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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9 초청의 히어로 리그(2)
작성일 : 18-01-26 16:26     조회 : 324     추천 : 0     분량 : 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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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6시간 동안의 긴 비행은 모두를 잠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비행기 내의 좌석에 앉자마자 태성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이들은 모두 모자란 잠을 보충하기 위해 숙면을 취했고 그 사이 쏜살같이 흘러가버린 시간은 어느새 오전 11시에 육박하게 되었다.

 

 "자자, 전원 기상! 곧 있으면 '리그 아일랜드' 제 1 공항에 착륙한다.얼른 착륙준비들 해!"

 

 난데없이 터져나온 성연의 외침에 태성은 간신히 감았던 눈을 떴다.

 

 이미 진작부터 깨어있던 나현이 똘망똘망한 눈으로 태성을 바라보고 있었고 하나둘 잠에서 깬 다른 사람들도 각자 나름대로 기지개를 피며 눈을 뜨기 시작했다.

 

 "히힛.잘 잤어요 오빠? 엄청 곤히 주무시던데..많이 피곤하셨나 봐요?"

 

 "당연한거 아냐? 원래였으면 아직도 숙소에서 퍼자고 있을 시간이라고."

 

 "아하핫..하긴 그렇죠? 전 왠지 좀 설레서 잠도 일찍 깨버렸지 뭐에요."

 

 애써 미소짓는 나현의 대답에 태성은 시덥잖다는듯 잠시 실웃음을 지었다.

 

 모두가 잠든 사이 이미 해는 중천에 번쩍 떠있었고 사방에 드넓게 펼쳐진 푸르른 바다가 비행기 유리창 너머로 고스란히 보이고 있었다.

 

 "어라? 야! 반장! 다들 이리 좀 와서 봐봐! 우측에 뭔가 보이는데?!"

 

 "엥? 뜬금없이 뭔 소리야? 사방이 다 바다인데 무슨..?"

 

 문득 창밖을 돌아보던 명희가 화들짝 놀란 얼굴로 태성을 비롯한 모두를 불러모았다.

 

 다소 뜬금없는 상황에 곧바로 모두는 명희가 앉아있던 우측 코너로 몰려들었고 이내 한 자리에 모여든 그들의 시야에 백색 광휘를 내뿜는 광활한 대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우와..저..저거 설마 섬이에요?"

 

 "섬이 아니라 거의 대륙인데? 대체 얼마나 무식하게 지은거야?"

 

 "하핫.과연 영웅들의 성지라 불릴만한 위용이구려.정말 굉장하외다."

 

 절로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거대한 사이즈의 섬에 수아와 명호,유사범이 차례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최초 신고자(?)였던 명희도 다시 봐도 믿겨지지 않는 거대한 크기에 핫하고 웃어보였고 누구보다 기대하고 있던 나현은 창가에 딱 달라붙어 두 눈을 마구 빛내기 시작했다.

 

 "우와우와!! 태성 오빠! 저거 좀 봐요! 세상에 저게 섬이라니! 말도 안돼! 완전 신대륙 아니에요 저거?!"

 

 "호들갑 떨지 마 짜샤.명색이 그래도 본부가 있는 데잖아? 저 정도로 큰 건 오히려 당연한 거라고."

 

 심드렁하기 짝이 없는 태성의 반응에도 나현은 여전히 눈을 빛내며 점점 가까워지는 거대한 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당장 자신들이 거주하던 히어로학교 부지를 소도시로 친다면 리그 아일랜드의 모습은 거의 명동이나 뉴욕 한복판이라고 할 정도로 초고층 빌딩들로 온통 점철되어있었다.

 

 도시 곳곳을 관통하는 자가부상열차가 부지런히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었고 그 사이로 잘 정비된 도로 위에는 온갖 종류의 차량이 바삐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섬 중심에 제일 거대한 빌딩이 보이지? 거기가 바로 우리가 방문할 건물인 '저스티스 팔라스'다.다들 똑똑히 기억해두라고?"

 

 "저스티스 팔라스? 아, 그러고보니 뭔가 섬 중앙에 우뚝 서있어요! 저게 빌딩..?"

