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된 거죠?”
책상 너머 그가 한손으로 턱을 괴고 자세를 고쳐 앉는다.
박은수 그녀가 어제 저녁 이 진료실에 있었던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한다.
“저녁 진료를 다 마치고 퇴근 준비를 하는데, 녀석이 갑자기 저 문으로 들어왔어. 너처럼. 그리고 여기 앉았고.”
그 자리에 똑같이 앉아 있는 그를 그대로 가리킨다. 그가 멋쩍게 함박 미소를 짓는다.
‘그 녀석이 왔다는데 여유만만이네. 평소라면 녀석 얘기에 잔뜩 흥분을 할 텐데. 하긴 어차피 녀석은 지금 여기 없으니까 당장 성낼 까닭이 없을 수도.’
녀석의 모습을 되짚는다. 그가 있는 자리에 고대로 지난 저녁에 앉았던 녀석의 인상착의를.
촘촘히 검정으로 페인트칠이라도 한 듯 흑색투성이인 추리닝 차림에, 잘난 얼굴은 굳이 후드를 눌러 써 되도록 가리고는 저승사자처럼 등장했던 녀석.
현재 그녀 앞엔 있는 이는 산뜻한 정장을 몸에 딱 맞게 갖춘 놈이지만.
“계속 얘기하세요.”
“일단 너무 놀랐지. 내가. 예고도 없이 왔으니까. 니가 나타난 후로 종적을 감춘 녀석이 갑자기 그렇게 나타났으니.”
“그래도 녀석이 무슨 이유가 있어서 왔을 거잖아요? 유령도 아니고.”
‘유령? 걔가 령(靈)은 아니어도 령(靈) 같은 녀석이긴 하지.’
“너무도 뻔뻔하게 근황을 물어보던데.”
“그럼 제 얘길 했나요? 녀석한테.”
“너에 대해선 입을 꽉 닫았어. 니가 신신당부했잖아. 녀석이 니가 뒤쫓는 걸 몰라야 좋다고. 녀석이 추궁은 했지. 아마 녀석도 기억을 조작한 당사자들을 니가 원래대로 되돌리고 있단 걸 간접적으로 알았나 봐.”
“그래요?”
“해서 날 찾아온 거겠지. 그게 뭔지 관련된 정보를 자세히 얻을려고.”
“그렇담 내가 얼만큼 해결했는지, 내가 녀석을 어디까지 추적했는지, 또 어떤 조력자가 있는지. 그런 것들을 물었겠군요?”
‘정확하네. 탐정답게 추정이 완벽한데.’
“얼마나 알고 있죠?”
“응?”
“선배는 그걸 얼마나 알고 있냐고요?”
“난 녀석에게 아무 말도 안 했어.”
놈이 어리둥절해 하는 그녀를 관찰하듯 찬찬히 지켜본다.
“알잖아요? 녀석의 능력. 말을 안 했다 기억하고 있어도 혹시 모르잖아요.”
‘즉, 그 말은 내가 실토를 했는데 기억을 조작당해 그랬단 걸 잊어 버렸다는 거야. 그럴싸한데 애초 말하지 않기로 한 나를 녀석이 어떤 수로 먼저 얘길 하게 할 수가 있지.’
기억을 조작하는 게 엄청난 능력이지만, 그걸로 당장 꽁꽁 다문 입을 열 수도 진실을 내뱉게 할 순 없다. 녀석이 능력을 발휘했다 해도 전후를 고려할 때, 적어도 어제 화에 대한 정보는 녀석에게 넘기지 않았다.
‘녀석의 능력은 기억을 조작하는 거지. 사람의 마음을 조절하는 게 아니잖아.’
“그래도 어땠을지 아니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렇지만 놈은 집요하다.
‘뭐, 아무렴 후배 놈이 원하는데. 내 뒤치다꺼리를 해준 이놈은 녀석이 아니잖아. 하여간 꼼꼼한 놈.’
“니가 기억 조작을 풀면서 녀석을 추적하고, 아영이란 여자가 조력자 역할을 한다는 거야 당연히 아는 거고. 거기에 더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김철수란 브로커의 폰 번호를 알아냈지만 대포폰이고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폰도 정기적으로 변경하는 듯 한다는 거. 이 정도만 알지. 혹시 더 알아낸 거 있어?”
“아뇨. 근데 그 외에는요? 당신이 알고 있는 나에 대한 정보가 더 있나요?”
‘질문들이 좀 그런데. 왜 꼬치꼬치 캐묻는 거지.’
“그야 없지. 최근엔 니가 알려준 게 없잖아.”
“그래요?”
