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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저 전직하면 안될까요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18.11.7

"아빠..."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도 거친 숨을 몰아쉬던 그레이스가 아버지를 불렀다.

"왜그러니? 그레이스?"

"있잖아요. 아빠. 혹시... 혹시말이예요. 내가 죽으면 아빠는 어떻게 할거에요?"

그레이스에게 '죽음'은 이제 받아들여야 할 당연한 운명같은 존재였다.

죽는건 무섭지 않다.

......

"그레이스, 그거 아니? 세상에는말이야. 정말 많은 언어가 있고, 정말 다양한 단어가 있단다. 하지만 그 어떤 언어에도 존재하지 않는 단어가 있단다. "

"그 어떤 언어에도 존재하지 않는 단어...?"

"그래. 그건 바로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을 부르는 호칭이란다.
세상 그 어떤 단어도, 그 어떤 소리도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표현할 수 없었단다.
그 슬픔의 깊이를 말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겠지."

메인 크리퍼는 자신의 앞에 있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서워하지 말거라. 이 아빠가 널 보고있을테니. 아빠가 말 했지?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일거라고..."

이야기를 마친 그레이스의 아버지는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

그레이스의 옆에 있던 그레이스의 모자가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갔다.

그리고 날아가는 모자를 향해 손을 뻗은 그레이스는 자신의 손가락이 끝에서부터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레이스는 오벨리스크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다녀오겠습니다."

사라져가는 손을 흔들며 그레이스는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결심했습니다.
작성일 : 18-11-09 19:06     조회 : 60     추천 : 1     분량 : 3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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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60년

 

 가상현실시장의 규모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뛰어난 성공과 흥행의 보증수표와도 같은 게임분야에서의 가상현실 시장도 당연히 예외는 아니었다.

 

 점점 간소화되고 점점 성능이 좋은 VR게임기가 끊임없이 출시되었으며, 저렴한 가격을 마케팅으로 내세운 보급형 VR모델도 선보여졌다.

 

 그 여파로 PC게임과 비디오게임기 시장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시대의 뒤로 사라져갔다.

 

 

 하지만 그런 VR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동시에 발생한 치명적인 사회문제가 있었다.

 

 바로 VR게임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VR게임기를 머리에 쓴채로 침대에 누운상태로 과로사, 쇼크사 등의 다양한 이유로 사망하는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한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런 VR관련 사망사건으로 게임시간에 제약을 두어야한다는 입장을 여럿 밝혔지만, 기업과 소비층의 반발로 계속해서 무산되어왔다.

 

 

 

 

 "드디어... 잡았어.."

 

 캄캄한 방 구석에 놓여있는 침대에서 한 소녀가 얼굴에 쓴 VR기기를 벗어 책상위에 올려놓으며 작게 읇조렸다.

 

 그리고선 가벼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상당히 무거워 보이는 몸놀림으로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노트북의 전원버튼을 눌렀다.

 

 노트북의 바탕화면에는 아무것도 깔려 있지 않은 포맷상태였다.

 

 그런 그녀의 노트북에 깔려 있는 단 한가지, 원레 이름이 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천애의 날개 토크방' 이라고 이름이 변경되어 있는 메신저

 

 그녀는 그 메신저를 딸깍딸깍하고 더블클릭했다.

 

 활성화 된 대화방은 딱 하나

 

 386 이라는 숫자가 빛나고 있는 대화방이었다.

 

 그녀는 대화방을 열었다.

 

 "으하~ 드디어! 드디어 잡았구만~ 그하하하하"

 

 "그러게나말이야. 설마 백작녀석 체력 10%남겼을때 변신하리라곤 상상도 못했었는데

  그레이스양이 없었으면 분명 또 전멸했을거야."

 

 "생각해보면 거기 보스방 필드명이 '백작의 방'이 아니라 '의식의 방'이었잖아요.

  자기 몸을 내주고 무언가를 불러내는... 뭐 그런 컨셉으로 처음부터 설계된거겠죠"

 

 "프리만녀석은 결국 끝까지 코빼기도 못보긴 했으니, 그레이스 대장의 작전은 성공 했다고 봐야겠죠?"

 

 "아~ 그럼그럼. 우리 '마녀가 조각한 얼음 장미' 그레이스양 아니겠나?

  당연히 성공할 수 밖에 없지"

 

 "여기 이 핀님의 활약도 빼면 섭하다구요~"

 

 "그래그래. 핀 너무 간만에 고생했어"

 

 "간만에라니~ 핀~ 상처~"

 

 "ㅋㅋㅋㅋㅋㅋ"

 

 

 모든 화력을 백작에게 집중시켜 백작의 목을 거의 끊기 직전까지 몰아붙였던 '천애의 날개' 공대였다.

 

 하지만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백작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체력이 10% 미만으로 내려간 백작은 여신상의 손에 들려 있던 잔에서 무언가를 마시고는 자신의 심장에 단도를 찔러 넣었다.

 

 그러자 백작의 몸은 풍선처럼 크게 팽창하더니 흉측하고 괴이하게 변이되며 네 발 달린 짐승의 모습이 되었다.

 

 "그나저나 그거 깨라고 만들어 놓은 던전 맞아요? 아니 프리만만해도 역대 최악의 던전 2위인데 , 3페이지가 있다니 이건 반칙이라구요"

 

 "그하하하~ 그러게나 말이다. 백작이 3페이지가 있다는걸 사람들이 알면 아마 최악의 던전 1위로 올라가겠지

  우린 그 던전을 최초로 클리어한 공대라고!! 그하하핫!!!"

