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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비밀과 거짓말
작가 :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8.12.10

동생을 죽인 범인이 4년만에 나타난 날, 동거하던 연인이 사라지고,
얼마뒤 그가 가짜 이름과 가짜 신분으로 살았다는 걸 알게 된다.
심지어 연인이 동생을 죽인 범인과 아는 사이 라는 증거가 발견된다.
연인은 동생을 죽인 범인과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그가 숨긴 비밀은 무엇일까?

진실을 알기 위해 연인을 찾아나서지만, 시간이 갈 수록 드러나는 건 추악한 진실 뿐.
주인공 그녀는 과연 '진실'과 '연인의 결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8화
작성일 : 18-12-10 14:50     조회 : 29     추천 : 0     분량 : 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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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정하나!”

 전화를 받기가 무섭게 엄마 박부진은 고함을 질렀다. 부재중 전화가 10통이 넘어가서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이지만, 전화를 받자마자 하나는 후회가 됐다.

 “아.. 씨..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이나 얘기 왜 안했어?”

 씨발.

 하나는 욕이 튀어나올 뻔 했다. 김형사가 박부진에게 이나 살인범 얘기를 한 것이다.

 “이나 살인범 잡혔다는 얘기 왜 안했냐고!”

 “그 사람 진짜 범인 아냐! 김형사가 그 얘기는 안 해?”

 하나는 울컥 화가 났다.

 아버지가 주먹을 휘두를 때도, 이나가 정신과를 드나들고, 자해와 자살을 반복할 때도 박부진이 엄마로써의 역할을 했던 적은 없었다. 심지어 7년 전 이나가 한참 불안정 할 때, 하나에게 이나를 떠넘기고 재혼한 사람이 그녀였다.

 이나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다 기절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정작 기일이 되면 ‘이번에 그이가 여행가자고 해서’ ‘내가 몸이 안 좋네’라는 핑계로 7년 간 단 한 번도 기일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박부진이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었으니, 이나 문제로 하나에게 소리칠 자격은 없었다. 신경 끄라는 말을 쏘아붙이려는 찰라, 박부진이 예상 밖의 말을 내뱉었다.

 “그 새끼. 풀려난 것도 알고 있었어?!”

 “풀려났다고? 누가?”

 “이나 죽인 그 새끼 말야! 김형사 그 자식이 그 새끼 풀어줬데! 어떻게.. 어떻게 제 발로 걸어 들어온 범인을 놔 줘!” 전화기 너머 박부진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형사 그 자식.. 범인 그 새끼한테 돈 받았을 거야. 돈 쳐 먹고.. 풀어 준 거라고!”

 악에 받힌 박부진이 울음과 욕설을 연이어 내뱉었지만, 하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이나 살인범이라고 주장했던 남자를 풀어줬다. 김형사가 아무런 언질도 없이’라는 것뿐이었다.

 “내가 알아볼게”

 하나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었다. 평소라면 그 말 밖에 못하느냐고 악다구니를 했을 박부진도 울음을 멈출 수 없었던 탓인지 하나의 말에 토를 달지 않았다.

 **

 연락도 없이 경찰서로 찾아온 하나를 보고도 김형사는 담담한 얼굴이었다. 마치 그녀를 기다린 사람처럼. 하나가 다짜고짜 ‘그 새끼 풀어줬어요?’ 라고 물었을 때도 김형사는 ‘나가서 차나 한잔 합시다.’ 라며 차분한 모습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차라고 해봤자 자판기에서 뽑는 커피가 전부였지만, 경찰서 구석 가장 인적이 없는 곳이라 얘기 나누기에는 괜찮은 장소였다.

 김형사의 얘기는 간단했다.

 과대망상증을 앓던 남자가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고 착각했고, 하필 용의자와 체격이 비슷해서 일어난 해프닝일 뿐. 모친이 찾아와서 그의 알리바이부터 최근 앓고 있는 병까지 상세히 설명하고 데려갔다는 것이다.

 확인 된 남자의 이름은 송원진. 제약회사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31살 직장인이었다.

 최근 우울증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긴 했지만, 재작년에는 올해의 우수사원상을 받을 정도로 직장 내 평가는 나쁘지 않은 사람이었고, 전과도 없었다.

 “이게 벌써 세 번째였습니다. 처음에는 살인 현장에 가서 자신이 범인이라고 우겼고, 두 번째는 아예 경찰서에 가서 자기가 범인이라고 했답니다. 둘 다 이미 범인을 검거한 상황이라서 금방 풀려났는데 이번에는 진짜 범인을 못 잡은 상황이라 일이 꼬인 거죠.”

