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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사자이야기
작가 : 빨래가안말러
작품등록일 : 2018.11.1

이억만리 떨어진곳에 심정을 넘겨짚은 불손한 글.

 
5.사자이야기 3-1
작성일 : 18-11-07 14:57     조회 : 312     추천 : 0     분량 : 4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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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이야기 3

 

 

 그날 이후로 리처드는 완전히 버림을 받는다.

 무리에게도 물론이거니와 자신에게도 버림을 받는다. 아무도 그를 더 이상 왕이라 인정하는 자가 없어지는 건 당연하다. 자신에 금쪽같은 여인하나도 지키지 못하는 것을 왕이라고 받들 사자는 아무도 없다.

 

 그건 그 자신도 마찬가지 이다.

 눈앞에서 자기 여인을 빼앗기는 순간에도, 자기여인이 자신을 떠나가는 그 순간에도, 발 한번 내밀지 못했던, 소리 한번 못 지르던 그 못난 자기 자신을 그 스스로도 용납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는 무리에게서 벗어난다.

 

 다 포기한다. 왕이든, 명예든 그 무엇이든 그저 떠나온 그곳에 무책임하게 던져놓고, 그저 정처없이, 그저 해가 뜨는 곳으로, 그저 다리가 아직 붙어있기에 멀리 떠나기 시작한다.

 

 

 한동안 떠나와 혼자 살 때에도 멀리서 부터에 총성은 그에 귓가를 맴돈다. 신에 총은 그런 위력을 가졌다.

 어느 곳에 있어도, 어느 곳에 숨어도, 사파리가 그에 영역인 한 그에 영내에서 그는 그것을 떨칠 수 없었다. 모든 동물들이 들을 수 있는 그것을 그가 거부할 권리 같은 건 애초부터 성립 될수가 없었다. 그런 총성이였다.

 

 

 타아아아아아아아아앙~!

 

 오늘도 여지없이 천지를 관통하는 그 소리는 메아리쳐 리처드에 머리를 가격한다. 리처드는 숨는다. 그 소리가 무서워, 그 소리에 자신에 기억이 담겨있어 더욱더 도망친다.

 벗어날려고 발버둥 친다. 목적지 없이 앞으로 무작정 뛰어간다.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 이 고통에서 해방되고 싶다. 이 지옥에서 탈출하고 싶다.

 오직 그는 살기위해, 그렇게라도 살기위해 계속 발버둥치는 나날을 반복한다.

 

 *****

 

 비가 오는 어느 밤.

 

 그는 바오밥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그 주변에는 바오밥나무가 오직 그거 하나뿐인지 점점 비를 피하려 다른 동물들이 몰려왔다. 동물들은 리처드를 보면 처음엔 역사적으로 인식해온 두려움으로 인해 잠시 멈칫 거렸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그에 주위에 와서 앉아 같이 비를 피한다. 이내 그곳은 리처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동물들이 많아져 그에 존재는 잊혀진다.

 

 여자가 3명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하였나. 동물들도 숫자가 어느 정도 많아지자 이내 서로서로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어제는 뭘 먹었으며, 동쪽으로 가면 맛있는 풀이 있다는 시시콜콜한 일상얘기부터, 하마떼하고 악어떼하고 전쟁이 일어났는데 악어떼가 이겼다는 피리소리 같은 전쟁사, 남쪽에 금마단 이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에 가면 천상낙원이 있다는 탐험사까지.

 온갖 잡스러운 얘기가 그곳에 다 모여 있었다. 허나 그들에게도 역시 최대관심사는 신이였다. 어느 시대이건 어느 시절이건 간에 왕은 최대에 관심사요. 안주거리이다.

 그리고 그 얘기들은 증명 되지않은 허구로써 시작된다.

 

 

 신이 인간에게 버림을 받은 자식이라는 소리부터 신이 초식동물들을 구원했다는 얘기, 신이 사자들뿐 만이 아니라 모든 육식동물을 자기 발밑에 굴복시켰다는 얘기, 더 나아가서 기린족이 신에게 귀부했다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그리고 그 모든 얘기에 종착점은 역시나 리처드가 속해 있는 예전 왕에무리 얘기로 변해갔다.

