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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보다 완벽한 남자는 없습니다.
작가 : 푸른밀담
작품등록일 : 2018.12.15

여자를 믿지 않는 그가 한여자만을 위한 완벽한 남자가 되어가는 얼렁뚱땅 로맨스가 시작된다

 
그녀와 그의 입장차이(2) #04
작성일 : 18-12-17 02:43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4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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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 대표의 사무실을 나오며 한숨을 쉬었다.

 내 어깨에는 곰 몇 마리가 신이 나서 매달리는 걸 어렴풋이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순간 꺼림칙해서 어깨를 털어냈다.

 ‘요즘 나한테 다들 왜 이래~~.!!’

 삼재인가. 짜증 나…… 어금니를 꽉 깨물며 찡그리자 콧등에 주름이 더 깊어졌다.

 지금까지 일했던 클라이언트들을 열 개쯤 합친 대박 클라이언트의 일을 맡으라는 말을 조금 전에 들었다. 그 대박 클라이언트가 내 어깨에 토실토실한 곰들을 차곡차곡 쌓고 있는 상상을 하자 목덜미가 서늘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의 만성 어깨 결림은 직업병이 아니라 산재라는 생각을 심각하게 했다.

 

 ‘윤 팀장. 이번 클라이언트는 우리회사에 아주 중요해. 이 정도 거물급이면 우리 회사에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이 대표는 가장 친근감 가는 표정을 얼굴에 걸고 아주 열심히 나를 설득하는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고는 살짝 달래듯 말을 이었다.

 “윤 팀장이 요즘 일이 많은 건 알지만 내가 윤 팀장이 일 하나는 확실하게 하는 거 아니까. 이런 일이면 윤 팀장 커리어에도 도움이 될 테고.

 지금까지 보여줬던 것만큼만 잘 진행해줘. 부탁해. 이번 프로젝트가 잘 되면 인센티브 기대해도 좋아”

 나름 디자인회사 대표인 윤석은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옷과 장신구에 담아 내려 최근 들어 더 노력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인 특이한 안경을 쓴 30대 후반의 그는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그 놈에 인센티브 매번 말하면서 연말이면 재정 나쁘다고 쥐여준 적 있어?! 침이나 바르고 말하지……….!’

 ‘월급쟁이가 하라면 해야지 뭐…… 어휴’ 속으로는 육두문자를 내뺐으면서도 으레 접대용 웃음으로 응대했다.

 “열심히 해야죠. 인센티브는 일 잘 진행되면 기대할게요.”

 윤석은 뭔가 안심한 눈빛으로 내 안색을 살피고는 조만간 식사 같이 하자는 말을 했다.

 늘 해왔던 힘든 일 시키기 전 비싼 밥 사주기를 하려는 것을 5년간 겪어온 서하는 달갑지가 않아 억지 웃음만 보이고는 얼른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그 놈에 밥으로 또 때우려고 어림없어.”

 불쌍한 자신에 팀원들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하고 미안해 팀 사무실로 들어오며, 팀원들을 훑어보았다. 일에 찌들어있는 그들에게 차마 내 어깨에 곰들을 그들에게 넘기지 못하고 내 자리로 돌아왔다.

 머리를 감싸고 팀이 몇 개인데 무슨 일복이 터져서…… 엄마는 때 시를 가려서 좀 낳아주시지. 퍼질러 놀아도 되게 낳아주셨으면 얼마나 좋아하며 혼자 팔자에 대해 충분하게 고민할 시간도 주지 않고 전화가 울렸다.

 “DTIO디자인 윤서하입니다.”

 “마이 프레셔스”

 골룸 목소리를 흉내 내며 말하는 지은에 장난이 반가웠다. 다른 때 같으면 한 소리 할 텐데 오늘은 그녀에 목소리를 듣자 그나마 스트레스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오늘은 못 받아준다.”

 “올 팀장님 먼가 열이 많이 받은 듯”

 책상 위에 턱을 걸친 채 책상 아래로 팔을 늘어뜨리고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말을 했다.

 “말도 마라 우리 대표가 나한테 곰 수십 마리를 한 번에 내 어깨에 투척했어. 이러다 연애도 못 하고 호호 할머니가 될 것 같아”

 코웃음을 치며 “연애할 맘은 있으시고 큭 큭.”

 “그 회사는 너밖에 없니. 네가 너무 호구 짓을 해서 그래. 누가 지 회사도 아닌데 업체가 요청하지 않은 부분까지 마무리를 해주냐. 그냥 묻어가면서 월급 따박따박 받는 게 현명한 거야.”

