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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처럼,
여러 계층의 개성 있고, 사연 많은 사람들.
각자의 이익을,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가혹하고 억울하여,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날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된다.
급작스럽게 사건에 모두 휘말리게 되고, 계획 없던 동행이 시작된다.
서로를 경계하고 못 믿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끈끈한 인연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 추격해 오고...
시냇가의 꽃들에게, 추운 봄이라도 찾아올 것인가?...

 
23화 필사의 탈출
작성일 : 23-01-23 23:13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6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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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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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들은 완전히 포위됐다! -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 -

 

  박 반장의 우렁찬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창고 안까지 수차례 박혀 들어온다.

 

  끄이이이익! -

 

  발꼬랑내가 다급하게 소파를 옆으로 밀쳐낸다.

 지하로 통하는 철문이 나타난다. 문을 힘겹게 열어 젖힌다.

 

  스릉! -

 

 아래로 난 좁은 계단이 눈에 들어올 즈음 그녀는 경황없는 일행을 돌아보며 소리친다.

 

  “여기가 밖으로 나가는 유일한 문이야!!”

 

  “그, 그래!! 가, 가!!! 부랄 털!!! 괜찮냐!!!”

 

  “그, 그려!! 여그서 뒤지든! 저기서 뒤지든!! 매 한가지랑께!!!

  저기!! 아, 얼른!! 가자고!!!”

 

  “황비서!! 괜찮아?? 움직일 수 있겠어!!”

 

  “네, 아가.. 씨. 괜찮.. 습니다...”

 

  “황 비... 저기... 우린! 나갈래! 수현아! 너두.. 같이 가!

  아란 너두... 아빠한테 잘 말하면...”

 

  “더 일찍 죽겠지... 난, 갈테니... 따라오든 말든 맘대로 해...”

 

  마지막 말을 끝으로 발꼬랑내는 작은 가방에 의료용품 몇 가지를 챙겨 넣는다.

 그리고는 찰나의 시간도 주지 않고 암흑 같은 지하속으로 깊숙이 빨려 들어간다.

 입구 앞에서 두 털과 일행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고심의 식은땀을 흘린다.

 

  “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와 버렸어야...”

 

  “그, 그려. 우린 저, 거시기 여기까지다 마...

  그럼 갈꾸마... 잘 지내고... 저기...”

 

  “저, 거시기.. 잘 살아야 혀.. 니들 쫌.. 괜찮았어야!.. 고맙당께!”

 

  그들은 그렇게 암흑 같은 차가운 지하속으로 사라져 간다.

 

  “이씨!”

 

  소라는 자신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잽싸게 닦아낸다.

 옆에서 힘겹게 일어서는 황 비서를 부축한다.

 아란은 말없이 수현을 안아 들고서 소라와 입구를 번갈아 주시한다.

 소라는 황 비서를 부축하고 박반장 방향의 출입문 쪽으로 걸어간다.

 별안간 본능적으로 수상한 촉을 느끼고 뒤를 돌아본다.

 돌아본 소라의 눈에 수현을 안고 지하쪽으로 걸어가는 아란이 들어온다.

 

  “야! 뭐해! 지금!! 빨리!! 이 쪽으로 와!!”

 

  “안... 안 가... 언니 오빠 따라...”

 

  “무슨 소리야! 빨리 오라니까!! 빨리!!!”

 

  “안.. 아, 안 갈래. 언니 따라 갈, 가고 싶어...”

 

  아연실색한 소라는 망연자실한 얼굴이다.

 지하 입구 앞에서 우물 쭈물거리는 아란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그녀의 뒷모습이 너무 싫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씨 진짜!”

 

  소라는 황 비서를 다시 침대에 앉히고 아란에게로 뛰어간다.

 그녀의 양어깨를 잡아끌고서 반대 입구쪽으로 억지로 끌고 간다.

 그녀는 몇 발짝 움직이다 말고 소라의 손을 뿌리친다.

 

  “안 가”

 

  다시 지하쪽으로 방향을 틀어 걸어간다.

 

  “좋아! 맘대로 해! 그치만... 수현이는 놔두고 가!!”

 

  “...”

 

  소라의 말을 듣고 아란은 말없이 수현을 쳐다본다.

 한동안 그녀의 눈이 수현의 눈을 응시한다.

 그의 얼굴을 자신의 가슴에 오래 기억하려는 것처럼...

