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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살인마3+1
작가 : 찐따왕과해오름달
작품등록일 : 201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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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없는 살인마', 그를 추종하는 자, 그에게 부모를 잃은 자. 세 여성 살인마가 서로 쫒고 쫒기는 '추격전'을 벌이며 그녀들에게 관심을 가진 탐정이 그녀들의 이야기를 파헤친다. "우린 살인마다."

 
017. 현아 - 동족끼리는 알아보는 법
작성일 : 18-11-06 22:16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5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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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아♧

 

  "와, 쌤! 생각보다 튼튼하시네요. 벗겨보니까 또 잔근육이 많네요."

 

  철썩 철썩

 

  "크아아악! 웁웁."

 

  언제 또 뱉었대. 선생님 가방은 무슨 도라X몽 가방 같아. 신기한 기구들이 많이 들었어.

 

  [죽여! 죽여 버려!]

 

  응, 죽일 거야. 그런데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이거 저거 해보고 죽이자. 그리고, 여기서 죽이면 좀 애매하잖아? 헤헤.

 

  따르르르르 따르르르르

 

  어, 갑자기 방에 전화가 울린다. 그냥 받으면 되는 건가?

 

  "여보세요?"

 

  -어? 학생이 받네. 조 선생님은?

 

  "아, 조 선생님은 좀 바쁘신데. 묶여계셔요."

 

  -응? 뭐지? 그 양반이 원래 S 아니었나?

 

  "왜 전화하셨어요?"

 

  -아! 아, 미안. 바쁠 텐데. 다른 게 아니라 오늘 분위기 어수선하니까 적당히 하라고 전해줘요.

 

  "네?"

 

  -아니, 그냥 그렇게만 전해주면 됩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뒤통수가 간질간질해. '어수선하니까 적당히'. 여기 모텔 주인아저씨는 분명 선생님을 알고 계신 것 같았는데.

 

  "쌤, 주인아저씨가 분위기가 어수선하니까 적당히 하라는데요?"

 

  "웁웁!"

 

  에헷, 바보. 입을 틀어막아놓은 것을 깜빡했네. 웃차.

 

  "케헥, 쿨럭, 쿨럭. 야! 이 미친년아!"

 

  빠각

 

  "크아아아악!"

 

  "욕하지 마세요. 욕 한 번 할 때마다 미들킥을 먹여줄게요."

 

  사실 쌤은 의자에 앉아 있으니까, 내 입장에서는 미들킥이지만 쌤 입장에서는 하이킥이겠구나. 헤헤, 그게 뭔 상관!

 

  "이런 미친...."

 

  빠각

 

  "켁! 켁!"

 

  "쌤은 참 튼튼하네요. 진짜 신기해. 저 그래도 태권도 전국대회에서 금메달도 땄었는데. 제 발차기를 목에 맞고 버티는 게 너무 신기해요!"

 

  슬슬 배가 고파지려고 하네. 헤헤. 아까 좀 더 시켜먹을 걸 그랬다. 아니,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지금 모텔 주인아저씨 전화 왔어요. 분위기 어수선하니까 적당히 하라고 하던데. 무슨 말씀일까요?"

 

  "퉷, 여기 모텔에 누가 기웃거리고 있나보지. 아 턱이야. 너도 빨리 나 풀어줘. 걸리면 너 인생 조진다."

 

  헤에, 우리 쌤은 말을 험하게 해도 멋있긴 하네. 죽이기...좀 아깝다.

 

  [죽여! 죽여 버려!]

 

  알겠어. 죽이긴 할 건데.

 

  "누가 기웃거리는데요?"

 

  "킥킥, 모르지. 불륜 현장에 증거 잡으러 온 흥신소 놈들이거나, 배우자? 아님 불법체류자들 잡으러 온 경.찰.이거나."

 

  흐음, 좋지 않네. 난 청소년이고 여자니까 뭐 지금 상태에서 잡혀도 크게 문제는 안 되긴 할 건데.

