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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시냇가에 아무렇게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처럼,
여러 계층의 개성 있고, 사연 많은 사람들.
각자의 이익을, 그리고 목적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사람들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가혹하고 억울하여, 나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한 날 한 장소에서 모이게 된다.
급작스럽게 사건에 모두 휘말리게 되고, 계획 없던 동행이 시작된다.
서로를 경계하고 못 믿던 그들이지만,
시간이 지나, 차츰 서로를 알아가면서, 끈끈한 인연이 되어 간다.
하지만, 그들에게 죽음의 그림자는 계속 추격해 오고...
시냇가의 꽃들에게, 추운 봄이라도 찾아올 것인가?...

 
22화 폭풍전야
작성일 : 22-12-03 22:35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6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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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들썩한 강력 1반 사무실 안,

 머리를 짚으며 두 눈을 감은 채 박 반장이 상념에 젖어있다.

 사무실 밖에서 그를 찾는 긴박한 외침이 부리나케 뛰어들어온다.

 

 반장님!! - 반장님!!! -

 

  그는 앉은 자리에서 소스라치게 놀라며 두 눈을 부릅뜬다.

 박반장의 코 앞까지 다가온 천 형사가 어안이 벙벙한 그에게

 다급히 소식을 전한다.

 

 “반, 반장님!!! 찾았답니다!!!”

 

 “뭐?, 뭐!!!”

 

 “아, 범인 위치 떴대요!!!”

 

 “뭐!!! 떳어!!! 어디, 어디래!!!”

 

 “동해안 진입도로, 바로 밑이랍니다!!!

  지금, 김 형사, 임 형사가, 바로 그 곳으로, 가고 있답니다!!!”

 

 “그, 그래!!! 알았어!!! 자!!! 들었지!!! 모두 출동해!!!”

 

  박 반장의 호통소리가 동굴속처럼 메아리친다.

 

  머지않아 사이렌 경적을 울리며 경찰차가 하나 둘 세찬 채찍질을 해대며

 목적지를 향해 앞 다투어 튀어나간다.

 

  그곳에 대기하던 기자들도 숨을 헐떡이며 그들을 쫓아간다.

 

  한 편, 그 시각

 박 형사가 운전하는 경찰차 안에서는

 임 형사와 김 형사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야, 박 형사! 이거 확실한 거지!!”

 

 “예! 그, 고 회장 딸 있잖아요! 그분, 휴대폰 위치가 떴다는거 아닙니까!!”

 

 “근디이... 하루 죙일 안 뜨던게 갑자기 왜 떴지...???!!!”

 

 “떠도 지랄이냐??? 떠도 지랄이야!!!”

 

 “아니, 그게 아니구우... 뭔가... 게운치가 않아서 말여...”

 

 “에이 그냥! 게운치가 않긴, 뭐, 변비냐??!!

 거 방귀같은 소리좀 그만 하자! 이제 좀!! 아유으~ 그냥!”

 

 “아, 그게 아니구우... 거, 박 형사! 얼마 남았남??”

 

 “아직 1시간 정도 남았어요. 근데 정확한 위치가 아니라...

 1Km정도 되는 구역이 뜬 거라서...”

 

 “왜, 정확한 위치는 알 수가 없는 감???”

 

 “예... 휴대폰이 뭐... 통화한 것은 아니구요...

 휴대폰 기기 속에 센서가 장착되어 있었답니다...”

 

 “근데, 왜 하루 종일... 안 떴지???”

 

 “아, 그게... 평상시엔... 안 그러다가... 기기가 부서진다든지...

 비정상적인 기기 작동을 하게 되면... 작동하는... 왜... 범죄 예방 경보기...

 뭐 그런 거 있잖습니까... 그런 거라네요... 근데... 그게... 정확한 위치는 아니고...

 뭐... 어느 정도... 구역 단위로 뜬다네요...”

 

 “흠... 반장님한텐 알렸지???!!!”

