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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Chapter.2 충격의 반장 선거(1)
작성일 : 17-11-01 00:17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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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가 내 반인가..'

 

 나지막히 중얼대던 태성은 고개를 들어 위를 힐끗 바라보았다.

 

 시커먼 전자 패널 사이에 박힌 [1-3]이란 파란 숫자들이 한눈에 딱 보였다.

 

 "야, 저거 봐.입학식 때 단상에서 이하 생략 지른 놈이야."

 

 "오? 진짜네? 저 자식 3반인건가? 저런 또라이랑 같은 반될 놈들 불쌍해서 어떡하냐?"

 

 슬쩍 태성의 뒤로 지나치던 두명의 남학생이 큭큭대며 태성을 비웃었다.

 

 짐짓 화가 치솟은 태성은 곧장 두 사람을 싸늘하게 노려보았고 이에 움찔한 두 남학생은 도망치듯 빠르게 태성에게서 멀어졌다.

 

 '어딜가나 저딴 머저리같은 새끼들은 꼭 있다니까..지들은 X도 없는 주제에 남 흉보는 걸로 우월감 느끼는 병신들이.'

 

 속으로 욕을 한바가지 퍼부은 태성은 이내 한숨을 쉬며 교실 앞문을 열어젖혔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섬과 동시에 먼저 반에 들어와있던 몇몇 학생들이 순식간에 태성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힉! 제 입학식 때 그 동태눈깔이야!"

 

 "말도 안돼! 저 녀석이 우리랑 같은 반이라고? 농담하는거지?!"

 

 "쉿! 목소리 줄여 새끼들아! 듣고 지랄하면 어쩌려고!"

 

 '벌써 다 듣고있다 이 새끼들아.'

 

 속으로 또 욕을 내뱉은 태성은 애써 다른 이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자신의 자리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굉장히 프리한 교장의 방침 탓에 첫날부터 신입생들은 자신이 배정된 반에서 원하는대로 자리를 선택할수 있었다.

 

 당연히 뒤쪽의 자리일수록 선호도가 높았고 이미 대부분의 학생들이 맨 뒷좌석의 자리 몇개를 선점하고 있었다.

 

 '오.창가 옆 자리가 하나 남아있구만.럭키.'

 

 막 고개를 돌리는 태성의 눈에 창문과 바로 연결된 은색의 빈 책상이 들어왔다.

 

 꽤나 심플한 구조의 책상 곁엔 회전식의 검은 시트의자가 놓여있었고 창문 너머로 우중충한 하늘이 한눈에 다 보이고 있었다.

 

 '이런 명당자리를 몰라보다니..다들 안목이 영 형편없구만?'

 

 슬쩍 속으로 조소짓던 태성은 곧바로 자리에 걸터앉아 팔짱을 끼고 한껏 늘어졌다.

 

 나름 푹신한 시트의 감촉과 소위 인체공학적인 설계 덕분에 앉은 지 몇분도 채 안되어 솔솔 졸음이 쏟아지는 명당 중의 명당이었다.

 

 '아, 이대로 그냥 푹 자버렸으면 좋겠다..'

 

 중얼거리던 태성은 이내 고개를 쭉 뒤로 젖힌 채 졸음에 몸을 맡겼다.

 

 워낙 당당하게 자는 태성의 태도에 다른 아이들은 그저 바라보기만 했고 문득 한참 눈을 감고있던 태성의 옆으로 극히 기운찬 남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여어~ 이하생략! 반 배정받고 나서 바로 낮잠이냐? 역시 클라쓰가 다르네.클라쓰가."

 

 직통으로 고막을 뚫고 들어오는 소리에 태성은 곧장 미간을 확 찌뿌렸다.

 

 다른 건 몰라도 막 잠들려는 걸 방해하는 것만큼은 절대 용서 못하던 그였다.

 

 "어떤 샊..아니.눈치없는 빠가사리냐?"

 

 희번덕하게 눈을 뜬 태성의 앞에 곧바로 원숭이 상을 띈 남학생이 손을 흔들었다.

