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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 7.비밀의 일일 데이트(5)
작성일 : 18-01-08 02:39     조회 : 308     추천 : 0     분량 : 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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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쉭! 쉭! 쉬릭!

 

 연이어 휘둘러진 두 자루 쌍검이 매섭게 허공을 베어갈랐다.

 

 노도처럼 쇄도하는 명희의 검격을 청호는 순식간에 연달아 피해냈고 이내 정면에서 모습을 감춘 청호가 순식간에 명희의 뒤로 모습을 드러냈다.

 

 "쳇! 튀는 거 하나는 잽싼데 그래?!"

 

 "그런가요? 당신이 너무 느리다고 생각하진 않으시나요?"

 

 조소지으며 반문하는 청호에게 명희는 곧바로 검을 휘둘렀다.

 

 보통 사람은 물론이고 어지간한 셀렉션들도 간신히 피해내는 그녀의 검격이었다.

 

 하지만 청호는 마치 어린아이와 놀아주는듯 여유롭고 절도있게 명희의 궤도에서 계속해서 벗어났다.

 

 - 쇅! 우지끈!!

 

 한참 명희의 검을 피해내던 청호의 뒤로 나현이 단숨에 주먹을 내려찍었다.

 

 특유의 괴력이 실린 펀치에 금세 지면이 우지직 갈라졌고 뒤이어 자세를 바로잡은 나현이 청호를 향해 펀치 연타를 쏟아붓기 시작했다.

 

 - 훙! 훙! 후웅! 훙!

 

 바람을 가를만큼 정확하고 묵직한 펀치가 연달아 날아들었다.

 

 하지만 청호는 여전히 여유로운 태도로 나현의 펀치 세례조차 피해냈고 이에 짐짓 짜증이 돋친 나현이 힘을 실어 크게 스트레이트를 날렸다.

 

 - 쉑!

 

 "어..얼레? 갑자기 어디로 갔지?"

 

 "바로 뒤에요."

 

 순간 짤막하게 들려온 목소리와 함께 나현의 몸이 공중에 붕 들어올려졌다.

 

 곧바로 나현을 매쳐버린 청호는 순식간에 명희의 측면으로 이동하더니 그녀의 얼굴을 덥썩 부여잡았다.

 

 - 콰직!!

 

 "며..명희 언니!"

 

 "남 걱정할 때가 아닐텐데요?"

 

 곧바로 경악하는 나현의 앞으로 명희를 메다꽂은 청호가 단숨에 돌진해왔다.

 

 흠칫 놀란 나현은 곧바로 주먹을 휘둘렀지만 청호는 그것마저 가볍게 피해버렸고 이내 나현의 하반신을 거세게 후려찼다.

 

 - 빡!

 

 "앗?!"

 

 "에잇!!"

 

 순식간에 중심이 무너진 나현에게 청호는 있는 힘껏 팔꿈치를 내려찍었다.

 

 애써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명희가 배후에서 다시 청호에게 달려들었지만 청호는 명희가 달려오는 힘을 역이용해 그녀의 멱살을 잡고 또다시 바닥에 매쳐버렸다.

 

 "크학?! 이..이게에..!!"

 

 "둘다 너무 힘에만 의존하고 있어요.암만 파괴력이 굉장한 기술이라도 맞지않으면 빈틈만 노출하게 된다구요."

 

 담담히 중얼거린 청호가 금세 고개를 돌려 아직 조준조차 못한 유리를 돌아보았다.

 

 가뜩이나 나현과 명희가 엎치락뒤치락하던 터여서 유리는 제대로 된 원거리 공격 한번 펼치지 못했고 정확히 그틈을 노린 청호가 순식간에 유리의 앞으로 달려들었다.

 

 "웃?!"

 

 "캐스팅은 빠르네요.그치만 에임 실력은 좀더 갈고닦아야겠네요?"

 

 피식 웃어보인 청호가 단숨에 유리의 한 팔을 잡고 거세게 비틀었다.

 

 뼈가 어긋나는 거친 소리가 곧바로 터져나왔고 뒤이어 바닥에 짓눌린 유리의 입에선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아악!! 내 팔..!!"

