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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 7.비밀의 일일 데이트(2)
작성일 : 18-01-02 18:30     조회 : 322     추천 : 0     분량 : 6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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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역 입구는 오가는 사람들로 몹시 붐볐다.

 

 휴일을 맞아 외부로 놀러나가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었고 문득 그런 학생들의 사이로 한줄기 푸른 광채와 함께 한 사람의 미인이 걸어나왔다.

 

 "우와..저 사람 누구지? 연예인인가? 아니면 모델?"

 

 "등신아.히어로학교에 그런 사람이 어딨냐?! 것보다 이쁘긴 진짜 장난아니게 이쁘네."

 

 불쑥 모습을 드러낸 의문의 미인에게 일순간 주변 학생들의 선망어린 시선이 꽂혀들었다.

 

 비취색의 길고 윤기나는 생머리를 늘어뜨린 그녀는 깔끔한 백색 셔츠와 폭이 넓은 롱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커피색을 띄는 구두가 정갈하면서도 단아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뭣보다 온몸에서 진동하는 박하향이 절로 주변의 사람들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아직 오지 않은걸까..가급적이면 빨리 오면 좋겠는데.'

 

 슬쩍 속으로 중얼거린 미인, 아니 미소녀는 이내 주변을 두리번대며 누군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녀가 고개를 두리번거릴 때마다 얼떨결에 눈이 마주친 주변 남학생들이 급히 시선을 피했고 문득 한참을 두리번대던 그녀의 뒤로 심드렁하고 껄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어.이거 벌써 나와있었네? 역시 회장님이라 약속은 칼같이 지키는구만?"

 

 곧바로 들려나온 목소리에 학생회장 청호는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반팔 조끼 차림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나온 태성이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그녀의 뒤로 다가왔고 이에 슬쩍 미소지은 청호는 태성을 향해 곧바로 입을 열었다.

 

 "그쪽이야말로 생각보단 잘 차려입고 나오셨네요? 이하생략 씨.아니 임태성 군이었나요?"

 

 "편할대로 부르슈.것보다 고작 놀이공원가는 건데 뭐 그렇게 잘 입고 나왔어?"

 

 "후훗.어차피 보여줄 꺼라면 제대로 보여주자는 거죠.나름 첫 데이트이기도 하니 신경써서 입어봤답니다?"

 

 '첫 데이트였던거냐..?'

 

 능청스레 웃어보인 청호가 마치 사교파티에 참석한 영애마냥 제자리에서 빙글 돌았다.

 

 여전히 심드렁한 표정이던 태성은 아직 잠이 덜깬 듯 그저 눈만 꿈뻑였고 이에 돌연 무슨 생각이었는지 청호가 태성의 왼손을 가볍게 붙들었다.

 

 "자, 이제 곧 있으면 열차가 올꺼에요.벌써 데이트는 시작됐으니까 지금부터 잘 부탁드릴께요?"

 

 "음..뭔 소린지는 알겠는데 그렇다고 지금부터 손을 잡을 필요는 없지 않아?"

 

 "뭘 모르시네요.요즘 흔한 커플들은 다들 이렇게 손을 잡으면서 애정을 과시하는게 보통이랍니다?"

 

 "전혀 믿음이 안가는데? 애초에 그런 짓을 해서 굳이 과시해야할 필요가 있는거야?"

 

 "그야 물론이죠.혹시 태성 군..저랑 손잡는 건 싫으신건가요?"

 

 짐짓 자신을 돌아보는 청호의 애절한 표정에 태성은 잠시 질색을 했다가 마른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아..알았어 알았다고.까짓 거 손잡는다고 뭐 죽겠어? 좋을대로 들러붙으슈."

 

 "후훗.그렇게 말해주실줄 알았어요.그럼 좀더 본격적으로 잡고 가볼까요?"