 

 딱 봐도 자신보단 한 치수 정도 작은 키에 유난히 긴 팔과 가무잡잡한 피부,상고머리를 지닌 꽤나 날라리같은 인상의 학생이었다.

 

 "이거 자고있는데 혹시 방해했나? 암만 그래도 빠가사리는 또 뭐냐 빠가사리는? 내 이름은 성원중(晟元衆)이라고!"

 

 "아, 그러냐? 그래.성원숭.이제 X스터볼..아니, 니 자리로 돌아가."

 

 "우끽!!! 누구더러 원숭이란거냐!! 원중이라고 원중! 사람 이름을 초장부터 헷갈리냐?!"

 

 "뭐 어때? 반응은 딱 원숭이구만.."

 

 단박에 영장류 취급을 받은 원중의 얼굴이 곧바로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무덤덤한 표정을 고수하던 태성은 씩씩대는 원중을 그저 한심하게 바라보았고 곧 애써 화를 삭힌 원중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후우..뭐 좋아.나라고 초장부터 악감정 쌓긴 싫다고.넌 임태성이지? 별명은 이하생략이고."

 

 "뭐 그렇긴 한데..것보다도 이하생략이란 별명은 또 뭐야? 누가 그딴 별명을.."

 

 "낸들 아냐? 니가 입학식 때 내뱉은 주옥같은 대사가 애들 사이에서 쫙 퍼진거지.덕분에 나도 당장 니 본명은 명찰 보고나서야 겨우 알아냈다고?"

 

 짐짓 대꾸하던 원중은 제 가슴팍에 붙어있던 푸른색의 명찰을 검지로 가리켰다.

 

 태성은 가볍게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렸고 원중이 그런 태성의 면전에 불쑥 얼굴을 들이밀었다.

 

 "야야.그보다도 넌 대체 무슨 능력으로 여길 들어온거냐? 입학했다는 것 자체로도 뭔가 능력을 지니고있단 소리인데..좀 알려주면 안되냐?"

 

 "귀찮다.애초에 내가 왜 너같이 생판 모르는 놈한테 말해줘야 되는데?"

 

 "에이~그렇게 매정하게 굴지 좀 마라 인마.어차피 앞으로 1년간 같은 반에서 동병상련해야되는 처지인데..아, 잠깐.이 상황엔 이 말이 아니었나?"

 

 "동고동락이겠지..됐으니까 귀찮게 굴지 말고 니 자리로 꺼져.너 아니어도 골때리는 애가 있으니까."

 

 "골때리는 애? 누구냐 그건 또? 얼마나 또라이길래 학기 초부터 똘끼 공인인증받은 니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와?"

 

 원중의 반문에 문득 닫혀있던 교실 뒷문이 탁하고 단번에 열렸다.

 

 난데없는 문소리에 원중은 곧장 고개를 돌렸고 곧 울상이 된 얼굴의 나현이 단숨에 태성의 앞으로 돌진해왔다.

 

 "우와앙!! 태성 오빠 너무해요!! 잠깐 화장실 갈테니까 기다려달라 그랬는데 그냥 먼저 가버리는게 어딨어요!!"

 

 코뿔소마냥 달려든 나현이 곧장 원중을 밀치고 태성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잔뜩 화가 난듯 볼을 부풀린 나현은 귀여움과 짜증이 뒤섞인 차마 뭐라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오.어디 갔나했었더니 이제서야 오는거냐? 난 또..중간에 길 잃어서 미아라도 된줄 알았지."

 

 "아예 신경도 안 쓴거에요?! 정말 너무해요! 분명 화장실 갔다온다고 몇번이나 귀에 대고 말을 했는데에~!"

 

 "아, 거 시끄럽네 진짜.사람이 좀 못 들을수도 있는거지."

 

 시큰둥히 대꾸한 태성은 이내 고개를 돌리며 귓구멍을 후벼팠다.

 

 사실 화장실을 간다고 한것 정도는 분명히 들었었다.