 

 “예... 아까... 전화로... 천 형사님한테...”

 

 “그려... 그 정도 구역이믄... 에혀... 밤 세게 생겼구먼...”

 

  차 안의 공간은 숨 막히는 긴장감이 흐르고,

 이내 빗속으로 흐릿하게 보이는 터널 입구로 새까맣게 빨려 들어간다.

 

 

  아직 고 회장이 돌아오지 않은 그의 침실에서는,

 중년의 여인이 포근한 이불 아래 뜬 눈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낮에 봤던 TV방송 화면의 낯설지 않은 한 청년의 얼굴이,

 자꾸만 스쳐지나가고 있다.

 

  얼마 동안 수심에 싸인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금새 이마 위로 식은땀이 맺힌다.

 그러면서, 근심 어린 그녀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서서히 그녀의 쇄골에 머물러 있던 이불을 콧등까지 끌어올려 덮는다.

 

  그녀가 오랜 시간 시름에 휩싸여 있을 때

 고 회장의 서재 안으로 김 비서가 노크한 후 들어간다.

 고 회장은 입 안에 파이프 담배를 문 채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회장님... 아가씨가 계신 대략적인 거처를 알아냈습니다.”

 

 “음... 그런가... 고생했네... 가 봐야지???”

 

 “예. 지금 출발 하겠습니다. 아가씨를 꼭! 찾아오겠습니다.

 너무 걱정 마십시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음. 그러게... 운전 조심하게.”

 

 “예. 편안히 주무십시오.”

 

 

  김 비서는 말을 마치고 조용히 서재를 빠져나온다.

 그런 다음 차가 대기하고 있는 밖을 향해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고 회장은 서재 문이 닫히고도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파이프 담배를 입에 문 채 여러 생각을 곱씹어 나간다.

 

 

  온 사방이 백색인 피라미드 모양의 건물 안.

 백발의 중년 남자는 모시옷을 벗고 하얀 잠옷으로 갈아입는다.

 잠을 청하기 위해 흰색의 킹사이즈 침대에 눕는다.

 그가 막 수면 안대를 쓰고 잠에 빠져들 즈음 멀리서 전화 벨 소리가 울린다.

 

 RRrr - RRrr - RRrr -

 

  그는 조용히 수면 안대를 벗고 몸을 일으켜 앉는다.

 옆에 놓여 있던 TV리모컨을 들고 버튼을 몇 개 눌러 조작한다.

 조용하던 실내에 사람 음성이 들려 온다.

 뒤이어서 침대 맞은편 벽에 붙어 있던 벽걸이 TV화면이 켜진다.

 

 “천자님... 지금... 소나기의 소재 파악이 완료됐습니다.

 그 곳으로 요원을 급파한 상황입니다.”

 

 “그래. 그렇군... 그럼 지옥의 개는???”

 

 “네 지금 국내로 돌아오고 있는 중입니다.”

 

 “알았다.”

 

 “네. 안녕히 주무십시오. 천자님.”

 

 

  TV화면이 조용히 꺼진다.

 천자라 불리는 의문의 백발 중년 남자는 다시 잠자리에 든다.

 

 아... 가... 씨... 윽... 아가씨... -

 

  아침이 오려면 아직은 이른 새벽이다.

 눈을 감은 채 횡설수설하며 황 비서가 소라를 찾아 허우적거리고 있다.

 언제인지 모르게 황 비서의 무릎 곁에 기대어 잠들어 있는 소라다.

 어렴풋이 들려오는 황비서의 몸부림에 무거운 눈꺼풀을 가만히 접어 올린다.

 공중에서 양 손을 허우적거리며 자신을 찾는 황 비서가 보인다.

 

 “왜? 아파? 어디? 나 여깄어. 나 여기... 어.. 어.. 엄... 여기... 있어...”

 

  엄마라는 말이 자꾸 머릿속에 맴 돈다.

