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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돌연변이의 보물섬
작가 : 소지
작품등록일 : 2018.11.29

부산에서 한 일본인에 의해서 감염병이 퍼지게된다. 정부에서는 빠른 시일에 막히겠거니 하고 초기 대처 미흡으로 인해 전국으로 퍼지게 되는데......
그때 시혁과 아연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고 달달했던 일상이 일순간에 무너져버리게 된다. 정부는 무책임하고 살기는 해야되는 그 둘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서 어떤 방식으로 상처를 회복할 것인가?

만일 당신이라면 도망가겠는가? 지키겠는가?

 
드러나는 진실
작성일 : 18-12-27 20:26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5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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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네, 혹시 프롤레타리아라는 말을 알고 있나?”

 

 어둠에 침체된 집무실 안에서 뿌연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그는 말했다. 앞에 서있는 이준석 대장에게.

 

 “프롤레타리아란 사회주의 내에서 마르크스가 주장한, 현재로 치면 노동자를 뜻하는 단어 아닌가요?”

 

 그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이준석 대장을 바라보았다. 담뱃불은 그곳에서 붉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반딧불이처럼. 그리곤 재떨이에 담배를 지졌다.

 

 “난 비록 쿠데타라는 방법으로 무능한 정권을 청산하고 권력을 잡긴 했지만 그런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네. 칼 마르크스와 블라디미르 레닌이 실패했던 사회주의의 낙원을 말이야. 하지만 이전에는 만들 수 없었네. 부르주아 권력층이 막을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지금은 다르네. 원인모를 바이러스가 한국을 침공해서 혼란에 빠졌으니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이념이 바뀐다고 한들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을 걸세. 오히려 자신들을 구해준 우리 정부에게 감사를 표하며 부르주아 권력층을 밀어내는데 일조하겠지.”

 

 이준석 대장은 약간 걱정하는 표정을 지으며 염려하듯 말했다.

 

 “각하, 자본주의의 이득을 받아오면서 살아온 사람들은 분명 반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주의에 강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은 틀림없이 반란을 일으켜 정부를 뒤집으려고 할 것입니다. 차라리 자본주의 체제는 유지하되 복지를 개선하심이?”

 

 그는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마치 독재자처럼 자라난 콧수염을 어루만지며 이준석 대장을 째려보았다.

 

 “만일 그것이 가능했다면 그 전 정부인 38대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버러지 같은 언론사와 망할 대기업들을 없앨 수 있었을 걸세. 하나 지금 보게나 이 내가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까지는 그 어떤 대통령도 손을 대지 못하고, 그저 뇌물을 줘가며 자신에게 유리한 보도만을 내보내게 했을 뿐이네. 그러니 내가 이 모든 걸 개혁하고 썩어빠진 대한민국 정치를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통하여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입각하여 바꾸겠네. 날 믿게나 이준석 대장.”

 

 “전 언제나 각하를 믿습니다. 하지만 아까 제 말은 단지 계몽하지 못한 우매한 국민들의 반발을 걱정한 것입니다.”

 

 “상관없네. 일단 아래 지방부터 찬찬히 되찾으면 생존자들의 재산을 빼앗으면 되는 일이네. 화패 개혁을 한다면서 나중에 포상을 준다하면 안 주는 국민들이 있을까? 안 그래도 보상을 좋아하는 국민성인데 말이야.”

 

 ***

 

 “그, 그게 정말인가요? 부제님.”

 

 시혁은 심히 놀라면서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네, 정부가 드디어 일 좀 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소식이 있습니다. 정부가 구제한 지역에서 재산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재산을 거두고 있다고요?”

 

 아연은 흠칫 놀랐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보다 세금이 중요하다는 마인드는 아니겠죠?”

 

 “아마도 화패 개혁을 위해서 거둔다고 합니다. 나중에 엄청난 보상을 준다고 넌지시 말하면서요.”

 

 그러자 시혁은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의아해했다.

 

 “국가 유공자들은 생명을 담보로 나라를 지켰는데도 보상을 안 해주는 정부가 그깟 돈을 가져갔다고 보상을 해준다고요? 그리고 애초에 화패 개혁을 위해서 재산을 몰수한다는 것 자체도 말에 어폐가 있는데요.”