 

 단지 기다리기가 귀찮았을 뿐이었고 나현이 그런 태성의 속내를 알리는 없었다.

 

 "어..어이.태성아.이 여자애는 또 누구냐? 너랑 아는 사이냐?"

 

 "일단은.신나현이라고 잘은 모르겠지만 중삐리 때 나랑 잠깐 알고지냈던 애야."

 

 "우호~진짜? 이렇게 귀엽고 몸매도 좋은 미소녀가? 이거 알면 알수록 의외인데?"

 

 나현의 얼굴을 바라보던 원중이 곧바로 호들갑을 떨며 흥분했다.

 

 어딘지 능글맞은 그의 시선처리에 나현은 깨름칙한 표정을 지으며 태성에게 바짝 달라붙었다.

 

 "오..오빠.이 애는 뭐에요? 뭔가 원숭이 같이 생겼는데.."

 

 "응.원숭이 맞아.인간으로 변신하는 능력이 있어서 이 학교에 입학했나 보더라고."

 

 "우와..진짜요? 그럼 사람 말은 어떻게 하는 거에요? 설마 그것도 능력이라던가?"

 

 즉각 반문하는 나현에게 태성은 어깨를 한번 으쓱였다.

 

 "낸들 아냐? 본인한테 직접 물어보던지.난 원숭이랑 말 섞기 싫거든."

 

 "아까부터 누가 원숭이야 인마!! 원중이라고 원중! 몇번이나 말해야 알아쳐먹겠냐!"

 

 "오.미안.깜빡 잊어버렸어.이젠 됐냐?"

 

 물흐르듯 건성으로 대꾸하는 태성에게 원중은 씩씩대며 콧김을 힘껏 분출했다.

 

 하지만 나현을 의식해서인지 그리 오래가진 않았고 이내 원중을 돌아본 나현이 넌지시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안녕.신나현이라고 해.넌..원중이였지?"

 

 "으..응! 성원중이야! 나이는 올해로 18살! 혈기왕성한 청춘남아라고!"

 

 "아, 그..그럼 원중 오빠네요.전 17살이거든요.태성 오빠랑 아는 사이세요?"

 

 "우히힛! 그야 당근이지.조금 전에 이미 깔 거 다 까고 절친이 된 사이라고?"

 

 곧장 자신을 흘겨보는 원중을 태성은 야멸차게 외면했다.

 

 "아참! 그러고 보니 너희 둘다 그거 아냐? 이번 신입생들 중에 유독 A~S급으로 판정받은 셀렉션들이 엄청 많대.매스컴들 말로는 역대 최다라나?"

 

 "S급이요? 으음..잠깐만요.그게 뭘 표시하는 등급이었더라.."

 

 슬쩍 턱을 짚고 생각하기 시작한 나현에게 곧바로 원중이 혀를 차며 대꾸했다.

 

 "으이구! 그것도 모르고 있으면 어떡해? 셀렉션들의 등급을 나타내는 거잖아.D급이 최하급,C~B급이 중급,A급은 고급,마지막으로 S급이 특급이라고."

 

 원중의 대답에 나현은 그제서야 아하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심드렁히 창밖을 바라보던 태성도 조금은 흥미가 생겼는지 힐끗 고개를 돌려 원중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나도 정확히 누구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이번 신입생들 중엔 유독 고급에서 특급 능력을 갖춘 녀석들이 많다고 해.가장 유명한건 원래 오늘 오기로 했던 신입생 대표이고 나머지는 전혀 알려져있지 않아."

 

 "어라? 그럼 신입생 대표란 사람은 오늘 등교를 아예 안 한거에요?"

 

 "뭐, 그렇다고 하더라..입학식에서 소감문 읽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나? 나도 애들한테서 귀동냥으로 들은 정보지만 아무튼 오늘 오지 않았단건 확실해."

 

 원중의 대답에 태성은 곧 의자를 돌려 원중에게 넌지시 반문했다.

 

 "끙.대충 뭔 소린지는 알겠는데..왜 그런 얘기를 갑자기 하는거냐?"

