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멀지 않은 미래..
한 대의 차가 미끄러지듯이 길 가에 정차한다.
대형 세단에서 청바지에 흰티를 입은 젊은 여자가 내린다.
기타 소리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긴다.
다가오는 그녀를 향해 짧지만 평온한 미소를 보내는 남자.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그녀도 역시 짧게 인사를 받는다.
기타 치는 그의 옆자리에 앉는다.
선율이 감미로운 사탕맛이다.
기타선율이 바람을 타고 하늘 위로 피어오른다.
점점 멀어져 보이는 소라와 수현의 모습 뒤로 희망은행이 보인다.
바람에 실려 더 높이 피어오르는 기타선율.
끝간데 없이 맑은 창공에 이른다.
더 넓고 높은 곳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싶은 마냥..
언제나 그러고 싶은 마냥..
"사진 잘 나왔네.. 이쁘다.."
수현의 옆에 함께 자리한 작은 액자를 바라보며 회상에 잠기는 소라.
액자 속 단체사진엔 부띠끄와 똠양꿍이 어색하게 어깨동무하고 서있다.
옆에 나란히 수현과 아란이 수줍게 붙어 서있다.
그 옆으로 황비서를 살포시 껴안고 서있는 소라가 보인다.
마지막 옆자리는 발렌타인의 모델포즈가 차지한다.
다들 세상 어색한 '김치~' 표정.
형형색색 금발, 백발, 핑크발 머리색이 한적한 바닷가를 환히 비춘다.
그리고 아란의 핑크발 머리 속 한자리에 작고 예쁘게 피어있는 헬로키티 달 꽃 머리핀이 수줍게 웃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입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