 

 "어머.미안해요.너무 기세좋게 꺾어버렸네요? 원래는 좀더 살살 해주려고 했는데 말이죠."

 

 "크윽..!! 유리 언니한테서 떨어져요!!"

 

 곧바로 이를 갈며 달려든 나현이 또다시 청호에게 냅다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나현의 주먹이 미처 닿기도 전에 청호는 나현이 뻗은 팔을 붙잡아 옆으로 내동댕이쳐버렸다.

 

 "역시 체력 하나는 대단하네요.하지만 과연 언제까지 버텨줄까요?"

 

 "콜록! 무..무시하지 말아요! 태성 오빠를 쉽게 포기할줄 알아요?!"

 

 "어머나~ 그거 참 청춘이네요.하지만 지금은 싸우는 중이라고요?"

 

 교태롭게 미소지은 청호가 순식간에 나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단숨에 사라져버린 청호를 나현은 두리번대며 찾기 시작했고 이내 그녀의 등뒤로 나타난 청호가 나현의 머리칼을 덥썩 휘어잡았다.

 

 "하앗!"

 

 순간 기합을 지른 청호가 나현의 다리를 걸며 그녀의 목을 붙잡았다.

 

 단박에 나현을 바닥에 내려꽂은 청호는 곧장 나현의 복부에 팔꿈치를 꽂아넣었고 그 순간 간신히 자리를 딛고 일어선 명희가 청호를 향해 쌍검을 휘둘렀다.

 

 - 서겅!!

 

 종이 한장 차이로 빗겨간 명희의 검기(?)가 애꿏은 장미 덤불을 통째로 베어갈랐다.

 

 완전히 열이 오를대로 오른 명희는 거친 숨을 헉헉대며 사납게 청호를 노려보았고 금방이라도 그녀를 베어죽일듯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학원 외부에서 능력 사용은 분명 유사 시외엔 금지 아니었던가요?"

 

 "제길..시끄러워! 그렇게 따지면 너도 능력을 사용했으니 피차 똑같을텐데?!"

 

 "뭐, 그것도 그렇네요.그럼 어차피 저지른거 끝까지 한번 해볼까요?"

 

 단숨에 조소지은 청호가 또다시 모두의 시야에서 모습을 감췄다.

 

 완전히 열이 오른 명희는 간간히 잔상으로 나타나는 청호를 향해 매섭게 검을 휘둘렀고 그때마다 그녀의 검은 번번히 허공을 베어갈랐다.

 

 '젠장할! 왜 이렇게 안 맞는거야 진짜! 눈에 보이질 않으니 맞출 방법이 없어!'

 

 "여전히 기세는 훌륭하네요.하지만 여전히 틈이 많다구요!"

 

 단숨에 뒤통수로 들려나온 목소리에 명희는 곧장 검을 뒤로 내려찍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녀의 검은 허공을 베어갈랐고 곧 그녀의 측면으로 나타난 청호가 명희의 턱을 무릎으로 찍어올렸다.

 

 - 우지끈!

 

 무릎찍기에 적중당한 명희에게 청호는 단숨에 이단 옆차기를 꽂아넣었다.

 

 곧장 뒤로 훅 날아간 명희는 칼조차 놓친 채 꼴사납게 분수대 한가운데에 쳐박혔고 이에 양손을 툭툭 턴 청호는 그때까지 벤치에 앉아있던 태성을 힐끗 돌아보았다.

 

 "자, 어때요? 이젠 얼추 정리도 된듯한데..아직도 저랑 사귈 마음이 안 생겼나요?"

 

 "그딴 거 생길 리가 있겠어? 애초에 난 저 3명 중 하나랑 사귀겠다했지 회장이랑 사귀겠다고 한 기억은 없는데?"

 

 심드렁히 반문하는 태성에게 청호는 곧바로 뒷짐을 지며 가볍게 미소지었다.

 

 "후훗.그랬던가요? 그럼 이참에 한번 사귀어보는건 어때요? 어차피 저 3명은 보나마나 자격 미달일게 뻔하니까요."

 

 "애초에 미달인지 아닌지 판단은 내가 하는거다.그쪽이 판단하는게 아냐."

