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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빌런이 너무 약해서 내가 빌런이 되기로 했다.
작가 : 하얀유령
작품등록일 : 2017.10.31

히어로와 빌런,초능력자란 말이 아무렇지 않게 들리게된 근미래.

'최강의 빌런'이 목표인 글러먹은 소년 '임태성'은 부친의 추천으로 히어로 전문육성학교 '개벽'에 입학하게 되는데...

 
#Prologue.악당의 첫 등교
작성일 : 17-10-31 19:20     조회 : 362     추천 : 0     분량 :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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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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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하늘에는 우중충한 먹구름이 가득했다.

 

 비라도 내릴려나 싶었지만 비는 전혀 내리지 않았고 짙은 습기만이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더럽게도 흐리네."

 

 한마디 툭 내뱉은 태성은 사이드백 끈을 쥔채 무심코 하늘을 바라보았다.

 

 분명 전날 마지막으로 봤던 일기예보에선 비가 내릴거란 얘기는 없었다.

 

 '근데도 이 날씨라니..나름 등교 첫날인데 말이야.'

 

 한탄스레 중얼대던 태성은 짐짓 가방끈을 고쳐매고는 주변을 한바퀴 둘러보았다.

 

 전철로 2시간,자가부상열차로 환승해 꼬박 1시간을 더 가서야 겨우 도착한 장소였다.

 

 사방으로 탁 트인 넓은 평지에 붉은 벽돌로 잘 마감된 길.

 

 반듯하게 일렬 종대로 가로수들이 늘어서있는 가운데 양 옆 길가에 자리한 갖가지 상가 건물들이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개점을 서두르고 있었다.

 

 '이렇게 탁 트인 부지가 죄다 학교 소유인 인공 섬이라니..'

 

 정말로 그랬다.

 

 당장 태성이 걷고있는 인도를 비롯해 길거리에 늘어선 가로수와 가로등 위쪽엔 각각 'H.L'과 'H.S'란 이니셜이 새겨진 직사각형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히어로 연맹(Hero League),그리고 히어로 학교(Hero School)의 이니셜..역시나군.'

 

 담담히 속으로 중얼대던 태성은 깃발들이 늘어선 가운데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가 걸음을 몇걸음 옮기기가 무섭게 마치 연구시설같이 백색 톤을 띈 커다란 건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었다.

 

 한눈에 봐도 지은지 얼마 되지않아 보이는 깔끔한 신축건물이었고 사방에 달려있는 유리창에는 먼지 한톨도 보이지 않았다.

 

 정문으로 보이는 두개의 대리석 기둥 사이로 쇠창살로 된 철책이 슬쩍 엿보였고 세 갈래로 갈라지는 큰 길이 그 너머로 쭉쭉 뻗어있었다.

 

 'Wellcome to Hero School 개벽'

 

 영문 정자로 새겨진 상투적인 문구가 막 교문을 지나친 태성의 눈에 언뜻 스쳐지나갔다.

 

 전자 패널 식으로 된 입간판 하나가 태성의 앞에 떡하니 서있었고 그 뒤에는 마치 슈퍼맨마냥 허공으로 주먹을 들어올린 거대한 동상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정문 뒤에다 이딴 무식한 걸 세워놓을 생각을 하다니..'

 

 슬쩍 동상의 얼굴을 올려다보던 태성은 코웃음을 치며 동상의 옆을 스쳐지나갔다.

 

 히어로 학교 '개벽'.

 

 정식 명칭은 히어로 전문육성학교이다.

 

 팔백평방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인공 부지 위에 세워졌으며 선택받은 자들, 통칭 셀렉션(Selection)이라 불리는 이능력자들을 히어로로 육성하는 국가 공인교육기관이었다.

 

 셀렉션들은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특정한 계기,사건,정신적 각성을 통해 이능력을 지니게 된 자들을 뜻했고 태성 역시 그들 중 한명이었다.

 

 '그리고 그 셀렉션들을 [히어로]란 이름의 공무원으로 재탄생시키는 곳..그게 이 육성학교 [개벽]이란거지.'

 

 대강 자신이 알고있던 대로 기억을 되새긴 태성은 더욱 더 걸음을 빠르게 옮겨나갔다.

 

 입학식이 진행되는 대강당까진 아직 거리가 좀더 남아있었고 제 시간에 맞춰 도착하려면 조금이라도 더 서둘러야했다.

 

 '어디보자..지금 내가 거의 입구 근처니까 대강당까진..'

 

 - 퍽!

 

 짐짓 가방 안에서 약도를 꺼내보던 태성의 앞으로 뭔가가 불쑥 튀어나왔다.

 

 난데없는 돌진에 태성은 그대로 뒤로 넘어졌고 곧 이마를 붙잡으며 일어난 태성의 눈앞에 검은 생머리를 늘어뜨린 산뜻한 미모의 여고생이 번쩍 고개를 들어올렸다.

 

 "으아아~죄..죄..죄송해요! 때..때리지만 말아주세요!"

 

 "끙..때리긴 뭘 때려? 난 쏘지."

 

 "으으..역시 그런가요? 어라..잠깐만.방금 뭐라고요?"

 

 슬쩍 고개를 들어올린 여학생이 이내 어벙한 표정을 지었다.

 

 짐짓 뒤통수를 긁적이던 태성은 품속에 슬쩍 손을 넣었다가 시커먼 빛이 감도는 베레타 권총을 한자루 꺼내들었다.

 

 "흐익?! 그..그거 총 아니에요?!"

 

 "뭐, 딱보면 알잖아? 아까도 말했지만 난 때리지 않아.쏘는게 더 깔끔하고 편하거든."

 

 "무..무슨 의미인지는 대충 알겠는데 진짜 총 아니죠 그거?"

 

 "그을쎄에? 맞아보면 진짠지 가짠지 한방에 알수있을걸?"

 

 씨익 웃어보이는 태성의 대답에 여학생은 금세 겁에 질린 눈으로 오들오들 떨기 시작했다.

 

 태성은 여학생의 미간 중앙에 서서히 총구를 겨눴고 이에 오들거리며 떨던 여학생이 태성을 향해 다시금 입을 열었다.

 

 "자..잘못했어요.전 지각할까봐 그냥 뛰어온 것 뿐인데.."

 

 "아, 그래.당연히 그렇겠지.근데 지금 그게 문제야?"

 

 "아..안 쏘실거죠? 네? 그거 진짜로 저한테 쏠거 아니죠? 네?"

 

 여전히 겁에 질려 묻는 여학생에게 태성은 싱긋 사악하게 웃어보였다.

 

 "..그럼 가짜로 쏠거같냐?"

 

 태성의 손가락이 곧장 권총의 방아쇠를 힘껏 잡아당겼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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