 키득키득 웃으며 핀잔을 주었다.

 “지금 누구 말하는 거더라~ 뭐야? 이 시간에 전화한 거 보니 무슨 일 있는데 얼른 풀어놔”

 “그러게 너나 나나 왜 이러고 사냐? 그냥 돈 많은 남자 만나는 게 최고인 거라는 깨달음을 얻는 중이다.”

 “쉬운 길을 마다하는 게 누군데 그런 말을 해. 지은아 쉽게 살자. 너만 보면 껌뻑 죽는 아버지 놔두고 왜 그렇게 힘들게 사서 고생하시냐 구요”

 “야~”

 “뜸 들일 거면 전화 끊어. 일이 내 24시간보다 많을 판이야.” 한숨이 절로 난다.

 “오늘 저녁에 시간 돼? 바쁜 건 우리 인생에 항상이야.”

 “그래 두세 달은 정말 바쁠 테니까 오늘은 스트레스나 풀자.”

 순순히 승락을 하자 지은은 신이 나서 수화기 너머로 사무실에서 통통 뛰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래 거기서 봐~”

 

 오랜만에 만나는 지은과의 약속에 늦기 싫어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려 정신 없이 일했지만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겨서야 사무실을 나섰다.

 둘의 아지트인 술집에서는 술이 센 지은이가 이미 혼술을 시작한 후였다.

 “왜 이렇게 늦게 와. 나 슬프다 친구야.”

 서있는 내 손을 붕붕 흔들고 눈을 곱게 접고 웃고 있는 지은은 섹시한(?) 강아지 갔었다.

 163센치 정도인 아담한 키와 동양적인 여리여리한 이미지의 서하와는 다르게 지은은 늘씬한 큰 키에 나올 때 나오고 들어갈 때 들어간 서구형 몸매를 가진 베이글녀에 뚜렷한 이목구비로 어딜 가든 이목을 끌었다.

 

 섹시한 강아지 같이 귀엽게 구는 지은을 바라보고 나는 빙그레 웃었다. 어떤 순간에도 그녀의 유머는 정말 주위 사람을 웃게 만드는 재주가 남달랐다. 그녀의 그런 넉살과 천성은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성격과 외모, 집안까지 모든 걸 갖춘 그녀가 자신의 가장 절친한 친구인 것에 감사하고 한편으론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그녀가 부러웠다.

 “나 앉지도 않았어! 왜 그래?”

 “우리 팀장이 내가 한 디자인 가로챘어! 나쁜 노무 시끼. 삐~~~ 삐삐~~”

 그녀는 테이블을 양손으로 내리치며 분개했다.

 서하는 주위 테이블에 사과의 눈빛을 발사하고는 턱을 괴고 지은을 측은하게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지은 앞에 있던 술을 자신에 입에 털어 넣고는 쓴 술에 인상을 썼다.

 “으~~ 결국 그 노무 시끼가 그렇게 한 거야?”

 정말 노 답이다. 쓴 술 때문인지 아니면 하나같이 아래 사람을 이용하려는 나쁜 놈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인상이 펴지지 않았다.

 “야 술도 못 마시면서 원샷으로 객기야”

 지은이는 욕하던 것도 잊고 주량이 약한 것을 타박하고 있었다.

 “당연히 첫 잔은 원샷 이겠죠? 반 샷 안 돼요. 반 샷 안 돼요.”

 모 광고에서 유명 연예인이 하던 것처럼 눈을 깜박이고 어깨를 들썩이며 돼먹지 않은 애교를 부리니 ‘지은이가 잘못했다.’ 소름이 돋는지 어깨를 쓸었다.

 “좀 받아주면 안 되냐? 나도 오늘은 마시고 싶구나” 하며 두 번째 술잔을 비우고는 인상을 썼다.

 "나 거물 클라이언트 일을 맡게 되서 지금보다 더 바빠질 예정이야. 우리 대표 알지? 또 밥산덴다."

 "그 사람은 밥만 먹고 산데 맨날 밥으로 때울라 그래."

 짜증을 내는 지은에게 얼굴을 갖다 대었다.

 “팀장을 이길 두 가지 방법이 있어 하나는 그런 놈들 이기려면 끝까지 버티는 게 우리가 이기는 거야.”

 “두 번째 방법은 그냥 아버지 회사에 들어가. 왜 힘들게 살아. 아버지 회사에서 그런 놈을 밑에 두고 지근지근 밟아주는 거야. 넌 할 수 있잖아.”