 입 안에서만 머물 뿐 입 밖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그럴수록 그 말이 절실히 간절히 맴을 돈다.

 

  모두들 선잠에 물들어 갈 즈음 발렌타인이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난다.

 벽을 더듬으면서 무언가를 찾는 눈치다.

 

  한참 후...

 두 팔을 크게 벌리고, 벽 어느 부분을 각각 잡고서 힘껏 잡아당긴다.

 

 툭! - 투툭! -

 

  몇 번 힘을 주니 두 팔 벌린 만큼의 벽이 떨어져 나온다.

 정밀하게 벽 모양을 표현한 플라스틱 재질의 모조품이다.

 그 속엔 또 다른 문이 있다. 옆에 작은 스위치가 보인다.

 능숙하게 스위치를 켜고 문을 연다.

 

  눈이 부시도록 현란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서서히 공간이 드러난다.

 한 발 들어선 그 곳은 또 다른 내실이다. 오른쪽으로 드레스룸이 보인다.

 왼쪽엔 욕실 겸 화장실이다.

 여러 샤워 용품, 염색용이나 파마용 미용품도 상당히 비치되어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다.

 이윽고 새벽 내내 내리던 비가 그친다.

 건물 지붕과 창문에 촉촉한 이슬이 어린다.

 그 이슬에 멀리서부터 터오던 먼동이 수줍게 맺혀가기 시작한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에 눈을 비비며 부랄 털이 먼저 일어난다.

 어제는 보이지 않았던 하얀 빛이 보인다.

 옆에서 코골이를 하며 한잠인 똥꼬 털을 허겁지겁 깨운다.

 갑작스럽게 잠이 깬 그는 피곤한 얼굴로 한쪽 눈은 아직 뜨지도 못하고

 부랄 털을 향해 ‘왜 벌써 깨웠냐’는 눈짓을 한다.

 부랄 털은 말없이 시크릿 룸을 향해 긴박한 손짓을 해댄다.

 

  아~ 이게 뭐야!! - 가만 있어!! 썅년아!! - 이거 이상해!! - 닥쳐!! -

 

  분주하던 화장실 안에서 차츰 소리가 잦아든다.

 반쯤 열린 문이 활짝 열린다. 발꼬랑내가 걸어 나온다.

 걸어 나오는 그녀의 모습이 그들의 시선으로 들어온다.

 찬란하기까지 한 하얀색에 알맞게 웨이브 진 머리칼.

 그녀를 뒤따라 나오는 두 여자.

 소라는 말괄량이처럼 웨이브 진 금발머리를 못마땅한 듯이 만지작 거린다.

 핑크빛 머리의 아란은 좀 과한 듯하게 웨이브져있는 머리칼이 사방으로 뻗어 있는데

 영락없이 미친년이다.

 두 털은 그녀들을 바라보기만 할 뿐 여전히 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소라는 눈빛과 입술로 발꼬랑내를 콜라맛으로 톡톡 쏘아댄다.

 

  “머야! 이게! 맘에 안 들어!!”

 

  “아가야아~ 원래 여자들은 가끄으음 이렇게 기분전환 해줘야 하는 거야아~

  안 그래!? 썅년 애미!?”

 

  황비서는 아까전부터 토끼눈을 초롱하게 뜬채로 아무말 없이 미친년 세 자매를 바라보고만 있다.

 이제야 그녀를 돌아보는 두 털들.

 

  “원마!! 언제!!! 일어났데!!!”

 

  “그, 그러게!! 좀 괜찮은가???!!!

  아, 딸내미가! 솔찬히 걱정했으야!! 그, 우, 우리도!!!”

 

  “소라가... 잘... 아침까지... 돌봐서... 엄마... 살았어...”

 

  아란이 머리를 매만지며 시무룩한 뒷말을 이어간다.

 

  “이거... 너무... 얼굴이... 못 생겨 졌어...”