정적이 흐르면서 선후배가 서로를 멀거니 쳐다본다. 그러다 별안간 그가 일어나더니 진료실 안을 서성인다.
“어제 어떻게 끝이 났죠? 녀석과의 만남이.”
“그게…… 그게 말이지. 기억이 안나. 만난 건 기억하는데 말야. 녀석이 묻고 내가 중요정보는 입도 뻥긋하지 않은 것도 기억하는데, 어떻게 헤어졌는지, 그가 언제 떠났는지가 생각이 안 나.”
참 이상도 하다. 왜 어제 만남의 마지막이 떠오르지 않는 걸까?
“녀석이 맡긴 게 있죠?”
“어, 맞어.”
‘근데 어떻게 그것까지 다 아는 거지?’
서랍을 다시 당겨 열어 회중시계를 꺼내 넘겨준다.
“니가 오면 주라고 하더라구.”
“내가 올 거란 걸 안 거군요.”
“그러게.”
‘글고 보니 녀석이 어떻게? 내가 화와 만난다는 건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곧 만나리란 것까지. 설마? 녀석이 이걸 봤나?’
책상 위 달력에 오늘 날짜에 ‘火 저녁’이 표시돼 있는 걸 한 번 더 확인한다.
그가 방 안을 계속 거닐며 건네받은 시계를 매만진다.
‘게다가 저 시계는 녀석이 소중히 여기는 물건 아닌가? 굳이 그걸 왜 화한테?’
서랍을 다시 닫으려다 보니 우연히 그 여기자가 남기고 간 명함이 하나 있는 게 보인다. 거기에 그녀의 틀리지 않은 이름이 박혀있다.
‘아, 아영이 아니라 라영이었구나. 어라?’
마침 그가 그녀를 돌아보며 말한다.
“기억 조작을 선배가 직접 체험해 본적은 없죠?”
“으응, 그치.”
“당신은 의사지 환자는 아니니까.”
‘당신?’
“이런 생각 안 해보셨나요? 기억 조작이란 그 능력을 치료 목적이 아니라 조작자의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가령,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 사람의 입을 열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쓸 수는 있지 않을까?”
“그게…… 무슨 말이지?”
그가 창에 다가가 블라인드를 내린다.
“어제 저녁엔 블라인드가 드리워져 있었죠. 녀석이 이렇게 해놨었죠?”
그가 눈에 띄게 건들건들거린다.
‘그런 것까지 어떻게?’
회중시계를 번쩍 든다. 백색 블라인드 정중앙에 둥근 회중시계를, 마치 가운뎃점처럼.
“그리고 이렇게 들어서 보여줬겠죠.”
판박이다. 어제 녀석이 한 짓과.
‘화 이 놈은 왜 녀석과 동일한 제스처를 취하지? 어떻게 알고서?’
그가 팔이 내리고 시계를 그녀를 향해 들이밀며 다가온다.
“그 다음 선배에게 놈한테 주라고 이렇게 전해줬을 거구요. 그렇게 놈에게 주면, 이건 자연스럽게 녀석에게 돌아가게 될 거라고.”
“그래 기억나. 그 뒤에는 기억이……”
“이후 선배님은 의식을 잃었고 녀석은 사라졌죠.”
마치 현장에 있었던 듯 세세히, 한 치의 틀림도 없이 막히지 않고 말한다.
‘왜 이리 속속들이 알지? CCTV라도 본 건가? 아니 애초 놈은 방금 전에 온 건데. 혹시…… 설마…… ’
그가 회중시계를 면밀히 체크한다. 흠 같은 건 안 났나. 애지중지하는 소장품을 다루듯.
점검을 마치고는 태연스레 안주머니에 집어넣는다. 자기 것인 양, 아주 자연스럽게.
“이렇게 돌아왔군요.”
그가 다소 우렁차게, 선언하듯이 말한다.
‘이럴 수가! 그런 거였어!’
“나에게로. 내가 원하던 정보들과 함께.”
‘그래. 이놈은……’
그가 의도한 듯이 방 한가운데로 정확하게 당당히 선다.
‘이놈은……’
“이거 섭섭하군요, 선배. 한때 동업자를 몰라보다니.”
충격에 답변을 하기도, 입을 떼기도 어렵다.
“너는…… 넌 아냐. …… 내 후배가……”
명색이 의사(醫師)가, 의사(意思)장애가 있는 환자가 된 마냥, 벌벌 떨며 말을 원하는 대로 내뱉지도 못한다.
“아니죠. 후배인 건 맞죠. 대학은 다르지만, 같은 신경과 선후배잖아요. 우리는.”
반면 이 남자는 느긋하기 그지없다.
