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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에게 까칠한 슈퍼스타님
작가 : 미자
작품등록일 : 2018.11.21

' 얼굴도 남들 눈에 그래 만점!
몸매도 남들 눈에 그래 만점!
하지만 넌 성격은 빵점이야!
근데 뭐? 그런 까칠하기 그지없는 이은석이 넘사벽 스타가 됐다고??'

까칠까칠 슈퍼스타 '유리안' 알고 보니 이혼녀 킬러?

' 좋다 이거야! 돌싱이건 뭔 싱이건 정수현!! 기다려라. 이번엔 절대 안 놓쳐.'

다시금 내 눈앞에 나타난 까칠한 그 녀석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왠지 모를 이끌림에 수현은 점점 흔들리는데.

' 정신 차려 정수현. 착각하지말자. 착각하지마. 저런 녀석이 뭐가 부족해 나를......'

그 녀석의 감춰뒀던 비밀이 하나씩 풀려나는 알쏭달쏭 고군분투 슈퍼스타 야릇 로맨스.

 
11. 이은석이랑 말도 안 돼!
작성일 : 18-11-29 15:56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5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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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 푸르른 잿빛 첫 촬영현장 -

 

 ' 아씨 어디 있는 거야. 설마 못 알아보겠지? 모자에 마스크 더 가렸어야 하나? 하~ 더워 미치겠네'

 

 " 율이 어머니 오셨....? 헉! 안 더우세요?"

 " 아하하 제가 지금 독감에 (콜록콜록) 걸려서요."

 " 저런....... 그럼 그냥 말을 하시지 저희가 율이 픽업하면 됐을 텐데."

 " 아니에요. 매번 민폐 끼칠 수야 없죠. 그리고 첫 촬영인데 제가 와봐야죠."

 

 " 그럼 무리하지 마시고 저기 쉬고 계세요. 율아 가자."

 " 네~ 엄마 율이 갔다 올게. 아프면 꼭 율이한테 말해야 해 알찌?"

 " 응 알았어! 엄마 걱정하지 말고 율이도 잘하고 와."

 " 어쩜 우리 율이는 말하는 것도 이렇게 이쁠까. 후후 자 삼촌 손!"

 

 율이를 보낸 수현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현장을 보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지금은 자신의 몸을 숨기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못산다. 정수현 한여름에 저게 뭐야. 웃겨 죽겠네. 크크크'

 

 그런 수현을 이미 은석이 눈치채고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장소를 찾기 바빴기에 알아차릴 수 없었다. 촬영준비를 마치고 나와보니 이렇듯 진귀한 구경을 시켜줄 줄 누가 알았단 말인가. 그런 수현을 뒤로 하고 은석 아니 리안으로 돌아가 그가 촬영현장으로 들어간다.

 

 ' 하~ 여기가 나으려나? 여긴 너무 율이가 안 보이는데...... 아까 거기로 다시 갈까?'

 

 수현이 분주히 움직일 동안 어느새 촬영장에는 긴장감이 돌기 시작한다.

 

 " 율아 긴장되니?"

 " 아니요. 여기가 콩닥콩닥하지만 재미있어요."

 

 첫 촬영에 긴장할 율이 걱정됐던 리안이지만 율이의 눈빛을 보곤 이내 괜한 생각이었다는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 아이는 즐기고 있다. 지금의 이 긴장과 두근거림을.

 

 " 자 그럼 첫 촬영 시작하겠습니다. 신5 레디~액션"

 

  분주히 움직이던 수현이 멈춰섰다. 수많은 카메라와 조명이 그를 비추고 모든 사람이 숨죽인 채 그의 연기에 빠져든다. 그녀 또한 자신도 모르는 새 그의 연기를 넋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수현은 생각했다. 자신에게 말했던 은아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카메라 앞에 서 있는 반짝이는 그는 분명 예전에 알던 이은석 그가 아니었다. 그는 분명 스타다.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완벽한 스타인 것이다.

 

 " 컷 좋습니다. 너무 좋았어요."

 

 첫 신이 끝나고 볼이 한껏 상기된 율이 수현을 찾는다. 두리번거리던 율은 한쪽에 서 있는 그녀를 발견하고 급히 수현에게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 엄마~ 엄마"

 " 어? 율아 천천히 너무 빨라 앞을 보고 조심히...... 율아!!!"

 

 급히 뛰어오던 율이 바닥에 놓인 전선에 다리가 걸리고 만 것이다. 조명이 흔들리며 같이 넘어지려는 위험천만한 순간 누군가 율이를 잽싸게 낚아채 들어 올린다. 하마터면 조명이 율이에게 떨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 율아!!"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놀란 수현은 온몸이 마비된 듯 움직일 수 없었다. 율이를 안아 올린 사람은 다름 아닌 은석이었다. 그토록 피하고 도망쳤던 그의 품에 율이가 안겨있는 것이다.

