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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언틸던
작가 : Indignation
작품등록일 : 2018.11.4

동이 트기 전까지 이곳을 탈출해야 한다(미스터리 sf)

 
8. 작전(2)
작성일 : 18-12-28 00:20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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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작전은 이랬다. 식량 같은 생필품들은 먼저 책방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한 명이 원장실로 혼자 가서 원장을 깨운 뒤 식당으로 도망친다. 허겁지겁 달려가는 원장과 때를 맞춰 모퉁이에 숨어 있던 두 사람이 훈육실로 들어가 케인을 구한다. 또 그 타이밍에 맞추어 미끼 역할을 맡은 사람과 함께 원장과 혹시 나올지 모를 토트 패거리까지 따돌려 책방 쪽으로 달려간다. 바로 뒷문으로 나가지 않는 이유는 그랬다가는 구멍으로 탈출하는 중에 다 잡힐 것이기 때문이다.

  책방에 바리케이드를 세워 최대한 진입을 늦춘 후 책방 안에 있는 창문을 부수고 나와 이미 확보된 탈출로로 나가는 것이다. 그럼 조금이나마 원장이 그들이 나가는 걸 알아채는 걸 늦출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게 코비의 주장이었다.

  코비가 대단한 듯 주절거렸지만 실상은 매우 단순했다. 게다가 위험성이 없는 방법도 아니었다. 그 미끼가 되는 사람은 엄청난 위험이 따랐다. 그리고 ‘훈육실로 달려가 케인을 구한다.’ 단순하지만 얼마나 걸릴지 장담할 수 없었다. 토트 패거리도 자고 있다고 하지만 혹시나 소란에 깨어서 나와 버리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하지만 할 수 밖에 없어.’

  당장 다른 방법을 강구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언제 여명이 다가올지 알 수 없었다.

 책방으로 생필품들을 옮긴 뒤 복도로 나온 세 사람은 컴컴하기 그지없는 저편을 바라보았다. 절망의 떡잎이 고개를 까딱이며 피어나려 했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발소리를 죽여 걸어서 옆 사람의 숨소리 외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숨소리마저도 천둥소리처럼 크게 들려 더 경직되고 긴장되게 만들었다.

  코비가 말한 모퉁이에 이를 때까지 셋은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기어이 모퉁이에 이르자 페리는 쪼그려 앉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끼 역할은 내가 할게. 케인을 부탁해.”

  그렇게 말하고 모퉁이를 돌아가려는 찰나 사라가 어깨를 세게 잡고 뒤로 잡아당겼다.

 페리는 엉겁결에 끌려와서 어리둥절하게 사라를 쳐다보았다.

  “이게 무슨 짓이야!”

  사라는 목소리를 최대한 죽여 말했지만 하마터면 원장실에까지 들릴 뻔했다. 코비가 불안하게 그쪽을 살피고 있었다.

  “왜? 케인하고 같이 탈출하겠다고 한 건 나고 그 책임은 내가 져야지.”

  “아니, 그 책임은 네가 미끼가 됨으로써 질 수 있는 게 아니야.”

  사라가 차갑게 말했다.

  “네가 직접 걔를 데리고 와. 밖으로 나가면 내가 직접 그 녀석을 팰 테니까.”

  마지막 말은 장난기가 담겨있었다. 페리는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숨을 꾹 참았다. 앞을 살피던 사라는 곧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서 사라졌다.

  “간 것 같아.”

  코비가 중얼거렸다. 약간 허탈한 말투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장실 쪽에서 비명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눈앞에 쌩하고 사라가 지나가는 게 보였다. 그 뒤로 쿵쾅거리며 그 큰 몸집을 이끌고 원장이 그녀를 쫓아갔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원장은 그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쳤다.

  “어서 가자.”

  페리는 앞장서서 걸어갔다. 뛰면 원장이 눈치 챌 수도 있었기에 최대한 소리를 죽이면서도 빠르게 걸었다. 뒤를 슬쩍 보니 코비가 뒤뚱거리면서도 제대로 따라오고 있는 게 보였다. 적어도 도망칠 생각은 없어보였다.

  “저기야.”

  약하게 숨을 고르며 코비가 복도 끝에 있는 문을 가리켰다.

  페리는 한달음에 달려가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빨리 케인을 데리고 나와야 했다. 사라가 얼마동안 버틸 수 있을지 몰랐다.

  “안 열려!”

  덜컥덜컥 하는 소리만 들리고 문을 열리지 않았다. 코비가 깜짝 놀라 가까이 왔다.

  “그럴 리가 없는데...”

  하지만 그가 돌려봐도 마찬가지였다. 페리는 절망에 휩싸여 제대로 된 사고를 하지 못했다.

 코비는 초조하게 문고리를 돌려대며 주변을 살폈다.

  “원장실에 갔다 올게.”

  코비를 혼자 두고 페리는 원장실로 달려갔다.

  다행히 지저분한 원장실 책상 한 편에 있는 열쇠꾸러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재빨리 다가가 그것을 챙기고 몸을 돌려 원장실을 나가려 했다.

  “페리.”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페리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깨물었다. 입술 사이로 가느다란 소리가 흘러나왔다.

  “...타이니야?”

  “응... 나야... 페리, 정말 미안해...”

  그녀의 목소리는 쩍쩍 갈라졌다. 한참은 울은 것 같았다.

  페리는 가슴이 미어졌다. 당장이라도 뒤돌아 그녀를 껴안고 위로해주고 싶었다. 괜찮다고. 네 탓이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손에 들린 열쇠꾸러미를 살이 패이도록 힘줘서 꽉 잡았다.

  “타이니. 우린 나갈 거야. 너는 여기 있어도 돼. 나는... 네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 줄 몰랐어. 내가 더 미안해.”

  그 말을 마치자마자 페리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타이니의 목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문을 나서던 그 순간, 나지막한 ‘고마워’ 를 들은 것도 같다.

  복도 끝으로 가보니 코비가 벌벌 떨면서도 도망치지 않고 열심히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케, 케인! 안에 있어? 대답해봐!”

  “비켜봐.”

  페리는 열쇠꾸러미 중 가장 낡아 보이는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코비가 말한 대로 창문 하나 없었고 불을 켤 수 있는 것도 작은 전구 하나 뿐이었다. 그리고 참을 수 없이 추웠다.

  “페리?”

  “케인! 다행이다! 멀쩡하네?”

  어둠 속에서 케인을 보자 페리는 긴장이 풀리면서 눈물이 고였다. 케인은 밧줄에 묶인 채로 바닥에 누워있었다.

  “어떻게 온 거야?”

  “그건 나중에 설명할게. 지금은 일단 사라부터 구해야 돼.”

  “나 말고 또 구해야 할 사람이 있어?”

  대답하지 않고 밧줄을 푸는데 열중했다.

  같이 안으로 들어온 코비는 케인과 문 쪽을 번갈아 돌아보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이 녀석은 왜 온 거야?”

  케인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코비 얘기였다.

  “그것도 나중에 설명할게. 일단 일어서. 대충 다 푼 것 같아.”

  “그러네.”

  케인은 더 이상 묻지 않고 잠자코 일어났다. 손목을 만지작거리며 그가 물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아까 말했듯이 사라를 구해야 돼. 너무 지체했어. 빨리 가야해.”

  “그럼 말하지 말고 빨리 움직여!”

  코비가 고함치고는 먼저 밖으로 나가버렸다.

  페리는 그 모습을 한 쪽 눈을 찡그린 채 보다가 따라 움직였다.

  “이것도 나중에 설명인가.”

  덤덤히 중얼거리는 케인의 목소리가 뒤쪽에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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