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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혁명적소녀
작가 : an3375
작품등록일 : 2016.8.24

모종의 이유로 가문에서 도망치고 싶은 유리는 도피처로 바탈리온 제국의 기숙사제 아카데미, 아스테리아 학원에 입학한다. 오랜 세월, 인간과 이종족의 전쟁에 최전방에 선 바탈리온 제국은 아스테리아 학원에 극소수의 사람들 밖에 모르는 비밀을 심어 놓는데…….

 
Chapter 3. 그 이방인, 적응(適應) (4)
작성일 : 16-09-20 12:58     조회 : 405     추천 : 1     분량 : 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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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이 왔는데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싸움질이라니…….”

 

 

 

 이스린느 바이탈.

 

 

 현 아스테리아 학원 1학년 검술부의 담당 선생이자 마법사보단 기사가 많은 바탈리온 제국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 있는 여검사였다. 명망(名望)있는 귀족 영애였던 그녀가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사가 되기 위해 가문의 이름을 버렸다는 이야기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 사교계에서 회자되고 있었다.

 

 

 검술을 도피처로 쓰고 있는 유리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지만 기사가 되길 원하는 대부분의 여자 아이들에게 이스린느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오죽하면 몇 년 전, 그녀가 이곳 아스테리아 학원의 검술 선생으로 취임했다는 말에 검술부에 여성지원자의 수가 두 배로 뛰었겠는가? 지독히도 어려웠던 입학시험을 떠올리며 유리는 작게 혀를 찼다.

 

 

 

 “청춘이구나! 멋지군!!”

 

 

 

 엘렌과 게일드의 검격을 멈춘 건 확실히 대단했지만 검술은 그렇다 치고 그 외에 저 선생님에게 과연 본받을만한 점이 있긴 한 것인가? 호탕하게 웃으며 엘렌과 게일드의 등을 팡팡 두드리고 있는 검술부의 담당 선생님을 바라보며 유리는 회의에 빠졌다. 유리와 똑같이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모양인지 일그러진 게일드의 얼굴과 유리의 표정이 비슷했다.

 

 

 이스린느 바이탈이 학원의 선생으로 취임하면서 여성지원자의 수가 두 배로 는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검술부에 지원하는 인원이 늘어나 그렇지 않아도 어렵다고 소문났던 시험이 유리가 입학시험을 치룰 때에는 정말 딱 죽을 만큼 어려워져 있었다 입학시험의 난이도를 올린 장본인이 자신의 학년의 담당 선생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조금이라도 기대하지 않았다면 그건 분명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 아주 멋진 일…읍, 아…이런 숙취가…….”

 

 

 “…….”

 

 

 

 일주일.

 

 

 이스린느 바이탈에 대한 유리의, 아니 검술부에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의 환상이 깨지는 데는 더도 말고 덜도 아닌 딱 일주일이 걸렸다. 왜냐하면 적응기간이라는 명목 하에 첫 주 내내 자습을 주장하며 수업을 하지 않던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 게 그 주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의 숙취에 절은 담당 선생님의 몰골을 유리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수업시간에 늦는 건 기본이고 주에 세 번 이상은 독한 술 냄새를 풍기며 나타났다. 이런 사람을 동경하여 학원의 검술부에 지원한 모든 이에게 유리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진지하게 기사를 꿈꾸지 않는 유리의 눈에도 이스린느는 기사의 표본이라기보다는 타산지석(他山之石)해야 할 반면교사에 가까웠다. 검술 실력과 누군가를 가르치는 실력이 술기운에 묻히지 않았기에 망정이지 만일 수업 내용마저도 부실했다면 그녀는 당장에 학생들의 항의로 이 학원에서 쫓겨났을 것이다.

 

 

 

 “크으, 빌어먹을 라스테니아.”

 

 

 

 라스테니아는 1학년 마법부 담당 선생님의 이름이었다. 누구와는 몹시 다르게 수업시간을 칼 같이 지키는 모범적인 교사라고 소문이 난 사람이었다.