 

 짐짓 뒤로 접근한 성연의 말에 나현이 고개를 갸웃하며 성연을 돌아보았다.

 

 "저 섬의 랜드마크라고 불리는 곳이지.여기서 봐도 크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더 굉장할걸?"

 

 "대..대체 몇층인건데요 저 빌딩은?"

 

 "음, 글쎄? 나도 전부 세보진 않았지만..못해도 60층은 가볍게 넘을 걸?"

 

 피식 웃으며 대꾸하는 성연을 나현은 곧장 벙찐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모두가 짐짓 감탄하는 사이 전용기는 금세 활주로를 따라 제 1 공항에 착륙했고 잠시 후 수속을 마치고 공항 밖으로 나선 일행의 앞으로 정장을 걸친 묘령의 여성이 다가왔다.

 

 "실례합니다.히어로 학교에서 오신 분들 맞으시죠?"

 

 짐짓 사무적으로 인사를 건넨 정장의 여인이 곧바로 맨 앞에 선 성연과 눈을 마주쳤다.

 

 중국식 비녀를 꽂아 쪽진 커피색 머리에 요염한 체형이 돋보이는 미인이었고 에메랄드 색으로 은은히 빛나는 두 눈동자가 몹시도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오, 이거 누군가 했는데 린 양이었잖아? 본부장 아저씨가 마중나가라고 시켰나보네?"

 

 "네.다른 분들 모르게 비밀리에 초청한거라 저 혼자만 마중나가도록 지시하셨습니다.리그 아일랜드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에이~ 뭘 새삼스럽게 환영 씩이나..그보다도 얼른 서두르자고.조금이라도 지체했다간 아저씨가 답답해서 우릴 찾으러 나올걸?"

 

 이어지는 성연의 대꾸에 린이라 불린 여자는 곧바로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태성을 비롯한 다른 이들을 둘러보던 그녀는 이내 모두를 인근에 주차되어있던 희고 큼지막한 리무진 앞으로 데려갔다.

 

 "으와..이..이거 리무진 아니에요?! 실물은 처음 봐요!"

 

 "쩌는데?! 우와! 안쪽에 샴페인이랑 양주도 있어! 잡지도 있네?!"

 

 "어지간히도 신경써주는 모양이네.이거로 아까 봤던 그 빌딩까지 데려다주는 겁니까?"

 

 짐짓 고개를 돌리며 묻는 태성에게 곧바로 린이 나긋나긋한 미소를 지었다.

 

 "네, 물론이죠.원래는 국빈급 손님이나 뛰어난 공적을 세운 히어로 분들을 모시기 위한 차죠.본부장 님께서 흔쾌히 사용 허가를 내주셨습니다."

 

 "거참..뭐하는 작자인지는 몰라도 통 한번 크네."

 

 "그거 빼면 시체인 아저씨거든.잔소리 그만하고 어서 올라타."

 

 곧바로 옆구리를 찌르는 성연의 재촉에 태성은 리무진 중간 쪽 문을 열고 좌측 구석에 걸터앉았다.

 

 나현을 비롯한 다른 아이들도 모두 제각각 자리에 착석했고 곧 마지막으로 조수석에 성연이 탑승하자 운전석을 열고 들어온 린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빠르게 차량을 몰아나갔다.

 

 "그러고보니 여기 계신 분들 중에 임태성이란 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아, 맞아.니 뒤에 앉아있는 무진장 피곤해보이는 녀석이 바로 그 애야.서로 인사 나누라고."

 

 문득 뒷좌석을 돌아보며 묻는 린에게 성연이 곧바로 검지를 들어 태성을 가리켰다.

 

 "소문은 익히 들었습니다.초창기 히어로 중 한분이셨던 '버스터 퀸'의 친아드님이라죠? 얼마 전에는 학교 부지의 백화점에서 빌런들을 제압하고 인질들을 전부 구조했다고 들었습니다."

 

 "뭐, 어쩌다보니 그렇게 된겁니다.그보다도 누님은 누굽니까? 외국인 같아보이는데 한국말도 엄청 능숙하게 잘하시고."

 

 "후훗.소개가 늦었군요.전 린 야오민이라고 합니다.대만에서 자랐죠.한국말은 업무 상 동시통역 업무도 맡고있기에 곁다리로 배워뒀습니다."

