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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중년의 로맨스 쟁탈전
작가 : 직깨미
작품등록일 : 2018.12.20

이야기의 기본 골격은 입 조심입니다.
방우와 숙이는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도복희 55세. 숙이 이모며 두 살 터울.
도복희의 말 실수가 가져 온 말년의 비극
(그러나 히티 엔딩으로 마무리 합니다)

 
눈치없는 근식
작성일 : 18-12-20 15:46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3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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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님! 같이 한잔 하시죠?”

 

 빈말인줄 알기 때문에 약이 살짝 올라 복희가 어떤 반응을 할 지 궁금해 한번 떠보기로 했다.

 

 “어디 갈 건데. 직원들에게 얘기하고 갈게”

 

 역시나 예상한 대로 웃고는 있지만 전혀 웃는 얼굴이 아니라 주름만 더 늘리고 있었다. 빙긋이 웃으며 복희 아래 위를 한번 훑어봤다. 다른 날보다 더 신경을 쓴 티가 확연히 보였다. 간다고 하는 말에 주름이 늘어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 우습기도 했지만 기분은 그렇게 썩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존심을 버리고 끼어 들 수가 없어 도도한 척 하고 손을 흔들었다.

 

 “좋은 시간 가지세요. 저는 이만 퇴장합니다”

 

 돌아서면서 근식을 힐끔 쳐다봤다. 여자의 예리한 이목에는 분명히 미련이 남은 표정이 들어왔다.

 

 ‘확 끼어들어 버려?’

 

 솔직한 마음으로는 복희도 근식도 주책이라고 생각했고 신랑을 생각하면 화도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주책에 가담하고 싶어졌다.

 

 피부 관리실로 돌아와 소파에 앉아 책을 폈지만 마음이 약간은 어수선했다. 인사를 하고 돌아 설 때 근식이 눈이 분명히 같이 갔으면 하는 눈치였다. 고개를 한번 툭 치듯이 흔들고는 시선을 책에 집중시켰지만 한번 흐트러진 정신은 원상태로 잘 돌아오지 않았다.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가희를 고를까?

 

 시원이를 고를까?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다가 오늘은 참기로 했다. 만약에 술 기운에 말을 잘못 꺼냈다가는 아직 자기 마음도 정리하지 못한 속내를 여학생들이 복희에게 한 말처럼 벌써 할머니 반열에 돌입한 상태다. 그런 할머니가 여학생들이 나이에나 하는 짝사랑에 빠진 년으로 와전돼 웃음거리가 될 것만 같았다. 한마디로 주책이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일찌감치 집에 가서 바람은 났지만 그래도 신랑이라 옷에서 영감 냄새나 나지 않게 세탁기나 돌리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야! 세상 정말로 좁다. 하필 거기서 정미를 만나냐! 호호호”

 

 네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사이사이에 커튼으로 칸막이를 쳐 복희가 주위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마음 놓고 깔깔거리고 웃는다. 근식이도 마찬가지로 장단을 쳐주지만 약간은 실망스런 미소를 숨기고 있었다. 철없을 때야 남자나 여자나 이성 친구가 있다며 대부분 자랑을 하지만 결혼 후에 그것도 중년에는 웬만하면 스스로 입 단속을 한다. 그 점에서 근식은 굉장히 아쉬웠다. 말하자면 양다리를 걸칠 계획이었는데 하필 백주대낮에 딱 걸리고 말았다.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근식에게는 또 다른 무기인 방우가 있어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았다. 정미 의중은 모르지만 일단은 오늘 일로 정미는 물 건너 같기 때문에 방우와 연결을 시켜주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거의 50년 동안 둘이서 가장 손발이 잘 맞는 건 새끼치기였다. 만약에 정미만 오케이 해주면 방우와 연결을 시켜주고 오늘 일로 정미가 복희에게 감정이 상했기 때문에 분명히 다른 여자친구를 연결 시켜준다는 확신이 들었다. 일단 오늘부터 몇 달간은 복희에게 최선을 다하고 정미는 정기적으로 연락을 해 관리하기로 했다.

 

 “정미 누님이 여기서 피부 관리실 하는 모양이죠?”