 

 단숨에 표정을 바꾼 청호가 덥썩 태성의 팔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힐끔대며 두 사람을 훔쳐보던 주변의 남학생들이 곧바로 표정이 확 구겨졌고 이는 멀찍히 떨어진 기둥 뒤에 숨어있던 나현과 동지들(?)도 마찬가지였다.

 

 "저..저 사람! 태성 오빠의 팔을 품에..!"

 

 "호오? 꽤 적극적으로 어필하는데? 옷 차려입은 것도 그렇고 첫 데이트라면서 태도나 언변도 아주 고단수야.남자를 구워삶는 방법을 아주 잘 알고 있어."

 

 "이..일단 진정해 나현아! 그러다 들키면 어쩌려고 그래?!"

 

 "제 말이 그 말이에요.다만 초반부터 끌어안는건 좀 예상 외라 놀랐네요."

 

 저마다 감상(?)을 말한 나현과 명희,수아와 유리가 머리만 내민 채 지그시 태성과 청호를 노려보았다.

 

 전날 나현의 긴급 제보(?)로 둘의 데이트 소식을 알게 된 그들은 두 사람이 진짜로 무슨 관계인지 확인한다는 명분으로 잠시나마 임시 동맹을 결성했다.

 

 철저히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그녀들은 행여 들킬 상황에 대비해 최소 10미터 간격으로 태성과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가짜 데이트라도 일단 데이트는 데이트야! 태성 오빠가 어지간해선 이성에 흥미없다는 것 정도는 잘 알지만..만에 하나라도 저 회장님이랑 사귀게 된다면 절대 안돼!'

 

 속으로 급히 중얼거리던 나현은 다시금 빼꼼히 고개를 내밀어 태성과 청호를 노려보았다.

 

 여전히 딱 붙어있던 두 사람은 이내 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서자 곧장 열차에 올라탔고 이에 기둥 뒤에 숨어있던 나현과 동지들 또한 급히 열차에 몸을 실었다.

 

 "아, 역시 휴일이라 사람이 많네요."

 

 "그야 그렇겠지.것보다도 임태성이랑 괘씸한 회장님은 어디있어?"

 

 짐짓 열차에 올라탄 명희의 물음에 곧바로 나현이 귀신같이 태성과 청호를 찾아냈다.

 

 거의 문쪽에 낑겨서있던 두 사람은 붐비는 인파 탓에 아까보다도 더욱 가까이 밀착해있었다.

 

 "으으..청호 회장님이 거의 끌어안듯이 붙어있어요.태성 오빠는 그걸 또 멀뚱히 보고만있고…."

 

 "뭐, 워낙 사람이 붐비니까요.저 정도는 어쩔 수 없지 않나요? 확실히 저렇게까지 바짝 붙은 건 좀 부럽..아니 괘씸하지만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는 유리의 말에 나현은 부글거리며 끓는 속을 어떻게든 진정시켰다.

 

 괜히 소란을 피웠다간 초장부터 미행을 들킬 판이었고 가뜩이나 감이 예리한 태성이었기에 사소한 행동이라도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그나저나 XX랜드면 분명 개장한지 꽤 오래된 곳이잖아? 예전에야 꽤 유명했다만 요즘은 그보다 훨씬 재밌는 곳도 얼마든지 많을텐데?"

 

 불쑥 질문을 던지는 명희에게 유리가 금세 콧방귀를 뀌며 안경을 치켜세웠다.

 

 "훗.누가 싸움광 아니랄까봐 그쪽엔 영 무지하군요? 확실히 XX랜드는 연식도 오래되고 특별히 유명한 어트랙션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하지만 그 놀이공원이 지금까지 폐장 안되고 유지되는데엔 다 이유가 있답니다?"

 

 "그..그게 뭔데요 유리 언니?"

 

 "그 공원에 대해 예로부터 내려오는 민간 전승이 하나 있어요.서로 좋아하는 남녀가 그 공원의 모든 놀이기구를 전부 순회한다면 반드시 맺어진다는 매우 로맨틱한 전승이죠."

