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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6 환장의 수련회(2)
작성일 : 17-12-22 11:10     조회 : 320     추천 : 0     분량 : 4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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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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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를 태운 비행기는 섬 외곽에 자리한 비행장에 무사히 착륙했다.

 

 섬 전체가 아열대 기후에 속해있어서 그런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뜨겁고 습한 열대의 공기가 훅 불어닥쳤고 체중과 살집이 좀 있는 학생들은 벌써부터 땀을 질질 흘리며 더위를 호소하기 시작했다.

 

 "전부 내린건가? 그럼 지금부터 섬 중심에 있는 베이스 캠프로 이동하겠다.각자 짐 챙겨서 낙오하지 않게끔 바짝 따라붙어 오도록."

 

 비행장에 내리자마자 지도와 나침반을 든 반팔조끼 차림의 채윤이 모두를 인솔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쫙 들러붙는 탱크탑과 핫팬츠로 갈아입은 그녀는 태성이 보기에도 딱히 눈둘 곳이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열대의 정글이 마치 도시 한복판인것 마냥 저벅저벅 아무렇지 않게 걸어들어갔다.

 

 "흐와..아직 4월도 다 안 지나갔는데 이렇게 훅훅 찐다고? 농담하는거지?"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원중의 말에 태성은 가벼운 조소를 지었다.

 

 "한국이라면 그랬겠지만 여긴 원래도 연중 기온이 높은 곳이라고.애초에 겨울이란게 없는 동네인데 이 정도면 오히려 덜 찌는 수준인걸?"

 

 "으엑?! 마..말도 안돼.이 지경인데도 죽을 것 같은데 이거보다 더 더울 수가 있다고?"

 

 "뭐 그렇겠지.괜히 탈수증으로 뒈지기 싫으면 얼른 발이나 움직여."

 

 핀잔하는 태성의 대꾸에 원중은 금세 키힝하며 앓는 소리를 흘렸다.

 

 채윤 선생이 언급한 베이스 캠프는 섬 중심부에 위치한 산봉우리 인근의 분지에 자리잡고 있었고 고난의 행군(?)이 조금 더 이어진 끝에 모두는 무사히 베이스 캠프 입구에 다다를수 있었다.

 

 "여어! 1학년 학생 제군들! 다들 건강해보이는구만? 모두 열대의 분위기는 신나게 즐겼는감?"

 

 난데없이 튀어나온 발랄한 음성에 태성은 곧장 고개를 번쩍 들어올렸다.

 

 어느새 먼저 도착한건지 아니면 하루 먼저 와있었는지 모를 시커먼 피부의 여자애가 야자나무를 깎아만든 구령대 위에 우뚝 서있었다.

 

 "누..누구에요 저 애? 혹시 여기 원주민?"

 

 "그럴 리가 있냐? 여긴 원주민 따윈 없는 무인도라고.게다가 있다쳐도 저렇게 한국 말 유창하게 구사하진 못해!"

 

 "그..그럼 저 사람은..설마?"

 

 짐짓 구령대 위를 올려보던 나현의 말에 곧바로 의문의 여자애(?)가 나현의 옆에 서있던 태성을 향해 슬쩍 손을 들어올렸다.

 

 "요오~이거 누군가 했더니 이하생략도 있었네? 암, 그럼 그래야지.암만 화제의 인물이라도 휴가는 즐겨야할거 아냐.안 그래?"

 

 "그딴 건 둘째치고..미성연 교장..댁이 왜 여기있는 겁니까? 또 나 골탕먹이려고 따라왔수?"

 

 빈정대는 태성에게 시커멓게 탄 미성연 교장은 금세 쓰고있던 밀짚모자 챙을 슬쩍 들어올렸다.

 

 "에이~ 골탕먹인다니.말이 좀 심한데? 뭐, 정확히 말하면 아주 안 그런 것도 아니지만 이번엔 그나마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 정도라고?"

 

 "비유가 헬스인 시점에서 이미 무지막지하게 귀찮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대체 뭘 시킬 작정이슈?"

 

 "이.히.힛.그야 명색이 수련회인데 수련회다운 일을 시키겠지? 잘 들어라.지금부터 너희들은 제한된 시간동안 이 섬 곳곳에 자리잡은 스팟들을 뒤져야만 한다! 이 스팟들 내부엔 내가 특별히 준비한 상품들의 수령권이 숨겨져있지."

