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나이프’ 박은빈.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작품 소개]
좀처럼 반등이 쉽지 않다. 부진의 늪에 빠진 디즈니플러스에 ‘흥행 보증수표’가 명함을 내밀었다. 배우 박은빈이다. 그와 함께 호흡, 아니 보좌 느낌으로 출격한 배우 설경구의 모습도 눈에 띈다. 바로 ‘하이퍼나이프’다.
지난 19일 첫 공개된 ‘하이퍼나이프’는 ‘트리거’ 이후 올해 디즈니플러스에서 내세운 두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 작품이다. 총 8부작으로 박은빈, 설경구, 윤찬영, 박병은 등 대배우들이 뭉쳐 입을 맞췄다. 매주 수요일 2편식 공개.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는 천재 의사였던
알라딘게임랜드 ‘정세옥’(박은빈)이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스승 ‘최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펼치는 치열한 대립을 그린 메디컬 스릴러다.
‘하이퍼나이프’(Hyperknife), 즉 최고의 칼을 뜻하며 드라마에선 양면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병원에서는 사람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도구이지만 반대로 사람을 죽일수도 있는 날카로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
슈퍼박테리아관련주 를 실행하는 자, 박은빈이다.
다양한 작품 속 순하고 밝은 이미지의 박은빈이 ‘하이퍼나이프’ 악역 이미지의 주인공을 어떻게 소화해낼지에 대한 궁금증이 쏠렸다. 그의 첫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도전인 점도 흥미롭다.
시청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 다소 잔인하고 수위 센 장면들이 튀어나오니 심장 붙들고 시청 필수.
ETF랩 ‘하이퍼나이프’ 박은빈과 설경구.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J
[줄거리]
드라마는 천재 신경외과 의사 정세옥(박은빈 분)이 자신의 스승이자 멘토인 최덕희(설경
바다이야기시즌7 구 분)와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정세옥은 과도한 집착과 위험한 본능으로 인해 의사 면허를 박탈당하고, 불법 ‘그림자 의사’로 활동하며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을 진행한다.
최덕희에게 무릎까지 꿇으며 의사 복귀를 원했던 정세옥은 ‘천재 의사’를 넘어 ‘사이코패스 의사’로 변모했다. 그에게 남은 건 악(惡), 그리고 악이다.
알라딘게임 사람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그에겐 너무나 간단하고 쉬운 일이 돼버렸다.
시간이 지나 최덕희는 자신을 수술해줄 수 있는 유일한 의사, 정세옥을 찾아가며 재회하게 되는데. ‘천재 의사’, ‘1등 의사’, ‘미친 의사’...닮아도 너무 닮은 두 사람의 재회가 드라마의 전개를 빠르게 끌고 간다. 눈치를 살피고 경계하는 과정에서 치열한 두뇌 싸움 및 숨겨진 욕망들이 새어나온다.
한 때 서로를 아끼고 인정했던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증오만 가득 차 다시 만났다. 스승을 넘어서기 위한, 아니 죽이려드는 제자의 복수와 분노가 대사 곳곳에 퍼져있다. “선생님이 빨리 죽었으면 좋겠어요.”
‘하이퍼나이프’ 박은빈.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캐릭터 소개]
# 의사를 갖다 놓으랬더니 ‘천재 사이코패스’를 갖다놨어 ‘정세옥’(박은빈) : 이미지를 무시할 수 없었다. 눈웃음으로 번지는 환한 미소에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짓게 했던 그다. 박은빈은 그런 사람이었는데, ‘하이퍼나이프’를 통해 멀리 하게 됐다.
17세에 의대 수석 입학한 천재, ‘정세옥’은 어딘가 돌아있는 가늠 불가한, 재밌는 인물이었다. 가장 존경했던 선배 의사로부터 버림받기 전까지 말이다. 버림 이후의 정세옥의 눈은 매 순간 치켜뜨고, 목소리를 높이며, 딱딱하기 그지 없다. 박은빈의 ‘정세옥’이라는 점이 더욱 충격을 안긴다. 박은빈 역시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오감을 깨운 채 연기했고 나도 몰랐던 내 모습에 ‘이게 세옥의 얼굴이구나’를 느꼈다”며 스스로 놀라워 했으니.
쉽게 설명하면 불법수술장 신경외과 전문의이자 동네 약사다. 즉 ‘두 얼굴’.
‘하이퍼나이프’ 설경구.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의료계에서 나를 몰라? 배제 시켜...‘정세옥’의 데칼코마니 ‘최덕희’(설경구) : 연신대 신경외과 교수이자 세계 교모세포종학회 회장이다. 똑똑하며, 젠틀하고, 우아한 지식인이지만 그 내면엔 누구보다 살인마의 본능을 갖고 있는 무서운 인물이다.
연신대 의대 1등이자 ‘돌아이’로 불린 정세옥을 무릎 꿇린 장본인. 설경구의 묵직한 연기 톤만이 유일한 정세옥의 흥분을 쥐락펴락 할 수 있다.
‘하이퍼나이프’ 윤찬영.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누난 내 여자니까...정세옥의 오른손이자 보디가드 ‘서영주’(윤찬영) : 얼핏 보면 정세옥(박은빈)을 사랑(?)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완전히 잘못 짚었다. 정세옥이 수술로써 자신을 살려준 후 줄곧 그의 곁을 지킨다. 정세옥이 살인마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 정세옥을 믿는 유일한 ‘親(친)정세옥’.