 

 " 율아 괜찮니? 어디 다친 데 없어?"

 " 네 안 아파요. 아빠가 율이를 번쩍 안아줘서 괜찮아요."

 " 그러게 리안 씨 아니었으면 큰일 날뻔했어. 리안 씨는? 어디 다친 데 없어?"

 " 네 괜찮습니다. 율이 괜찮니?"

 

 " 아빠........ 엄마는요?(글썽글썽)"

 " 율이 놀랐지? 잠깐 율이엄마가....... 아 저기 계시네. 아이고 많이 놀라셨는지 못 오고 계시는구나. 삼촌이랑 같이 가자. 자 삼촌......"

 " 아닙니다. 제가 데려다줄게요. 아빠랑 같이 가자 율아."

 " 네 (글썽글썽)"

 

 율이를 안은 그가 천천히 수현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한 발짝 또 한 발짝.

 그가 다가올수록 수현은 이내 고개를 숙인다. 더 이상 그녀가 피할 곳은 없었다.

 

 " 율이 괜찮아. 그러니까 울지마. 누나 울면 못생겼다고 했잖아."

 

 수현 앞에 멈춰선 그가 수현의 마스크를 잡아 내린다.

 

 " 난 정말 율이가 어떻게 되는 줄 알고....... (흑흑)"

 

 수현의 온 얼굴은 눈물로 뒤범벅돼 있었다.

 

 ****

 

 - 그레이트 에이전시-

 

 " 오늘 첫 촬영 이랬던가?"

 " 뭐가? 아 리안이 찍는 영화? 오늘이 며칠이지? 맞아. 오늘이네. 근데 그게 왜?"

 " 서주연 잘 찍었데? 재수 없어. 누굴 물었길래...... 그년은 재수도 좋아. 그렇게 해 먹고 아직 좋은 자리 꿰차는 거 보면."

 " 애란아. 주연이 에이급이야. 이미 누구 도움 없이도 자리 잡은 톱스타라고."

 

 " 무슨 요즘 화면 보면 짜글짜글하던데. 그런 년이 뭐가 좋다고들. 흥."

 " 그래도 선밴데 년은......."

 "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야? 이사님 요즘 서주연 만나? 왜 그렇게 감싸?"

 " 야 송애란! 말조심해? 무슨 사람들이 다 너 같은 줄!"

 

 " 다 뭐? 왜 말을 하다 말아! 왜? 나 스폰 빨로 뜬 애다 확성기로 말하고 다니지그래? 나 잘돼서 나만 좋아? 이사님도 한몫 잡는 건 마찬가지지 아나?"

 "............. 됐다. 내가 너랑 무슨 얘기를 하냐."

 " 그러니까 권 회장하고 다시 자리 좀 마련해보라고. 언제까지 소속연예인 까이는 거 보고 싶지 않으면!"

 

 가뜩이나 눈엣가시 같던 서주현에게 밀린 것도 모자라 자신을 밀어주리라 생각했던 권 회장과도 잘 풀리지 않던 애란은 속이 부글거렸다. 그리고 리안. 자신을 교체한 이유가 배역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노 감독 측에서 말했다지만 다른 이유 일 거란 생각이 애란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분명 지금의 캐스팅에 리안쪽 에이전시가 개입해있다는 생각을 애란은 지울 수 없었다.

 

 ' 유리안...... 지까짓게 나를 까고 서주현을 심었다 이거지?'

 

 - 수현의 집 앞 -

 

 " 다 왔습니다. 여기 맞으시죠?"

 " 아....네 감사 드려요. 괜히 저희 때문에....."

 " 하하하 아닙니다. 저도 답답하던 차에 잘됐죠. 뭐. 형 옆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저는 어디든 좋답니다. 그리고 이 말은 비밀입니다. 후후"

 

 조금 전 촬영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리안은 자신의 촬영분을 늘리며 율의 촬영 신을 미루도록 노 감독에게 부탁했고 모든 상황이 정리되고 리안은 자신의 매니저에게 수현과 율이를 데려다주도록 했다.

 

 " 괜찮아. 알아서 갈 수 있어."

 " 그 상태로 운전을 어떻게 해. 내가 말했잖아. 누나 울고 난 얼굴은 사람들한테 민폐라고. 율이나 챙겨."

 " ..............."

 " 차 키는 우리 매니저 주고 가. 내가 있다 누나 차 타고 갈 테니."

 " 어?"

 

 " 그럼 버리고 가려고 그랬어? 내일 율이 데리고 오려면 차 있어야 하잖아. 촬영 끝나고 가져다줄게."