 

 "뭐야? 그거 그냥 단순한 보물찾기잖아요? 난 또 뭐 대단한 거라도 시키는 줄 알았더니…."

 

 "후후훗.과연 그럴까? 너희가 할일은 단순히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찾아내는건 물론이고 또 마지막까지 그걸 지켜내야만 하니까!"

 

 "지켜야한다뇨? 그건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짐짓 손을 들어올린 부반장 유리가 의아한 얼굴로 성연 교장을 바라보았다.

 

 "설명하지! 이 섬 곳곳에는 아까도 말했다시피 특정 스팟들이 있고 그 스팟 내부에는 상품수령권이 든 편지지가 한장씩 숨겨져있다.스팟은 꽤나 넓게 퍼져있지만 상품이 적힌 수령권이 든 편지지는 전부 합쳐도 4장 뿐이야."

 

 "4장이라고요? 잠깐만.그럼 기껏 편지지를 찾아도 꽝이 나오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잖아요?"

 

 "바로 그거야.요컨데 꽝이 아닌 편지지를 어떻게든 찾아내기만 하면 되는거지.어때? 이 정도면 그래도 간단하지?"

 

 곧바로 자신을 돌아보며 윙크하는 성연 교장에게 태성은 혀를 차며 단박에 대꾸해갔다.

 

 "그야 말로만 들으면 그렇겠지.근데 솔직히 댁 성격 상 그렇게 간단히 상품을 가지게끔 할리가 없거든? 아직 말 안하고 있는게 있으면 얼른 말해보지 그러슈?"

 

 "캬~역시 이하생략이야.눈치가 귀신같다니까? 뭐 좋아.이번 미션은 단순히 보물찾기가 아니라 일종의 서바이벌 디펜스다.요컨데 너희들 중 어느 반이 수령권이 든 편지를 찾았다고 치자…."

 

 잠시 뜸을 들인 성연 교장은 슬쩍 검지 손가락을 허공에 빙빙 돌려대었다.

 

 "수령권이 든 편지를 가진 반 인원들은 내가 지정한 시간이 끝날 때까진 누구에게도 편지를 뺏기지 않아야돼.즉. 지정시간이 다 지나고나서 어느 반이건 편지를 가지고 있어야만 소유권이 인정된다는 얘기야.알아들었지?"

 

 "저기..그럼 제한시간이 끝날 때까진 반 애들 중 아무나 편지를 갖고 있으면 되는 건가요?"

 

 "음.안타깝지만 아니야.상품수령권은 그 반의 대표격인 반장이 지니고 있어야해.쟁탈전 도중엔 딱히 누가 갖고있어도 상관없지만 제한시간이 끝난 뒤 반장이 그걸 지니고있지 않으면 설령 당첨수령권이 있더라도 무효 처리될꺼라고?"

 

 이어지는 성연 교장의 말에 질문을 던졌던 수아가 몹시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주변의 다른 학생들도 자기들끼리 술렁거리는 분위기였고 곧 그런 분위기 한가운데에 서있던 성연 교장이 헛기침을 하며 다시금 입을 열었다.

 

 "어흠! 자자, 그럼 너희한테는 지금부터 기본적인 룰을 설명해줄께.제한시간은 오전 12시부터 어둠이 깔리는 시간인 7시까지! 그때까지 이 섬 전체를 이잡듯히 뒤져서 당첨편지를 찾아보라고.지키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지?"

 

 "스..스팟이란걸 알아차릴만한 힌트라도 있나요? 그런 게 없으면 스팟인지도 모르고 지나갈텐데.."

 

 "걱정할 거 없어.각 스팟에는 모두 S자가 그려진 깃발이 꽂혀있고 어두운 곳에 위치한 스팟은 특별히 야광 페인트로 마크도 그려놨다구?

 

 "수령은 어떻게 하면 되는 건가요? 그냥 마지막까지 가지고만 있다가 교장 쌤한테 제출하면 되나요?"

