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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401 기동조사반
작가 : 칠미리
작품등록일 : 2018.11.4

주택가 골목에서 일어난 한밤의 폭행사건. 변호사 서유림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사설탐정. 그것도 하필이면 서유림의 첫사랑 엄기동이라니……. “정황에 가려진 진실이 있어. 난 범인이 아니라고!!” 사건의 규모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커지게 되고, 그 뒤에 감춰진 검은 세력들이 하나 둘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 변호사와 사설탐정의 콜라보를 그린 좌충우돌 본격 수사 성장물. 과연 이들은 아름다운 러브라인의 결실을…… 아니,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낼 수 있을 것인가.

 
[5화] 기동 민간조사 사무소
작성일 : 18-11-10 13:59     조회 : 38     추천 : 0     분량 : 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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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늘어놓는 거야? 야, 이 새끼야. 그러게 왜 그딴 놈한테 일을 맡겨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놔. 하여튼 넌 그놈이나 잘 감시해. 알았어?”

 

 전화통화를 마친 험상궂은 남자가 휴대전화기를 쳐다보며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다. 크고 다부진 덩치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일반 건달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아니, 경력자는 뭐 폼으로 데리고 있는 줄 아나? 아, 이럴 때 써먹어야지 언제 써먹을 거야. 얼굴 안 팔린 놈 쓴다고 괜히 헛짓거리나 하고 말이야. 에이, 똥 밟았네, 똥 밟았어. 야, 한비서!”

 

 남자의 거친 부름에 밖에 대기 중이던 비서가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차가운 인상에 빈틈이 전혀 없을 것 같은 날카로운 외모였다.

 

 “그놈 지금 어디 있어?”

 “잘 숨어있습니다.”

 “일을 잘 해야지, 뭔 술래잡기만 잘해. 병신같이…….”

 “…….”

 “이 상황에서 그년 깨어나면 답 없다. 어쩔래?”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적당히 겁만 주면 혼자서 독박 쓰고도 남을 놈이니까요. 워낙에 겁이 많은 놈이라…….”

 “함부로 나다니지 못하게 발모가지를 콱 분질러 놔버려. 썅.”

 

 남자의 이름은 최태성.

 삼류 양아치 같은 행동이나 말투와는 달리 대부업과 용역, 두 개의 사업체를 거느린 어엿한…… 깡패다. 지역구 의원이나 대형건설사 등을 상대로 골칫거리나 좀 치워주고, 돈도 몇 푼 찔러주고……. 그렇게 친분을 과시하면서 신분상승의 꿈을 키운대나 어쩐대나.

 그런 원대한 포부를 가진 깡패가 왜 힘없고 나약한 여자를 사지로 내몰았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 설명은 나중에 다루기로 하자.

 

 “아, 그리고 오늘 풀려난 놈 있지. 엄기동이랬나? 그놈 뒤 좀 캐봐.”

 “애들 좀 붙여놓을까요? 쓸데없는 짓 못하게.”

 “그건 구 실장이 알아서 할 거니까 그냥 보고서만 올리라고. 프린트해서 서류철에 딱 끼워갖고……. 내 스타일 알잖아.”

 

 그렇게 둘의 대화가 오가는 사이, 빼꼼히 문이 열리면서 후줄근한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다.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는 것이 최태성이 반기는 그런 입장은 아닌 모양이다.

 

 “최사장. 이봐. 최사장…….”

 

 덜덜 떨리는 손을 앞으로 뻗는 것이 '내 손 좀 잡아줘.' 하는 것 같았다. 그런 남자의 앞을 비서 한기주가 막아섰다.

 

 “이러시면 안 됩니다. 나가세요. 나가시라고.”

 “이봐, 최사장. 나 좀 봐주게. 이러면 나……진짜로 끝나. 죽는다고.”

 

 한기주에게 가로막힌 남자는 울며불며 무릎까지 꿇는다. 그 모습을 하찮게 내려다 본 최태성이 코웃음을 치며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아이고, 우리 조 사장님. 많이 힘드신가봐. 어쩌다 이렇게 야위셨대. 밥은 드시고 다녀?”

 “우, 우리 이제 건물 다 올렸어. 조금만 기다려주면 그 돈 내가 준다니까? 조금만……. 응? 내가 이렇게 빌께. 우리가 하루 이틀 알고지낸 사이도 아니잖아.”

 “그런 사이일수록 계산 정확히 하셨어야지. 나야말로 조 사장한테 이만저만 실망이 큰 게 아니야. 사람 우습게보고 말이야. 내 돈이 그렇게 우습게 보여?”

 

 평소 친분이 있던 최태성에게 얼마간의 융자를 끼고 공사를 시작했던 게 잘못이었다. 애원하던 남자의 표정이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었다.