 " 아니야 안 그래도 되. 내일 감독님한테 말씀드려서......"

 " 그게 더 민폐야. 그냥 내 말 대로해. 전화번호랑 차 키 매니저한테 꼭 전해주고 내 번호는 매니저한테 물어봐. 주소 남겨 사람 헤매게 하지 말고."

 

 " ...................."

 " 그 대신 촬영 늦게 끝날 수도 있으니 피곤해도 전화 꼭 받아. 알았지?"

 " 알았어."

 " 어서 가봐. 민아!"

 " 네 형."

 

 은석의 배려로 수현은 율이와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 띠띠띠띠'

 

 " 율이는? 율이는 괜찮아?"

 

 수현과 통화 후 은아는 황급히 수현의 집으로 달려왔다.

 

 " 지금 자고 있어. 놀란 거 빼곤 다친 곳 없어. 은석이가....... 다행히 도와줘서."

 " 은석이가?"

 

 수현이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은아에게 설명하고 깊은 한숨을 내쉰다.

 

 " 왜 그래. 율이도 다치지 않았고 은석이도....... 나쁜 감정 없는 거 같은데 이제 다 잘된 거 아니야?"

 " 있다가 은석이가 차 가져다주러 올 거야."

 " 아 그래?"

 

 은아는 이미 은석과 통화를 끝낸 상태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 근데 그게 왜?"

 " 아니....... 민영이가 은석이랑 연락을 안 한 지 꽤 된 건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떤지 모르니........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 수현아. 그냥 편하게 생각해. 그건 네 잘못이 아니잖아."

 " 글쎄 난 아직도 민영이와 헤어진 게 온전히 민영이의 잘못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 그럼!! 100% 그 자식 잘못이지!!"

 

 " 내가 뭔가 놓치고 지내온 게 있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너는 내 친구니 당연히....."

 " 이제 그런 생각할 필요 없어. 그래 네 잘못이 있다고 쳐. 그래도 너와 율이를 버리고 이렇게 끝냈다는 것 자체가 제일 큰 문제였단 거야. 그것만으로도 더 이상 그 자식을 조금도 동정할 필요가 없단 거지. 난 솔직히 네가 은석이랑 잘됐으면 좋겠어."

 " 무슨 소리야 갑자기 은석이랑 내가 뭐? 하하하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어."

 

 " 왜 말이 안 돼? 내가 보기엔 너무나 잘 맞는데. 솔직히 예전에도 넌 민영이 보다 은석이랑 더 잘 맞았잖아. 네가 몰라서 그렇지만."

 " 잘 맞긴 뭐가 잘 맞아. 둘이 눈만 마주치면 싸웠는데."

 " 그러니까. 너 민영이랑 싸워본 적 있어?"

 " 응?"

 

 " 한 번도 없지? 율이 낳고 지금까지 민영이랑 싸웠다는 소리 너한테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 물론 그거 가지고만 말하는 게 아니야. 가끔 네가 민영이랑 있는 모습을 보면 과연 제가 내가 알던 정수현이 맞나 싶을 정도였으니."

 " 그게 무슨 말이야?"

 " 뭐랄까. 유리구슬을 들고 있는 아이 같다고나 할까? 깨질까 불안해 손 위에 올려두고 조심조심하는 그런 모습. 너희 둘이 있을 때면 항상 그런 느낌이 들었어."

 

 " 그거야. 사랑하니까 조심하고 아껴주고......"

 " 사랑이 뭔데. 너의 모든 면도 그 아이의 다른 면도 이해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게 사랑 아니야? 그렇게 실수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며 맞추려는 게 아니라. 물론 너희들의 방식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수현아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돼버리는 건 난 사랑이 아니라 생각해."

 " ............."

 

 은아가 집에 돌아간 후 수현은 가만히 누워 은아의 말을 꼽씹어봤다.

 

 ' 내가 아닌 나........ '

 

 은아의 말대로 수현은 민영과 있을 때 항상 조심스러웠다. 물론 민영을 사랑했지만, 그 모든 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이란 이름으로 깨질까 부서질까 다시 혼자가 될까. 어렸을 적 그 상처를 고스란히 민영과의 관계에 투영시키며 어느샌가 사랑과 다른 의미로 퇴색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곤 이내 수현의 얼굴이 붉어진다.

 

 ' 이은석이랑? 말도 안 돼!'

 

 은아의 얘기에 은석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던 수현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다.

 

 ' 걔가 뭐가 아쉬워서 나 같은 애 딸린 유부녀를...... 하여튼 이은아 사람 심란하게 만드는 데 선수라니까.'

 

 생각은 그렇게 하지만 수현은 자신도 모르는 새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혹시나 걸려올 은석의 전화를 기다리는 자신을 아직도 알지도 못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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