 

 "그야 당연하지.제한시간이 모두 끝나면 각 반의 담임들이 호각을 불테니까 그걸 신호로 전부 이 베이스 캠프장에 다시 모여주면 돼.이상이다.더 질문있는 사람?"

 

 "사..상품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그렇게까지 힘들게 쟁취해야할 물건들인가요?"

 

 번쩍 손을 들어올리는 나현의 질문에 성연 교장은 단숨에 피식 웃으며 곧바로 나현에게 대꾸했다.

 

 "후훗.그러고보니 말하는걸 잊었네? 각각의 상품권에는 1등급부터 4등급까지 등급이 매겨져있어.어떤 등급을 받느냐에 따라 너희가 오늘밤 묵게 될 숙소와 먹고 마실 음식의 품질이 달라지게 되지."

 

 "음..그러니까 잘 먹고 잘 자고 싶으면 무조건 높은 등급의 편지를 손에 넣으라 이 말씀인거죠?"

 

 "엑셀런트! 뭐 설령 꽝이 나온 반이라도 필수적으로 필요한 것들은 지급해줄순 있어..그치만 기왕에 온 휴양지에서까지 빈궁하게 살긴 싫잖아?"

 

 "그야..그렇겠죠?"

 

 "좋아좋아! 자, 그럼 지금부터 호각을 불면 일제히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라고! 작전토의는 알아서들 하고 모쪼록 건투를 빈다!"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곧바로 성연 교장이 목에 걸린 호루라기를 힘차게 불었다.

 

 호각 소리가 떨어지자마자 각 반의 아이들은 즉시 반장을 필두로 우르르 숲속으로 뛰어나갔고 가장 마지막에 남은 태성의 3반은 자연스레 태성을 중심으로 서서히 뭉쳐들었다.

 

 "태..태성 오빠.이제 어떻게 하면 되요? 어디부터 찾아야 되는 거에요?"

 

 슬쩍 옷깃을 잡아당기는 나현에게 태성은 단박에 씨익 냉소를 지었다.

 

 "굳이 우리가 힘들여 찾아낼 필요가 있겠냐? 찾는 수고는 다른 반 떨거지들한테 맡기자고.우리가 진짜로 해야될건..약탈,약탈..그리고 또 약탈이다!"

 

 "엑..약탈이요? 그치만 아직 시작한지도 얼마 안됐는데 다짜고짜 그러는건 좀…."

 

 "크큭.내가 그 정도로 돌대가리인줄 아냐? 우리 반은 인원을 둘로 나눠서 각각 추격조랑 스팟탐사조로 활용하도록 한다.추격조는 날 비롯해 나현이,명희,명호 형님,사범 형씨,수아까지다.나머지 애들은 전부 유리가 인솔해서 스팟 찾는데 활용하도록 해."

 

 "으음..멋대로 인원 배정한건 그렇다 치죠.대체 왜 저만 따로 동떨어져서 스팟 찾기를 해야하는건데요?!"

 

 단숨에 자신을 노려보는 유리에게 태성은 곧장 고개를 돌려 대꾸해갔다.

 

 "남들을 습격할때는 최대한 적은 인원으로 가는 게 좋거든.뭐 자세한건 알거 없고 넌 그냥 편지찾는 거에만 집중해.혹시라도 당첨편지를 찾게되면 언제든 나한테 알리고."

 

 "끙..알았어요.당신의 말에 따르는건 별로 달갑지 않지만..일단 믿어보도록 하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인 유리는 꿍얼꿍얼 혼잣말을 내뱉으며 태성에게서 등을 돌렸다.

 

 유리가 대부분의 애들을 인솔해 사라지자 태성은 즉시 자신만의 별동대(?)를 이끌고 숲속으로 뛰어들었고 이내 태성의 뒤를 따라달리던 명희가 슬쩍 태성에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말이야.기왕에 털 생각이면 몇반부터 털어먹을지도 생각해봤어? 무작정 아무 반이나 털었다간 본전도 못 뽑을텐데?"

 

 "그야 당연하지.일단 적당히 그늘진 곳에서 좀 쉬면서 얘기하자고.다른 반 놈들이 체력을 거의 다 소진했을때가 우리가 나설 순간이 될테니까."

 

 마지막으로 대꾸한 태성은 이내 고개를 돌려 정글 속을 빠르게 내달렸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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