 

  "어머, 제가 어떻게 이 덩치의 남자를 억지로 이렇게 하겠어요! 억지로 시켜서 당한거라구욧! 제 약점을 잡고 협박했어요!"

 

  "......."

 

  "아, 헤헤. 혹시나 경찰에 잡히면 이렇게 이야기하려고요. 어때요, 자연스러웠어요?"

 

  "미쳤구나."

 

  "에이, 쌤이나 저나 똑같죠. 제가 쌤이 저 어떻게 해보려는 거 몰랐을 거 같아요?"

 

  "그럼, 경찰에 나 넘기려고 일부러 따라온 거야?"

 

  "푸하하핫!"

 

  아이쿠, 너무 경박하게 웃었네. 조신함을 유지해야...먹이가 더 잘 걸리지. 헤헤. 컨셉 안 흐트러지게 집중!

 

  "제가 쌤을 경찰에 넘겨서 뭐해요? 쌤이랑 취미가 비슷할 뿐이에요."

 

  "취미?"

 

  "쌤을 여자애들 때리는 취미, 경매로 여자애들 넘기는 취미, 죽은 애들 갖다 버리는 취미."

 

  "뭐...뭐야?"

 

  "그리고 저는."

 

  뭐, 여기서 죽이면 골치 아파지겠네.

 

  "쌤 같은 사람 죽이는 취미."

 

 

 

  ☆구미화☆

 

  조선호는 굉장한 악질 중 하나죠. 제가 제일 싫어하는 부류가 인신매매 하는 놈이거든요. 살인자요? 뭐, 사람이 어쩌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킥킥.

 

  욱해서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또 욱해서 어린애를 건드릴 수도 있다고 봐요. 물론 그러면 안 되지만.

 

  그런데 욱해서 인신매매를 할 수는 없거든요. 치밀하게 판매루트를 개척하고, 구매자 물색하고 해야 할 수 있는 것이 인신매매에요. 팔리는 사람은 자기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죠. 죽는 것조차 말이에요.

 

  저희는 종종 '구출'을 하게 될 때가 있어요. 물론 선의로 하는 건 아니고요, 이권 다툼을 해결하다가...아니 뭐 이건 중요하지 않죠.

 

  하여간 별의 별 놈들이 다 있어요. 여자가 도망가지 못하게 팔다리에 힘줄 다 잘라놓고 성매매 영업을 시키는 놈들이 있는가 하면, 필요한 장기만 빼내고 대충 꿰매서 외국에 파는 놈도 있고 말이죠.

 

  조선호는 어찌 보면 인신매매에 있어서 신기원을 연 놈이죠.

 

  확실히 조선호는 여학생들이 훅 넘어갈 만큼 매력이 있어요. 키도 크고, 얼굴도 그 또래 아이들에게 딱 먹히는 얼굴. 거기다 꿀성대. 노래도 엄청 잘한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대학교 때부터 인기가 엄청났다고 하던데.

 

  그렇게 꼬신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밥도 사주고, 같이 노래방도 하고 하면서 환심을 삽니다. 그리고 그 때마다 학생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해서 경매 게시판에 올리죠.

 

  최종 마무리는 늘 모텔에서 이뤄지는데,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걸 보면 모텔 주인과도 커넥션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튼 그곳에서 SM영상을 찍어서 경매게시판에 올리게 되는데 그 때부터 입찰이 시작되는 거죠.

 

  뭐, 저도 그 사이트에 가입되어있거든요. 하하하. 저도 쓸 만한 여자아이들을 그곳에서 샀어요. 아아, 물론 성매매 같은 건 저는 하지 않아요. 잘 키워서 정보원으로 사용할 뿐이죠.

 

  - 누님, 찾은 것 같습니다.

 

  "뭐? 어디야?"

 

  - 어딘지는 모르고요. 누구랑 간 건지는 알 것 같습니다.