 “그냥 범인이라고 한 게 아니잖아요. 그 때 정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어요,”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건 하나가 더 잘 알았다. 하지만 범인이 아니라고, 그에게 죄가 없는 건 아니다. 그는 피해자 가족을 농락하고, 상처를 헤집은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었다.

 “모친 말로는 TV에서 본 사건이랍니다. 그거 보고 착각한 거라구요.”

 “그 말을 믿는 거예요? 어떤 미친놈이 자기가 범인이라고 착각하냐구요!”

 “네 맞습니다.” 김형사 눈이 아래로 축 쳐졌다. “정하나씨 말이 맞아요. 어떤 미친놈이 그런 짓을 하겠어요. 근데 문제가 뭔지 압니까?”

 “…”

 “이유가 어쨌든 그 놈은 범인이 아니란 겁니다. 그 놈이 아는 건 신문이나 TV에서 본 정보가 다예요. 시간이 갈수록 말이 바뀌고, 앞뒤가 안 맞아요. 심지어 방 안에 침대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몰라요. 범인으로 만들고 싶어도 만들 수가 없단 말입니다.”

 “…”

 “우리도 그런 미친 놈 때문에 시간 낭비한 거 생각하면 화나 죽겠어요. 하지만 어떡합니까. 범인이 아닌데. 범인이 아닌 놈을 계속 잡아둘 순 없어요.”

 “그 새끼 집 어디예요. 내가 직접 봐야겠어요.”

 “정하나씨는 김호진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형사가 불쑥 호진을 들먹였다. 하나의 관심을 돌리려는 게 분명했다.

 “왜 갑자기 그 쪽으로 튀어요? 우리 지금 이나 살인범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요”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

 그래서 하는 말. 무슨 뜻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불길한 말이었다.

 “김호진씨 아직 연락 없죠?”

 노려보는 하나의 시선을 그대로 받던 김형사는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버리며 입을 열었다.

 “따라오세요. 보여줄 게 있습니다.”

 

 그가 하나를 데려간 곳은 경찰서 CCTV 모니터실 이었다.

 창고 구석에 모니터만 달랑 놓인 주유소와는 달리 한쪽 벽 전체가 모니터로 가득 차 있었고, 녹화된 CCTV영상 기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목록 파일이 따로 있는 전문 모니터실 이었다. 김형사는 구석에 놓인 모니터 앞에 하나를 앉힌 후 목록 파일에 있는 영상 하나를 클릭했다.

 경찰서 입구를 45도 좌측 부감으로 찍은 영상이 모니터에 떴다.

 4월 7일 목요일 21시 38분에 찍힌 영상이었다. 젊은 남자와 노년의 여자가 경찰서 입구를 나오는 것이 보였다. 부감이긴 했지만, 남자가 송원진이라는 건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김형사는 노년의 여자를 가리키며 송원진의 모친이라 말했다.

 목요일 저녁에 송원진을 바로 풀어줬으면서, 하나가 따져 물을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화가 났지만, 곧이어 화면에 등장한 사람 때문에 하나의 화는 쏙 들어갔다.

 “영상을 본 건 어젯밤이었습니다. 김호진씨가 유현수씨 명의를 도용한 걸 안 후에 이걸 본 겁니다.”

 화면에 등장한 남자는 호진이었다. 경찰서 앞에서 송원진이 나오길 기다렸던 것이다.

 차를 타려는 송원진의 앞을 가로 막은 후, 말다툼이 일어났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두 사람 모두 고함을 치고 있는 듯 표정과 몸동작이 꽤 컸다. 송원진이 호진을 밀치고 차에 타자, 먼저 타고 있던 모친이 바로 차를 출발시켰고, 그 바람에 호진이 차에 깔릴 뻔했지만, 차는 아랑곳없이 출발했다. 일어난 호진은 차를 따라 뛰어가며 화면에서 사라졌다.

 “이 영상을 보고 김호진씨 핸드폰 번호도 조사했습니다.”

 김형사가 잠시 말을 멈추자, 하나는 더 불안해졌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는 걸까?

 “그래서요?”

 “핸드폰이 울산에 사는 80대 노인의 명의였습니다.”

 하나는 김형사의 말이 선뜻 이해가 안 됐다.

 “대포폰 알죠?”

 “!!”

 “개통은 4년 전 4월에 한 걸로 나왔어요”

 4년 전 4월은 하나가 호진을 처음 만났을 때이다.

 이나 장례식장에서 찍힌 하나의 사진. 4년 전 첫 만남. 4년 전 개통한 호진의 대포폰.

 그들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일까? 호진은 왜 송원진을 만나려 했을까? 본 적도 없는 이나 살인범을. 왜?

 “이 사람들.. 어디 살아요?”