 

  소라가 더 참지 못하고 또 발꼬랑내에게 콜라맛으로 쏘아댄다.

 

  “야~!!! 너~!!!”

 

  “나?... 왜??”

 

  “그, 썅년! 소리 좀! 하지마!! 너 보고 썅년이라면 좋겠냐?!!

  어! 좋겠냐구!! 그리고 왜! 자꾸 반말이야~!!! 너! 황비서보다... 어리잖아~!!!”

 

  “그래?! 그럼?! 뭐로 불러줄까요??!!”

 

  “...”

 

  “봐?! 어색하잖아?!... 썅년아?!”

 

  “이씨! 그래도 이게에~!!”

 

  그러는 와중, 수현이 깨어나고, 한참 실랑이하는 그녀들에게로 자연스레 고개가 돌아간다.

 그는 금세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듯이 아연실색이다.

 발꼬랑내는 주위의 시선과 핀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옷가지 중 쓸 만한 것을 찾아

 소라와 아란에게 던져 준다. 자신도 몇몇 옷가지를 챙겨서 화장실로 들어선다.

 옷가지들을 받아 든 그녀들의 손에는 ‘이걸 어떻게 입냐’고 하는 듯한

 기가 찬 눈빛이 가득이다.

 

  잠시 후, 발꼬랑내는 아무 거리낌 없이 화장실 문 밖으로 걸어 나온다.

 

 와아~ -

 

  그 곳의 모든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일제히 탄성이 터져나온다.

 검정 핫팬츠에 검정 탱크탑을 입은 그녀는, 그들에게 실로 황홀함 그 자체다.

 그녀는 모델 워킹을 하듯이 이리 저리 걸어 다니며 아란과 소라에게 보란 듯이

 자신의 돋보이는 옷맵시를 뽐낸다.

 남정네들은 어느새 입술에 고인 침을 닦느라 정신이 없어 보인다.

 그 광경에 소라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거린다.

 옷을 쥐고 있던 손아귀에 힘이 잔뜩 오른다.

 

  “이씨!”

 

  외마디만 남겨두고 그녀는 화장실로 냅다 들어간다.

 그녀의 뒤에서 잠시 어물거리던 아란은, 허겁지겁 화장실로 그녀를 따라 들어간다.

 

  쿵닥! 쿵닥! -

 

  아~ 익! 낑낑! -

 

  우당탕! 낑낑! 뻘뻘! -

 

  한참 후 화장실에서 핫한 그녀들이 나온다.

 검은색 핫팬츠에 빨간색 탱크탑을 입은 소라가 먼저 나서고,

 그녀의 뒤로 하얀색 핫팬츠에 하얀색 탱크탑을 입은 아란이 수줍게 서 있다.

 

  이야~ -

 

  남정네들의 탄성이 또 장내를 꽉 채운다.

 좀 생뚱맞고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 장내에 소라가 헛기침을 하며 모델 워킹을 선보인다.

 그녀의 자태도 남정네들의 마음에 황홀한 불을 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큭큭큭 -

 

  벽 한쪽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던 발꼬랑내는 닭발이 되기 직전의 손을 비벼대며

 웃고 있다. 그녀도 오랜만이라 느끼는 큭큭거림이다.

 자신감 넘치는 소라의 무대가 끝나고 모두의 시선은 아란에게로 쏠린다.

 그러나 아란은 자신도 그렇게 해야 하는지 망설여지는 눈치다.

 짧은 순간 당황스런 눈빛으로 소라를 바라본다.

 소라는 아란에게 호들갑을 떨며 어서 하라는 눈짓과 몸짓을 한다.

 남정네들은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너무 귀여운 그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몸서리를 처대지만, 눈빛에서 기대감이 잔뜩 쏟아져 내리고 있다.

 

  하지만 아란은 여전히 미동도 않고 망설이고 있다.

 싫지는 않았지만 왠지 부끄러워서 몸이 움직여지질 않는다.