 

 복희가 얼른 대답을 하지 않고 망설이고 있었다. 벌써 경계를 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 보였다. 시치미를 뚝 떼고 속이고 있는 것 같이 보이기도 했다. 가끔씩 뜨겁게 불태웠던 몇 시간을 정미와도 즐긴 것 같은 의심도 들었다. 간혹 신랑 옷에서 나오는 다른 여자의 냄새보다 더 역겹고 구역질이 나는 것 같았다. 신랑은 바람을 피워도 용인이 되지만 이 놈은 용서가 되지 않았다. 그것도 정미와는 절대 라는 생각이 꽤 길어졌던 모양이었다.

 

 “앞으로 이 동네에서 만나는 건 자제해야겠습니다. 또 마주치면 누님이 곤란하잖아요”

 

 이 말에 복희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진 것 같았다.

 

 “그래야겠다. 그런데 너 방우하고 친해?”

 

 “예! 저하고 성격은 맞지 않지만 잘 지내고 있는데 왜요?”

 

 입 꼬리가 오른 쪽 위로 한없이 치솟아 올라갔다.

 

 “야! 너하고 안 어울려. 나이가 들면 친구도 가려서 만나야지. 어릴 때 정으로 그렇게 다니면 너만 손해야. 이 누님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복이 넝쿨 채로 들어온다. 그런 바람둥이는 멀리 해”

 

 복희가 근식에게 정신이 팔려 있었지만 방우를 기억에서도 벌써 끄집어 냈다. 어릴 때 숙이에게서 멀리 떼놓으려고 할 때와 상황이 어떻게 보면 비슷했다. 그때 복희는 숙이 덕택에 방우를 알게 되었고 같이 영화를 보러 다니면서 사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방우는 조카인 숙이 남자였다. 그때 귀사대기를 후려쳤을 때 숙이 때문이 아닌 본인이 배신감을 느껴 마치 애인을 두들겨 패듯이 화풀이를 해버렸다.

 

 그때를 생각하면 이 앞에 앉아있는 근식이를 만나지 말아야 하지만 태어나고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남정네라 이번에는 마음대로 요리하듯이 데리고 있고 싶었다. 첫 번째는 조카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만 앓아야 했지만 지금은 어떤 장애물도 없어 편안하게 진심으로 사랑을 하고 싶었다. 물론 시중에 떠도는 그런 추잡한 사랑이 아닌 마음을 나누고 싶어했다.

 

 그런데 근식이가 표정이 많이 굳어져 있었다.

 

 “왜? 무슨 일 있어?”

 

 근식이가 입술을 한번 꾹 다물었다가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말을 했다.

 

 “제 친구가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어요? 괜찮은 친구인데 이해가 되지 않네요”

 

 복희가 콧방귀를 세게 한번 치고는 비꼬며 말했다.

 

 “생긴 건 산적같이 생긴 놈이 바람을 피우고 다녀서 눈꼴 사나워서 그렇다. 그날도 보니 우리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더구먼. 나는 내 싫어하는 놈이던 년이던 같이 싫어. 잘못은 걔가 먼저 했잖아. 우리가 우리자리에 오지 마라고 했냐? 그 놈이 우리를 아예 벌레 취급했잖아”

 

 그때 근식이 입술에서 침이 툭 튀어나올 뻔 했다. 소리 내서 웃고 싶었지만 억지로 참고 있었다.

 

 ‘누님! 벌레가 아니고 할망구입니다’

 

 방우가 앞에서 이 말을 들었으면 당장 이 말을 하고 남았다는 생각이 순식간에 뇌리를 스쳤다.

 

 “참! 너희들 골프 치러 자주 다니냐?”

 

 “저보다 방우가 자주 다녀요. 그 친구는 혼자 일을 하기 때문에 틈만 나면 골프장에 가요. 그러니 누님도 그 친구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혹시 알아요? 골프장에서 조인해서 같이 칠 수 있을지 어떻게 알아요. 미운 놈과 서너 시간을 같이 계실 자신이 있어요?”

 

 복희가 콧방귀를 치면서 눈을 지긋이 감으며 보이지도 않은 방우가 앞에 있는 것처럼 입을 비틀어 비꼬고는 고개까지 좌우로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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