‘하이퍼나이프’ 박병은.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또 한 명의 ‘親(친)정세옥’ 의사 ‘한현호’(박병은) : 안경 낀 모습이 영락없는 반듯한 대학병원 의사다. 하지만 그는 정세옥의 수술 실력을 아까워하며 그 주변을 서성인다. 마취과 의사로서 정세옥을 돕는다.
‘하이퍼나이프’ 박은빈과 설경구.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단소리]
# 에피소드는 뒷전이요~ 연기 보다가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연기에 구멍이 없다. 박은빈, 설경구. 두 사람의 이름만 봐도 연기 실패란 있을 수 없었고 ‘하이퍼나이프’에서도 보란듯이 증명됐다. 선한 이미지를 버린 박은빈은 악인의 마스크를 그대로 삼켰고 단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확실한 이끌림’을 선사한다.
짜임새 있는 에피소드도 한 몫 하지만 이를 압도하는 박은빈의 연기 변신은 ‘하이퍼나이프’ 몰입도 지분 89%다. 10% 설경구, 1%는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 실제 수술실인가요?...수준급 상황 구현과 의학 용어
과거 여느 의학드라마에서도 그랬지만 ‘하이퍼나이프’ 역시 수준 높은 현실감을 주려 애썼다. 특히 뇌를 연구하고 뇌수술을 주축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탓에 배우들 역시 섬세한 수술 장면을 위해 초집중했다는 후문. 박은빈은 “손가락이 가늘고 얇은 편이라 대역을 쓸 수 없어서 직접 수술 장면을 촬영했다. 걱정하기도 했는데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촬영기를 언급하기도.
제작진에 따르면 자문해준 한 현직 교수는 뇌 수술 장면에 대해 “정말 똑같다”며 감탄했다고.
‘하이퍼나이프’ 박은빈(오른쪽)과 윤찬영.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쓴소리]
# 투톱, 쓰리톱 필요없어...‘원톱’ 박은빈이 다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박은빈의 연기 지분이 상당하다. 박은빈의, 박은빈에 의한, 박은빈을 위한 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설경구, 박병은 등 실력파 배우들을 옆에 배치시켰으나 결국 박은빈의 보조 느낌이 강하다. 박은빈에게 거는 연출 감독과 디즈니플러스의 기대를 느끼게 하는 극 전개다. 물론 박은빈은 이를 부담으로 여기지 않는다. 지금껏 그래왔듯 흥행 성공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기 때문.
박은빈의 맹활약 덕분(?)일까. 주연 배우 중 한 명인 박병은의 연기력과 비중에 대해 애매모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비교적 설경구와 윤찬영은 박은빈 옆에서 자주 목소리를 내는 중.
# 다 좋은데, 디즈니플러스라...
배우와 스토리, 모두 짜임새 있고 훌륭한 편. 단 하나, 거슬리는 게 있다면 ‘디즈니플러스’라는 일각의 시선. 여러 OTT 플랫폼 중 하나인 ‘디즈니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인기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2022년 ‘카지노’, 2023년 ‘무빙’ 등을 제외하면 크게 호응을 이끌어낸 작품이 미비하다.
실제로 한 데이터 플랫폼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월간사용자수는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등에 모두 밀리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계속된 가입 이탈자들로 추락을 면치 못한 디즈니플러스다. 이 때문에 박은빈이 디즈니플러스를 소생시킬 수 있느냐가 화두였다. 다행히도 4회차까지 공개된 현 시점, 호평이 다수라는 점이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이퍼나이프’ 박은빈과 설경구.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흥행소리]
‘박은빈’ 이름값일까. ‘하이퍼나이프’가 공개 직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글로벌 흥행에 시동을 걸었다. 글로벌 OTT 플랫폼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30일 기준 ‘하이퍼나이프’는 꾸준히 1위를 기록하던 한국과 대만을 포함해 홍콩 역시 2위(전날 1위)에 오르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뿐만 일본, 튀르키예에서도 3위를 기록하며 총 5개국에서 톱5 진입에 성공했다.
국내 OTT 플랫폼 검색 엔진 서비스를 담당하는 키노라이츠 기준, 별점은 3.3(최고점 5.0 기준)으로 호평을 이끌어내는 중. 세계 최대 규모 콘텐트 평점 사이트 IMDb 평점은 8.2(최고점 10점 기준)로 준수하다.
[시청자소리]
호
“설경구 박은빈 합이 너무 재밌습니다”, “8부작이라 아쉬움”, “박은빈 눈빛으로 연기하는 거 봐, 전이랑 완전 다르네”, “박은빈 눈이 진짜 광인이다”, “박은빈 눈이 제대로 돌았네”, “박은빈 연기보려고 디즈니 1년 구독했어요”
불호
“대배우들 비해 연출이 그닥...억지 설정이 있네요”, “현실성 제로, 저런 인성의 의사는 실력 좋아도 동네 병원갑니다”, “매화 배우들 소리치니 좀 식상해요. 갈수록 산으로 가는 느낌”
‘하이퍼나이프’ 포스터. 사진ㅣ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 점수는요(★5개 만점, ☆는 반개)]
# 별점 ★★★★
박은빈이 장르 (지승훈 기자)
# 별점 ★★★★★
박은빈X설경구, 왜 이제 만났어? 오랜만에 보는 짜릿한 연기 차력쇼 (김소연 기자)
# 별점 ★★★★
박은빈 입덕 한 명 추가요 (방송 담당 기자)
# 별점 ★★★★
이 정도면 디즈니플러스 기사회생 되겠죠 (매니지먼트 홍보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