 

 "왜긴.혹시 이 반에도 S급 능력자가 있을지도 모른단 말이야.넌 긴장도 안되냐?"

 

 원중의 핀잔에 태성은 단박에 기가 차다는듯 코웃음을 쳤다.

 

 "긴장은 얼어죽을.애초에 니 말마따나 S급이 같은 반이라고 쳐도 나랑 무슨 상관인데? 시비라도 털어준다면 기꺼이 응해줄 마음이야 있지만."

 

 "뭐 인마? 말이 되는 소릴해! S급 셀렉션들하고 니가 제대로 비벼볼수나 있을 것 같냐?"

 

 "그야 붙어보면 알겠지.싸움을 무슨 스펙으로 하냐? 깡으로 하는 거지."

 

 농담 조로 대꾸하는 태성에게 원중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휘휘 저었다.

 

 두 사람이 담소하는 사이 어느새 교실 안은 학생들로 가득 들어차게 됐고 곧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숏커트 머리에 양복을 입은 여교사가 교실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자자.그만 자기 자리들로 돌아가앉도록! 난 오늘부터 이곳 3반과 너희들의 담임교사를 맡게 될 이채윤이라고 한다!"

 

 단숨에 인사를 해온 단발머리의 여교사는 무척 날카로운 인상을 지니고 있었다.

 

 마치 맹금류와 같이 부릅 뜬 두 눈에 날카롭게 각진 턱선이 매끄럽기 짝이 없었다.

 

 잡티 하나 없는 깔끔한 피부와 한 치의 흐트러짐없는 옷매무새는 그녀가 얼마나 매사에 철저하고 완벽을 추구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었다.

 

 "끄..끝내준다.저 선생님 완전 글래머 아니냐?"

 

 "양복 차림인데도 저 정도 가슴사이즈라니..대체 몇 컵이나 될까? 설마..설마 F인가? 아니면 전설의 P..?!"

 

 슬금쩍 중얼대기 시작한 몇몇 남학생들의 말에 태성은 반쯤 동의를 표했다.

 

 말하기엔 조금 민망했지만 채윤 선생은 수수한 양복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특정부위들이 크고 아름답게 튀어나와 있었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고 자부하던 태성조차도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였다.

 

 "너희가 각각 누구인지,그리고 뭣 때문에 이 학교에 온건지는 굳이 묻지않겠다.여긴 나이,성별을 불문하고 히어로를 목표로 한 이들이 피튀기는 싸움과 수행을 벌이는 장소다.어줍잖게 대충 졸업할 생각은 버리는게 좋을거다."

 

 단호히 선언한 채윤은 곧바로 교탁 아래에서 종이 박스를 하나 들어올렸다.

 

 박스 안에는 마치 손목시계와 비슷한 전자기기들이 잔뜩 들어있었고 이내 채윤은 앞자리의 학생들에게 기기를 하나씩 뒤로 전달하도록 했다.

 

 "좋아.PDA는 전부 잘 받았겠지? 그럼 이제 그것들을 너희의 양팔 중 아무 손목에나 즉시 착용하도록 해라."

 

 '이게 PDA라고? 생겨먹은건 꼭 손목시계인데?'

 

 곧바로 고개를 갸웃거리던 태성은 채윤이 건네준 PDA장치를 오른팔에 장착했다.

 

 PDA기기는 손목에 접촉하자마자 곧바로 삐릭하며 자동으로 전원이 들어왔고 거의 5초 만에 [동기화 및 사용자식별 완료]란 단어가 시계 표면에 떠올랐다.

 

 "그 PDA는 이제부터 5년간 너희가 이 학교를 졸업할때까지 너희의 모든 기록정보와 컨디션 상태를 업로드할 거다.이외에도 PDA의 우측 중앙 버튼을 누르면 슬롯메뉴를 열수있는데 간단한 음성통화,날씨 및 시간 체크,덧붙여 포인트 잔고확인 및 결제 등을 진행할수있다."