 

 방금전 최초로 던전을 클리어한 천애의 날개 대화방에서는 아직도 그때의 쾌감이 잔뜩 묻어나는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소녀는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고생하셨습니다."

 

 채팅을 입력하자 메시지와 함께 나온 소녀의 프로필 이름은 '그레이스'

 

 방금전까지 공대를 통솔하던 그 공대장이었다.

 

 "오늘은 정말 고생했어! 대장"

 

 "성공했다고 나랑 한 약속 잊어버린거 아니죠? 오늘 나한테 목숨 하나 더 빚진거라구요"

 

 그레이스의 등장에 대화방은 한껏 채팅속도를 더해갔다.

 

 그레이스란 닉네임을 가진 이 소녀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듯 잠시 화면을 응시하다가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여러분께 꼭 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저는 오늘부로 '천애의 날개'를 떠날 생각입니다.

  공대뿐만 아니라 VR게임기 자체와 이별을 할 생각입니다.

  여러모로 여러분께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부족한 저를 공대장이라 해주셔서 즐거웠습니다. 그럼..."

 

 여기까지 작성한 소녀는 엔터키를 누르고나서 단 1초의 지체도 없이 대화방을 나가고 메신저를 삭제했다.

 

 

 

 

 "후...."

 

 숨을 깊게 내쉰 소녀가 한 손에 방금전까지 사용하던 VR게임기를 들고 어두운 방 문을 열자 소녀의 방과 상반되게 눈부시게 밝은 복도가 펼쳐졌다.

 

 보통 가정집이라고 하기엔 어마어마한 크기와 넓이의 복도

 

 복도 벽에는 중증장애인 시설이나 재활병동에서 볼만한 보행용 지지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소녀는 지지대에 의지한채 카펫이 깔린 복도를 지나 1층으로 내려가는 회전식 계단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거대한 괴종시계와 벽난로가 장식된 거실에는 커다란 표사에 고풍있게 앉아 차를 한잔 마시며 신물을 읽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휘익~ 툭...

 

 

 

 소녀의 손을 떠난 VR게임기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와서 앉거라."

 

 소녀가 내려온 것을 인지한 아버지가 신문을 탁자위에 내려 놓으며 말했다.

 

 그리고는 소녀가 올거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탁자에 준비되어 있던 또 하나의 홍차를 소녀의 앞으로 내밀었다.

 

 "그래서 지금 이게 네 대답이라고 생각해도 되겠니?"

 

 차를 한모금 마신 아버지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따뜻하지만 날카롭고 경직된 목소리와 어투였다.

 

 "네,.... "

 

 낮고 무거운 소녀의 단답이 이어졌다.

 

 "잘 생각했구나. 그럼 방에 가서 짐 싸거라."

 

 "네..."

 

 멀어지는 소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읽던 신문을 다시 펼쳤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다! 세계 최초 이세계 정착 프로젝트에 참여할 지원자를 모집합니다!>

 

 "게임은 이제 끝이란다. 그레이스"

 

 

 

 

 대부분의 VR게임기는 머리에 착용하여 눈을 가리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며, 그게 VR게임기의 당연한 모습이라고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모든 사람들이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1%이하의 괴짜들에 의해 변화하는 법이었다.

 

 그리고 그 1%의 괴짜에 들어가는 사람 중 하나가 바로 그레이스의 아버지였다.

 

 그레이스의 아버지는 박사도 과학자도 아닌 의사였다.

 

 그런 그가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진행한 'Epic Tales' 프로젝트

 

 그건 오벨리스크의 형태를 한 물질전송기로 사람을 완전하게 데이터화 시킨 뒤 게임속으로 녹아들어가게 하는 장치를 완성시키는 프로젝트였다.

 

 기존의 침대에 누워 뇌파만 가지고 게임을 진행하던 VR장치와 달리 'Epic Tales'는 뇌파가 아니라 그 사람의 모든게 데이터화되어 들어간다.

 

 즉 'Epic Tales' 안에서의 개인능력은 현실능력을 그대로 반영한다. 반대로 'Epic Tales' 안에서의 운동은 현실로 돌아왔을때 육체에도 이로운 효과를 가져온다.

 

 의사인 그레이스의 아버지가 'Epic Tales'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유.

 

 그건 세상의 하나뿐인 사랑하는 딸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Press GRACE'

 

 그레이스의 이름을 딴 그레이스가 앓고 있는 희귀병이었다.

 

 그레이스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봤자 3년.

 

 다른사람도 아니라 의사인 본인이 직접 내린 사랑하는 자신의 딸의 사형선고였다.

 

 그레이스의 몸은 뛰지도 못할만큼 쇠약해져있는 상태, 그녀가 VR을 제외하곤 세상과 소통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데이터화 할때 신체기능에 약간의 조작을 하는거야... 그러고 현실로 되돌아온다면 분명...."

 

 그레이스의 아버지는 신문을 덮어 쇼파 아래로 내려놓았다.

 

 창 밖으로는 하늘에 떠 있는 달에 닿을 듯이 높이 솟은 오벨리스크가 달빛에 그 웅장함을 뽐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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