 

  “아라... 써”

 

  아란은 수현을 땅바닥에 살며시 내려놓으려 한다.

 그의 엉덩이가 땅바닥에 닿으려 할 즈음 그녀의 목덜미를 감싸는 그의 두 팔.

 흠칫 놀라는 그녀의 눈 속으로 그의 강렬한 눈빛이 쏟아진다.

 둘은 그렇게 잠시 침묵의 눈빛을 주고받는다.

 그 순간만큼은 주위가 암흑속으로 번지고 두 사람의 눈빛만이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고개를 돌려 한 번 소라를 눈 속에 담고, 다시 아란에게 고개를 돌린다.

 그녀를 향해 아주 짧고 강렬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읏,차~”

 

  아란은 그를 힘껏 안아 든다. 소라에게 애절한 눈빛을 보낸다.

 

  잠깐!? -

 

  소라의 외마디를 뒤로 하고 아란은 빛의 속도로 지하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아란아~! 수현아~!”

 

  아무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지하 입구 앞에서 소라는 목 놓아 소리친다.

 돌아오는건 쓸쓸한 바람소리뿐...

 

  콰장창!! -

 

  별안간 굉음과 함께 창고 창문이 박살난다.

 

  타타탕!, 타타탕! -

 

  창문 밖에서 소총 사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온다.

 

  우꽈꽝!! -

 

  광활한 폭발음과 함께 창고의 천장 지붕이 내려앉는다.

 

  화화화화화화! -

 

  휘릭!, 휘리릭! -

 

  푸른 하늘 위로 시커먼 헬기 2대가 엄청난 덩치로 활개친다.

 여러개의 로프가 땅 바닥으로 쏟아진다.

 그것을 타고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 둘 지상으로 내려온다.

 지상에 있던 사람들은 희뿌연 먼지바람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얼어붙는다.

 지상으로 내려온 용병들은 사방으로 퍼져서 경계를 펼친다.

 경찰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서, 눈만 끔벅거릴뿐이다.

 몇몇 용병들이 파괴된 창고 주변을 재빨리 수색한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빠른 속도로 주변을 탐색한다.

 건물 잔해를 걷어낸 자리에서 반쯤 부서진 철문을 발견한다.

 그들은 곧장 그 철문을 열어젖히고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상공의 헬기는 하늘 저편으로 날아간다.

 

  그 시각

 좁은 땅속 터널 안에서 발렌타인, 똠양꿍, 뷰띠크는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서 걸어가고 있다.

 썩은 흙냄새와 무수한 거미줄이 얼굴과 머리칼에 엉켜붙는다.

 

  꽈꽝!! -

 

  폭발과 함께 땅속 터널이 심하게 흔들린다.

 흙부스러기가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불길한 느낌이 계속 쫓아온다.

 그녀는 앞장서서 터널 속을 해쳐나간다.

 두 사내는 말없이 가쁜 숨을 헐떡이며 그녀의 뒤통수를 맹추격한다.

 

  코를 막고 눈살을 찌푸리며 빠른 걸음을 재촉하는 똠양꿍의 뒤쪽에서

 어렴풋이 인기척이 들린다.

 

  뚜벅! 뚜벅! 뚜벅! -

 

  놀라서 화들짝 돌아본다.

 동시에 손전등을 쏘아 올린다.

 

  뚜벅! 뚜벅! 뚜벅! -

 

  점점 인기척이 가까워진다.

 암흑속에서 번쩍이는 하얀 치아

 수현을 안아 든 아란이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야! 빨리 가! 어휴! 냄새!! 아! 빨리!! -

 

  아란의 뒤편 암흑 속에서 들려온 호통 소리에

 지하통로 안의 모든 토끼 눈이 뒤를 돌아본다.

 

  아 눈부셔! 치워! -

 

  손전등에 비친 손의 주인공은

 코를 틀어막고 황 비서를 부축하고 있는 소라다.

 

  “워매! 다 와부렀네! 어떻게...”

 

  “아! 뭐해!! 빨리 가자니깐!”

 

  “아,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겨! 뭘 그래 보채 싸! 참말로!”

 

  “쫓아 온다 임마! 지금! 총 들고!!”

 

  “아 그려~ ...?!”

 

  소라의 정색한 표정에 뷰띠끄는 진심임을 알아차리고 사색이 되어 똠양꿍의 뒤를 쫓는다.

 

  투꾸웅! 끼익! 콰앙!! -

 

  땅바닥에서 철문이 올려져 열린다.