 

 "바..반드시 맺어진다뇨? 그럼 설마..회장님이 일부러 그 공원을 선택한 것도..?!"

 

 금세 뭔가를 눈치챈 나현에게 유리가 날카롭게 눈빛을 번뜩였다.

 

 "바로 그거에요.나현 양의 말대로 회장님이 태성 씨에게 마음이 없었다면 굳이 그 공원을 갈 필요도 없었겠죠.하지만 굳이 그 공원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도 자기 입으로 첫 데이트라고까지 분명 언급했는데 말이죠."

 

 "그..그럼 이대로 저 둘을 그냥 놔두면..청호 회장님이 태성 오빠랑 사귀게 되는 거네요?"

 

 머뭇거리며 반문하는 수아에게 곧바로 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봐도 비디오..라는 거겠죠.저대로 둘이 오붓하게 계속 붙어먹..아니 어울렸다간 머지않아 저희가 둘의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하게 될지도 모른다구요?"

 

 냅다 쐐기를 박아버리는 유리의 대답에 순식간에 나현의 얼굴이 백짓장마냥 허얘졌다.

 

 유일하게 무덤덤한 표정이던 명희조차 슬쩍 미간을 구기며 짜증돋친 기색을 내보였고 어버버하던 수아는 뭔가 결혼식 이후의 거사(?)까지 상상한건지 얼굴이 시뻘겋게 붉어졌다.

 

 "아무튼 다들 명심하세요.우리가 해야할 일은 최대한 티가 안나게끔 저 두 사람이 놀이기구 순회를 하지 못하게끔 방해하는 거에요.더불어 만약 회장님이 진짜로 태성 씨에게 고백하려한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걸 저지하는겁니다.다들 아시겠죠?"

 

 "음..그야 찬성이긴한데 대체 무슨 수로 놀이기구를 못 타게 막을꺼야? 막말로 우리가 거기 직원도 아닌데…."

 

 "그..그렇네요.확실히 저희가 당장 할수있는건 그냥 태성 오빠랑 회장님을 미행하면서 감시하는게 다잖아요."

 

 곧바로 반문하는 명희와 수아에게 유리는 후훗 사악하게(?) 냉소를 지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저라고 가만히 서서 손가락만 빨며 지켜보는건 사양이니까요.이미 한씨 그룹의 제 개인 수행원들을 놀이공원 곳곳에 일일 직원으로 투입해 뒀답니다.기존의 알바생들에겐 이미 오늘치 알바비를 전부 일시불로 미리 입금시켜두었죠."

 

 "괴..굉장해요 유리 언니.대체 어느 사이에 그런 복잡한 작업을 전부 다..?"

 

 "후후훗.재벌의 힘을 우습게 보지않는게 좋아요 나현 양? 어쨌든 저 두 사람이 놀이기구를 이용하게 되면 일부러 좌석을 따로 배정하거나 어떤 명분을 내세워서라도 탑승금지를 시키라고 지시해뒀으니 모쪼록 안심하는게 좋아요."

 

 살벌하게 대꾸하는 유리의 말에 나현은 잠시 뒤통수로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평소 단순히 깍쟁이 부반장으로만 알았던 유리가 별안간 거대한 빙산처럼 느껴졌다.

 

 "뭐, 그럼 이렇게 끙끙거릴 필요도 없겠네.까짓 거 우리도 미행은 적당히 하고 실컷 놀다오자고.놀이기구도 못 타는데 꽁냥대봤자 뭐 얼마나 꽁냥대겠어?"

 

 "그..글쎄요? 그치만 일단 미행은 계속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만약의 변수란 것도 있으니까요."