 

  띠링

 

  종희가 일을 열심히 하는군요. 아직 입찰에 들어가지 않은, 하지만 조선호의 사이트에는 얼굴이 공개된 학생들을 전부다 뒤져보라고 했죠. 한동안 뜸해서 그런지 작업하고 있는 여학생들이 별로 없더라고요.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얼굴뿐이지만, 제가 누굽니까. 요즘 세상에 사람 찾는 건 일도 아니거든요. 종희가 보내준 사진을 데이터베이스에 돌립니다. 그 외에도 교복이나 신체적 특징을 같이 참고하면 쉽게 나오죠.

 

  - 지금 보내드린 그 여자애랑 같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했어요. 노숙자 네트워크에서요. 카드사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저녁으로 스테이크를 먹었다더라고요. CCTV 까보니까 그 여자애랑 같이 있던 게 맞고요.

 

  득득득득득

 

  "음, 야. 얘는 별 게 없네. 어디서 순진한 애 하나 잡았나보다. 얼굴은 예쁘장한데 신기하네."

 

  조선호의 타켓이 되는 여학생들은 소위 '노는' 아이들입니다. 뭐 그래야 뒤탈이 없기도 하겠죠. 모텔로 끌어내려면 막나가는 성향의 여자아이일 필요도 있을 것이고 하루 정도는 외박해도 집에서 찾지 않는 '내놓은 자식'이면 금상첨화겠죠.

 

  당연히 그런 아이들은 이쪽 DB에서 다 확인이 되요. 교육청에 들어가는 학교 폭력 리스트, 청소년 범죄 기록 등이 실시간으로 모이는 서버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확인도 안 된다고 하면, 경우의 수가 몇 개 남지 않습니다. 조선호가 멀쩡한 가정에 사랑받는 딸을 골랐을 리는 없어요. 알리바이든 뭐든 마련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딸이 없어져도 며칠 정도는 별 탈 없는 집 아이일 겁니다.

 

  이를테면 신경 써 줄 부모님이 계시지 않는 아이라던가 말이죠.

 

  "종희야, 얘 다른 데이터베이스를 뒤져봐야겠다. 일단을 그 가게 CCTV에서 조선호 차량 번호 확인 좀 해서 추격조에 전달해."

 

  - 네, 누님.

 

  CCTV에 잡힌 여학생의 체격이나 걸음걸이를 볼 때...운동을 좀 한 친구 같은데. 교복을 안 입고 있으니까 어디 학교인지 알 수가 없네.

 

 

 

  ♧김현아♧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라는 말이 계속 거슬리네.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니까 그냥 나가서 처리하는 게 낫겠지?

 

  "쌤. 이빨 꽉 물어요."

 

  "뭐?"

 

  콰직

 

  "으아아악!"

 

  "아, 이제 알겠다!"

 

  쌤 무릎의 슬개골을 박살을 내면서 깨달았다. 지금 우리가 있는 방은 건물 전체적으로 딱 가운데. 들어올 때 봤던 방 앞에 초록색 등이 빈방을 표시하는 거였구나.

 

  아까는 그 등의 의미가 무엇인지 전혀 몰랐는데 주인아저씨가 친절하게 전화를 해주는 바람에 깨달았네. 헤헤.

 

  "쌤. 여기 층에 우리 밖에 없는 거 알죠?"

 

  "크...큭. 뭐! 어쩌라고! 너 여기서 날 어떻게 하면 빼도 박도 못하고 잡히는 거야!"

 

  "에이, 저도 여기서 쌤을 어떻게 할 생각은 없어요. 채찍질을 하다 보니까 이게 제법 괜찮긴 하지만."

 

  모텔 창가에 완강기가 설치되어있어. 나는 소방훈련을 엄청 열심히 들어! 집에 불나면 우리 할머니 구해줘야 하니까! 덕분에, 완강기도 쓸 줄 알지. 헤헤.