 잠시 후 발렌타인부터 시작해서 한사람씩 지상으로 올라온다.

 마지막으로 소라가 올라온다.

 따가운 눈길이 느껴져 돌라본다.

 그윽한 눈길에서 마주친 발렌타인

 짧은 순간 소라와 발렌타인의 입가에 미소가 어린다.

 

  녹이 슬고 검게 그을린 폐공장이다.

 발렌타인이 서두른다. 앞장서서 무언가를 찾는 듯 바삐 움직이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따라간 일행은 철로 된 커다란 공구박스를 발견한다.

 생각할 틈도 없다. 발렌타인은 그것을 열고 안에 있던 총기들을 일행에게 나눠준다.

 일행의 총을 든 모양새가 가지각각이고 형편없다.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그녀는 일행에게 출구를 가르쳐 준다.

 시간을 벌기 위해 그녀는 다른 길을 타면서 이동한다.

 

  서로 떨어져 길을 나서면서 그녀에게 건네받은 가방을 짊어진 똠양꿍의 입이 힐끗 열린다.

 

  “이거 우리가 미끼가 되는 거 아녀?!”

 

  모두는 ‘설마?! 아니겠지?!’ 하는 눈치다.

 그러기를 바라는 눈빛이 역력하다.

 

  얼마 후 침착하던 일행에게 차가운 총격이 빗발친다.

 

  탕탕탕! 타탕!! -

 

  그들은 혼비백산이다. 자리에 주저앉았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도망가려 애쓴다.

 그 순간 그들에게 날라 오는 총알의 근원지를 멀리서 발렌타인이 쫓고 있다.

 복면으로 위장한 검은 방탄복을 입은 의문의 사내들 또한 폐공장 안에서

 그녀를 쫓는다. 그들은 천자가 보낸 요원들이라 확신하는 그녀다.

 

  폐공장 안의 다른 한 편에선 군,경이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도주일행을 찾고 있다.

 

  흐억!? -

 

  앞장서서 조심스레 걸어가던 똠양꿍은, 면상 앞으로 갑자기 나타난 천자의 요원을 보고

 외마디 비명을 지른다.

 

  탕! -

 

  단발의 총성이 울린다.

 천자의 요원은 그들 앞에 힘없이 고꾸라진다.

 놀란 똠양꿍이 허겁지겁 주위를 살피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상하다는 몸짓을 하던 그가 이내 일행을 이끌고 출구를 찾아

 조심스런 발걸음을 옮긴다.

 

  그런 일행을 발렌타인이 암행으로 뒤따른다.

 과녁에 또 다른 표적이 포착된다.

 

  탕! 탕! 탕! -

 

  표적을 하나 둘 쓰러트릴 때마다

 그녀를 쫓는 그림자가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일행은 그녀의 도움으로 무사히 출구로 빠져나온다.

 

  이제 나만 나가면 되네 -

 

  저벅 저벅 -

 

  발렌타인도 거의 출구에 다다를 즈음

 그녀의 뒤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툭 -

 

  뒤돌아보려는 찰나

 뒤통수에 박 형사의 총구가 드리워진다.

 

  총버려! -

 

  그의 말에 따라 그녀는 총을 땅바닥에 떨어뜨린다.

 대기하고 있는 그녀에게 그는 수갑을 채우려고 허리춤에서 수갑을 빼든다.

 

  휙~ 휙~ -

 

  억!? -

 

  그 순간 그녀는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 그의 총을 뺏어 들고

 그를 땅 바닥에 무릎 꿇린다.

 그의 뒤에서 그의 뒤통수에 총을 겨눈다.

 그는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어리둥절하다.

 총구의 서늘함은 그를 두려움에 몰아넣기 충분하다.

 그녀에게 맞은 갈비뼈 부근이 욱신거린다.

 그녀의 손가락에 감긴 방아쇠가 점점 당겨진다.

 

  탕~! -

 

  악! -

 

  단발의 총성과 함께 그는 땅바닥에 고꾸라진다.

 

  부스럭 -

 

  잠시 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아무런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

 몸 구석구석을 만져 봐도 총에 맞은 자국도 없다.

 그녀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자신의 앞에 고꾸라져 있는

 복면을 한 의문의 남자 한 명이 전부다.

 

  헉! 헉! -

 

  가쁜 숨을 내쉬며 뛰던 그녀의 눈앞에 출구가 보인다.