 

 "으음..그러면 일단 상황을 봐서 판단하기로 해요.둘이 정말로 분위기가 좋으면 미행을 끝까지 계속하고 중간에 파토날 것 같으면 우리도 맘놓고 노는 걸로요."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나현의 제안에 모두는 두말할 것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결의(?)를 다시금 되새기는 사이 열차는 힘차게 달려 문제의 놀이공원에 도착했고 곧 문이 열림과 동시에 태성과 청호가 단숨에 문 밖으로 사이좋게 걸어나갔다.

 

 "자, 이제 시작이에요! 다들 어서 서두르자구요!"

 

 "내 참.그렇게 기합넣을 필요없다니까? 그보다도 놀이공원이라니 이게 대체 얼마만이야?"

 

 "하으..저 이런 데는 처음이라 긴장되는데…."

 

 "걱정할거 없어요.자, 어서 서두르죠!"

 

 저마다 한마디씩 중얼거린 태성의 데이트 미행조(?)는 흡사 닌자를 방불케하는 속도로 민첩하게 움직였다.

 

 금세 지하 역사를 빠져나온 태성과 청호는 랜드의 정문이 서있던 지상으로 올라갔고 나현을 비롯한 미행조 일원들은 곧장 그들의 뒤를 따라 지상으로 달려올라갔다.

 

 "우와..여기가 그 소문의 XX랜드.입구가 엄청 넓어요!"

 

 "그야 한때는 엄청 유명했던 공원이었거든.한참 TV로 광고 때릴 때만 해도 툭하면 무슨 행사에 페스티벌에 난리도 아니었다고."

 

 짐짓 옛날을 회상하며 미소지은 명희가 팔짱을 낀채 놀이동산의 정문을 바라보았다.

 

 흔하디 흔한 다중 출입구 구조의 입구는 붉은색과 푸른색 페인트가 번갈아 칠해져있었고 그 표면에는 랜드의 영문 이름과 함께 마스코트인 실크햇을 쓴 푸른 토끼 얼굴이 떡하니 박혀있었다.

 

 "사람이 많으니 가급적이면 다들 바짝 붙어다니도록 하세요.만약 본의아니게 이탈하게 되면 꼭 연락을 취해서 다시 합류하도록 하죠."

 

 "알았어요! 그보다 태성 오빠랑 회장님..대체 어떤 거부터 이용할까요? 롤러코스터? 자이로드롭? 아니면 혹시..회전목마?"

 

 슬쩍 의아해하는 나현에게 유리가 혀를 쯧쯧 차며 검지를 휘저었다.

 

 "하아..정말이지 하나같이 뭘 모르시네요.데이트 코스 첫판부터 회전목마를 타는 바보가 세상에 어딨나요? 먼저 팜플렛이나 약도를 보고 어느 것부터 탈건지 전체적으로 한번 둘러보는게 최우선이라구요."

 

 "그..그런 거였어요? 헤헷.역시 유리 언니는 대단하네요! 어떻게 그런 것까지 죄다 알고 있어요?"

 

 "으흠! 그..그야 어디까지나 사전조사만 좀 하면 누구나 알수있으니까요.그보다 어서 서두르죠.이러다가 둘을 놓치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요?"

 

 어물쩡 확답을 피한 유리가 금세 태성와 청호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이미 입구에서 계산을 끝마친 두 사람은 자유이용권 팔찌를 두른 채 유유히 공원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다급히 입구로 달려간 나현과 미행조 일원들도 자유이용권을 끊은 뒤 공원 안으로 달려들어갔고 이내 잠시동안 공원 내부를 둘러보던 태성과 청호가 돌연 발걸음을 멈추어섰다.

 

 "저..저건?! 말도 안돼.설마 이렇게 빨리 어트랙션을 결정했단 말인가요?"

 

 "가..갑자기 왜 그래요 언니? 대체 저기가 뭐길래 그런..?"

 

 "딱보면 모르겠어요?! 설마 초장부터 저런 난이도 높은 어트랙션이라니..역시 학생회장은 보통내기가 아니군요."