 

  "일단 쌤 다른 쪽 무릎도 이렇게 좀 세워보세요."

 

  "하...하지 마! 너 미쳤어! 하지 마!"

 

  콰직

 

  "끄아아아아아악! 이런 미친년!"

 

  빠각

 

  풀썩

 

  "욕하면 한 대 씩 맞는다고 했잖아요. 헤헤. 조용해지니까 좋네."

 

 

 

  ☆구미화☆

 

  -누님, 장소 확인했습니다. 지금 모텔에 있는 것 같아요.

 

  "몇 번째?"

 

  -음. G요. 거리가 좀 되네요.

 

  조선호는 모텔 몇 군데를 고정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텔 주인은 다 동일하죠. 조선호가 사라지자마자 애들을 쫙 풀어놨었는데 하필 좀 먼데서 걸렸네요.

 

  "이규서한테 정보 보내줘."

 

  - 지금 보냈다가 죽도 밥도 안 되면 어떻게 해요?

 

  "걱정마, 이규서가 거기까지 도착하면 이미 게임 끝나 있을 거야. 어떻게든."

 

  - 네. 그런데 이규서는 뭐타고 거기까지 가죠?

 

  "걔 원동기 면허 있어. 스쿠터나 뭐 이런 거 던져줘. 웬만하면 여신님짱이랑 스쳐서라도 마주치는 게 좋으니까 얼른 알려주고, 스쿠터도 제일 좋은 거로. 오케이?'

 

  - 네.

 

  우리가 확보한 영상에 있는 여학생이 여신님짱일까요? 뭐, 그거야 공설호 사무실 CCTV를 뒤져보면 알겠죠. 이 학생이 거기에도 있었다면 뭐, 확실한 거 아니겠어요?

 

 

 

  ♧김현아♧

 

  철퍼덕

 

  "에헷, 미안해용!"

 

  나는 사용법을 잘 익혔다고 생각했는데 쌤을 떨궈버렸네. 아이고, 미안해라. 다른 사람이 발견하기 전에 서둘러서 내려가야지.

 

  "어? 조 선생은?"

 

  주인아저씨가 창문으로 빠끔히 고개를 내밀고 물어보신다. 아아, 얘도 공범인데 그냥 죽이고 갈까? CCTV가 여기는 찍고 있을 거니까...뒤로 갈까?

 

  "네? 선생님이 내려가서 아저씨랑 건물 뒤로 좀 가보라던데요?"

 

  "나랑? 웬일로 나한테도 기회를 준대?"

 

  "기회요?"

 

  "아...아니, 아니야."

 

  주인아저씨 입이 귀에 걸리네. 하여간 남자들이란. 내 뒤를 쭐래쭐래 따라온다. 뒤에 있는데 내 엉덩이만 보고 있는 게 다 느껴져. 쌤은 그래도 내 타입이지만, 아저씨는 영 아닌데.

 

  "뒤에 어디? 더 가야해?"

 

  "다 왔어요. 아, 전화 왔다."

 

  전화는 개뿔. 헤헤. 연기지 연기.

 

  "네, 선생님! 아저씨가 지금 건물 뒤로 왔어요. 네? 아! 알겠습니다!"

 

  "왜, 조 선생이 뭐래?"

 

  "아저씨, 잠깐만 눈 감고 계실래요? 우리 쌤이 왜 이런 걸 시키는지 모르겠는데."

 

  "어어, 그래그래! 하하. 눈 감을게."

 

  아저씨가 기분 좋게 눈을 감는다. 히히. 그리고 내가 아저씨 가슴팍에 꽂아 넣은 철근을 타고 피가 줄줄 흘러내리네. 와! 이번에 손맛이 좀 있었어.

 

  에이, 시체를 두 구나 치워야 되네. 귀찮게. 아저씨네 창고에 수레가 있겠지?

 
작가의 말
 

 현아: 채찍은 챙겨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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