그렇다. 어제 저녁에 여기 온 녀석은 그녀의 기억을 손봤다. 그리고는 오늘 지금 태연히도 그녀의 눈앞에 다시 나타났다. 놈의 얼굴로.
애초 신경을 썼더라면, 온전히 집중을 했더라면 더 빨리 알아챌 수도 있었을 텐데.
‘본래부터 놈과 녀석은 체격이 다르잖아.’
놈은 건장하고 덩치가 있다. 반대로 녀석은 마른 편이고, 몸매가 매끈하다. 흡사 모델인 것처럼. 이놈의 첫 등장 때부터 그걸 인지했어야 했는데.
‘당초 놈은 쉽게 변하는 인간이 아니잖아. 깨끗하고 말끔한, 수염 하나 없는 얼굴이라니. 그런 걸 놈의 얼굴이라 생각하다니.’
변한 건 놈이 아니었다.
‘내 착각이었지. 정말로 바뀐 건 내 기억! 기억 속 놈의 얼굴이었을 뿐.’
그녈 빤히 보면서 득의양양해하며 소태(笑態)를 띠운다. 놈이 아닌 놈이.
게다가 같이 다니는 여자의 이름은 아영이 아닌 라영. 진짜 그놈이면 그 여자 이름을 바로 정정했겠지.
그녀가 그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본다. 점검을 하듯이.
놈이 더부룩한 수염에 야성미가 바로 전달되는 얼굴이라면, 이 남자는 털 하나 없이 깨끗하고 아이 같이 둥그스름하면서 점도 한 개 없는 순수한 얼굴이다.
전반적으로 유별난 특징이 없는 무난한 용모라 볼 수도 있지만, 역으로 보면 이렇다 할 흠조차 없는, 완전한 상(相)을 갖고 있다 할 수 있다.
눈빛 또한 날카롭고 상대를 찌르는 듯하는 게 놈의 것이라면, 그는 상대를 진득하게 바라보며 고찰하는, 깊이 있는 눈을 소유하고 있다. 겉으론 그저 차분해 보이지만 그 속은 가늠할 수도, 짐작조차도 할 수 없는 눈동자를.
‘이 얼굴과 눈의 주인을 화라고 생각했다니!’
그렇다. 이자는 화가 아니다. 어제 저녁부터 이 순간까지, 이 방에 그녀와 같이 있는 이 남자는 화가 아니라 ‘녀석’이었다. 화가 쫓고 있는 바로 ‘그 녀석’.
‘이 정도일 줄이야. 이게 이 녀석의 힘이구나.’
혼동이 있긴 했지만, 아까 전까지 녀석을 화라고 인식해버렸다.
자신이 바보 같다. 한심하다.
“소감이 어때요? 옆에서 구경만 하다 직접 기억을 바뀌어 본 게.”
멀찍이 떨어져 실실 그녀를 비웃고 있다.
“당사자들이 어땠을지 감이 오나요? 당신이야 돈밖에 모르는 의사 나부랭이일 뿐이지만. 그러니 쓰레기 같은 의뢰들도 소개를 했겠죠.”
“넌…… 넌…… 뭐가……”
뜬눈으로 당했다는 충격에, 코앞에서 농락당한 위압감에 입은 고사하고 다리조차 고스란히 들 수 없다. 여전히 무릎이 덜덜거린다.
상상 이상이다. 단순히 기억을 바꾸는 게 아니다. 잘만 활용하면 사람을 조종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방금 녀석을 화라 잘못 인지해 놈에 대해 아는 정보를 모두 내어준 것처럼. 녀석을 눈앞에 뻔히 두고도 눈먼 장님이 돼버린 것처럼.
‘화가 이 녀석을 붙잡을 수 있을까? 화에게 추리력이 있다지만, 녀석에게도 그에 못지않은 두뇌가 있다. 거기다 이 마법 같은 능력도 있지 않은가? 너무도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가.’
어느 틈에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어놓고는 그 앞에 서 있다.
이제 그녀에게서 다시 사라질 준비를 갖춘 녀석을 보면서,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쥐고 싶은 심정으로 이런 의문을 품어본다.
‘내가 지금 이 녀석을 붙잡을 수 있을까?’
이미 문을 열어놓았을 뿐 아니라 녀석은 몸집은 왜소해도 움직임은 날렵하다. 이런 점들만 고려해도 나이 꺾인 여자인 그녀가 그를 제압한다는 건 지푸라기를 잡는 것조차 안 된다. 지금의 모든 상황이 그의 손바닥 안일뿐이다.
“왜 이런 짓까지 한 거지? 내 기억까지 조작하면서까지.”