 

 "우와~ 이런 기기는 처음 착용해봐요! 태성 오빠.제 PDA 어때요? 어울려요?"

 

 곧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나현이 자신의 왼팔을 태성에게 보여주었다.

 

 태성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곧 모두가 PDA에 심취해있던 사이 채윤이 헛기침을 하며 빠르게 화제를 전환했다.

 

 "으흠! 그럼 이제부턴 앞으로 1년간 이 반을 이끌고 날 도와줄 반장 및 부반장 선거를 실시하도록 하겠다.자원할 사람이나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바로 거수해서 얘기하도록!"

 

 채윤의 말에 반 학생들은 잠시 웅성거리며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반장과 부반장은 명색이 반을 이끄는 이들이지 사실상 담임과 반의 공식 심부름꾼이나 다름없는 직위였다.

 

 어느정도 책임을 지는 위치였기에 반에서 무슨 일이 터지면 당연히 어느정도 책임을 져야했고 메리트가 있는지는 전혀 의문이었다.

 

 "그 책임.제가 지도록 하겠습니다!"

 

 의외로 먼저 손을 들어올린 자원자가 맨 앞쪽 두번째에서 나타났다.

 

 짙푸른 남색 생머리를 늘어뜨린 미모의 여학생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의자를 딛고 곧장 자리에서 일어섰다.

 

 "A급 셀렉션인 한유리라고 합니다.선생님과 모두가 허락한다면 기꺼이 반장의 자리에 입후보하고 싶습니다만..어떠신가요?"

 

 "A..A급 셀렉션이라고?!"

 

 "쩐다! B급이나 C급은 많이 봤어도 A급은 태어나서 처음 봐!"

 

 "거기다 8등신 미녀라고! 크으..이 반에 들어오길 정말 잘했어!"

 

 곧바로 환호성과 탄성을 내지르는 몇몇 아이들의 목소리에 유리란 여학생은 싱긋 미소를

 띄워보였다.

 

 한눈에 봐도 깔끔하고 정갈한 인상의 그녀는 파란 뿔테안경을 걸치고 있었고 양손에 뭔가 허옇고 서늘한 연기를 두르고 있었다.

 

 "음.자진해서 지원하다니 좋은 마음가짐이다.그럼 첫 후보는 한유리로 하고..다른 입후보자나 추천자는 없나? 얼른 거수하도록."

 

 "저요! 저요!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한명 있습니다!"

 

 돌연 입을 열고 자리에서 일어난 이는 다름아닌 옆자리의 나현이었다.

 

 나현은 슬쩍 태성의 얼굴을 돌아보고는 두말할 것 없다는듯 당당한 목소리로 태성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제 옆의 임태성 오빠를 추천합니다! 오빠라면 분명 반장의 자리에도 엄청 어울릴 꺼에요!"

 

 "뭐..뭐 인마?!!"

 

 곧바로 기가 찬 표정으로 일어선 태성에게 반 학생들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채윤과 유리도 덩달아 태성을 바라보았고 이에 똥씹은 표정이 된 태성은 속으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이런 시바..오늘은 무슨 마가 끼었나? 이러면 빼도박도 못하는데..!'

 

 "헤헤헷..태성 오빠.전 무조건 오빠를 뽑을테니까 걱정말고 열심히 해보는거에요! 알았죠?"

 

 "이 웬수같은 자식아!! 나랑 대체 뭔 원한을 졌길래..!!"

 

 태성이 미처 말을 마치기도 전에 채윤이 교탁을 탁탁 소리나게 내리쳤다.

 

 "좋다.그럼 입후보자는 이 임태성과 한유리.이 두명으로 결정짓겠다.득표 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반장이 되고 모자란 사람은 자동으로 부반장 당선이다.입후보자들은 각자 앞으로 나오도록!"

 

 '젠장할..신나현 너, 나중에 두고보자아!!!'

 

 속으로 악을 지르는 태성에게 나현은 척하니 윙크와 함께 엄지를 세워주었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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