 

 “하지만 지금으로써는 이상하기는 합니다만 이 시국에 가장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정부를 따라야합니다. 그리고 전 라디오를 조금 더 들으러 가겠습니다.”

 

 부제는 그들에게 고개를 까딱하며 그 객실에서 나갔다. 시혁은 자리에 앉으면서 이 상황이 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살짝 혼란스러운 듯 했고, 아연은 그런 그의 바로 옆자리에 앉으면서 걱정스럽다는 마냥 바라보았다.

 

 바깥의 풍경은 시시때때 바뀌고 있었다. 추수를 마친 논은 마치 황무지처럼 아무것도 없었으며 간혹 그 위에 마시멜로 같은 건초들을 한데 모은 것이 있었다. 가끔 터널로 들어가기라도 하면 그림자가 진 객실 내에는 완연한 어둠이 드리워진다. 마치 밤이라도 찾아온 것처럼. 하지만 빠르게 그 터널을 빠져나가면 다시금 객실에는 여명이 드리우듯 밝은 빛이 비쳐온다. 그 어느 것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가끔씩 역을 지나쳐갈 때면 사람 없이 타락한 자가 있거나 아니면 아무도 없었다. 그런 게 너무도 이질적이어서 시혁은 역에 도착할 것 같으면 아연을 세게 안아주곤 했었다. 얼굴을 자신의 가슴에 파묻게 하면서. 하나 지금은 기억을 잃었다는 것 같아서 차마 그렇게는 못하고 그저 잠시 아연의 눈을 가려줄 뿐이었다. 그러면 아연은 내심 기뻤다.

 

 시혁은 그러다가 잠들었다. 아연은 그런 그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으면서 걱정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제처럼 마음껏 자신에게 스킨십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확한 증거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그때까지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 마음이 마치 튜닝을 하지 않은 베이스 기타처럼 이상한 소리를 반복하더라도.

 

 아연은 일어서선 8호실을 나서서 7호실로 들어갔다. 아까 시혁을 붙들어두고 있던 그 여우같은 여자가 있나 하고 살펴보았다. 하지만 객실을 끝까지 돌아보니 역무원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연은 잠든 그를 깨웠다. 역무원은 영문 모를 표정으로 깨어났다가 아연을 보곤 이내 미소를 살짝 머금었다.

 

 아연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리곤 뭔가 하는가 싶더니 곧 손을 뺐다.

 

 “왜? 뭔가 힘든 일이라도 있는 거냐?”

 

 아연은 그런 역무원의 물음에 고개를 살짝 끄떡이며 입고 있던 겉옷을 벗었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뭐든 도우마. 그리고 우리 사이도 조금…….”

 

 “아저씨, 제게 원하시는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아연은 역무원의 음흉한 시선에 화답하듯 유혹하듯 고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원하는 일 하나만 들어줄 수 있겠어?”

 

 아연은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살짝 살짝 끄떡였다. 역무원은 흥분했다.

 

 “그러면 내가 네가 원하는 일은 뭐든 하나만 해줄 테니까 원조 교제를 한 번만 해줄 수 있어? 아니, 이건 합의된 거 맞잖아.”

 

 역무원은 그렇게 말하며 바지춤에 벨트를 풀으면서 일어섰다, 아연은 그때 벗어둔 겉옷을 입고는 객실의 끝으로 달려갔다.

 

 “상관없단다. 이리로 다가오렴. 무섭지 않게 해줄게.”

 

 역무원은 서서히 아연에게 다가갔다. 허리춤에 벨트는 바닥에 내던졌으며 남대문을 내리고 있었다. 그때 아연은 주머니에 넣었던 녹음기를 꺼내면서 버튼을 눌렀다.

 

 “아저씨, 설마 제가 진짜로 해줄 거라고 믿었어요? 당연히 아저씨를 낚기 위한 거짓이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했나요? 아까 그렇게 심한 말을 했는데 말이죠.”

 

 아연은 그렇게 말하면서 7호실을 빠져나가 8호실로 들어갔다. 쫓아온 역무원에 의해서 잡힐 뻔 했으나 워낙에 재빨라서 그럴 수는 없었다.