 “됐어! 아버지 하라는 대로 살고 싶었으면 진작에 이렇게 안 살았어.”

 “너희 아버지처럼 자상한 분이 어디 있어. 복에 겨웠어.”

 “그게 문제지. 그게. 내가 아직 유리로 만든 공주님으로 알고 있는 고슴도치 아빠인 게 문제인 거야. 난 내 인생을 내가 개척하고 싶다고. 근데 이건 좀 아니지 않냐 어떻게 밑에 직원 그것도 디자인을 가로채냐. 참 편하게 사는 그 능력도 존경스러워. 그것도 타고 나야 하는 건가 봐”

 지은은 이미 포기한 듯한 표정으로 푸념했다.

 난 피식피식 웃었다. ‘정말 정말 그 재주 배우고 싶다.’

 어디 학원에서 가르치나?

 그리고 꼭 어느 단체에나 어느 무리에서나 그런 사람은 꼭 있다. 그렇게 차고 넘치게 많은데 나는 안 되는 건가 싶었다.

 “난 부러운데”

 자꾸 피식피식 웃자, 지은이 몸을 사리며, ‘너 왜 이래. 무섭다’라고 내 앞에 술잔을 슬그머니 치웠다. 나는 얼른 술잔을 낚아채서는 나도 좀 먹자며 눈을 흘겼다.

 지은은 이제 주량 중 두잔 남았다고 경고했다.

 쳇, 이럴 때 술이라도 잘 마시면 얼마나 좋으냐는 말이지. 구 냉혈약혼자를 만나고 나서부터 그가 문득 생각 날 때마다 마시지도 못하는 술이 마시고 싶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술을 마시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루하루가 바쁜 나에겐 위험하고도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야. 쓸데없이 잘생긴 얼굴이 문제야.’

 그를 골똘히 생각하던 서하는 말장난하며 자신을 곤란하게 했던 생각이 떠올라 빽 소리를 질렀다.

 “못돼 쳐먹어 가지고”

 “너 여기 온 거 30분밖에 안 됐어. 벌써 취하면 곤란해. 오늘 나 위로 받아야 마땅한 날이라고

 윤서하. 내가 너 힘들 때 어떻게 했는데 이러는 거야~! 근데 그 못돼 먹은 인간은 누구야?”

 “………….진성혁”

 “그 이후에 연락 왔어?”

 “아니.”

 “근데 왜 그러냐고”

 “자꾸 그때 창피했던 보닛사건이 생각이나.”

 “그 처참한 바보짓 때문에 창피한 건 이해는 한다만 연락도 안 왔는데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

 “설마 돈이야 차고 넘치게 많고 5년 전에 약혼까지 했던 사이인데 연락 와서 보상하라고 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 그런 놈이면 정말 냉혈이 아니라 미친놈이지”

 “그렇겠지. 술 따라줘 봐”

 “팀장님. 술꾼 되시겠어요. 적당히 마시고 네 발로 직접 걸어가세요~”

 “작은 디자인 회사 팀장이 무슨 팀장이라고 그래. 누가 들으면 웃겠다.”

 쓴 술 맛이 더 크게 느껴져 인상을 구기면서 술잔을 기울였다.

 “연락 오면 말해주라. 미친 놈 구경가게.”

 “그래 나 대신 욕해주기다. 약속해.”

 지은과 기분 좋게 술잔을 부딪혔다.

 “그래 잊자.”

 서하는 본인에 주량인 4번째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쓴 술과 함께 그와의 이번 만남을 묻기로 다짐했다.

 

 몇 일째 참 바쁜 나날을 보내던 서하는 오늘도 설계팀과 프로젝트 미팅을 끝내고 회의실에서 나왔다.

 ‘또 야근이야 야근……’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나오는데 복도 끝을 보고 입을 떡 벌리고 얼어붙고 말았다.

 ‘저… 저…. 기럭지 누가 봐도 무시할 수 없는 명백한 진성혁!’

 완벽한 수트핏 그리고 날렵한 턱 선과 날카로운 눈매와는 다르게 흐트러진 흑색 머리가 대비되어 섹시해 보였다. 사무실을 한번 훑은 시선이 복도 끝에 선 나와 마주치자 만나야 할 사람을 딱 마주쳤다는 개운한 표정이었다. 아니다. 먹잇감을 찾은 맹수 같은 여유인가….

 아무튼 많은 말을 담은 옅은 미소를 짓고는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여유 있게 복도를 패션 쇼 런 어웨이를 만들며 들어서고 있었다.

 ‘저 사람이 왜 여기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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