.

  “젠장. 싸워. 싸워라!”

  급박한 전장 한복판에서 누가 하나 듣지 못하는 명령을 내리며 조응신은 칼을 휘두르며 적들이 베어갔다.

 

  그렇게 무수성에서 하루가 가는 동안 중경에선 박경이 박인하를 불러 함께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제 막 무수성으로 구원군을 보낸 그에겐 만일을 대비한 중경의 방비를 강화하고 무수성을 도울 2차 구원군을 준비해야 한다는 막대한 임무가 주어져 있었다. 물론 구원군 자체는 중앙에서 올라온 진간과 김창헌의 일이었다. 동시에 감독관의 임무를 담당하는 석지만이 할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을 현지에서 지원하는 건 박경과 그 아래 중경의 관리들이 할 일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유수부에 남아 윤경준을 통해 주변 부호들을 닦달해 군량을 비롯한 지원을 이끌어내면서 김득신으로 하여금 병력을 편성해야할 판이었다. 그럼에도 박경이 짬을 내어 집에 오고, 자신의 딸과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가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급박한 현 상황에서 앞으로 더욱 함께 시간을 가지지 못할 딸과의 시간을 갖고자 함이고, 다른 하나는 그 시간을 통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딸을 감독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박인하는 평소처럼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

  “과연 차 맛이 일품이옵니다. 분명 남쪽의 보은현(報恩縣)의 차라 하셨는지요?”

  “그래. 그곳의 차는 질이 뛰어나기에 나라에서 직접 관리하고 있지. 때문에 일부 사람만이 즐길 수 있지.”

  “아옵니다. 바로 이 귀하고 질 높은 차를 다름 아닌 아버님 덕에 즐겨볼 수 있다는 것도 말이죠.”

  비꼬는 건지 어떤 건지 알 수 없는 투의 말을 꺼낸 그녀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차를 즐겼다. 그녀의 그 말에 시중을 들던 하인들이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걸 안 박경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도 차를 한 모금 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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