 

 7호실 내에는 부제와 수녀가 있었다. 시혁은 여전히 잠에 빠져있었으며 와타나베 이치카야와 부제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수녀는 옆에서 그걸 들으면서 뭔가를 메모하고 있었다. 아연은 서둘러 그들에게 다가가서 녹음기에 녹음된 내용을 들려주었다. 의아한 표정으로 그걸 듣다가 이내 심각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부제는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7호실로 갔다. 그리고 수녀는 고개를 좌우로 저었고, 이치카야는 분위기를 파악하며 평범한 일이 아니라는 걸 짐작했다.

 

 세상의 잘못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용서할 수 있는 잘못과 용서할 수 없는 잘못. 전자 같은 경우는 상대방이 용서할 수 있으니 별 문제는 없다. 하지만 후자 같은 경우는 잘못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 특정하지 않다. 그저 그 나라의 법에 따라 처벌할 수밖에 없는데 그 마저도 뭔가 솜방망이 같아서 마음이 후련하지가 않다. 결국 가장 적절한 처벌은 당사자가 만족할만한 것이다.

 

 기차 내에서는 잘잘못을 가리는 재판이 열렸다. 결과는 곧 나와서 역무원은 아연에게 5m접근 금지령이 내려졌다. 이치카야에 의해서 사형이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그건 너무 비인륜적이라 판단되어 그나마 가능한 처벌을 내린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나자 저녁 무렵이 되었다. 아연은 시혁의 옆에 앉아서 그가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었다. 시혁은 그것을 들었다는 듯 일어나면서 비몽사몽하며 정신을 못 차렸다가 곧 아연을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안겼다. 아연은 일순 놀랐지만 그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두 손으로 그의 머리를 세게 안아서 푹신한 가슴에 그를 파묻었다.

 

 “시혁아. 언제까지나 내 곁에 있어줘.”

 

 정말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녀의 목소리가 시혁에게 전해졌을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마치 아기처럼 더욱 부둥켜안은 걸 보면 아마도 닿았으리라고 믿는다.

 

 그날 밤, 어쩐지 부드러움과 포근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객실은 불이 완전히 꺼져서 어둠에 침체되었지만 그 어둠은 마치 이불같이 모두를 덮어주고 있었다. 아연과 시혁은 서로 손을 붙잡고 자고 있었다. 기억을 완전히 되찾은 척 하자 시혁은 믿어주면서 그녀를 한 번 더 안았다. 아연은 안기며 웃었다. 사실 처음부터 기억은 잃은 적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그들의 사랑은 잠자기 전에 창가에 새어 들어오는 달빛을 받으면 확인했다.

 

 기차 소리는 객실 내에서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덜컹거림은 존재해서 가끔 잠에서 깨곤 한다. 그것은 마치 사회와도 일맥상통한 부분이 존재했다. 남들과 대화는 잘 나누지 않지만 부딪힘은 있어서 뭔가 불편하기도 하고, 귀찮아서. 결국은 소통을 포기해버린다. 사실 그러면 안 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새벽의 여명이 저 산에서 스리슬쩍 밝아오고 있었다. 별빛들은 하나 둘씩 제 빛을 잃어가면서 저 너머로 사라지고 있었다. 달 또한 서서히 형체를 잃어버리고 있었다. 밤하늘의 주인이었지만 이제 권좌를 넘겨주고 선위해야할 시간이다. 아쉽기는 하지만 이것이 순리이니 반박할 여지가 존재하지 않았다.

 

 빛이 밝아옴에 따라서 목화솜같이 부드러운 안개가 내리 깔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이로 흐릿하게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역도 보이기 시작했으며 기차 내에 있는 각자에게 다르지만 같은 아침이 찾아오고 있었다.

 

 “객실 내에 승객 여러분에게 알려드립니다. 저희 열차는 이번 대전역에 정차할 예정이며 이곳에서 역의 구석에 환승할 열차를 가져다 놓을 예정이니 서울로 가시는 승객 분들은 서둘러 환승장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차장의 방송이 모두가 잠든 객실에 울려 퍼졌다. 일본어, 중국어, 영어로 그 방송이 끝나자 한 번 더 반복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계속 반복되게 설정하고 나간 것 같았다.

 

 그 방송 소리에 시혁은 눈을 떴다. 그리고 아연의 잠든 모습을 바라보다가 입을 맞추곤 일어서서 짐을 싸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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