 “…”

 

 송원진을 만나게 해달라는 하나의 요구를 김형사가 받아줄 리 없었다. 대신 호진이 그들을 찾아가지 않았다는 사실은 확인해줬다. 이미 연락해봤습니다. 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거예요?” 라는 하나의 질문에 김형사는 “뭘 말입니까”라고 되물었다.

 하나의 질문에 ‘호진을 이나 살인용의자라고 생각해요?’라는 질문이 숨어 있다는 걸 김형사는 알았고, 김형사의 대답에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유력하다.’는 대답이 숨어 있다는 걸 하나도 잘 알았다.

 

 16.

 30분 째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진동에 밀린 핸드폰이 테이블에서 바닥으로 떨어졌지만 하나는 침대에 누워 천정만 보고 있었다. 하나의 몸은 전혀 미동이 없었지만, 머릿속은 지금까지 알게 된 사실을 곱씹느라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 가짜 이름과 대포폰을 쓴 호진.

 • 수요일에 등장한 이나의 가짜 살인범.

 • 목요일에 사라진 호진과 최지은.

 • 호진이 타고 간 차가 발견된 오천읍.

 • 호진과 최지은의 고향이라는 진교시.

 • 호진이 명의를 도용한 유현수는 현재 진교시에 살고 있다.

 • 이나의 (가짜)살인범을 만나려 한 호진.

 • 4년 전 찍힌 하나의 사진.

 

 모두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사실이었지만, 특히 마음에 걸리는 건 사진이었다.

 4년 전 이나 납골당에서 찍힌 하나의 사진.

 한참을 바라봤지만, 몰래 찍은 사진이란 느낌 뿐 단서가 될 만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유일한 단서래 봤자, 봉투에 적힌 전화번호뿐이었다. ‘꽃집 02-741-1122’라는.

 꽃집? 진짜 꽃집일까?

 하나는 왠지 술집 이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꽃집인지 술집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번호가 적혀 있으니 전화는 해봐야 했다.

 핸드폰을 들자 ‘부재중 전화-박부진. 20통’이란 글이 액정에 찍혀 있었다. 하나는 부재중 전화를 무시하고, 꽃집 번호를 눌렀다. 유선 번호였지만, 핸드폰 착신으로 돌려놨는지 핸드폰 연결음이 들렸다. 몇 번의 연결음 끝에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네” 전화를 받는 남자는 ‘여보세요’ ‘꽃집입니다’라는 말이 아닌 ‘네’라는 말만 했다.

 “꽃집이죠?”

 “…” 전화 너머에서 답이 없었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꽃집과 어울리지 않는 굵고 낮은 목소리였다.

 “김호진이란 사람에게 소개로 연락한 건데요”

 “…”

 “김호진씨 아세요?”

 “처음 듣습니다.”

 이제 뭐라고 해야 할까? 하나는 문제가 뭔지 모르는 정답지를 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꽃집은 맞죠? 거기”

 “아닙니다.”

 그 말을 끝으로 남자는 전화를 끊었다.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음성사서함으로 바로 연결되었다. 그새 착신금지로 돌렸거나 배터리를 아예 빼버린 것이다.

 남자는 왜 조심스러워 했을까? 김호진에 반응했다는 건 그 이름을 안다는 뜻이다. 이제는 직접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나는 인터넷부터 활용해보기로 했다.

 네이버 창에 02-741-1122를 입력한 후 검색버튼을 누르자 네이버 지도에 해당 번호를 가진 ‘대호 퀵서비스’ 라는 업체가 표기 됐다.

 이곳이 꽃집일까? 봉투에 적힌 ‘꽃집’이 일반 꽃집을 말하는 것이 아닌 건 확실했다.

 대호 퀵서비스의 위치는 역삼역 근처였다. 호진이 210만원을 뽑은 곳이 신한은행 역삼역 지점 ATM이란 사실이 떠올랐다. 목요일 밤에 뽑은 돈과 대호 퀵서비스와 상관이 있는 것일까?

 하나는 로드뷰를 열어 검색된 대호 퀵서비스 주소를 입력하자, 대호 퀵서비스가 위치한 건물과 주변 도로, 건물들이 한눈에 보였다. 하나는 스카이뷰로 설정을 바꾸고, 해당 주소 주변을 확대했다. 마우스로 180도 주변을 돌려보자, 모니터에 대호 퀵서비스 주변을 찍은 사진들이 동영상처럼 펼쳐졌다.

 대호 퀵서비스가 입주해있는 건물에는 ‘대호 퀵서비스’ 간판이 없었고, 대신 3층 창문에 ‘꽃집’ 시트지가 붙어 있었다.

 대호 퀵서비스, 꽃집, 역삼 ATM에서 뽑은 210만원. 흩어져 있던 점들이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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