“이미 당신이 말했잖아요. 어제 저녁에 꽁꽁 입을 다물었으니까.”
“협박을 해도 됐잖아?”
“왜 그런 힘들고, 불확실하고, 비도덕적인 방법을 써요? 상대를 믿게 만들고, 진심을 말하게 하면 되는데. 기억 하나만 조금 바꿔서. 그렇게 하면 손쉽게 거짓이 없는 순도 높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이렇게 말이에요.”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를 희롱한다. 그렇게 느낀 그녀가 악에 받쳐 벌떡 일어나려 든다.
털썩. 다리가 풀려 힘없이 주저앉고 만다. 이를 본 그가 피식 웃는다.
“어어. 무리하지 말아요, 선배.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알잖아요? 내가 한 걸음만 떼도 당신은 날 더 이상 볼 수가 없어요. 어쩌면 영원히 볼일이 없을지도 모르죠.”
그녀는 비참함을 넘어 허탈함에 잠긴다.
녀석의 깔끔한 승리다. 실상 대결이라 할 것도 없다. 녀석이 날 가지고 논 것 뿐. 그의 용건(用件)에 따라.
잘난 의사인 그녀를, 그도 의사 출신이지만, 한 번의 능력구현으로 얼굴도 못 알아보는 병신으로 만들었다.
질문이라도 던지자. 저녁에 와 작금의 사태를 알고는 이를 갈 그놈을 위해서라도.
“그녀는 어디 있지?”
“그녀요?”
“이소 말이야.”
“그녀 말이군요.”
녀석이 알겠다며 끄더끄덕한다. 그러나 그녀가 원하는 정보는 한음절도 흘리지 않는다.
“육개월 전 그날 제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너와 이소는 종적을 감추고는 숨어 다니고만 있고, 화는 눈에 불을 끼고 널 찾아다니고 있어. 너희 모두에게 비극이 있었던 건 알지만, 도대체 그때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이렇게 된 거지? 이소는 지금 어딨지?”
“아마도 그놈이 날 쫓는 게 이소를 찾기 위한 것이기도 하겠군요.”
역시 녀석이다. 녀석은 단서 하나 입밖에 내지 않는 철두철미한 존재니까. 그렇더라도 별로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아니면 소중하기 그지없을 수 있는 정보 하나를 내어준다.
“그녀는 잘 있어요.”
그리고 첨언한다. 진중하게.
“이 얘긴 놈에게 전해줘요.”
내내 여유롭던 그에게서 진심 어린 눈빛도 함께 전해진다.
“계속 숨어만 다닐 거야?”
그녀로선 아직 질문을 그만둘 순 없다.
하지만 녀석은 한걸음 뒷걸음친다. 이제는 정말 헤어질 때가 된 거다.
“아직 만나선 안 되니까요.”
더 묻지 않았는데도 멀뚱한 그녀의 눈만 보고서는 얘기를 조금만 더 보탠다.
“만에 하나 서로를 보게 된다면, 큰 내상을 입을 거예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니가?”
“아뇨. 놈이요. 놈이 나를 대면한다는 건 파국을 맞이하는 거예요. 결과적으론 모두가 상처를 입게 되는 거지만. 그래서 나는 놈을 피해 다닐 겁니다. 아직은 이르니까. 지옥을 다시 맞보기에는.”
그가 그 어느 때보다도 엄숙하게 답한다. 그러나 제3자인 그녀로선 그가 언급한 내용을 온전히 이해할 길은 없다.
‘도대체 무슨 사정이 있길래.’
그가 뒤로 한 발 더 움직였다. 이젠 문 너머 진료실 밖이다.
“마지막으로 선배한테 몇 마디만 남기죠. 날 잊어요. 당신 기억에서. 뭐, 내 능력 없이 잊는다는 건 불가능이지만. 근데 혹시나 해선데 내 이름은 잊었나요? 녀석이라 자꾸 그러시니까. 만에 하나 내 이름마저 기억을 못한다면 그것도 꼭 나쁘진 않아 보이지만요. 그럼.”
그의 얼굴이 옆으로 스윽 움직이더니 한 순간에 사라진다. 그녀의 시야에서 완벽하게. 그가 진짜로 떠난다.
“기다려!”
이제는 보이지도 않는 녀석을 향해 부질없이 외친다. 그리고 그의 말마따나 줄곧 ‘녀석’이란 지칭으로 대신 했던 그의 진짜 이름을 덧붙여 고함친다.
숫자 ‘0’처럼 아무 단서도 남기지 않은, 유령(靈)처럼 자취 없이 사라지는…… 그의 이름 ‘영’을. 바로 그 이름 ‘임영(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