 

 "흐음.뭐 그럼 그렇다치죠.우리 어머니 히어로네임까지 기억하고 있던 건 좀 의외였지만."

 

 "그야 그만큼 굉장한 분이니까요.역대 히어로들 중 제압력 순위로는 항상 탑을 놓친 척이 없고 지금도 많은 히어로 분들이 동경해 마지않는 최강의 히어로랍니다."

 

 잠시 대답을 이어가던 린은 추억에 잠기듯 아련한 표정으로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래봐야 지금은 은퇴해서 전업주부인데요? 뭐, 그래도 여전히 무식하게 쎄긴 하지만..혹시 우리 어머니랑 뭐 아는 사이입니까?"

 

 "후훗.아는 사이까진 아니고 그저 막연히 동경하는 사람이랍니다.역시 그분의 아드님이라서 그런가 성격도 빼다박으신 것 같네요."

 

 "끔찍한 소리하지 마요.암만 유전이래도 그런 거까지 물려받고 싶진 않으니까."

 

 즉시 반박하는 태성에게 린은 그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한참동안 도로를 내달리던 그녀의 리무진은 잠시 후 사방이 탁 트인 빌딩 입구에 정확히 멈춰섰고 곧 차를 멈춰세운 린이 직접 문을 열어주며 정중히 모두에게 입을 열었다.

 

 "자, 어서 안으로 들어가시죠.본부장 님이 계신 70층의 사무실까진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셔야 합니다."

 

 "가..가까이서 보니까 진짜 까마득하네요.대체 몇층이 끝인 거에요?"

 

 "헬리포트가 있는 옥상까지 합하면 총합 75층까지 있습니다.더 궁금하신 점이라도 있나요?"

 

 슬쩍 질문을 던진 나현에게 린은 별반 대수롭지 않다는듯 담담하게 대꾸했다.

 

 단숨에 기가 질려버린 나현은 태성의 팔을 꼭 붙잡으며 어쩐지 긴장한 표정이 되었고 이에 짐짓 너털웃음을 지은 태성은 린의 뒤를 따라 건물 로비로 들어섰다.

 

 "우와..안쪽도 엄청나게 넓어요.접수처 같은 곳도 있네요?"

 

 "24시간 운영하는 메인데스크죠.엘리베이터는 이쪽입니다.절 따라와주세요."

 

 짐짓 내부를 둘러보며 감탄하는 나현에게 또다시 린이 부드럽게 웃어보였다.

 

 태성을 제외한 다른 이들도 생전처음 들어와보는 본부 건물의 화려한 내부에 넋을 잃고 두리번거렸고 이내 모두를 인솔한 린이 금박을 입힌 큼지막한 엘리베이터 앞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 띵!

 

 린이 엘리베이터 버튼을 조작하기가 무섭게 신호음과 더불어 엘리베이터의 문이 양쪽으로 스륵 열려나갔다.

 

 곧바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린은 모두가 탑승한걸 확인한뒤 70층의 버튼을 꾹 눌렀고 곧 수직상승을 시작한 엘리베이터는 엄청난 속도로 금세 10층을 돌파해 올라갔다.

 

 "그러고보니 본부장이란 분은 대체 어떤 사람이에요? 교장 선생님 말로는 분명 초창기 히어로라고 들었는데…."

 

 "네. 본부장 님께선 과거 히어로 리그의 초석을 세우신 굉장히 유명한 분이세요.최초의 히어로,최초의 셀렉션 등 여러가지 별칭도 있으시고 무엇보다 인격적으로도 흠잡을데 없는 히어로의 표본과도 같은 분이세요."

 

 "헤.히어로의 표본이라니..어째 굉장하네요.그분은 어떤 능력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저도 자세한건 모르지만 태양과 관련된 능력을 지니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변화하는 능력이기에 어지간한 셀렉션들은 상대도 안된다고 하더군요."