 

  후다닥! -

 

  그와 동시에 출구 밖에서 천자의 요원들이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그녀는 얼른 몸을 웅크리고 땅바닥을 구른다.

 

  투타타타타타탓!! -

 

  폐공장 기계에 은폐 엄폐 중인 그녀에게 수발의 총성이 와락 안긴다.

 그녀는 그들을 상대해 갈수록 출구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그녀와 그들 사이에 외로운 혈투가 벌어지고 하나 둘 고꾸라지고 죽어나간다.

 그러는 사이 경찰까지 합세한다.

 그야말로 그 곳은 잔인한 난장판이 되어버린다.

 

  으큭! 으헉! -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에게 피 터지는 상처가 하나 둘 늘어간다.

 사방에서 쏘아대는 총알은 그녀의 다리에 팔에 스치고 박혀 들어간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신음과 괴성을 지르면서

 이를 악물고 눈을 질끈 감으며 버티고 또 버틴다.

 

  투쾃! 투콰콰콰쾃! -

 

  으아아아아아! -

 

  하지만 쉬지않고 안겨오는 총탄에

 그녀는 움직이지 않는 피투성이 다리를 부여잡고 괴수의 포효를 지른다.

 

  풀석! -

 

  결국 그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린다.

 

  언니... 언니... -

 

  고요하던 그녀의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

 민지의 목소리다.

 순심이를 꼭 껴안고 있는, 그리고 해맑게 웃어보이는 그녀의 얼굴이, 그 어여뿐 모습이

 발렌타인의 눈망울로 살며시 다가온다.

 

  언니... 언니... -

 

  소라의 목소리다.

 삐죽거리면서 이죽데는, 한없이 툴툴거리는 말괄량이 아가씨의 모습과 얼굴이

 발렌타인의 눈망울로 살며시 다가온다.

 

  언니... 언니... -

 

  아란의 목소리다.

 하염없이 순진하고 수줍어하는 천사같은 그녀의 얼굴과 모습이

 발렌타인의 눈망울로 살며시 다가온다.

 

  어여 와... 어여 일나야제... 아, 퍼뜩! -

 

  황비서와 똠양꿍과 뷰띠끄의 모습이 차례로 보인다.

 소란법석인 그들의 모습이 어느덧 사라져 갈 즈음

 발렌타인의 눈이 번쩍 뜨인다.

 핏발이 선명한 두 눈에 어느새 분노의 섬광이 빛난다.

 

  스윽 스윽 -

 

  탕! 탕! 타타탕! -

 

  땅바닥에 다리를 질질 끌면서 출구를 찾아 기어간다.

 그녀에게 총구를 드리우는 천자의 요원들의 심장과 머리에

 그녀의 총알이 쉼 없이 그리고 정확히 박혀 들어간다.

 

  드디어 출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의 방아쇠에서는 더 이상 총알이 뿜어져 나오지 않는다.

 심하게 흔들리는 손으로 재차 방아쇠를 당겨보지만 ‘째깍째깍’ 소리만 날뿐

 더 이상 그녀의 총구에선 총성이 울리지 않는다.

 팔의 떨림이 이제 몸 전체에까지 퍼져서 마치 중풍환자처럼 온몸이 떨려온다.

 모든 것을 체념하고 실소를 터뜨리는 그녀의 선혈로 얼룩진 얼굴에

 가녀린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샤샥 샤샥 -

 

  그런 그녀에게로 조심스레 몇 안 남은 천자의 요원들의 발자국이 가까워진다.

 그녀의 얼굴을 확인한 천자의 요원이 발걸음을 멈춘다.

 그는 그녀를 조준하고 방아쇠를 서서히 당긴다.

 

  파팍!! 툭! 빠박!! 휙! 휘릭!! -

 

  눈 깜짝 할 사이

 천자의 요원들은 흐릿한 그림자를 몇 번 봤을 뿐이다.

 다음 순간 그들은 땅바닥에 맥없이 고꾸라져 버린다.

 

  휘휘휙! -

 

  그 그림자는 발렌타인의 축 늘어진 몸을 안아 들고 출구를 향해 뛰어가고 있다.

 어렴풋이 깨어난 흐릿한 그녀의 눈 속으로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 황 비서의 얼굴이 숨 가쁘게 쏟아져 들어온다.

 

  그 순간, 또 한 번

 그녀의 얼굴 위로 가녀린 눈물이 뜨겁게 흘러 내려온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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