 

 “자네가 사람 시켜서 공사 지연시킨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러면서 지금 완공 앞둔 건물 다 집어먹겠다는데, 내가 눈 안돌아가게…… 크흑!”

 

 남자의 발악은 얼마 가지 못했다. 최태성의 크고 딴딴한 손이 남자의 목덜미를 사정없이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야, 이 거지새끼야. 배때기 열어서 안에 있는 것까지 다 꺼내다 팔아줄까? 그럼 너 진짜 죽어. 너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이승이다 저승이다,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지 말라 그래. 그냥 소멸이야, 소멸. 어떻게……, 내 말이 맞는지 확인시켜 줘? 죽는다며.”

 

 밀려오는 통증과 겁에 질려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남자를 최태성은 빈정거리듯 내려다 봤다.

 

 “그래도 이 양반아. 살아서 숨 쉬게는 해주잖아. 얼른얼른 재기할 생각을 해야지,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안 그래? 예전처럼 필드도 같이 나가고 술도 한 잔 걸쳐야 할 것 아니야. 그때가면 나한테 고마워해야 돼, 알아? 안 그러면 나 무지하게 섭섭할 것 같아.”

 

 비열함과 악랄함이 가득 배인 얼굴로 최태성은 상대를 조롱하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야비한 얼굴이었다.

 .

 .

 .

 며칠 동안 내린 비로 연북동의 뿌옇던 하늘이 선명한 색채를 띠었다.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동네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온해보였다. 골목 슈퍼마켓 평상에는 아주머니 몇 명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어린아이들의 노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이런 길을 걷는 게 얼마만인지 서유림은 백수의 낭만이랄까? 한껏 여유를 부리며 한낮의 경치를 만끽하고 있었다.

 저 만치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엄기동이 보였다.

 

 “이야! 진짜로 왔네? 일부러 날 보러 말이야.”

 “오라며. 그리고 일부러 온 거 아니니깐 그렇게 요란 떨 거 없어. 근처에 볼일 보고 오는 길이니까.”

 

 먼저 통화를 해볼까 말까 망설이다 엄기동의 전화에 못이기는 척 한달음에 나온 자리였다. 그건 그렇고 바쁜(?) 사람을 멋대로 자기 동네까지 부르다니. 그것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말이다. 그나마 머리에 한껏 힘을 줘서 뒤로 넘긴 것이 구치소 때와는 달리 한결 사람처럼 보였다.

 

 “야! 엄기동. 그런데 너 용케도 날 알아봤다?”

 “아아, 그냥 서유림이라는 이름을 딱 보는데 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너무 예뻐져서 깜짝 놀랐지만. 진짜야.”

 

 여태껏 공들인 자신의 미모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순간이다. 괜스레 좋아지는 기분에 서유림은 배시시 웃고 말았다.

 

 “아이 참, 그랬어? 그럼 처음부터 아는 척 하지 그랬어. 나는 너 몰라봤으니까.”

 “웃기시네. 눈은 똥그래져가지고……. 너 되게 웃겼어. 아하하하!”

 

 15년 만의 만남이 무색할 만큼 서유림을 대하는 엄기동의 행동은 스스럼이 없었다. 서유림 또한 스스럼없이 엄기동의 뒤통수를 후려친다. 퍽이나 웃겼겠다.

 

 길을 따라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니 외벽을 목재로 마감한 4층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2차선도로와도 가까운 것이 값이 꽤 나갈 것 같은 건물이었다.

 4층까지 올라가자 401호 문 옆으로 ‘기동 민간조사 사무소’라는 세로로 된 간판이 큼지막하게 걸려있었다. 별 기대 없이 안으로 따라 들어간 서유림은 떡 벌어진 입을 좀처럼 다물지 못했다. 압도적으로 넓은 공간, 말이 401호지 이건 한 층을 통째로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와~! 뭐가 이렇게 넓어. 임대료만 해도 이게 다 얼마야, 감당이 돼?”

 “이렇게라도 안 꾸미면 사람들이 찾아오질 않아요. 흥신소라는 인식이 강하니까……."

 

 사무실은 무척이나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한 면을 차지하고 있는 철제책장, 거기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수많은 서적들. 종류도 다양했다. 마치 도서관에라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크림색의 벽면과 블랙의 가죽소파, 그리고 곳곳에 놓인 화사한 꽃들이 전체적으로 모던한 디자인을 연출하고 있다. 한쪽 구석에 매달린 샌드백과 운동기구들만 빼면, 인테리어에 꽤나 신경을 쓴 노력이 엿보인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넓어. 야, 나 빌붙어서 사무실 하나 차려도 되겠다.”

 “그러시든가.”

 

 그러시든가……? 이 엄청난 대답을 엄기동은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린다.