 

 "으음..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사귀어주는 건데요? 실력행사도 충분히 한것같은데..아직도 뭔가 부족한게 있나요?"

 

 금세 팔짱을 끼며 갸웃대는 청호에게 태성은 크게 한숨을 푹 쉬더니 앉아있던 벤치를 딛고 일어섰다.

 

 짐짓 자신에게 다가오는 걸로 지레짐작한 청호는 얼굴이 슬쩍 빨개졌고 곧 그런 청호를 쌈박하게 무시한 태성이 그녀를 지나쳐 나현의 앞으로 다가갔다.

 

 "내 참..꼴이 그게 뭐냐? 얼른 일어나 인마.고작 그거 좀 맞은 거로 엄살피우지 말고."

 

 "태..태성 오빠? 이제 회장님이랑 사귀는거 아니었어요?"

 

 "내가 미쳤냐? 가뜩이나 너랑 다른 애들 뒤봐주는 거도 귀찮아 죽겠는데 뭐하러 그딴 짓을 해?"

 

 혀를 차며 대꾸하는 태성에게 나현은 뭐가 그리 서러운지 훌쩍대며 울음을 터뜨렸다.

 

 짐짓 나현을 지그시 바라보던 태성은 그녀의 손을 잡아 번쩍 일으켜세웠고 그럼에도 여전히 나현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뭘 잘했다고 질질 짜냐? 얼른 안 그쳐? 진짜로 울고싶은건 나거든? 안그래도 저 막무가내 회장님 때문에 금쪽같은 휴일 날아간 것도 서러운데…."

 

 "흑흑..그치만 저..진짜로 태성 오빠가..회장님이랑 사귀게 되는줄 알았단 말이에요! 으에엥."

 

 "내 참.별 쓸데없는 걱정을 다 하네..넌 악당이 연애하는거 봤냐?"

 

 태성의 반문에 나현은 짐짓 훌쩍이다 말고 물끄러미 태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심드렁한 표정이던 태성은 짐짓 피식 웃더니 곧바로 청호를 뒤돌아보며 넌지시 말을 이었다.

 

 "아까 그쪽이 뭐가 부족하냐고 물었지? 그건 바로 상식이다.애초에 알게 된지도 얼마 안된 사이인데 다짜고짜 사귀는 것부터가 영 아니잖아? 고로 몇번을 사귀자고 해도 내 대답은 영원히 No다."

 

 "우와..설마했는데 그렇게 즉답으로 차버리는 거에요? 실망이에요 태성 씨.그래도 조금은 상냥한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총 안 뽑은 것만도 다행으로 여기라고.애초에 이렇게 깽판칠 일도 아니었는데 댁이나 이 녀석들이나 지들 멋대로 오해해서 이 사단이 나버렸잖아? 당사자인 내 의견은 뭐 X도 아니다 그런거냐?!"

 

 나름 단호히 반박하는 태성이 짐짓 날선 눈으로 청호를 빤히 노려보았다.

 

 잠시 허리춤에 손을 얹은 태성은 주변을 한번 빙 둘러보더니 이내 청호를 향해 척 검지손가락을 겨누었다.

 

 "남이랑 드러내놓고 사귀기 전에 먼저 기본 상식부터 숙지하라고! 사귄다고 말하기 전에 먼저 사귈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부터 파악해! 그게 기본이다!"

 

 "흠..그치만 태성 씨도 저에 대해선 충분히 호감이 있지 않나요? 당장 그 호감을 쌓으려고 일부러 오늘 데이트도 기획했던건데요?"

 

 "알게 뭐야.애초에 내가 호감이 생길지 안 생길지를 그쪽이 어떻게 아는데? 무슨 독심술사냐? 남한테 직접 듣기 전에 그 사람의 마음을 함부로 판단하지마! 인간의 마음은 컴퓨터처럼 두들기면 정답이 나오는 회로가 아니라고!"

 

 이어지는 태성의 일장 연설에 청호는 잠시 조용해지더니 이내 푸훗하며 실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짐짓 가볍게 웃기 시작한 청호는 곧바로 태성을 묘한 눈으로 바라보았고 이에 의아하게 이를 바라보던 태성에게 청호가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우후훗.그렇군요.확실히..태성 씨의 말이 맞아요.어찌보면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인데 여지껏 그걸 까맣게 잊고있었네요."