 

 

 

 “곱상하게 생긴 게 술은 진짜 잘 마신단 말이야…….”

 

 

 

 이스린느 선생님과 술을 마신 사람이 모범교사라고 소문난 라스테니아 선생님인게 놀라웠지만 그 감정은 곧 그 뒤 이스린느 선생님이 작게, 유리로선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욕을 내뱉는 걸 듣곤 사라져 버렸다. 사실 그게 욕이란 것도 유리는 하얗게 질린 다른 학생의 얼굴을 보고 한 템포 늦게 눈치 챘다. 새삼 유리는 그녀가 욕도 참 잘 한다는 걸 다시금 상기했다. 하엘이 어디서 배웠나 의아해했던 유리의 몇몇 험한 욕설의 근원은 바로 유리의 검술 선생에게 있었다.

 

 

 

 “자, 어쨌거나! 이 선생님은 너희들의 뜨거운 청춘의 싸움도 싫어하진 않지만 결투는 여기까지 해둬! 날이 없는 검이긴 하지만 제대로 맞았다간 갈비뼈 한두 개쯤은 훅 갈 테니까 말이야. 다른 녀석들도 명심해둬! 정식 결투는 학원 밖에서 따로 날을 잡고 하든가 정식 시합으로 결판을 내도록 해! 이 반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내 월급과 직결되니까!”

 

 

 “…….”

 

 

 

 유리는 결투를 말리는 모습에서 아주 잠깐 동안 그녀가 평범한 교사 같았다고 느꼈단 것에 다시금 회의감을 느꼈다. 이제는 월급이 없으면 술을 못 마신다고 소리치는 모습과 학장님의 긴 잔소리에 대해 불만을 토해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더욱 그 회의감이 짙어져왔다. 유리를 비롯한 학생들의 표정이 이스린느의 말에 의해 적당히 일그러졌을 때 기다렸다는 듯이 그녀가 엘렌의 몸을 정면으로 돌렸다.

 

 

 

 “그럼 오늘부터 검술부에 편입한 새로운 친구를 소개해볼까? 자기소개 좀 뜨겁게 해봐, 오자마자 소동을 일으킨 학생님.”

 

 

 “뜨겁게 하는 자기소개가 어떤 건지 모르겠군요.”

 

 

 

 그렇게 말한 엘렌이 유리에게 답을 구하듯이 그녀를 바라보았지만 사실 유리도 뜨거운 자기소개 따윈 몰랐다. 아니, 사실 그 이전에 유리는 엘렌이 이스린느 선생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 엘렌에게 적절한 눈짓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대체 인간들에 대한 사전지식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엘렌은 인간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다가도 제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될 때가 있었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때 중 하나였다. 그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없는 유리가 생각에 잠긴 사이 검술부의 담당 선생인 이스린느는 엘렌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열렬하게 소동을 일으킨 것에 비해 겉은 쿨하네! 그것도 청춘이지!”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유리도, 아니 그 자리에 있던 다른 학생들도 이해할 수 없었다.

 

 

 

 “뭐, 괜찮아. 그냥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이야기하면 돼.”

 

 

 “…….”

 

 

 

 이스린느 선생의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엘렌이 이내 고개를 돌려 학생들이 모여 있는 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엘렌 카인첼이다. 특별동 기숙사생이고 이곳에선 내 부족한 검술을 채우길 희망하고 있다.”

 

 

 “와~ 그렇구나! 어서와 엘렌! 자 다들 환영의 의미에서 박수!”

 

 

 

 애초에 엘렌에 대한 소개는 선생님이 오시기 전, 유리의 입에서 먼저 나왔기 때문에 그의 자기소개에 관심 있게 귀를 기울이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더군다나 방금 전 게일드와 엘렌 사이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볼 때 이스린느 선생님의 말에 쉬이 박수를 치는 학생도 몇 없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그나마 박수를 치는 아이들도 소극적으로 작게 칠뿐이었고 큰 소리로 요란하게 박수를 치는 건 박수를 주도한 이스린느 선생님뿐이었다.