 

 물론 몰락한 왕을 비꼬는 투로 말이다.

 

 

 -사자새끼. 왕이라고 겁나 나댈때는 언제고 요즘은 코빼기고 안보이네?

 

 -봐라. 저것들 완전 삐쩍꼬라서 뭐 먹기나 하겠노? 크크크

 

 멀리서 비를 쫄딱 맞으며 작은 나무에라도 옹기종기 숨어드려 모여있는 다른 사자무리를 보고 초식동물들이 비웃는다.

 허나, 옆에서 다른 사자무리들을 비웃는 소리를 당당하게 해도 리처드는 이제 그것에 신경을 안쓴다.

 그는 이제 더이상 사자가 아니다. 그 스스로도 자신이 사자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근데 생각해보니 억울하다. 지들 스스로는, 지 딴에는 잘 다스린다고 다스렸는데 이렇게 되고 나니 욕을 왕창 쳐먹고 다니는게 불쌍하긴 혀.

 

 사슴한마리가 지껄인다. 왠일인지 자기에 편을 들어주는 이가 있어 듣는중에 고마운 소리였다.

 허나 그 감상은 곧 깨진다.

 

 -개소리하지마라!

 

 누군가 강하게 그 말에 대꾸한다.

 

 옆에 있던 물소였다. 그리고 곧, 그 기세를 몰아 성난톤으로 이잡듯 사슴에게 싸대기 시작한다.

 

 -그 새끼가 내 자식을 물어갔다.

 그새끼가 내가 보는앞에서! 그새끼 무리들이 내 자식을 사지도륙하는것을!

 내 눈앞에서 똑똑히 봤다. 그 처참한 몰골을 니네가 아는...?

 

 물소가 눈이 뒤집힐듯 하며 쏘아붙히자 사슴이 심정이 콩알만큼 쪼그라든다. 그래도 마지막 남은 밥알은 주워 먹는다.

 

 -아니.... 그건 그래도 그게 자연의 섭리인데... 먹고 먹히는건 자연의 섭리인데 당연한 거라고 받아 쳐야 하는거 아니메...?

 

 물소는 그 알량한 자존심에 머리끝까지 화가 치민다.

 

 -당연하다? 뭐가 당연한데. 이 새끼야. 자연의 섭리? 그거 좆까라하고 앉아있네. 눈을 뜨고 봐봐라. 그 자연의 섭리. 그거 지금 끝났다. 신이 내려와서, 신이 우리에게 와서 그거 다 박살내고 있는데, 그 현장을 니도, 니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으면서도 그 소리가 나오네?

 그 시절. 어떤 시절? 니가 잡혀먹던 그 시절 말하는거네?

 니가 향유하고 있는 그시절 이젠 끝났다. 눈을 뜨고 똑똑히봐라! 사자새끼들 다 때려죽여야해. 이때 아니면 언제 없애지? 언제 복수하지!?

 

 물소에 사나운 모습에 사슴은 물소를 누그려 트릴려고 동의를 한다.

 

 -향유는 무슨 향유... 물소 니말에 나도 동의한다. 맞다. 니말이 맞다. 내가 잠시 태평한 소리를 했다. 미안타.

 

 그러나 물소는 멈추지 않는다.

 

 -자연의 섭리 그 말 같지도 않은 규율 때문에 내 자식년놈들, 내 동료 자식년 놈들이 수천수만이 죽어갔다. 오직 그들에 장난감으로 오직 그들에 먹잇감으로 말이다. 마치 그러라고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나뿐 만이냐? 지금 니가 편드는 너에 가족들. 너에 선조들도 똑같이 죽어갔다. 너뿐인지마 아는?

 여기있는 모든 동물들. 사자새끼들보다 전부 약한 모든 동물들이 그렇게 죽어갔고 언젠가는 그렇게 될거라는 개같은 삶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 그게 옳으냐? 우리는 왜 천수를 누리지 못하느냐? 오직 사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그런 백성이냐? 그게 무슨 백성이냐. 우리는 그저 그냥 풀때기고, 그것만 쳐먹고, 그래서 쳐먹히는 고깃덩어리 아니냐!?