 

 "이제라도 알았으면 됐어.아무튼 피차 오해가 있었기도 하니 오늘 데이트는 여기서 종료다.나현이랑 명희,그리고 부반장도 더 이상 싸울 필요없어."

 

 "저..정말로요?"

 

 "그래.솔직히 말해서 니들 전부 다 꼴도 뵈기 싫지만 상황도 상황이고 하니 일단 화해하고 학교에 연락부터 해.니들이 파손한거 죄다 교장이 물어줘야 할테니까."

 

 짐짓 이마를 짚으며 대꾸하는 태성의 말에 나현을 비롯한 모두는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보며 아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워낙 격렬하게 싸웠던 터라 장미 공원 내부는 이미 폐허로 전격 리모델링되있었고 어느새 주변에 모여든 몇몇 이용객들이 수상한 눈으로 모두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하하..여..역시 너무 심하게 날뛰었었죠?"

 

 "쳇..골치 아파지는건 딱 질색인데..어이 망할 회장! 어떻게 좀 해봐!"

 

 이어지는 나현과 명희의 말에 곧바로 청호는 팔목에 찬 PDA로 어딘가에 통신을 넣었다.

 

 그녀가 통신을 전개한지 불과 30분도 안되서 공원 직원으로 보이는 수십명의 남자들이 우루루 몰려왔고 곧 그들의 발빠른 제지 덕분에 몰려들었던 사람들은 제각각 뿔뿔히 흩어져버렸다.

 

 "자, 이 정도면 이제 충분하겠죠? 공원의 복구 비용은 1시간 뒤에 자동으로 이체하게 해뒀으니 기물파손 건도 더는 문제없답니다."

 

 "괴..굉장해요.어떻게 1시간도 안돼서 이런 조치를 다..?"

 

 짐짓 놀라워하는 나현에게 청호는 또 한번 능글맞게 미소를 지었다.

 

 "그야 전 '학생회장'이니까요.자, 그보다도 이제 얼마 안있으면 퍼레이드 행렬이 시작될꺼에요.어차피 이렇게 된거 다같이 구경하고 학교로 돌아가도록 하죠."

 

 "으엑? 진짜로? 방금까지 박터지게 싸운 주제에 너무 쿨한 거 아냐?"

 

 "끙..뭐 어쩔 수 없죠.어차피 이리 된거 우리도 조금 쉬다가죠.당장 제 팔 어긋난 것도 다시 끼워맞추고 말이죠."

 

 "헤헷.그럼 이번엔 다같이 노는 거네요? 태성 오빠도 당연히 같이 가는거죠?"

 

 금세 자신을 돌아보는 나현과 모두에게 태성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얼추 결정이 나자 청호는 곧바로 자신이 꺾어놨던 유리의 팔을 다시금 맞춰주었고 이내 모두의 머리 위쪽 스피커에서 퍼레이드 시작을 알리는 안내음성이 빠르게 흘러나왔다.

 

 "아, 이제 곧 있으면 시작될 모양이에요! 얼른 가요 태성 오빠!"

 

 "내 참.말 안해도 아니까 팔은 좀 놔! 안 그래도 하루종일 회장한테 잡혀살았다고!"

 

 "후훗.그럼 조금만 더 참아주시면 되겠네요.저도 조금만 더 붙잡고 가도 상관없겠죠?"

 

 "오.좋았어.그럼 난 반장의 목을 잡고 가면 되겠구나!"

 

 "그럼 태성 씨가 숨 막히잖아요! 얼른 떨어져요 이 쌍검녀!"

 

 "그..그러다 다들 또 싸우겠어요.제발 그마안~"

 

 서로 아웅다웅하면서도 태성을 비롯한 모두는 금세 퍼레이드 행렬이 지나가는 대로변으로 빠르게 나아갔다.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자, 이제 7챕터도 다음 편이 마지막이네요.중증 목감기 탓에 목이 완전 부르터버렸습니다.8챕터가 시작되기 전에는 잠시 쉬어야할지도 모르겠네요.여전히 투표는 진행중이오니 모쪼록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그럼 다음 편에서 다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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