 

 

 

 우득-

 

 

 

 “…….”

 

 

 

 눈치만 보던 학생들 사이로 섬뜩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유리가 소리의 근원지로 고개를 돌리자 그녀의 손에 들려져 있던 목도의 손잡이가 무슨 말랑한 진흙마냥 가볍게 으스러져 있었다. 유리는 선생님의 얼굴에 아직 미소가 그려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곤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자, 다시 한 번 모두 박수!”

 

 

 

 ‘대화가 안 통하는 놈들에겐 매 뿐이다.’ 라는 이스린느 선생님의 철학-매-은 반에 있던 모두가 이미 깨닫고 있는 바였다. 우그러져 가루를 날리고 있는 목도를 보며 유리를 포함해 생명의 위협을 느낀 학생들은 선생님을 따라 열렬히 박수를 쳤다. 이스린느 선생은 그제 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엘렌에게 고개를 돌렸다.

 

 

 

 “나는 이스린느 바이탈, 너희 1학년 검술부의 담당 선생님이야. 나를 부를 때는 존경하는 위대한 이스린느 바이탈 선생님이나 그냥 이스린느 선생님이라고 불러도 좋아! 나머지 학생들의 이름은 차차 알아가고…뭐 궁금한 거 있어?”

 

 

 “있습니다.”

 

 

 

 이스린느 선생님의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엘렌이 바로 물었다.

 

 

 

 “결투는 정말 이곳에선 할 수 없는 건가요?”

 

 

 “안된다니까! 자칫하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하지만 그게 결투이지 않습니까?”

 

 

 

 엘렌의 말투는 변함없이, 평온하고 높낮이의 차이가 없었지만 빛의 가감에 따라 명도를 달리하는 녹색 눈에서 어쩐지 위험한 빛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유리는 생각했다.

 

 

 

 “검이라는 무기를 배우면서 상처하나 입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투명한 유리알 같은 두 눈이 게일드를 바라보았다.

 

 

 

 “저희는 결투의 승부에 따른 내기를 했습니다. 결투의 내기는 신성하고 그 약속은 절대적이라고 배웠습니다.”

 

 

 “…….”

 

 

 “이곳에서의 결투는 그렇지 않은 겁니까?”

 

 

 

 유리는 이제 이스린느 선생님의 눈에서 위험한 빛이 번쩍인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그녀의 착각이 아니었다. 유리조차 깜빡 잊고 있었는데 이스린느 선생은 담배도 좋아하고 술은 더 좋아하지만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게 있었으니 그게 바로 도박이었다.

 

 

 

 “아니, 물론 그렇지 않지!”

 

 

 

 도박을 좋아하는 그녀가 결투를, 그리고 내기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 리가 없었다. ‘아니’ 라는 말이 나온 순간부터 유리는 이스린느 선생님이 결투의 위험성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렸을 것이라 확신했다.

 

 

 

 ‘술, 담배, 도박이라니…….’

 

 

 

 그녀는 꼭 사람이 인생을 망치기 딱 좋은 요소를 모두 합해 놓은 반면교사의 결정체 같았다. 유리는 자신은 절대 저렇게 되지 말자고 마음속으로 다시 한 번 다짐했다…….

 

 

 

 “결투는 중요하고 내기는 더 중요하지!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들 중 하나가 사람을 속이고 돈을 떼먹는 놈들이다! 그런 놈들은 내기의 신성함을 모르는 자들이지! 뭘 좀 아는 구나 편입생.”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엘프들의 결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유리로선 마음속으로도 그 어떤 태클도 걸 수가 없었다…….

 

 

 

 “청춘이야 청춘! 후후, 좋아! 그렇게까지 결투를 속행하길 원한다면 이렇게 하도록 하자!”

 

 

 

 이후 이스린느 선생에게서 나온 말은 근 한 달간 유리에게 불면증과 극심한 두통을 안긴 원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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