 

 도통 이해못할 소리를 내뱉는 유리에게 나현이 슬쩍 고개를 갸웃거렸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걸음을 멈춘 곳은 다름아닌 귀신의 집 앞이었고 설상가상으로 대기줄에 선 대부분의 손님들이 거의 다 선남선녀들, 쉽게 말해 커플투성이였다.

 

 "오호~ 귀신의 집이라 이거지? 확실히 분위기 끌어올리기엔 좋은 곳이네.놀라는 척 끈덕지게 달라붙기에 아주 좋으니까 말이야."

 

 "지금 그렇게 능청거릴 때가 아니에요! 당장 손님들을 잘 보라구요.하나같이 저런 식으로 커플투성이면 둘만 따로 떼어서 들여보내기가 곤란해진단 말이에요!"

 

 "네?! 그..그치만 분명 언니네 사람들이 따로 떨어뜨리거나 입장방해한다고 그러셨잖아요?"

 

 곧바로 뒤를 돌아보는 나현에게 유리는 혀를 차며 엄지손톱을 깨물었다.

 

 "방심했어요! 설마 저렇게 커플들이 많이 찾아왔을 줄은…."

 

 "그..그래도 일단 수행원 분들이 어떻게든 해주지 않을까요?"

 

 "무리에요.불특정다수의 다양한 사람들이 손님이라면 그렇게 하겠지만 저렇게 커플투성이라면 필연적으로 저 두 사람만 남게 되요.만약 이후에라도 커플이 아닌 다른 손님이 들어온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영락없이 동반 입장할수 밖에 없게 되버려요!"

 

 그럴듯한 유리의 추리(?)에 금세 나현의 표정이 또다시 사색이 되었다.

 

 유일하게 태평하던 명희만이 주변을 두리번대며 딴청을 피웠고 이내 태성과 청호가 대기줄에 들어서자 나현이 단숨에 입을 열었다.

 

 "어..어쩔 수 없네요! 일단 저희도 들어가요! 귀신의 집은 솔직히 별로지만..태성 오빠를 위해서라면 최대한 참아보겠어요!"

 

 "오.좋은 배짱인데? 좋아.그럼 특별히 나도 동참해주지.어차피 귀신의 집에서 튀어나오는 것들은 죄다 기계장치나 분장한 사람이라고."

 

 "그..그럼 전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께요.저 귀신같은 건 정말로 쥐약이라…."

 

 "이제와서 의리없게 내빼기인가요 수아 양?! 정 들어가기 싫으면 다시 학교로 돌아가라구요! 저흰 무슨 일이 있어도 들어갈겁니다!"

 

 무섭게 대꾸하는 유리의 말에 수아는 결국 으엥하며 울상을 지었다.

 

 곧 있으면 어트랙션 입장이 이뤄질 타이밍이었기에 4명은 서둘러 대기줄에 합류했고 이내 입구를 묵묵히 지키고 있던 직원(?)이 걸어놨던 입구의 빗장을 풀어냈다.

 

 '이제부터 시작이야..절대 태성 오빠랑 회장님이 커플이 되진 못하게 하겠어!!'

 

 힘껏 속으로 결의를 다진 나현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제일 선두에 선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거란걸.

 

 - 다음 편에 계속 -

 
작가의 말
 

 태성 : 아까부터 뒤에서 뭔가 묘하게 시선이 느껴지는데..?

 

 청호 : 어머.그런가요? 그보다 태성 씨.귀신의 집 혹시 좋아하나요?

 

 태성 : 음.좋아하진 않아.여러의미로 좀 위험하거든.

 

 청호 : 위험하다니..뭐가 말이에요?

 

 태성 : 음..괜히 갑툭튀했다가 반사적으로 기계나 직원들을 무심코 때려버리거든.한번은 피하고 총구 들이밀었다가 귀신 분장한 애가 그 자리에서 기절을..

 

 청호 : 아하핫..그냥 얼른 들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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