 발꼬랑내가 갑자기 그녀에게로 다가선다.

 

  찰싹! -

 

  아란의 엉덩이를 야무지게 때린다.

 깜짝 놀란 그녀는 놀란 마음에 몇 걸음 앞으로 내딛는다.

 하지만 또 제자리에 멈춰서 주위의 눈치를 힐끔거리기만 할 뿐

 움직일 생각이 없어보인다.

 

  이번에도 발꼬랑내가 그녀에게로 다가간다.

 조심스레 그녀의 머리, 목, 어깨, 허리, 골반, 엉덩이의 자세를 바로잡아준다.

 그런 후, 그녀의 귀에 대고 작게, 그리고 포근하게 속삭인다.

 

  “이제 해 볼까?! 썅... 흐음... 자~ 요오~ 이~ 땅~”

 

  귓가로 전해져 오는 뜻하지 않고 생각지도 못했던 다정함.

 그녀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뭔지 모를 희열이 올라온다.

 왠지 어머니가 있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이렇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마음이

 그녀의 첫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는 듯 하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모두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그녀를 응원한다.

 고요한 가운데 말없이 걷던 그녀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러 내린다.

 하지만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발꼬랑내가 잡아준 자세로 곧은 한발, 한 걸음을 걸어간다.

 눈에서 흐르는 또 한자락의 눈물이다.

 

  후우 -

 

 쉼 호흡 한 번 하고, 허리를 곧이 세운다.

 닦지 않은 눈물 한 줄기는 그녀가 걷는 순간순간

 일행의 눈시울에 벅차게 안긴다.

 

  소라는 소리 없이 눈가에 고이는 이슬만 쉼 없이 훔쳐낼 뿐이다.

 

  이윽고 아란의 발걸음은 막다른 벽에 다다른다.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얼굴에 흘러내리던 눈물을 닦아내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쉼 호흡을 한 번 한다.

 

  후우~ -

 

  일행을 향해 돌아선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일행들.

 아란은 두 손을 위로 올려, 어렵사리 손 하트를 만든다.

 그녀를 바라보는 얼굴 하나하나마다 손하트를 보낸다.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란이다.

 곁에 있던 소라가 그녀를 와락 껴안아 버린다.

 그제야 일행은 맘 놓고 마음껏 탄성과 환호성을 지른다.

 아란의 눈물은 뺨을 타고 소라의 품속으로 마저 흘러내린다.

 발꼬랑내는 조용히 뒤로 물러나서 아련하게 바라보던 시선을 거둔다.

 그리고는 황비서쪽으로 무심히 고개를 돌린다.

 

 황비서는 평온히 엄마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앉아 있다.

 따가운 시선을 감지한 그녀는 고개를 돌린다.

 발꼬랑내가 자신을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당황스럽지만 얼굴 밖으로 티를 내지는 않는다.

 

  어색한 시간이 잠시 흐른다.

 서로 무심히 보다가 동시에 피식 웃는다.

 

  아란을 격려하고 칭찬하는 일행 사이에서

 수현은 손안에 있는 헬로키티 달 꽃 머리핀을 연신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마도 발꼬랑내가 가져온 자루 속에서 꺼낸 듯 보인다.

 

  아란이 수현의 곁으로 다가와 앉는다.

 수현은 자동반사로 머리핀을 바지주머니 속에 넣는다.

 그에게 수줍은 미소로 인사를 건낸다.

 수현은 어색한 미소를 어색하게 머금으며 그녀의 인사를 받는다.

 그는 나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머리핀을 집는다.

 심장소리가 경운기 소리만큼 커져간다.

 그 순간 얄궂게도 한 발의 아우성이 실내로 메아리쳐온다.

 

 

  아!! 아!! 건물 안의!!! 범인들은 들어라!!! -

 

  너희들은 지금!!! 완전히 포위됐다!!! -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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