 

 이어지는 린의 대꾸에 짐짓 질문을 던졌던 나현과 수아가 동시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잠자코 얘기를 경청하던 태성은 슬쩍 속으로 본부장의 모습을 나름대로 상상하기 시작했고 금세 그의 머릿속에는 정장을 걸치고 지팡이를 짚은 초로의 노신사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암만 굉장한 사람이라도 초창기 히어로 쯤되는 사람이면 어느정도 나이를 먹었겠지.인격적으로도 흠잡을데 없는 사람이라면 그만큼 연륜도 있을테니 고지식할테고..'

 

 짐짓 속으로 중얼대던 태성은 이내 생각을 그만두었다.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65층을 돌파해있었고 곧 얼마지나지 않아 띵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70층에 정확히 멈춰섰다.

 

 "오? 와하핫! 이거 누구인가 했더니 드디어 도착했구만! 모두 환영하네! 히어로학교의 제군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림과 동시에 호쾌하기 짝이 없는 목소리가 단번에 터져나왔다.

 

 난데없는 외침에 일순간 문 밖으로 나선 태성이 단숨에 미간을 찌뿌렸고 곧 잠시 어안이 벙벙하던 태성의 앞으로 짧고 투박한 금발에 각진 얼굴,우락부락한 근육질 체구를 가진 거구의 사내가 단숨에 걸어다가왔다.

 

 "누..누굽니까 그쪽은? 여긴 분명 본부장 사무실이라고 알고있는데?"

 

 "아하핫! 그야 당연하지! 자네는 임태성 제군이지? 이미 성연에게서 모든 얘기를 다 들어두었네.내가 바로 이곳 히어로 리그의 총 본부장 '미스터 썬'이라네!"

 

 "미스터 썬(Sun)..이라구요?"

 

 짐짓 고개를 갸웃대는 태성에게 썬이란 남자가 허연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어보였다.

 

 어찌나 이를 정교하게 닦았는지 그가 슬쩍 입을 벌릴 때마다 번쩍거리며 섬광이 일었고 이내 태성의 옆으로 걸어나온 성연이 한 손을 들어올리며 썬에게 인사를 건넸다.

 

 "여어~ 선생님! 무지 오랜만에 뵙네요! 여전히 팔팔하시네?"

 

 "오우! 이거 성연이 아닌가! 하핫! 자네야말로 여전히 작고 귀엽군! 뒤에 있는 건 전부 자네 학생들이겠지?"

 

 "그야 척 보면 뻔히 알잖아요? 다들 인사드려라.현 히어로 리그 총본부장이자 이 몸의 대선생님이신 '썬' 선생님이다."

 

 "아니.이름이야 조금전에도 들었는데..그보다도 선생님이라니 그게 뭔 소립니까?"

 

 곧바로 자신을 돌아보는 태성에게 성연은 잠시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해갔다.

 

 "아, 이분은 말이지..예전에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원어민 교사셨거든? 이야~ 그때도 나이를 안 먹는듯한 외모였는데 60이 넘어서도 여전하실줄이야."

 

 "6..60..이라구요?"

 

 도무지 믿기지 않는 대답에 태성은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 정면의 썬을 돌아보았다.

 

 암만 높게 잡아도 끽해봐야 30대 후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거구의 사내였다.

 

 얼굴에는 잡티 하나 보이지 않았고 이마에 약간의 주름이 보이긴 했지만 도저히 노인이라고는 볼수없는 엄청난 근육질의 몸매가 이를 단숨에 커버하고 있었다.

 

 '진짜로 이런 킹 오브 떡대가 60살이 넘은 노인양반이라고..?'

 

 재차 의심스런 시선을 보내는 태성에게 썬은 여전히 호쾌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명희 : 60살 넘어서도 저런 떡대라니..왠지 오빠가 초라하게 보였어.

 

 명호 : 야이 씨.60살 넘어서도 저렇게 되려면 얼마나 관리가 철저해야 되는데! 애초에 체질이나 체격도 다른데 비교할걸 비교해라!

 

 유사범 : 하하핫.혹시 아는가? 자네도 관리만 잘하면 저런 굉장한 체형이 될수있을지도..

 

 태성 : 당장 저 형님은 둘째치고 나현이가 그렇게 될지도 몰라.

 

 나현 : 네?! 제..제가 왜요?!

 

 태성 : 그야 니 능력은 힘 계열이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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