 나는 나에 그런 복수심을. 우리가 어떻게 해도 안되는 그런 복수심을 해결해 준 신이 너무 고맙다.

 나는 나에 그런 원망을, 나는 나에 그런 한을 풀어준 그 신을 너무 사랑한다.

 그게 신이지. 우리를 지켜주니까 그게 신이지. 우리얘기를 들어주고 우리 한을 풀어주니까 그게 신이지!

 그리고 그게 왕이지. 그게 왕다운거지. 우리 얘기를 들어주는게 진짜 왕이지.! 오직 힘만 쌔고 잡아먹는게 왕이냐?

 

 나는 나에 복수를 해줬기 때문에 이제 그런 신에게 총으로 잡혀먹는다고 해도 여한이 없다. 혹여 내가 사자무리에 잡혀 사분오열 될때에, 나에 무리가 나를 구하지 않더라도 나는 신에게 감사하다.

 오직 스스로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게 나에 자연의 섭리이다. 그리고 그게 신에 대한 나에 경외심이고 은총이다!

 

 그 말에 다른 동물들이 동감한다. 그리고 참여한다.

 

 코끼리- 맞다 맞어. 물소 니말이 옳제.

 토끼- 물소 말 한번 잘하네. 아우~ 속이 다 시원하네. 내가 하고 싶은말이 그말이었어.

 얼룩말-그래 그렇지. 우리도 포효할줄 알고 소리낼줄 아는것들이지. 신에게 감사해야지. 암~ 감사해야지.

 

 어떻게 보니 잘못되어 사슴이 곧 사자편을 드는 것처럼 되버렸다. 아니 지금은 그냥 그들에게 사자였다.

 사슴은 각성하고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머리를 숙인다. 본인이 사자가 되는 느낌은 죽기보다 싫었다. 그렇게 될수는 없을 노릇이였다.

 사자가 된다면... 만약 사자가 된다면,

 풀못뜨고 죽는 몽달귀신이 되는것은 눈에 따논 장사였다. 정말 죽기보다 싫었다. 하여 연신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이미 다른 동물들은 충분히 상기된듯하다. 사자얘기만 나오면 이를 박박갈고 눈이 뒤집혀진다. 그런 상황에 리처드는 조용히 눈을 감고 몸을 숙여 그들얘기 와는 전혀 상관없는듯 태연하게 잠을 청하며 생각한다.

 

 '우리가 그동안 그렇게 잘못했나...?'

 

 사자 본인들은 그렇게 생각치 않더라도 다른 동물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들은 그런 위치인 것이다. 그것 또한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바로 증명되었다.

 

 물소가 화난것을 주체하지 못하고 사슴을 들이 받으려 뒷발로 땅을 긁으면서 연신 시위하던 사이, 어느 순간인가 그 뒷발언저리에 누워있던 리처드에 발을 살짝 치이게 되었다.

 안그래도 신경이 곤두셔져 있는 물소에게 그것은 또 하나에 스트레스였으며 물소는 바로 뒤를 돌아보았다.

 

 -뭐야!

 

 리처드는 그 소리에 놀라 눈을 뜨고 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곧바로 물소와 눈이 마추쳤다. 물소는 사자를 인식하더니 흐흐 웃는다. 그리고 자그막하게 읊조린다.

 

 -여기 한가롭게 사자 한마리가 마치 고양이처럼 쳐자고 자빠져있네...? 아직도 과거의 영광을 향유하나 보지?

 

 그 소리에 점차 동물들이 리처드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한 또 누군가가 이번엔 큰소리로 대답한다.

 

 -여기 사자가 있다!!!!!!!!!!!!!

 

 그 말에 발맞추어 더 많은 동물들이 그 주위로 몰려든다.

 

 -사자가 있다고!?

 -으디 사자새끼가 여기서, 여기가 어디라고 발을 담그노. 으잉?

 -사자, 이 간나새끼 으디있네? 으디있냐고. 가까이서 몰골좀보자. 이 개같은 새끼.

 

 그 명령에 발맞춰 모든 동물들이 리처드를 위에서 빙빙 둘러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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