 위치도 결코 나쁘지 않았다. 빌붙는다는 건 농담이어도 시세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개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서유림의 머릿속을 휘젓고 다녔다. 하지만 단번에 미끼를 덥석 물어버리면 너무 뻔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농담이야, 농담…….”이라며 애써 태연하게 웃고 있는 서유림의 속마음은 ‘두 번까지 튕겨줄 테니 사양하지 말고 붙잡아줘.’라며 애걸복걸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 나는 또 진심인 줄 알았지. 그럼 말든가.”

 

 쳇! 이렇게 간단히 수긍해버리다니. 하지만 기회는 반드시 또 찾아올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사무실 문이 열리며 캐주얼 차림의 남자가 들어왔다.

 

 “아, 문수라고. 나랑 같이 일하는 애야. 이쪽은 서유림, 알지? 이번에 나 빼준 변호사.”

 “아, 안녕하세요. 박문수입니다. 오~ 가까이서 보니까 상당히 미인이시네.”

 “네? 아, 그래요. 반가워요. 서유림이에요.”

 

 가까이서 라니, 멀리서는 언제 봤고? 그냥 의미 없는 인사치레려니 생각했다.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박문수의 어깨에는 커다란 망원렌즈를 장착한 DSLR카메라가 걸쳐져있었다. 그리고 잠시 이 둘만의 대화가 이어졌다.

 

 “형 말대로 파리 한 마리 붙었더라고. 엄청 큰놈이야.”

 “어디 볼까?”

 

 엄기동이 카메라 액정을 들여다보며 박문수가 촬영한 사진을 넘겨보고 있다. 사진 속에는 조금 전 길을 걷고 있던 엄기동과 서유림의 모습이 여러 장 담겨져 있었다. 호기심에 슬쩍 엿보던 서유림이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었다.

 

 “응? 이게 뭐야. 왜 남의 사진을 함부로 찍어댔대? 기분 나쁘게.”

 “주인공을 보지 말고 엑스트라를 봐. 여기.”

 

 엄기동이 사진 속 낮선 남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모든 사진에 등장한 이 남자는 사무실로 향하는 엄기동과 서유림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미행, 감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답답할 정도로 꽉 끼는 체크무늬 정장을 입은 건장한 남자였다.

 

 “누구야, 이 사람?”

 “글쎄. 누굴까? 검찰에서 나올 때부터 겁나 열심히 스토킹 하던데……. 수사관일까? 아니야, 그런 것 치고는 패션이 영 구리단 말이야. 아이고, 밖에서 일하면서 옷이나 좀 든든히 챙겨 입지. 춥겠다.”

 

 지금 그딴 걸 걱정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불길한 기운이 서유림을 감싸고돌았다.

 

 “혹시……, 그 범인 아니야? 너한테 덤터기 씌우려다가 일이 틀어지니까 너 해코지 하려는 거잖아. 딱 봐도 인상 더러운 게…… 맞네, 범인.”

 

 자신이 말하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만약에 그 범인이 맞다면 오늘 엄기동을 만난 것을 계기로 자신까지 위험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잘못하다간 납치에 감금……. 아아, 더 이상은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아니야, 그놈.”

 “정말? 아, 그럼 다행이구.”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것도 잠시, 박문수가 눈치 없이 끼어들어서는 서유림의 마음을 헤집어놓는다.

 

 “그래도 이번 사건과 무관한 놈이라고는 볼 수 없겠는데요? 제 예민한 촉이 그렇게 말하고 있어요. 형 생각은 어떠셔?”

 “맞아. 덧을 피한 목격자를 그냥 내버려둘 리가 없지. 언제 뭐라고 떠벌리고 다닐지 모르거든. 분명 그쪽에서 감시붙인걸 거야. 제법인데?”

 “헤헤헤헤…….”

 

 아아아아악!! 지금 칭찬받고 좋아할 때가 아니라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서유림은 한시바삐 이 곳을 탈출하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그런 서유림을 보며 엄기동이 태연하게 말을 걸었다.

 

 “진정해. 지금 그렇게 나가버리면 쓸데없이 너까지 의심받게 되잖아. 내 말대로만 해. 그럼 아무 문제없어.”

 “내, 내가 뭘 어쨌다고 진정을 하래……. 그래서,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 건데?”

 

 이렇게 속내를 드러내는 걸 보면 체면이고 뭐고 다 필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엄기동의 입에서는 한가로운 대답이 흘러나왔다.

 

 “딱히 뭐 어떻게 할 거는 없는데? 그냥 놀면 돼, 재미있게……. 일어나자. 여기 탕수육 맛있게 하는데 있어.”

 “아유, 형도 참. 귀하신 분 모셔다가 무슨 탕수육이야. 회 드셔, 회.”

 

 불안에 떨고 있는 서유림과는 달리 둘의 대화는 태평하기만 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겁에 질려 얼떨결에 따라나서는 서유림. 부자연스럽기만한 저 경직된 움직임은 어찌한단 말인가.

 
작가의 말
 

 좋은 하루 되세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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